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7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40화
15. 데미안 협회(1)
요즘 올튜브에서 인기를 끌려면 커뮤니티 반응도 전부 모니터링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니까, 지아는 사실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몬드 ㄹㅇ 속았는데?] [아니 천만원은 너무 큰 거 아니냐? 어케 감당할건뎈ㅋㅋㅋㅋㅋ] [ㅅㅂ저걸 진짜 다 같이 속이네] [시청자들 중에서도 속은 놈들이 있는듯]아몬드가 속고 있다는 거.
“진짜 속나.”
지아는 솔직히 아몬드가 속는 척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스트리머들 중에 일부러 방송 각을 잡으려고 속아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아몬드는 그런 부류는 아닌데…….
[내게! 달리기는! 살인이다아!]갑자기 미친 듯이 뛰는 게임을 하는 아몬드.
역시…….
지아는 그때 느꼈다.
“얘 진짜 속았구나.”
아몬드는 지금 천만 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 어쩌지?’
여기서부터는 그럼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올튜브 각을 볼 것이냐, 아니면 아몬드를 오해로부터 구할 것이냐?
사실 이건 고민할 가치도 없는 선택지이다.
아몬드조차도 지아더러 전자를 고르라 할 것이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이거야 당연히 올튜브 각을 살려야 하는데.
문제는 지아가 이들이 지스타에 들어가기 전에 짜놓은 계획이 다 틀어진다.
‘시간 순서대로 올리려 했는데.’
지스타 탐방기 전체를 하나로 묶는 요약 영상을 먼저 하나 만들고, 그다음 게임 영상의 슈퍼 플레이들을 조명하려 했다.
그러기 위해선 영상 업로드 순서가 중요했는데…….
그녀가 그리던 순서는 ‘탐방기 → 게임 → 게임 → 수상 소감 및 후기’ 이런 식이었다.
게임이야 서로 순서가 바뀔 수도 있으나, 당연히 가장 나중에 일어난 일인 수상 소감은 뒤로 밀리는 거다.
그녀는 혼자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어느 정도 영상의 컨셉을 생각해 두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이번에도 어느 정도의 러프한 콘티가 존재했다.
그런데…….
‘이거 지금 안 하면 안 될 거 같기도 하고…….’
예상치도 못하게 수상 소감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버린 아몬드.
이 사건 때문에 순서를 바꿔야 할 것 같았다.
수상 소감의 파급력이 현재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온갖 커뮤니티 인기글, 이슈글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그러니까 이미 클립 형태로 영상이 돌아다닌다는 말이다.
이걸 그대로 두면 돈이 줄줄 새는 형국이다.
차라리 팬 계정이 올려주면 올튜브에서 정산이라도 해주지.
저런 식으로 커뮤니티에서 계속 돌면서 소비되면 아무런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재미가 다 휘발된다.
그 뒤에 공식 채널에서 영상을 업로드해 봐야 지금만치 못할 건 뻔했다.
“아오.”
탁.
지아는 결정을 내린 듯 책상 위 콘티 노트를 덮어버린다.
“오케이. 결정.”
잠시 후.
숏츠 영상 하나가 채널에 업로드된다.
[Shorts) 상남자식 수상 소감 “이모 여기 0 하나 더”]지아는 수상 소감부터 빠르게 다루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기민한 대처 때문일까?
반응이 좋다.
[조회 수 1.5만] [조회 수 3만] [조회 수 8만] [조회 수 17.2만].
.
.
조회 수가 가파르게 오른다.
지아의 입꼬리도 덩달아 오른다.
‘콘티를 다 버린 건 뼈아프지만…….’
지아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다.
콘티도 결국엔 영상이 잘되려고 각을 만드는 거 아니겠는가?
스트리머가 그 각을 알아서 만들어줬는데 못 받아먹으면 바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뽕을 뽑자.’
그녀는 댓글 확인도 굳이 하지 않고, 바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갔다.
그녀는 이 수상 소감을 잘게 잘라서 숏츠 여러 개를 뿌려 버리는 방식을 채택한다.
숏츠도 1분이 아니라, 짧게는 10초 길게는 40초 정도로 쪼개 버리는 거다.
[Shorts) 얼굴 빨개진 아몬드]얼굴이 빨개진 장면은 이런 영상에 넣고.
[Shorts) 모든 게 계획대로인 아몬드]끝까지 계획대로였다고 우기는 장면은 이 영상에 넣는다.
한 번의 수상 소감에서 무려 3개의 숏츠가 나온 셈이다.
그 영상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 별로 따로 짧게 컷을 만들어준 셈인데.
이게 요즘 올튜브 숏츠에서 잘 먹힌다.
우선 하나로 만들 영상을 3개로 올렸으니, 알고리즘을 탈 가능성도 3배이다.
하나만 타도 타고 타고 연계된 영상을 찾아오니까.
셋 중 하나만 히트시키면 셋 다 히트시키는 효과가 나는 것.
이제 여기에 이 모든 숏츠를 통합하는 긴 영상 하나를 올려주면 된다.
