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2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2 243화
83. 승자 인터뷰(1)
김이서가 준비해 온 대망의 카운터가 드러나는 순간.
[여기까진가 ㅅㅂ……] [정말 진다고??] [냉기를 계속 중복시켜서 쌓는다는 생각을 한 게 대단하네ㅋㅋ] [결국 또 저새끼가 맞는거냐??]커뮤니티 내 누구도 아몬드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지 못했다.
이들은 게임을 잘 알기에 오히려 더 절망했다.
[메카 엔진은 엔진 작동안하면 안끼는거만 못한데 ㅈ됐네.] [저거 성에 옵션까지 달고 나왔으면 아무리 맵이 넓어도 계속 쌓는거 시간 문제임] [옥상이니까 지금 안끝났지, 지하철 같은데였으면 벌써 ㅈㅈ다] [ㅋㅋㅋㅋㅋㅋㅋ애초에 오늘 겜 첨하는 뉴비가 유일한 희망인게 레전드]김이서가 냉기의 영역을 넓혀가기란 너무나 쉬운 일이었고, 비교적 넓은 옥상맵일지라도 젯펌프드 맵의 특성상 ‘끝’이라는 개념이 확실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김이서가 승리할 수밖에 없었다.
냉기의 영역 안에선 메카 엔진이 제 역할을 못 한다 → 냉기의 영역은 점점 커진다 → 결국 모든 맵에 냉기가 찬다 → 패배.
이건 너무나 당연한 수학적 결론이었다.
아마 젯펌프드를 잘 알면 잘 알수록 더욱 더 이런 결론에 빨리 도달했을 거다.
아몬드는 패배했다.
우린 다음 타자를 알아봐야 한다.
그렇기에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몬드가 야구공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바뀐 판세에.
그리고…….
[헐??] [아몬드 개같이 부활 ㄷㄷ] [엥??]두어 번의 야구공 투척 이후.
* * *
“찍기챠!”
아몬드의 팬들이라면 익숙한 구호와 함께, 내리찍어진 일격.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길어지는 경기에 잠시 앉아 있던 관중들이 모두 엉덩이를 떼고 벌떡 일어났고.
“지, 진짜……?”
“해…… 해치웠나!?”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직은 메카 레그가 뿜어낸 열기와 겨울검이 만들어낸 성에에 가려 김이서의 상태가 보이지 않지만.
김이서의 남은 체력을 봤다면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일격이었다는 것을.
그렇기에 중계진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선 채로 외치고 있었다.
[방금 일격! 제대로 적중한 거로 보입니다아!!] [서, 설마…… 끝인가요!?]치이이이이……
서서히 냉기가 걷혀가고, 그 안에 선 한 명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아몬드으]그림자의 주인공은 아몬드였다.
[김이서스] [체력 0%]누워 있는 김이서의 아바타가 가진 체력바는 시커멓게 타서 없어진 상태.
그렇다.
승리한 것이다.
[이, 이겼……]해설자들이 무어라 외치기도 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환호성이 울려 퍼지면서 챌린지 경기장이 흔들렸다.
[이겼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몬드! 아몬드가 해냈어요! 오늘 게임 처음 해본 아몬드으가! 게임 만든 사람을 이겨 버립니다아!!]쿠구구궁……!
실제로 몇몇 물품이 흔들려 떨어지기까지 할 정도였다.
채팅창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겼어!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이겼다고!? ㄹㅇ???
-그만 잘해 유상현! 그만 잘해 유상현! 그만 잘해 유상현! 그만 잘해 유상현!
-엄마 나 커서 야구공이 될래요!? 엄마 나 커서 야구공이 될래요!? 엄마 나 커서 야구공이 될래요!?
-엄마 전 커서 아몬드한테 찍힐래요! 엄마 전 커서……
.
.
.
승리가 확정되자. 아몬드를 찬양하는 채팅이 수백 개가 치솟는다.
채팅창이 점점 느려지는 건 물론이고.
-???
-렉 ㅁㅊ
-버퍼링 뭐임
결국 완전히 마비돼서 방송이 튕겨 버렸다.
[방송 종료]-???
-뭐야
-방송 튕긴거임?
-ㅁㅊ 서버 나간거 레전드네 ㅋㅋㅋ
-얼마나 난리를 쳤으면 ㅅㅂ
그도 그럴 게 캡슐로 방송을 켠 것도 아닌, 사실상 모바일 기기로 유지하고 있던 방송인지라 아무리 요즘 기술이 좋아도 이런 화력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덕분에 5만 명의 시청자들이 죄다 중계방으로 몰려가게 됐고.
“아아…… 지, 지금 저희 채널 채팅창이 느려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화력이에요!”
중계방 채팅은 일순간 느려지긴 했으나, 금세 회복됐다.
아무래도 모바일로 연결하는 게 아니라 지스타 내에서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보니 훨씬 안정적인 것이다.
순식간에 몇백만이 몰려서 채팅을 치는 게 아니라면 다운될 일은 없을 것이다.
“이야. 중계방이 렉이 걸리는 걸 볼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애초에 중계방을 조금이라도 버벅거리게 만든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
그만큼 지금 아몬드의 승리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는 것이다.
