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6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0화
12. 저격충(물리)(1)
한나는 조금 당황스러운 듯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출발.”
묵묵히 출발을 외치는 ‘정예 요원’의 말을 거절할 순 없었다.
-상 특) 두 번 말 안함
-캬ㅋㅋ
-왜 맨날 npc들이 불쌍해지냐 얘가 겜하면……
-상 특) 출발함
“하아.”
한나는 다시 앞을 돌아본 후.
선글라스를 올려 쓰며 말했다.
“그럼 작전 수행 시작합니다.”
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8~90년대 첩보물 영화에서 나올 법한 재즈 음악이 스피커에서 울려 퍼졌다.
-크~
-운전사가 뭘 좀 아네
-캬 브금술사가 운전사였누 ㅋㅋ
-가즈아!
뉴욕시의 한복판인 게임의 분위기와 꽤나 잘 맞는 편인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 음악을 배경 삼아 한나의 작전 설명이 이어졌다.
“저희는 직접 추격이 아니라, 드론과 위성을 통해 적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고 위장 잠입할 수 있는 경로가 확인되면, 그때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차량 추격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거리를 유지하면서 잠입할 수 있는 각을 보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총기를 바꾸시는 게 좋을 수 있습니다.”
아몬드가 고른 총기들은 하나같이 절대 숨길 수 없는 크기였다.
아니, 숨기기는커녕 ‘나 다 죽이러 왔소!’ 광고하는 꼴일 정도로 거대했다.
“……음.”
아몬드는 잠시 고민한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작전이라면 확실히, 억지를 부려서 될 건 아닌 셈이다.
“저는 잠입에 유용한 방탄 우산 샷건과 만년필 테이저, 고밀도 페이스 마스크 등을 추천…….”
한나의 말을 한번 들어볼까, 생각하는 찰나.
“어?”
아몬드의 시야에 수상한 차량이 보였다.
‘왜 저렇게 붙어.’
택시도 아닌 것이 왜 운전을 저렇게 바짝 붙어 하는 거지.
‘총……!’
조수석에 총 든 녀석이 있는 거 아닌가?
아몬드는 곧바로 창문을 내렸다.
지이잉.
그러자, 상대측도 화들짝 놀라며 창문을 열며 총을 견착시키려 한다.
“요, 요원님!”
한나는 말리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만 원.”
──타앙!
아몬드가 꺼내 든 권총의 총구가 불을 뿜었고.
조수석에 있던 자의 머리가 뚫려 죽었다.
-캬
-원샷 원킬
-사람은 총에 맞으면 죽어
-지렸다
-만원 ㅋㅋㅋㅋㅋ
아몬드도 스스로 완전히 빨리 반응했다 생각하고 흡족스러워하던 중.
“요원님! 그…… 그 사람들은 저희가 이 차인 줄 몰라요!”
그런데, 죽이면 안 되는 거였나 보다.
“?”
“저들은 멀리서 따라가는 적의 호위 차량일 뿐. 저희의 존재에 대해선 몰랐다구요.”
몰랐다고?
그럼 그냥 같이 지나가던 중이었던 건가?
“아니, 이젠 알겠네요. 지원병력이 엄청 몰려올 겁니다.”
하아.
한나는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으나.
‘더 온다고?’
킬당 미션을 받은 아몬드는 은근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올라가는 입꼬리 ㅋㅋ
-웃참 lv.99
-꾹꾹대고 웃는 거 같은데. 착각인가요?
-팩트) 견과류쉑 사탄들리는 중ㅋㅋ
“웃는 거 아닌…….”
아몬드가 해명하려 하는 그때였다.
──쨍그랑!!!
적의 반격이다.
운전석 쪽의 창문이 깨져 버렸다.
운전자는 즉사.
“!?”
끼이이이익……!
갑자기 차가 좌우로 크게 흔들린다.
쿵!
중심 잡던 아몬드도 차 벽으로 밀려 부딪혀 버렸다.
빠아아아아앙!
양옆의 차들이 놀라 경적을 울린다.
-ㄷㄷㄷ
-뭐야
-와씨 깜짝아
이 아수라장 중에도, 한나가 몸을 날려 운전대를 잡아챈다.
턱!
그녀는 손을 뻗어 겨우 자율 주행을 켜놓았다.
“일단 자율 주행을 켜놨습니다. 요원님. 인이어 착용 후 바로 긴급 작전 변경 들어가겠습니다.”
“보통 방탄유리 아닌가…….”
아몬드는 조금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창문이 저렇게 단 한 방에 뚫릴 줄은 몰랐으니까.
그에 너무나 현실적인 대답이 튀어나온다.
“예산이 없습니다.”
-스타트업 암살 컴퍼니 ㅋㅋㅋㅋ
-아 그건 어쩔 수 없짘ㅋㅋㅋ
-짠내난다 짠내나 ㅠㅠ
-차라리 은행 강도를 해 새끼들아 ㅋㅋ
“운전자 사망으로 사이드킥 한나가 운전자를 대신합니다.”