“제목을…… 음…….”
지아는 잠시 제목을 고민했다.
어차피 한 번 큰 이슈가 된 영상이니, 제목은 최대한 간단하고 무난한 것으로 정했다.
* * *
지스타에서의 일정은 정확히 두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는 참가자들이 도전자가 되어 여러 부스의 챌린지를 해나가는 것.
지스타를 관람하지 않고, 그저 이야기로만 전해 듣거나 방송을 통해서만 보는 부류의 사람들은 이 첫 번째 파트가 지스타의 전부인 줄로 안다.
하지만 엄연히 두 번째 파트도 나름의 메인 역할을 하고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 모은 돈을 죄다 쓰는 시간이니까.
‘이제 난 할 게 없네.’
주혁은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두 번째 파트가 시작되면 매니저가 할 일이 많이 사라진다.
부스에서 광고 계약이나 새로 할 게임 같은 걸 눈여겨보는 게 매니저들이 보통 하는 일인데.
그 부스들이 사실상 철수된 채로 굿즈 판매대로 바뀌어버리니 붕 뜨는 것이다.
주혁은 잠시 자랑 타임을 가지기로 한다.
그는 꽤 굵직한 광고 계약 건들을 서류 케이스에서 꺼내기 시작하더니, 빈 테이블 위로 예쁘게 플레이팅(?)하기 시작했다.
“크흠…….”
잠시 주변 눈치를 본 후. 그것을 카메라로 찍는 주혁.
찰칵.
상호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는 계약 건이니 룬스타그램에 올릴 것은 아니다.
[주혁: 편집할 때 광고 조심해라~] [주혁: (사진)]누구에게 자랑하려는 것.
그 대상은 어찌 보면 뻔하다.
[지아: 오올]그는 지아에게 사진을 보냈던 것이다.
[주혁: ㅋㅋㅋ쓸어버렸달까?] [지아: 역시 대단해]지아는 칭찬 스티커 이모티콘을 마구 보내면서 좋아해 줬다.
[지아: 한동안 유료 광고 배너 엄청 띄우겠네 ㅋㅋㅋㅋㅋ] [주혁: 얘네 중에 하나는 모델 광고야]영상이 따로 올라갈 일이 없는 모델 광고라는 말에 지아가 놀란다.
흔히 말하는 ‘숙제식’ 광고가 아닌, 정말 순수하게 미디어 광고인 셈이다.
스트리머들에겐 흔치 않은 유형이다.
소수의 상위 스트리머에게만 들어오는.
[지아: 엥] [지아: 대박이다ㄹㅇ] [지아: 역시 호두……!]주혁은 칭찬 스티커 세례를 퍼붓는 지아의 채팅창을 보고 피식 웃는다.
[주혁: 아냐. 이건 사실 아몬드랑 협공한 느낌이랄까?] [지아: 헐. 현피로 받아냈구나.]아니, 얘는 무슨 소리야.
[주혁: 그럴 리가;;;]주혁이 땀 흘리는 오리 이모티콘을 보내자, 지아가 마구 웃는다.
[지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아가 유독 좋아하는 이모티콘이다.
정확히는 주혁이 이 오리를 쓰게 되는 상황을 좋아하는 것 같다만.
지아도 자랑 타임을 가져본다.
이번에 올린 영상의 조회수를 보여주면서.
[주혁: 오 볼게.]주혁은 링크를 타고 들어가 본다.
[Shorts) 아몬드 수상 소감 “이모 여기 0 하나 더”] [Shorts) 얼굴 빨개진 아몬드] [Shorts) 모든 게 계획대로인 아몬드]일단 쇼츠 영상이 무려 3개.
[자존감, 공부 자극, 열정 up! 현재 난리 난 아몬드 레전드 감동의 수상 소감]거기에 약 15분 정도 길이의 긴 영상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아마 이번에 이슈된 수상 소감을 영상으로 만든 것들이다.
‘비슷한 내용인데 제목은 타깃이 아예 달라.’
주혁은 한눈에 그녀가 얼마나 플랫폼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자극성이 많이 필요한 숏츠 영상에선 결과를 일부 스포하듯 두괄식으로 제목을 썼고.
주로 팬들이 많이 보는 일반 영상에선 아몬드 채널에 맞는 위트 있는 제목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앞서 한 게임들보다 현재 반응이 끓고 있는 수상 소감에 대한 편집을 먼저 한 점이 눈에 띈다.
[주혁: 뒤에서부터 하네?] [지아: 그게 업계 노하우~]주혁이 피식 웃는다.
역시나 알고 준비한 전략이었다.
그래서일까?
#실시간 화제 영상 17위
지아가 올린 영상이 단시간에 엄청난 순위로 올라섰다.
* * *
숏츠 형태로 제작된 영상들은 조회 수를 받긴 쉬우나 순위에 올라갈 순 없었다.
현재 순위에 올라갈 수 있었던 건 긴 길이의 공식 채널 영상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숏츠 영상들의 조회 수나 반응이 좋지 않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Shorts) 아몬드 수상 소감 “이모 여기 0 하나 더”]-아니 제목보고 어그로인줄 알았는데 이왜진?
