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8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48화
18. 철저한 검증(1)
커뮤니티에서 싸움이 벌어지면 가끔 이런 글이 올라오는데.
[지금 A 억까하는 놈들 정체.jpg]막상 들어가 보면 낚시성 게시글이었다.
실제 그들의 정체가 있진 않고, 별 연관도 없는 것들을 들이댄다.
대개는 상대 세력을 깎아내리기 위해, 이미지가 좋지 않는 것들로 선정한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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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3대 통신사”
나라 ㅈ되든 말든 그저 어떻게든 “ㅈ망사용료” 도입시키려고 올튜버나 스트리머들 개차반 인생 프레임 만들어 입김 없애려함
그들 중 타깃인 ~~가 옳은 말만 연속으로 박으니까 단체로 묻으려고 들어옴.
증거로 여기 억까하는 놈들 아이피 전부 3대 통신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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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렇게나 엮어서 상대를 까내리는 것인데.
예시의 글은 사실 상대를 까내리는 의도보다도 그냥 엉뚱하기 그지없는 인과로 사람들을 웃기려는 의도가 더 강한 케이스이다.
-통피 ㅋㅋㅋㅋㅋㅋ 그건맞짘ㅋㅋㅋ
-ㅁㅊㅋㅋㅋ증거 도랏네
-진지) 다들 폰으로 글 쓰니까 당연히 통신사 ip인 거다. 글쓴놈 빡대가리 인증
└찐
-ㅈ망사용료 ㅇㅈㄹㅋㅋㅋㅋ
이런 식의 엉뚱한 재미를 주는 게시글이 대부분.
어느 순간부터는 밈처럼 굳어져, 제대로 된 정보가 적힌 적이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몬드 억까하는 놈들 정체.avi]이런 제목을 달고 올라온 글이 ‘진짜’일 줄은.
-3대 통신사 기대하고 들어온 사람 개추 ㅋㅋㅋㅋ
└왜 아닌거냐 ㅋㅋㅋㅋ
└ㄹㅇㅋㅋ ㅈ망사용료 어디감?
-아니 왜 진짜 정체인건데?
└ㄹㅇㅋㅋ
-엥??? 씹ㅋㅋㅋ 진짜로 잡아버리면 어떡하냐곸ㅋㅋ
진짜로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선동하는 장면이 찍혀 버린 모습.
이는 커뮤니티 유저들조차도 당황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저들의 신상마저도 추측이 가능한 수준으로 찍혀 있었는데.
-ㅁㅊ 쟤네 경매하던 애들??
-데협 아니냐?? 옷이 데협인데?
└ㄹㅇ이네 ㅋㅋㅋ
-데협쉑들 키보드 졸라 열심히 두들기누 ㅋㅋㅋ
└자세 무슨 모니터로 빨려들어갈듯
└데협의 허리가 활처럼 굽었다……
누가 보더라도 그들은 현장에 있던 데협이었다.
* * *
다음 날 아침.
지스타 행사장 근처의 숙소.
“으으으……!”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상현.
그는 잠시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어제 뭐 했더라.’
하도 피곤해서 기절하듯 잤더니 어제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
상현은 굳이 잠시 떠나간 기억에 매달리지 않고 건너편 침대에 대고 물었다.
“더 잘 거냐?”
주혁은 허공에 팔을 저으며 답한다.
“흐으어으…….”
“오케이~”
찰떡같이 알아들은 상현은 이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먼저 조식 먹는다.”
그는 간단히 채비를 한 후 조식이 서비스되는 층으로 향했다.
복도에 두툼이 깔린 카펫을 밟는 느낌이 따뜻하다. 오래된 호텔의 정취가 느껴진달까.
조식 뷔페 근처로 향하니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들이 커피 향에 섞여왔다.
“한 명이요.”
“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직원이 미소와 함께 자리를 안내해 준다.