한나는 운전석 차 문을 열어버리고, 운전자의 시체를 내다 버리더니.
이제 완전히 운전석에 착석해 말했다.
“요원님. 예상되는 적의 위치를 전송해 드렸습니다. 추천드리는 무기는…….”
그녀는 잠시 백미러를 들여다보더니. 말을 바꾼다.
“알아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포기 ㅋㅋㅋ
-머리가 좋네
-포기하면 편해~
-ㅋㅋㅋㅋ앜ㅋㅋ
지이잉.
아몬드의 시야로 적의 위치가 떠올랐다.
“어? 이렇게 많아?”
창밖을 내다보니, 적들 중 일부는 선루프 위로 상체를 내놓은 채 대놓고 총을 조준 중이었다.
제대로 한판 벌여보자는 식이다.
“우리는 조용히 암살해야 된다더니. 쟤네는 왜 대놓고……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런가…….”
이쪽은 작전을 몰래 수행하기 위해 별 준비를 다 했는데.
저쪽은 너무 정면에서 도발해 오고 있다. 매우 불공평한 처사 아닌가?
“요원님이 먼저 쏘셨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
-ㄹㅇ
-지가 쏴놓고
-ㅋㅋㅋㅋ대폭발
아몬드는 끄덕이며 이렇게 대답한다.
“이래서 할머니가 대기업 가라 했구나.”
-ㅁㅊㅋㅋㅋ
-이걸 중소 탓을?
-ㅅㅂㅋㅋㅋ
아몬드는 그런 말을 중얼거린 후.
연발이 좋아 보이는 거대한 총을 장착한다.
사용법은 대충 옆에 팝업창으로 뜨고 있었다.
“준비되시면 밴의 후문을 개방합니다. 전부 요격해 주시죠.”
-해줘!
-ㅋㅋㅋㅋㅋㅋ아몬드 해줘
-어쨌든 킬당 미션하긴 좋아졌네 ㅋㅋ
철컹!
아몬드는 기관총을 바닥에 고정한 채.
‘왼쪽에 검은 세단.’
조준경에 눈을 가져다 대고, 방아쇠 위로 검지를 차분히 올려뒀다.
이전에 쓰던 권총이나 소총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이지만.
바닥에 고정이 되는 방식이다 보니, 안정감은 더 좋았다.
“됐어.”
“라져.”
한나는 -대체 왠지 모르겠지만- 스피커 볼륨을 최대로 올림과 동시에 문 열림 스위치를 당겼다.
-브금 술사 뭐임ㅋㅋㅋ
-크
-갬성
-첩보 + 재즈 + 존잘=극락
덜컹!
밴의 후문이 개방되기 시작했다.
신나는 음악을 뚫고 한나가 외친다.
“적들이 바로 사격해 올 예정입니다. 제가 지그재그로 민간인들 차들에 섞여들 테니. 그 사이를 잘 노려주세요.”
텅.
이제 문이 전부 개방됐다.
한나의 말이 맞았다.
적들의 총이 동시에 불을 뿜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
“흔들려요.”
한나는 운전대를 요리조리 꺾어대며 적들의 난사를 최대한 무의미하게 했다.
저들도 민간인 피해는 줘선 안 되는지, 민간인 차량 앞으로 들어가자 사격을 머뭇거렸다.
그러나 그건 아몬드도 마찬가지다. 그의 렌즈 상에서 민간인은 [절대 사격 금지]라고 뜨고 있었다.
“지금!”
한나가 다시 사격지대로 나갈 거라고 미리 사인을 줬고. 핸들을 격하게 돌렸다.
끼이이이익!
적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왼쪽 세단.’
아몬드는 곧바로 캐치하고, 숨을 머금은 뒤. 조준경에 밀착했다.
‘좀만 더…….’
조금 더 적이 나오고, 차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됐다.’
손가락이 방아쇠를 지그시 눌렀다.
투두두두두두두두두!!!!
“!”
기관총이 엄청난 소음과 반동을 일으키며 적을 박살 냈다.
퍼엉!
벌집이 된 차가 날아간다.
끼이이이이……!
한나는 다시 차량을 민간 차량들 사이로 집어넣는다.
-와!
-오우 운전 실력 무엇
-진작 니가 운전하지 ㅋㅋㅋ
-k택시급 드라이빙 ㄷㄷ
-캬!
-와 액션 ㄷㄷ
-좃된다 ㄹㅇ
‘뭐야. 이거.’
아몬드도 감탄했다.
총의 과격한 반동과 열기,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파괴력.
활만 쏴오던 아몬드에겐 너무나 자극적인 녀석이었다.
“다시 갈게요.”
끼이이이익!
한나가 핸들을 한 번 더 크게 꺾었다.
그에 맞춰 아몬드도 방아쇠를 당긴다.
타다당!
타당!
시야가 어지러운 와중에도 그의 집중력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팅! 티잉!
적들의 총알이 밴에 튕겨 나갈 때, 아몬드의 총알은 죄다 적중했다.