“어…… 어? 거기 넘어오면……!”
그리고, 그 열기는 이미 한계를 뛰어넘었다.
“아아! 지금 관객들이 경기장 안으로 난입 중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
누군가 한 번 펜스를 넘어버리자, 너도나도 할 거 없이 뛰어넘어오기 시작했다.
“설마 김이서를 때리러 가는 건 아니겠죠!?”
해설들도 경비들도 모두 같은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김이서를 때릴 필요가 없어졌다. 이미 누군가 그를 때려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그 누군가를 향해서 달리고 있는 것이다.
“아몬드! 아몬드!”
우렁찬 함성과 함께 사람들이 아몬드의 캡슐을 에워쌌다.
“와아아…… 이, 이 정도의 열기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워낙에 드라마틱하긴 했습니다! 오늘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가 이 게임을 구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아몬드! 아몬드! 지금 시민들이 나라를 구해낸 용사의 이름을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 그리고 그 용사가 눈을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죠!”
-용사 ㅋㅋㅋ
-ㄹㅇ용사지 이 정도면 ㅋㅋㅋㅋ
-미필 용사 아몬드 ㄷㄷ
이윽고, 아몬드의 캡슐에서 기압이 빠지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치이이이이……!
“오. 나온다.”
“나온다. 나온다.”
한참 시끄럽게 아몬드의 이름을 외쳐대던 이들도 이 순간만큼은 모두 마른침을 삼키며 조용히 캡슐을 바라본다.
치이이익.
캡슐 뚜껑이 열린 후.
“어?”
상현은 당황하며 잠시 이렇게 중얼거리는데.
“아직 덜 나왔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커여워 ㅋㅋㅋ
-덜 나왔나 ㅋㅋ
그는 비현실적인 풍경에 자신이 아직 가상현실에 있는 건가 착각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게 갑자기 수많은 사람이 모두 모여 자신을 내려보고 둘러싸고 있다니. 쉽게 받아들이진 못할 것이다.
“아몬드!”
“아몬드으!”
그가 이게 현실임을 자각하는 데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복해서 외치는 그의 이름과 더불어─
“아몬드 님! 올라타세요!”
“헹가래 한번 갑시다아아!”
팬들이 다가와 헹가래를 하자며 그의 손을 끌어당긴다.
경비들은 이미 무력화되어 통제력을 잃었고. 사람들은 열기에 사로잡혔다.
“어…… 어?”
상현은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그들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겼다.
“아몬드으…….”
부웅──
순식간에 날아올라 버린 상현.
“……만세!”
와.
저도 모르게 입을 떡 벌린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왁자지껄하게 웃는 소리와 환호성이 섞여 귀가 먹먹해진다.
세상이 느릿하게 흘러가며,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그때…….’
그가 선수권 1등을 해냈을 때 모든 선후배들이 달려와 헹가래를 해줬었다.
양궁은 팀 스포츠가 아닌지라 흔한 장면은 아니다만, 학교 내에서는 처음 나온 1등이었기에 특별히 일어난 일 같았다.
무엇보다, 잠시 잊고 있었던 기억인데. 이렇게 생각나 버리다니.
그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을 돌아본다.
사람이 이토록 행복해 보일 수가 있을까?
이들을 행복하게 한 게 자신이라는게 뿌듯해질 정도의 표정이다.
“자! 자! 이제 그만!”
“나가셔야 됩니다!”
“그만하세요!”
경비들이 끝끝내 인파를 뚫고 와서 과격한 행동을 제지하기 시작했고, 해설자들도 말로 거들었다.
“자. 자. 여러분! 수고해 주신 아몬드 님 잠시 쉬게 해주셔야죠!”
“우리 명장면 리플레이 분석 들어갑니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스크린에 야구공을 던지는 아몬드가 나온 후에야, 관중들의 흥분이 조금은 가라앉을 수 있었다.
“자. 이거 야구공을 던지는 것까지는 저는 이해가 됐거든요?”
젯펌프드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캐스터 쪽에서 물었다.
“냉기가 쌓인 곳에선 엔진이 발동을 안 하니까. 멀리서 쏜다~ 뭐 이런 거잖아요?”
“그렇죠.”
“근데 두 번째 야구공 이후에 어떻게 돌진을 한 겁니까?”
아몬드는 두 번째 야구공을 던진 이후, 갑자기 엔진 최대 가속으로 상대에게 돌진해 마무리 일격을 날려 버렸다.
상대는 분명 냉기가 첩첩이 쌓여 있는 냉기 요새 안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 그거 모르실 것 같더라구요. 다시 처음 야구공 던지는 장면 가 보죠.”
화면이 느려졌다.
후웅.
아몬드가 처음 야구공 던지는 장면이 잡힌다.
“여기서 아몬드는 야구공을 처음 던지는데요. 보이시나요?”
“뭐죠?”
“야구공 경로를 따라서 냉기가 사라지는 거요.”
“아……!”
정말이었다.
야구공의 경로를 따라 냉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야구공의 필살기를 발동시키면 불이 붙는데. 그게 냉기를 순간적으로 밀어내는 겁니다.”
