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58화
21. 폭주하는 아몬드(1)
[1등]아몬드는 너무나 쉽게 1등을 차지해 버렸다.
그것도 무려 50킬 1등이라는 아주 파괴적인 방법으로.
“자. 다음 판.”
별것도 아니라는 듯이 바로 다음 판을 위해 큐를 돌렸다.
-ㅋㅋㅋㅋ 다음!
-다음!!!!
-뭐, 뭐가 지나간 건지 모르겠습니다, 형님…….
-아니, 잠깐 컵라면 좀 가져왔더니 1등 해버렸……?
-어케 이겼냐! 시XXㄴ아!
-엌ㅋㅋㅋㅋㅋㅋ
-오, 진짜 가능성이 있나?
쭉 게임을 지켜본 시청자들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스피드였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50명가량을 쓸어 담고 우승을 해버렸으니까.
이게 바로 공략 영상까지 완벽히 숙지한 아몬드의 전투력이었다.
모두들 알고는 있었다. 아몬드가 절대 스톤즈 실력은 아니라는 것쯤은.
그런데 이렇게까지 절대적인 실력 차가 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학살자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니, 절반을 죽여 버렸네 ㅋㅋㅋ] [반반충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아저씨! 여기 시체 반 사람 반 화살 많이요!] [진짜 가자 다이아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한다면 하는 거냐! 아몬드!!!] [이런 건 처음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50킬 우승은…… 처음 봄미다. 적당히 하십시오 휴먼…….] [또 신고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내일 예상 공지 : 신고 누적으로 당분간 게임을 할 수 없게…….]잠시 게임을 기다리는 사이에 온갖 후원 메시지가 치고 올라왔다.
그만큼 감명 깊은 한 판이었던 것이다.
“학살자 님, 반반충 님, 진짜 가자 다이아 님, 이런 건 처음 님, 또 신고 님 모두 후원 감사합니다.”
아몬드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는 큐를 기다리는 화면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렇게 화끈하게 한 판을 마쳤음에도 아직도 집중력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진짜 간다.’
다이아 랭크 진입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점점 그를 괴물로 만들고 있었다.
아주 조금씩,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 * *
한편, 배라 31은 지금 아몬드 이야기로 활활 타고 있었다.
느낌은 대충 ‘시건방진 신입’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선배들을 보는 것 같았다.
[2주 안에 다이아 간다 발언 클립 박제.avi]이런 게시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게시글을 올린 건 김주혁이다.
-와 진짜네 ㅋㅋㅋ
-이거 합성 아니냐?
-에반데 ㅋㅋㅋ 진짜 말했어?
-뭔가 표정이 시발 하나도 장난 같지가 않누 ㄷㄷ
-진짜 갈 것도 같다 난.
└악질 견과류단 검거.
└견과류단 씹ㅋㅋㅋㅋㅋ
이때부터 커뮤니티는 본격적으로 아몬드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충분히 갈 수 있다’파와 ‘말도 안 된다’파의 전쟁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첫판이 끝나기 전까진.
[아몬드 이 새끼 미친놈임?.gif]첫판이 끝난 직후 올라온 글의 제목이었다.
이 역시 김주혁이 올린 글이다.
‘하. 이제 커뮤질에 도가 트겠네.’
움짤을 만드는 속도하며, 제목 선정까지. 주혁은 이제 누가 봐도 그냥 커뮤니티 고인물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몬드가 다이아를 가겠다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미친놈이라 표현했다 여기고 클릭했다.
그러나 막상 들어와 보면 내용은 전혀 달랐다.
충격적일 만큼 달랐다.
움짤에는 아몬드가 무기고를 폭발시키는 장면과 그 이후 무려 50킬의 학살 플레이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1등을 거머쥐는 순간도.
-제목 보고 욕하려고 들어왔는데, 욕이 나오긴 하네. 미친 새끼다 ㄹㅇ
-???
-또 신고 먹어야겠누 ㅋㅋ 저 쉑 ㅋㅋㅋ
-대체 뭔 일이 일어난 거죠?
-아무리 언랭이라도 저런 플레이가 가능한 거냐??
-허…….
-내가 뭐랬냐! 아몬드! 내가 뭐랬냐! 아몬드! 내가 뭐랬냐! 아몬드! 내가 뭐랬냐! 아몬드! 내가 뭐랬냐! 아몬드! 내가 뭐랬냐! 아몬드!
-무기고 터뜨리는 거 개간지다 진짜 ㅋㅋㅋㅋ
여론이 조금은 바뀌는 듯했다.
‘와…… 진짜 되는 거냐?’
커뮤니티 반응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주혁이 안경을 치켜 올렸다. 이마엔 잘 맺히지 않는 식은땀들이 빛을 왜곡시키고 있었다.
지금 본인이 아몬드의 리스크를 계속 키우고 있는 셈이니까.
베팅으로 치면 계속 레이즈하는 중인 거다.
흥분되는 게 당연했다.
만약 여론이 뒤집히면 완벽한 승리일 테니까.
