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8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50화
18. 철저한 검증(3)
스트리머들이 아몬드의 챌린지 점수에 도전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후.
커뮤니티엔 이런 글들이 속속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속보) 실력파 스트리머 K 모 씨, 아몬드 챌린지 포인트 비리 검증!?]이런 글들을 클릭해 들어가 보면 결말은 다 같았다.
==== ====
……하러 간 스트리머는 정예 요원은 시작도 못 하고 직원이랑 Q&A 타임만 갖다가 물러났다고 한다 ^^
(영상)
==== ====
첨부된 영상엔 영혼 없는 목소리로 기계 같은 대답을 들려주는 직원이 찍혀 있었다.
-아 ㅋㅋㅋㅋ 실력이 없는데 검증을 어떻게 하냐고 ㅋㅋㅋㅋㅋ
-직원 말투 뭔데
└더 빡치면 아마존 익스프레스 태워보내버릴듯
└얼마나 징글징글하게 물어댔으면ㅋㅋㅋ
-팩트) 검증은 ㅈ까고 그냥 알고리즘 좀 타려고 간 거다.
머릿속을 들여다보지 않는 한, 이들의 본래 목적은 알 수 없었다.
실제로 검증을 하러 간 스트리머도 있을 테고, 그냥 이슈에 편승하려는 스트리머도 있었을 것이다.
어찌 됐든 결론은 다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히트맨 게임에 도전했고,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실패하고 있다는 것.
-전부 한숨 쉬면서 돌아가누 ㅋㅋㅋㅋ
-이 새끼들 뭐 아몬드 논란 검증한다고 ㅈㄴ 패기롭게 간 거??
└몇 명은 맞음
-아니 정예 난이도조차 못받고 가는 새끼들이 99%인거 실화냐??
└ㅈㄴ 어려운듯
도전하는 사람들 중 유의미한 기록을 세운 사람은 아직까진 단 한 명도 없었다.
도전자들은 모두 아몬드 기록 이슈로 관심 좀 받아보려 했겠지만.
상황이 이러니, 되려 주목받는 건 아몬드였다.
-대체 아몬드는 뭘 어떻게 한거임???
-견과류 이새끼…… 진짜 대단한 새끼였누……
-이쯤되면 이번 국가대항전도 ㅈㄴ 기대된다.
-아몬드 연전연승 ㅋㅋㅋ
└자고 있는데 연승이 쌓이는 새끼……
└ㅋㅋㅋㅋㅋㄹㅇ
└속보) 자고 있던 아몬드 14연승중!
이들이 실패하면 실패할수록, 아몬드의 명예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급기야는 이런 글이 추천을 받으며 이슈글에 올라오는데.
15위) 이 시각 아몬드 현황
==== ====
현재 호텔에서 커피나 마시는 중ㅋㅋㅋㅋㅋㅋㅋ
커피 마시면서 연전 연승!
그저…… the GOAT!
The Greatest Of All Time!
==== ====
언제 찍혔는지, 조식 뷔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아몬드 사진이 올라온 글이다.
-숭배합니다 G.O.A.T시여……!
-그저 고트……
-일단 외모는 ㄹㅇ 고트다
G.O.A.T
영어로 역대 최고라는 말을 줄인 말로, 스포츠나 예술 산업에서 자주 써오는 말이었는데.
언젠가부턴 이스포츠계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 되었다.
이 GOAT라는 칭호는 말 그대로 역대 최고 플레이어한테나 주는 것으로.
축구로 치면 메시 호날두나 받을 법한 칭호이니 아몬드가 가져간다는 건 좀 웃긴 일이지만.
오히려 그게 재미 포인트다.
그만큼 지금 아몬드의 기세가 월등하다는 것이다.
-커피 뒷광고냐? ㄹㅇ 화보네
-저게 그냥 누가 찍은거라고? ㄷㄷ
-커피만 마셔도 연승이 쌓이는 새끼……
-얜 고트가 아니라 너트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틐ㅋㅋㅋㅋ
└숭배합니다 the “N. U. T.”