상현은 대충 작은 소지품들로 영역 표시를 한 뒤. 커피부터 내려 왔다.
“흠.”
커피 향이 좋다.
슬슬 잠이 깨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이제서야 떠나간 기억을 한번 찾아보려 한다.
휴대폰을 열어 커뮤니티를 들어가는 것이다.
이슈가 있을 때면 커뮤니티엔 그의 기억보다 더 자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곤 했다.
“이야…….”
그는 이슈글 목록을 보고 감탄한다.
메멘토의 주인공도 이 제목들을 보면 기억을 다 찾게 될 것이다.
1위) 아몬드 억까하는 놈들 정체.avi
2위) 견까쉑들 개같이 멸망! ㅋㅋㅋ
3위) 속보! 아몬드 히트맨 안했어도 1등ㅋㅋㅋㅋㅋㅋㅋ
4위) 유상현 <<< 이 새끼 걍 신이면 개추
5위) 이슈글에 커뮤 여론 조작하던 놈들 찍힌 사진有
6위) 분석有 아몬드 마지막 챌린지 부스에서 받은 포인트 이거 문제 있는데??
.
.
.
1위부터 10위까지 아몬드 이야기가 아닌 것이 없었다.
논란의 시작부터 논란의 종결까지 전부 기록되어 있는 모습.
“스읍.”
커피를 홀짝이며 상현은 생각했다.
게시글의 클릭 수대로 돈을 먹었다면 지금쯤 수천만 원은 벌었겠네. 물론 실없는 생각이다.
‘하나씩 볼까.’
그의 엄지가 움직인다.
1위 글인 [아몬드 억까하는 놈들 정체.avi]라는 글이 터치됐다.
해당 글에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영상이 첨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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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참여했던 사람들 실시간 커뮤 선동 중인 모습ㅋㅋㅋㅋ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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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도대체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는데, 데협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노트북을 펼쳐놓고 커뮤니티에 열심히 글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었다.
-이왜진?
-이야 진짜 저렇게 모여서 선동하는구나 개무섭다
-분신술 쓰면서 댓글 조작하는거???
단순히 정황만 보이게 찍힌 게 아니라, 매우 고화질로 그들 화면에서 커뮤니티 글이 작성되는 과정까지도 찍혀 버렸다.
-화질이 거의 넷플다큐급이여 ㅋㅋ 다 보이네 ㅋㅋㅋㅋㅋ
-(링크) 영상에서 저새끼가 쓰고 있는 글 이거임ㅋㅋㅋㅋ
└헐 ㄷㄷ
└이거 순식간에 추천 몇십 개씩 박혀서 이슈글 간 거네
└아이피 ㄹㅇ 지스타 쪽 나오는데?ㅋㅋㅋ ㄹㅇ인가보네
-쟤네도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바로 저기서 저러고 있네
└타이밍이 생명이니까 ㅋㅋㅋ
-이걸 현장에서 걸린다고?ㅋㅋㅋㅋㅋ
보통 선동을 했다든가, 여론을 뒤에서 조작했다든가.
이런 혐의는 증거라는 걸 밝히기 쉽지 않은 편인데.
상현의 입장에선 매우 운이 좋게도 이런 영상이 남아버렸다.
이런 정확한 증거마저 나왔으니, 당연히 여론은 완전히 뒤집혔다.
-선동하는거 ㄹㅇ이었구나……
-(링크) 이 글 보셈ㅋㅋㅋ 쟤네 경매장에서 개처발린 데협들임
└아니 경매에서 져서 악 품고 저러는거???
└돌았네
-여러분은 지금 북한의 사이버 침투전을 보고 계십니다
└이왜진ㅋㅋㅋ
-대황몬드 대체 어떤 싸움을 해오신 겁니까……
└ㄹㅇㅋㅋㅋㅋ
└이제 아몬드 까는 새끼들 싹 다 북한인으로 간주한다 씹간나새끼들
└ㅁㅊㅋㅋㅋㅋ
아몬드의 이미지가 급격하게 좋아졌다.