-전자파 데려오면 99킬 플레이도 함. 올려치기 지랄 노
└ㅈㄹ하네 ㅋㅋㅋ 전자파 30킬이라도 한 거 있음 들고 와봐. 무슨 종교네 아주.
└지랄…… ‘노?’ 신고합니다.
└99킬 ㅅㅂ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애들은 봇이냐?
-견과류단 오늘은 일찍부터 지랄이네. 니들끼리 놀라구요 제발 ㅎㅎ
-아 누가 계속 듣보 스톤즈 쉑 자료 갖고 와?
-2주 만에 다이아 가겠는데?
└ㅈㄹ하네 ㅋㅋㅋㅋ
└전자파가 한 달 걸렸음 병신아ㅋㅋㅋ
└전자파는 열심히 안 했잖아. 그리고 시발 전자파보다 더 잘할 수도 있지. 뭔 신격화냐?
└신격화도 전자파한테 해야 격이 살지. 스톤즈에 신격화하는 니들은 거석신앙이냐?
└거석신앙ㅋㅋㅋㅋㅋㅋ
└거석신앙 씹ㅋㅋㅋㅋ
└아 이 새끼들 이제부터 거석신앙이다 ㅋㅋㅋㅋ
“으……”
떫은 신음을 뱉어내는 주혁.
졸지에 아몬드를 응원하는 팬덤은 ‘거석신앙’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게 되었다.
역시나 기존 여론이라는 게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아몬드는 아직 한참 증명해야 하는 시기다.
띠링.
그러던 중, 아몬드의 두 번째 판 큐가 잡혔다.
“증명해라. 상현아. 그것밖에 없다…… 씨발.”
빠드득.
주혁은 이를 갈면서 라이브까지 넘어온 악질들을 전부 밴 때렸다.
* * *
쿵!
아몬드가 착륙한 곳은 이번에도 무기고였다.
이번엔 아예 무기고 창고 옥상에 직접 내려 버렸다.
‘하나, 둘, 셋…….’
옥상 위에만 총 세 명이 같이 착륙했다.
그들은 여유롭게 밑으로 향하는 계단을 향해 달렸다. 옥상서부터 싸움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도 안 하는 듯했다.
기왕 무기고에 내린 거 영웅 등급 이상의 무기는 집고 싶은 게 당연했다. 여기서 시간이 끌리면 서로에게 불리했다.
그래서 보통 암묵적으로, 지하 창고 입구가 있는 1층에서만 싸움이 일어난다.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누군가 옥상 계단 문을 열고 아래로 내려가려는 순간.
쿵!
“끄아아아악!”
문에 손이 끼어버렸다.
누군가 발로 걷어찼기 때문이다.
아몬드다.
눈이 마주친 상대는 고통과 분노에 고래고래 고함을 쳤다.
“야아! 이, 이게 무슨 씹?”
촤악!
싸구려 칼이 그의 목젖을 그어버렸다. 아몬드는 그새 칼을 챙겨 온 것이다.
그는 애초부터 지하 무기고 같은 건 안중에도 없으니까.
“컥!”
날이 잘 서지 않은 싸구려 칼이기에, 상대는 살았다. 다만 거의 빈사 상태가 되어 바닥을 기어야 했다.
“미친 트롤 새끼!”
“뭐야!?”
뒤이어 오던 나머지 둘은 깜짝 놀라 멈췄다.
‘대체 여기서 왜 싸운단 말이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찌 됐든 그들은 사태를 파악하고 얼른 다시 뒤로 뛴다. 칼이라도 들어야 아몬드를 이길 테니까.
하나 가만히 기다려 줄 아몬드가 아니었다.
그의 어깨와 허리가 예사롭지 않은 각도로 틀어졌다.
이어서 허리선과 어깨선이 일직선을 그리더니.
한 점으로 모든 에너지를 전달했다.
후웅!
그 힘을 받은 건 칼이다.
유려한 투구 폼으로 던져진 칼.
그것이 도망가던 한 사람의 뒤통수에 떡하니 꽂혀 버렸다.
퍼억!
날이 제대로 서질 않았으니, 사실상 철로 된 둔기에 후려 맞은 느낌의 타격음이었다.
푸슈웃……!
그래도 붉은 피가 분수처럼 솟아나며, 상대는 쓰러졌다.
죽은 건 아니었다.
그걸 알기에 아몬드는 얼른 달려가 발로 칼을 차서 마저 찔러 넣었다.
푸욱!
[아몬드 → 만년브론즈] [처치하였습니다!] [98/100]-와 ㅋㅋㅋㅋㅋ
-헐 너무 자닌해 ㅋㅋㅋ
-지랄났다! 아몬드!
-진짜 지랄났다! 아몬드!
-ㅋㅋㅋㅋㅋ 자비가 없네 ㄹㅇ ㅋㅋㅋ
-내가 상대였다면 너무 끔찍하다 ㅅㅂ ㅋㅋ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누 ㅋㅋㅋ 꼭 우리 전공 교수님 같네.
-아, 거 게임 좀 대충 합시다!!!
“지금쯤 다시 열려고 하겠죠?”
찔렀던 칼을 뽑아 든 아몬드는 얼른 다시 옥상 문을 돌아보며, 칼을 휘둘러 던졌다.