-0 하나 빠졌잖아요 ㅋㅋㅋㅋㅋ 이게 수상소감???
-아 어떡해
-이거 앞뒤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ㅈㄴ 얼탱이 없겠넼ㅋㅋㅋㅋㅋ
└그게 저기서 보던 사람들임ㅋㅋㅋ
└나 현장에 있었는데 ㄹㅇ 깜작 놀랐다
쇼츠 영상 역시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조회 수도 잘 뽑히고 있었다.
가장 선두를 달리는 이 영상을 제외하고도 마찬가지였다.
[Shorts) 얼굴 빨개진 아몬드]-와 왤케 빨개 ㅋㅋㅋㅋ
-이 자식…… 수치심을 느낄 줄 아는 거였냐?
-ㅁㅊ ㅈㄴ좋아
-부끄몬드 ㅋㅋㅋㅋ 커엽
-이거 무슨 상황인 줄 아시는 분?
└원본 영상 링크 가셈
-그저 계획뿐인 아아가 ㅠㅠ
-ㅋㅋㅋㅋㅋㅋㅋ이 악물고 계획대로라고 하네
-한나: 요원님?! 이건 몇 번 플랜인가요?
└아몬드: C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
-이거 왜 이악무는거임??
└원본 영상 링크 ㄱ
모든 영상들은 서로 연계되며 조회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의 힘으로 현재 원본 영상의 순위가 오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약 15분 길이의 원본 영상에는 앞서 숏츠의 상황들이 나오게 된 원인이 전부 들어가 있었으니.
이 영상을 봐야만 상황이 완벽히 이해되는 것이다.
-아 이래서 ㅋㅋㅋㅋ
-트수들 개나빴닼ㅋㅋㅋㅋㅋㅋ
-이런 사연이……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자극적인 결과만 보여주는 쇼츠로 관심을 끌고.
쇼츠 유저들도 원본으로 유입을 시키는 전략이다.
본래라면 15분짜리 영상의 제목만 보고 영상의 매력을 유추해서 클릭하겠으나.
이 전략에선 ‘빨개진 아몬드’, ‘우기는 아몬드’, ‘0 하나 더 달라는 아몬드’ 이 모든 포인트를 유입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음식점에 비유하자면, 메뉴에 따라 간판을 몇 개고 달 수 있는 효과인 셈이다.
-고추장 아몬드 신제품 보러 왔다
-얼굴이 까매지지 않고 빨개진 선에서 끝난게 월클 멘탈
└ㄹㅇㅋㅋㅋ 나였으면 줄행랑침ㅋㅋㅋ
개중엔 얼굴이 빨개진 아몬드를 보러 온 사람도 있을 테고.
-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0을 하나 더 달라는 수상소감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옴 ㅅㅂㅋㅋㅋㅋ
왜 0이 하나 부족하다 한 건지 궁금해서 온 사람도 있었고.
-플랜 C8 잘 봤습니다~
아몬드의 계획이 어디부터였는지 보러 온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현재 커뮤에서 화제인 영상을 보기 위해 달려온 많은 사람들.
-아 나도 아몬드 속이고 싶어! 속여 먹고 싶어!!
└속이고 싶은거죠? 먹…… 그게 아니라?
└엌ㅋㅋㅋㅋㅋㅋ
-아니 제목도 우리 속이네 ㅅㅂ ㅋㅋㅋ 공부자극 감동의 수상소감 ㅇㅈㄹ ㅋㅋㅋ
└공부 자극 맞는데요? 국어 시간에 운수좋은날만 봤어도 안속음
└ㄹㅇㅋㅋㅋ
-얘들아 유키노07한테 잘먹겠다고 해야지~?
└잘먹을게 유키노 07아!
└고맙다 최고키노!
└역시 큰 일은 애니프사가……!
이들이 모두 하나의 영상에 모이니, 짧은 시간에도 엄청난 화력이 나온다.
계획이 완전히 적중한 것.
#실시간 화제 영상 9위
해당 영상이 10위 안쪽으로 안전하게 착륙하는 것을 보면서.
“와아!”
지아는 스스로에게 만세를 불러주며 이만 침대에 드러눕는다.
털썩.
잠시 쉬려는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리 오래 쉴 수는 없었다.
이 세상의 구조가 그렇듯, 너무 많은 관심을 받으면 자연스레 부작용도 생기는 법이니까.
[진지) 분석有 아몬드 마지막 챌린지 부스에서 받은 포인트 이거 문제 있는데??]어느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한 글이 점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쩐지 ㅅㅂ 1만 포인트 말 안 된다 생각했다
-??그럼 이거 취소 해야하는거 아님?
-저게 뭐 어쨌다는거임 ㅋㅋㅋ 그냥 원래 그런 시스템인데
└한 부스에서만 저만큼의 포인트를 얻어서 우승한다는게 말이 됨?
└그런 식으로 짜놓은 부스 잘못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