이로써 구독자가 폭증한 건 물론, 조회수는 그보다도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스타뿐 아니라, 그의 모든 게임 영상이 조회수가 20% 이상 올라가고 있었다.
이전에도 한두 차례 논란으로 득을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큰 폭으로 상승한 적은 없었다.
논란의 사이즈가 달랐기에, 리턴도 컸다.
그를 까내리던 사람들도 태세를 전환하기 시작하며 영상마다 이런 댓글이 달렸다.
-세상의 억까와 싸우고 계셨군요……
-그동안 까서 죄송합니다. 대가리 깨서 제 호두 꺼내드리겠습니다.
-아들! 커서 아몬드에게 사죄해야지!? 아들! 커서 아몬드에게 사죄해야지!?
이 논란으로 오히려 큰 이득을 봐버린 상현.
‘진짜로…… 환전됐네.’
아까 전 상현이 했던 실없는 생각이 현실이 된 셈이다.
정말로 커뮤니티 조회수가 돈으로 환산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대박.”
아몬드는 조금 안심하고 잠시 일어나 빵과 비스킷 등을 가져왔다.
특히나 아몬드가 우수수 박힌 바나나 브레드를 잔뜩 가져온 뒤 다시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잠시 갔다 온 사이 휴대폰에 알림이 떠 있었는데.
[아몬드 채널에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이거 좋은 거임? 진짜 모름]지아가 영상을 또 업로드한 것이다.
아무래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성격답게 폭풍 업로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상 반응은 당연히 좋았고, 조회수도 미친듯한 속도로 올랐다.
-기만 미쳤넼ㅋㅋㅋㅋㅋ
-채팅 ㅅㅂ 데협의 허리가 활처럼 뭔뎈ㅋㅋㅋ
-데협 행복사 ㅋㅋㅋ
-아 억까 하던 놈들 데협이구나?? 나 이제 앎ㅋㅋㅋㅋ
-캬 레이나 활 지린다 근데
-헐 나도 갖고싶다 ㅠㅠㅠㅠ
-레전드 테일에서 쓸 수 있네 대박 미쳤는데???
-아몬드 레전드 테일 드롭스도 있지 않음?
이런 상황이라면 올튜브의 알고리즘이 우리 편을 한동안 계속 들어줄 것이다.
흐뭇한 표정으로 영상 반응을 보며 빵을 한 입씩 욱여넣던 중이었다.
“어. 아몬드 님. 맞으시죠? 혼자 드세요?”
“?”
낯선 얼굴이 말을 걸었다.
아무리 기억을 돌이켜봐도 잘 모르겠는 얼굴인데.
“저…… 그때 명함 드렸었는데. 하하.”
그는 다시 한번 명함을 꺼내며 인사한다.
“그때는 저희 팀장님이 조금 과하셔서,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나비 엔터의 허강열입니다.”
‘엔터 직원이었구나. 한참 재밌는데…….’
상현은 아쉬운 눈길로 휴대폰 화면을 슬쩍 봤으나.
그래도 사람이 말을 거는데 완전 무시할 수도 없어 꾸벅 인사를 건넸다.
* * *
아몬드가 느지막하게 호텔에서 조식을 즐기고 있는 한편.
전쟁 같은 지스타는 오늘도 계속되었다.
비록 오픈 당일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라.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는 게이머들로 가득한 지스타였다.
“이야! 오늘도 지스타 오픈전부터 뜨거운데요?”
이 추운 날에 입김을 펄펄 풍기며 열정을 태우는 자가 게이머 말고도 또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한번 가능할까요?”
현장 리포트를 하는 신입 기자였다.
그녀는 이번 지스타 행사장 전체를 돌며 매일같이 게이머들의 인터뷰를 따고 있었다.
“아, 예.”