아몬드의 말대로, 처음 아몬드에게 당했던 플레이어가 일어나 옥상 문을 다시 열고 있었다.
퍼억!
은빛의 물체가 쏜살같이 지나가며 다시 한번 붉은 피를 튀겼다.
“끄아아아아아!”
팔을 잡고 비명을 지르는 상대.
아몬드가 보지도 않고 던졌던 칼이 손모가지를 잘라버린 것이다.
깔끔하게 잘린 것도 아니고, 투박하게 너덜너덜해진 채로.
-와, 미리 말하고 던지는 거 개발린다ㅠㅠ
-미친 ㅋㅋㅋㅋ
-전부 다 아몬드의 손바닥 안이다~ 이 말이야.
-게임하는 것만 보면 무슨 고인물인데. 이게 네 판째임?
-부상 판정이 나네. 저 싸구려 칼로도?
-아니, 시작부터 부상……. 존나 게임 할 맛 안 나겠다.
부상 판정.
죽는 건 아니지만, 사실상 죽는 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상태다. 팔이 하나 잘린다거나, 그에 준하는 전투 불능 상태를 ‘부상’이라는 표현으로 판정한다.
이건 구급상자급의 치료제가 없으면 회복되지 않았다.
“으아…… 미, 미친! 대체 시작부터 왜 이러는 거야……!”
팔이 잘려 나간 그는 바닥에 누워버렸다.
게임을 포기한 모습이다. 어느새 다가온 아몬드가 그에게 최후를 선물해 줬다.
“빨리 올라가야 해서.”
촤악!
싸구려 칼이 갈라낸 목이 데구르르 무기고 옥상을 굴렀다.
[아몬드 → 돌겠네진짜] [더블 킬!] [97/100]-닉값 뭔데 ㅋㅋㅋㅋ
-캬! 시원하구요!
-닉이 ㅈㄹ 웃기네 미친ㅋㅋㅋㅋ
-시작부터 저러면 진짜 게임하기 싫지 ㅋㅋㅋ
-이제 옥상 팸 한 명 남았냐? ㅋㅋㅋ
-다음!
남은 하나는 어설프게 칼을 쥐고 덜덜 떨고 있었다.
“오, 오지 마…….”
-아니, 너무 과몰입한 거 아니냐 쟤 ㅋㅋㅋ
-이봐! 이거 게임이라구! 덤벼 보기나 해!
-저러니까 스톤즈인 거겠지…….
-게임 재밌게 하누 ㅋㅋㅋ
-스톤즈들이 게임은 재밌게 해 ㅋㅋ
비록 가상현실이지만, 상대는 아몬드가 보여주는 위압감에 짓눌린 듯했다.
타다다닥.
옥상 난간으로 죽어라 뛰기 시작한다.
“……!?”
아몬드도 따라 뛰었다.
휘이익??
“하, 하으아아!”
상대는 온 힘을 다해 밑으로 점프한다.
쿠우웅!
묵직한 소리와 함께 착륙했다.
“크으윽……!”
다리에 무리가 가긴 했지만, 목숨은 건졌다…… 생각한 순간.
위쪽에 낯선 그림자가 드리운다.
쿠웅.
육중한 무게가 두 어깨를 짓눌렀다.
“허억!?”
양어깨에 얹어진 건, 아몬드의 두 발이었다.
털썩!
“크헉!”
안 그래도 다리 쪽에 무리가 가고 있던 상대는 ‘부상’ 상태로 바뀌며 주저앉아 버렸다.
“에, 에라이!”
상체만 움직일 수 있게 된 상대가 칼을 잡았으나.
아몬드가 먼저였다.
두 손으로 칼을 치켜들더니, 온 무게를 실어 정수리에 꽂아버렸다.
푸욱!
눈깔이 뒤집어지며 파르르 떠는 상대.
[아몬드 → 젯펌프드고인물] [트리플 킬!] [96/100]킬 로그를 확인하고서야, 상대의 어깨에서 내려온 아몬드.
-와 ㄷㄷ
-할 때마다 슈퍼 플레이를 하누…….
-돌았다. 이번 판도 쉽게 가나?
상대의 신체가 충격을 대신 다 흡수한 덕에 아몬드는 신체에 대미지가 거의 없었다.
그는 쌩쌩한 몸을 이끌고, 무기고 한구석에 주차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부르릉-
오토바이는 무기고를 향해 움직였다.
“무기고 마저 털겠습니다.”
-안에 애들 있을 텐데?
-ㄹㅇ 시간 끌려서 불리할 것 같은데…….
-그냥 다른 데 가!
아마 그 안에 몇몇은 이미 총을 들고 있을 터다.
아까 옥상에서 3명과 싸우는 동안, 적들은 파밍을 했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상관없어요.”
아몬드는 그냥 오토바이를 몰고 정문으로 향했다.
아몬드에겐 이미 이 랭크대 유저가 총을 들고 있든, 광선 검을 들고 있든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어깨를 풀듯이 돌려준 아몬드는 거칠게 한 번 엔진 소리를 울려준 후.
부르르르릉!!
무기고 안으로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