“아주 잠깐인데요?”
화면은 슬로우 모션이었는데도 체감상 빠르게 냉기가 다시 빈 공간을 채워 버렸다.
“예. 그래서 미리 알지 않으면 이걸 이용할 수가 없었죠. 아몬드는 첫 투구 때 이걸 알게 되고. 다음 투구 땐 미리 엔진을 가열시켜 준비하게 됩니다.”
그랬다.
두 번째 투구에서 아몬드는 던지는 것과 동시에 바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누가 야구공인지 헷갈릴 정도의 속도였다.
“이야아……!”
이런 감탄사는 비단 캐스터의 입에서만 나온 게 아니었다.
-와 ㄹㅇ 미쳤누
-난 몰랐는뎅ㄷㄷ
-걍 갑자기 엔진 발동되는 ㅈ버그로 이긴줄ㅋㅋㅋ
-이래서 갑자기 날아갈 수 있었던거임?? 와 ㅋㅋㅋ
-저 찰나를 완벽하게 썼구나 미쳤다
채팅창에서 끝없이 감탄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관중들도 술렁술렁거렸다.
“완전 미쳤네.”
“젯펌 헛했네 여태까지.”
“와……”
해설진은 이 장면을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소식을 전하며 이만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아. 그리고 이건 제작진으로부터 들어온 후문인데. 저 야구공으로 해내지 못했다면, 다음 기회는 없었을 거라는군요.”
“왜죠?”
“야구공이 딱 저 두 개뿐이었대요.”
“그 두 개를 아몬드가 전부 발견한 거군요!?”
“예. 한 옥상에만 몰려 있던 거죠!”
-ㄷㄷㄷ
-캬
-이건 하늘이 김이서를 버렸네 ㅋㅋ
-그러게 착하게 살았어야지 ㅉㅉ
“아…… 지금! 인터뷰가 준비됐다고 합니다!?”
핑.
화면이 전환되면서 아몬드와 리포터 둘이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패션 무엇 ㅋㅋ
-뭐야 머리 위에 웬 수건?
-ㅁㅊㅋㅋ
-와 저렇게 해도 존잘이네
-섹~시한 견과류가 있다!? 제작진이 한번 찾아가봤습니다. 코피가 콸콸콸~!
상현은 땀이 너무 많이 흘러 수건으로 머리를 덮은 채였는데.
그게 꼭 운동선수들이 하는 우승 후 인터뷰 장면 같아서 잘 어울렸다.
“아.”
화면이 전환됐음을 전달받은 리포터가 작게 한 번 끄덕이고는 인터뷰를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아몬드 님?”
“예. 안녕하세요.”
“오늘 모든 젯펌프드 유저들의 염원을 들어주셨어요! 어떠세요?”
“아. 네. 기분 좋네요.”
“그렇군요! 오늘 벌써 두 번째 챌린지 우승이시죠?”
“네.”
-??
-두번째임??
-오오
-아 아까 배라 신규 모드도 썰고왔지 ㅋㅋㅋ
벌써 두 번째 챌린지 우승이라는 말에 장내가 술렁인다.
아몬드 시청자들이야 알고 있었지만, 젯펌프드 유저들은 아몬드 이름만 알거나 아예 모르던 사람들도 있었기에 당연히 알지 못했던 사실.
“정말 대단하신데요? 그것도 치킨 100마리였다고 들었어요.”
“맞습니다.”
“와~!”
리포터가 입을 크게 벌리며 눈을 휘둥그레 떠준다.
-리포터 텐션 왤케 좋음?
-아까 허원무 지호태 인터뷰할 때랑 너무 다른뎈ㅋㅋ
-아몬드 얼굴 보고 텐션 낮아지면 중증 우울증이야 아싸쉑들아 ㅉㅉㅋㅋㅋ
“지금 치킨 100마리는 물론이고, 황금 젯 뽑기권 1,000개, 황금 펌핑 뽑기권 1000개 그리고! 밸런스 패치 참정권까지 얻으셨거든요?”
-아몬드 방 소리질러~~~~!!
-캬아
-와 천 개면 나도 가능성이 있겠네!
-아 제발 ㅠㅠ 이번엔 나 좀 ㅠㅠㅠ
-와 황금이었어?? ㄷㄷ
“뽑기권이랑 치킨은 자동으로 뿌려진다지만. 밸런스 패치 참정권은…… 어떻게 쓰시느냐에 따라서 다르거든요! 어떻게 밸런스를 조율하실 예정이신가요?”
“?”
상현의 멍한 물음표 표정에, 한참 축제 분위기이던 장내가 잠시 싸하게 얼어붙었다.
‘아. 맞다.’
‘저 자식 오늘 게임 처음 했는데?’
‘헐. 쟤가 밸런스를 맞추는 거라고?’
모두 입 밖으로 말은 안 꺼내고 있었지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조졌닼ㅋㅋㅋ
-벌써 불길한데
-???: 밸런스 잘 맞던데. 그냥 이대로 가죠? 야구공만 좀 너프해주세요.
-ㅅㅂㅋㅋㅋㅋㅋ
-표정 ㅁㅊ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