그런 그를 백미러로 슬쩍 본 한나는 작게 입을 벌리며 감탄하고 있었다.
“뭐야. 안 피해?!”
멍 때리던 한나가 다시 앞을 보며 핸들을 돌린다.
“아, 네! 요원님.”
끼이이이익!
* * *
한편 한나가 핸들을 한 번 꺾을 때마다, 경악스러워하는 무리가 있었으니.
“아…… 아으…….”
“야, 야…… 이거 점수 계산 왜 이래?”
히트맨 시뮬레이터의 부스 직원들이다.
“사실 그냥 지나가는 놈들인데. 다 죽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
이들의 계산에서 기본적으로 빠져 있던 것들.
원래라면 그냥 지나쳐도 되는 적들이다.
이 경우엔 빠르게 지나가는 적 요원들인데. 아몬드는 그들마저도 전부 쏴 죽이고 있었다.
“대체 왜 굳이 다 죽이는 거야?! 본인도 힘들 거 아냐?”
답은 이미 스크린에서 아몬드 목소리를 통해 들려오고 있었다.
“어떤 정신 나간 놈이 킬당 미션을 걸었기 때문이군…….”
죽일 때마다 돈이 나오니까 죽이는 거다.
“하. 이러면 계산이 한참 다르지 않아!?”
“그쵸…….”
왜 처음에 박 대리가 이상한 걱정을 했는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직원들.
하나 이제 와서 과거로 돌아가 박 대리에게 사죄한다 한들 미래는 바뀌지 않을 거다.
스트리머가 챌린지를 하겠다는데, 막을 수 있는 근거 따윈 하나도 없다.
“으…….”
속이 끓는다. 끓어.
[25만 원~!] [26만 원~!]그러는 와중에도 올라가는 돈.
“아니. 뭔 택시 요금이냐!?”
“……페라리로 택시를 만들어도 저렇게는 안 올라가죠.”
“저게 지금 다 정예 요원에 맞게 나온 거 맞아? 아니, 왜 이렇게 못 싸워!”
지푸라기라도 쥐어보는 심정으로 거의 무의미한 질문도 던져보지만.
“예. 다 정예에 맞춰서 나온 거고, 못 싸우는 게 아니라 상대가…….”
소용없다. 역시나, 컴퓨터는 실수하지 않는다.
실수는 인간이 할 뿐이다.
지금 여기 부스 직원들처럼.
“하아…….”
“아직 거덜 난 건 아녜요.”
“그건 그렇지. 근데 이미 내일모레까지 하긴 글렀다.”
지금까지 딴 포인트만 하더라도 이미 지스타 마지막 날까지 영업하는 건 불가능했다.
“아무리 광고 계약을 한다고 해도…… 이게 맞는 거냐?”
“사실 광고 계약이랑 포인트 다 털어가는 거랑…… 굳이 같이 갈 필요는 없죠.”
제일 베스트는 이쯤하고 저 녀석이 눈치껏 죽어주는 것.
“일단 보시죠. 다음 미션은 아몬드가 여태 해봤던 적이 없던 거라 확 꺾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희망을 걸 수 있는 챕터가 하나 있었다.
* * *
“하아…… 하아…… 요원 아몬드. 요원 한나. 적을 전부 처리했습니다.”
한나가 핸들 위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보고를 올린다.
이제 더 이상 그들을 쫓아오는 적은 없었다.
아몬드도 이제야 안심하고 주저앉았다.
“예. 이동하겠습니다.”
그들은 오퍼레이터의 지시에 따라 어느 공사장 한구석에 너덜너덜해진 밴을 주차해놨다.
말이 주차지 사실상 폐차와 다를 게 없었다.
“요원님? 요원 A의 암살을 지시한 간부의 동태를 파악했다고 합니다. 가까이 접근하는 건 방금 경험했다시피 적의 레이더망에 걸려서…….”
촤르르륵.
한나가 총기보관함을 쭈욱 열며 기다랗고 잘빠진 총 한 정을 건넨다.
“……저격 미션입니다.”
저격총이었다.
-와
-저격 캬
-스나이퍼 ㄷㄷ
-풍스나 나와! 견스나가 간다!
-악질 저격충(물리)
“멀리서 쏘면 멀리서 쏠수록, 미션 성공률이 올라갑니다. 최대한 적의 레이더망을 벗어나서 쏴주세요.”
“멀리서라…….”
얼마나 먼 거리를 말하는 걸까.
저격만큼은 아몬드 역시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영역이라,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빠밤! 빰빰!
[빅son 님이 미션을 등록하셨습니다!] [미터당 천 원!]-ㄷㄷ 빅손의 미션?
-미터당 천원ㅋㅋㅋㅋ
-무슨 기름이냐?ㅋㅋㅋ
-엌ㅋㅋㅋ
-캬
-미터? 500미터만 쏴도 50만원인데요?
-빅손 오늘 열일 ㅋㅋ
이럴 수가.
빅son의 미션이다.
그것도 저격 거리당 돈을 주는 미션.
“……한나.”
“네. 요원님.”
“최장 거리 기록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