역대 최고라 치켜세우는 걸 넘어, 아예 아몬드를 새로운 신으로 모시기까지 한다.
13위) 유상현<<< 이 새끼 걍 신이면 개추
==== ====
일단 나부터~
==== ====
-ㄹㅇㅋㅋ
-ㄱㅊ~
-개같이 추천박습니다
-부처? 그게 뭔데! “아처”가 나가신다~!
└아처 ㅇㅈㄹㅋㅋㅋ ㅅㅂㅋㅋㅋ
└아첰ㅋㅋㅋㅋ
└아처님 ㅋㅋㅋㅋㅋㅋ
이게 뭐라고 신으로까지 추앙하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래 커뮤니티 여론은 한 번 뒤집혔을 때 훨씬 극단적이게 된다.
카운터 펀치가 훨씬 더 센 것과 나름 비슷한 원리였다.
그러던 와중, 이런 소식이 들려왔다.
[속보) 지금 스트리머 깍두기 정예 요원으로 플레이 중!]드디어, 그 수많은 도전자 중에 한 명이 정예 요원으로 플레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입구컷을벗어났누 ㅋㅋㅋ
-이야 몇 시간만엨ㅋㅋ
-오 깍두기? 깍두기 정도면 할 만하지
* * *
현시점, 점점 부스 직원들의 역량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었다.
영혼 없는 응대의 연속에도 사람들은 쉽게 물러가지 않았다.
“아니. 그럼 저희 그냥 정예 요원 난이도 한 번이라도 시켜주면 안 됩니까?”
“맞습니다! 검증은 해봐야 할 거 아니에요! 저 ‘신센’이라 하는 이스포츠 언론 기자입니다! 정예 요원 난이도 검증 한 번만 시켜주세요!”
아니, 스트리머들도 짜증 나 죽겠는데.
이게 뭐라고 뭔 기자들까지?
직원들은 인상을 팍 쓰며 다시 한번 영혼 없는 말투로 맞대응한다.
“난이도는 스스로 얻어내셔야 하는 게 룰입니다~ 애초에 난이도 진입도 못 하셨다면~ 그 또한 검증이 된 것이죠~”
말투는 차치하고서, 그들의 논리는 정론이다.
애초에 진입을 못 하는 거 자체가 이미 검증이다.
근데 뭘 더 검증한다는 건가?
결국 ‘아몬드가 했던 정예 요원 플레이’라는 태그를 달고 조회수를 빨아먹겠다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이만 물러가라~ 물러…… 으으어어!?”
뒤쪽에서 누군가 뒷덜미를 잡고 쭉 끌어당겨 버렸다.
“야, 얌마! 지금 물 들어올 때 물 안 저어?”
과장이었다.
그는 직원의 귀에 대고 저렇게 윽박지르더니.
다시 영업 미소를 띠며 직접 응대했다.
“아, 아이고…… 죄송합니다. 기자님들. 스트리머님들.
“크흠…… 뭐,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정예 요원 난이도는 원래가 도달부터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인데. 저희가 아몬드 챌린지 이벤트로 곧 구현을 해보겠습니다. 지금 조율될 겁니다.”
“오……! 구현해 주신다구요!?”
“예, 예. 지금 제가 회의 마치고 오느라 좀 늦었습니다. 곧 될 겁니다.”
그렇다. 과장은 노를 제대로 젓기 위해 지금까지 긴급회의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야 또 기자님 말씀대로 제대로 사람들이 느껴볼 거 아닙니까? 이 게임의 ‘매운맛’을! 하하!”
오늘 아침 긴급회의를 통해서 만들어진 히트맨의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
바로 ‘매운맛’이다.
게임에서 말하는 매운맛이란 난이도가 어려워서 플레이하기 힘든 정도를 말한다.