“어디서 오셨나요?”
“저…… 광주에서 왔습니다.”
“와! 엄청 멀리서 오셨는데! 뭐 때문에 이렇게 멀리서 오셨을까요?”
“아, 제가 신작 게임에 대한 적응력이 좀 좋은 편이거든요. 챌린지로 상품 좀 타가고 좋은 게임도 보고…….”
“아! 챌린지! 챌린지하러 오셨구나? 그럼 이번 챌린지 목표가 있으실까요?”
“목표는 아몬드 님…….”
하하…… 남자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말끝을 흐리며 웃었다.
“이야. 이번에 아몬드 님. 엄청난 기록을 세우셨는데. 될까요?”
“아뇨. 이 새낀 안 되죠.”
옆에 친구가 끼어들며 말을 끊었다.
기자가 꺄르르 웃으며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분은 목표가 뭔가요?”
“저는 아몬드 님이 했던 그 총겜 있잖아요. 그거 해보려구요.”
“아……? 히트맨 시뮬레이터! 왜죠?”
“일단 그거부터 제대로 해야 아몬드를 따라잡든 말든 할 거 아니에요. 제가 총겜 진짜 좀 하거든요.”
“아니, 결국 친구분도 아몬드 님 포인트를 따라가겠다는 생각이시네요? 아까 친구한테는 안 된다면서…….”
“얜 안 되고 저는 되죠. 제가 더 잘하니까.”
“아. 하하하. 정말 절친인가 봅니다. 좋습니다.”
기자는 둘에게 응원의 힘을 불어넣어 준 뒤. 다른 인터뷰를 따러 옮긴다.
그들에게도 모두 비슷한 질문을 했다.
“왜 지스타에 방문해 주셨을까요?”
이에 대한 답변은 다양한 편이었다. 신작 게임 리서치를 하러 온 개발자들도 있었고, 순수하게 신작 게임이 어떻게 나왔나 궁금해서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챌린지를 하러 온 사람들의 대답은 다 비슷했다.
“히트맨 도전해 보러 왔습니다.”
“아. 솔직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몬드 님이 했던 그 게임……? 해보려구요.”
“오늘 아몬드 님 포인트 한번 따보겠습니다.”
아몬드의 포인트를 따라잡거나, 그가 했던 게임을 해보겠다고 덤비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알지 못했다.
오늘 그 부스에서 챌린지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걸.
* * *
아몬드가 챌린지 포인트로 이슈가 됐을 때.
대부분 사람들이 기억하는 장면은 10배로 불려달라는 수상 소감과 그의 히트맨 시뮬레이터 플레이 장면, 그리고 그의 압도적인 점수 등…….
이런 자극적인 요소들뿐이다.
그래서 커뮤니티에 올라오던 글에 아주 조금씩 섞여 있던 이 정보를 보지 못했다.
「……얼마나 퍼줬는지 낼이랑 낼모레 영업도 못 하게 됨…….」
평소 커뮤니티에 흘러나오는 구설수를 자세히 살펴보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이런 작은 사건은 잘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큰 뉴스조차 내용은 대강 읽고 댓글만 보는 사람들도 많지 않던가? 당연한 현상이었다.
대충 봤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까진 없었다.
그냥 조금 곤란한 사람들이 생겼을 뿐이다.
“과, 과장님? 챌린지 열어달라는데요!?”
“뭐? 아니, 오늘 안 하는데. 그냥 게임 시연이나 하고 가라 해.”
“그, 그러기엔 해달라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
히트맨 시뮬레이터 부스 앞에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이런 광경은 상상도 못 한 직원들.
오늘은 그냥 업계인들이나 만나면서 얘기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출근했었기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 뭐가 이리 사람이 많아? 어제는 그렇게 없더니. 포인트도 못 주는데…….”
“그냥 점수 안 줘도 되니까 열어달래요! 아몬드가 했던 거 그대로 달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