어려워서 플레이하기도 힘들다면 그걸 왜 해? 라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건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
라이트 유저들에겐 확실히 의아할 수 있으나, 매운맛으로 유명해지는 음식점들도 있는 것처럼 게임도 매운맛으로 유명해져 잘 팔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스트리머들이 대신 매운맛을 맛보는 식으로 게임을 접해주면, 사람들도 궁금해서 한 번씩 사서 해보는 것이다.
매운 음식 먹방이 한 때 인기가 있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1인 방송을 통해 트렌드가 발생하는 현 시장의 특징이다.
그래서 돈 내고라도 스트리머들에게 광고를 맡기기도 하는데.
지금 히트맨은 어떤가? 알아서 스트리머들이 줄을 섰다. 극한의 매운맛을 맛보고 싶다면서.
그렇다면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예 요원의 매운맛을!
“자! 지금 정예 요원 난이도! 오픈됐습니다! 이제부터 모든 챌린지는 정예 요원으로 진행됩니다!”
“와아아아! 감사합니다!”
“와씨. 나부터 되네! 대박!”
* * *
챌린지 사냥꾼이라고 불리던 스트리머, 깍두기.
그는 지금 극도로 흥분했다.
“하. 운빨 지렸다. 들으셨죠. 여러분? 이거 정예 요원이거든요?”
다들 난이도도 제대로 못 받고 떨어져 나갔는데.
운이 좋게도 그의 순서부터는 정예 난이도를 그냥 준단다.
-ㅇㅇ 대박 가자
-보여줘라 깍두기!
-뚜기쉑들 기 한 번 살려보자 ㅋㅋㅋ
분명 10위권 안에 드는 성적을 냈음에도 뭔가 아쉬웠던 어제의 도전.
그건 아마 꽤 장시간 플레이했던 좀비 스쿨 챌린지에서 너무 허무하게 탈락해 버렸기 때문이리라.
‘그때 아몬드만 아니었어도…….’
생존자일 때도 아몬드에게 죽고, 좀비가 되어서도 또 죽었다.
말 그대로 깍두기를 두 번 죽인 셈이다.
아니, 챌린지 사냥꾼으로서도 한 번 더 죽였으니 세 번을 죽인 셈이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보여드리겠습니다!”
깍두기는 캡슐 안으로 들어서면서 그렇게 각오를 다졌다.
아몬드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원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실력파 스트리머로서 한 번 만회는 해야 되지 않겠나?
그리고, 솔직히 아몬드를 걸고넘어지면 조회수가 잘 나온다…….
“크흠.”
깍두기는 속내를 대충 갈무리하며 침착하게 캡슐 안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내가 더 유리하다. 아몬드 플레이 장면을 다 봤으니까.’
당연히 아몬드보다도 더 잘해야 한다.
아몬드는 생판 모르는 채로 게임을 시작했고, 그는 아몬드의 모든 플레이를 이미 숙지한 상황.
이미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 시청해서 대강 중요한 포인트는 다 외워뒀다.
[미션 시작]게임이 시작되고.
매캐한 연기가 시야를 뒤덮는다.
콜록! 콜록!
[치이이이이익…….]귓가에 들려오는 건 연기만큼이나 따가운 무전기 노이즈.
[여긴…… 치이이익…… 란다…… 치이이익.]오퍼레이터의 음성이 노이즈에 섞여 몇 마디도 채 들리지 않는다.
눈앞도 뿌예서 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는 채팅창조차도 잘 보이지 않고, 어떤 UI도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이 정도였어……?’
처음에 꽤 혼란스럽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당해보니 훨씬 더 정신이 없었다.
‘괜찮아. 알고 있으니.’
깍두기는 얼른 바닥에 귀를 대며 상대가 진입하는 소리에 집중했다.
아몬드는 모르는 채로 진행했지만, 그는 곧 대여섯 명의 적들이 등장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역시.’
저벅. 저벅.
발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도 들려온다.
“살아있는 타깃이 있다. 정예 요원으로 생각된다. 그에 맞는 대처를 하라.”
깍두기는 순간적으로 기둥 뒤로 몸을 옮기며 등을 기댄다.
“후우.”
잠시 숨을 내쉰 뒤. 권총을 꺼내 들었다.
잠시 그립감을 느끼듯 손가락을 접었다 펴보는 가운데.
“생포하나? 제거? 제거. 라저.”
적은 이쪽을 제거하기로 명령받았고.
[치이익…… 당장 모든 목격자를 사살해라…….]이쪽도 적을 제거하는 명령이 떨어진다.
‘이제 슬슬 시야도 적응이 된다.’
연기 때문에 불편했던 시야도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했다.
적을 쏘는 데는 문제가 없을 수준이다.
‘임원실 문 너머에 있다.’
깍두기는 현재 임원실의 책상 뒤 기둥이고, 적은 임원실의 문 너머.
저들이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이 기회였다.
“진입한다. 진입!”
적들이 단체로 진입을 감행하는데.
“흡!”
깍두기는 호흡을 머금으며 기둥 뒤에서 휙! 돌아 튀어나온다.
‘저기다!’
순간적으로 적들의 위치를 파악한 깍두기.
그는 곧바로 방아쇠를 당긴다.
타앙! 타당!
거센 반동과 불을 뿜는 총구.
‘맞았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놈의 심장부에 탄이 맞는다. 엄청난 반응속도와 조준력이다.
-캬
-와 지렸다
-미쳤네 역시
깍두기는 그 채로 곧바로 총구를 돌려 다른 요원들을 쏴댔다.
타앙! 타당!
하나같이 머리와 심장을 관통하는 총알.
그런데─
“!?”
──타앙!
총성이 들려온다. 절대로 들려와선 안 될 방향에서.
‘살아 있었어?’
처음 심장부를 맞혔던 놈이다. 놈이 살아서 이쪽을 쏜 것이다.
부활이라도 한 걸까?
그럴 리가 없다.
‘안 죽었었구나……!’
정예 요원은 머리를 맞히지 못하면 죽지 않는 거다.
그리고, 반대로 그들은 유저의 머리를 아주 잘 맞힌다.
펑!
단 한 번의 사격에 머리가 터져 나가 버리는 깍두기.
-???
-엥?
-?
털썩……!
시야가 바닥 밑으로 고꾸라지며 점점 암전한다.
어두워지는 와중에 이 글자만이 밝게 떠올랐다.
[미션 실패]“적을 사살했다! 완전히 제거됐다!”
미션 실패. 죽었다는 소리다.
사라졌던 채팅창도 다시 복구되었는데.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시밬ㅋㅋㅋㅋㅋㅋ1초컷ㅋㅋㅋ
-이거 정예 요원 맞음? (난이도 말고)
-존내 웃기넼ㅋㅋㅋ
-깍두기 국물 다 튀었네 ㅅㅂㅋㅋㅋㅋ
그곳엔 비웃음만 가득했다.
깍두기는 억울했다.
처음 등장부터 정예가 등장하다니. 난이도가 먼저 정해지면 이런 문제가 있었던 거다.
되려 아몬드 방송을 너무 반복해서 본 게 패착이 되어버렸다.
“아…… 아. 아니야. 이거 실수야. 실수. 아…… 난 처음 나오는 애들부터 정예로 나올 줄은…… 아 진짜 클립 따지 마라. 진짜 따지 마라 이거…….”
물론 그도 알고 있었다.
이 시청자 놈들 상대로 부탁을 한다는 게 얼마나 가망 없는 짓인지.
-ㅋㅋㅋㅋㅋㅋ따지믈르그~
-야 우냐?
-클릅뜨즈믈르그~
역시나 몇 분 내로 깍두기의 트스게에 이런 클립이 올라와 버렸다.
[???: 아 진짜 클립 따지 마라!?]-ㅋㅋㅋㅋㅋㅋㅋ커피마시던 아몬드 연전연승!
-아몬드가 커피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따였누 ㅋㅋㅋㅋㅋㅋ
-어찌 목만 오셨소 깍공……
-???: 깍……!(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