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9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58화
21. 흑사병(1)
응원단도 훨씬 적고, 문명 상성도 좋지 않으며, 우승한 전력이 있는 팀이다.
여러 가지로 불리한 게임.
[30초 후 게임 시작]아몬드는 마음을 차분히 한 채로, 그 게임이 시작하기를 기다리는데.
“하. 형. 저 진짜 떨리네요.”
누군가 옆에서 말을 건다.
‘롸떼’라는 닉네임을 쓰는 플레이어다.
스크림 첫 게임부터 꾸준히 말을 걸어주던 붙임성 좋은 동생이다.
“그럼 그냥 떨어.”
“그럴까요?”
우두두두 몸을 떨기 시작하는 롸떼.
“더더더더더더덜……!”
-ㅁㅊㅋㅋㅋㅋㅋ
-ㅁㅊ 인싸네 ㅋㅋㅋ
-엌ㅋㅋㅋ
-브레이크 댄스 뭔데
-뭔 군대 선임이 시키니까 하는거 같냐 ㅋㅋㅋ
“어, 어, 어, 어째 저만 떠는 거 가, 가, 가, 같네요? 혀, 혀, 혀, 형은 안 떨리죠?”
“응.”
“국대라 그런가?”
“국대 아냐. 못했어.”
-아몬드 단답 개웃기네 ㅋㅋㅋ
-이 새끼 지 말만 하누 ㅋㅋ
-롸떼쉑ㅋㅋㅋㅋ
-썸녀랑 카톡하는 저를 보는거 같아 눈물이 나에요…… 롸테 화이탱!
“아~~ 난 아몬드 형의 이 침착한 기운이 좋다니까. 붙어 다닐 수밖에 없어!”
롸떼는 특별한 명령이 없으면 아몬드 옆에 붙어 다니는 걸 선호하는데, 본인이 말하기로 아몬드가 좋아서라지만.
아몬드가 생각하는 이유는 그냥 죽을 확률이 많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게임 시작!]어느새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게임이 시작된다.
티잉!
팅!
곳곳에 핑이 찍히기 시작한다.
[정찰대 지정] [이동]아몬드는 약 다섯으로 꾸려진 정찰대에 편성되어 이동을 시작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롸떼 역시도 그의 옆에 같이 있었다.
총지휘관은 보통 옆에 붙어 있는 플레이어들끼리 드래그해서 함께 명령하기 때문일 터다.
그래서 아예 팀플이 좋은 사람들은 서로 사전에 얘기한 후 붙어 있기도 하고, 총지휘관이 따로 지목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늘 보던 놈을 또 보게 된다.
“여어~ 아몬드 햄~ 또 봅니다?”
‘역시…….’
햄햄거리는 덩치 좋은 친구.
팀의 막내인데, 포스는 십 년 노장이다.
“여어! 스퐤애애앰!”
“롸떼 햄~ 역시 셋트네.”
-햄햄 거리는데 닉이 스팸 ㅅㅂㅋㅋㅋ
-컨셉 미쳤넼 ㅋㅋ
-뭔 조폭이 하나 있냐 ㅋ
-어떻게 사람 이름이 스팸……ㅋㅋ
-얘도 닉값해서 말 많냐?ㅋㅋㅋ
스팸은 다행히 닉네임과 다르게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저 만날 때 ‘아몬드 햄~’ 하고 인사하는 게 전부이다.
단점이라면 덩치 때문에 발각이 잘되는 편인데. 도망갈 때 뒤에 놓고 방패로 쓰면 딱이라 싫진 않았다.
“너네 또 붙었냐. 지겹지도 않아?”
다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은 팡어.
궁수 부대의 리더로 자주 지목되는 사람이었다.
“팡어 햄~”
“요오! 퐝어어어! 그러는 형님은 왜 또 붙어요?”
“붙으라 하니 별수 있냐.”
첫 만남 때는 꽤나 리더인 척 무게를 잡았던 사람.
처음엔 무섭기도 했는데, 계속 같이 하다 보니 그냥 낚시 다니는 거 좋아하는 아재였다.
게다가 그는 리더를 썩 귀찮아하는 편이어서 아몬드를 좋아라 했다.
아몬드가 가끔 리더 자리를 맡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 난 리더보단 그냥 머얼리서 푝푝. 쏘는 게 좋지. 낚시하듯이 말야.」
활이랑 낚시랑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가 자주 하는 비유였다.
그가 장거리 사격에선 아몬드와 견줄 정도로 잘 쏘는 편인 걸 감안하면 낚시와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몬드는 가끔 생각했다.
“또 여기네.”
나지막이 한숨을 쉬며 합류하는 마지막 한 명.
이 사람은 맨날 같이 다니는 편은 아닌데. 쿠키는 집요하게 이 사람과 아몬드를 붙여놨다.
지금도 따로 명령을 받고 합류한 것 같다.
“요오오! 당근!”
“……하이.”
닉네임은 당근케익. 팀에선 그냥 당근이라 부르는 그녀는 붙임성은 없었다만 대체로 피지컬파인 궁수들 중에 머리가 제일 잘 도는 편이었다.
“이럼 다 모인 건가?”
정찰 5인조가 다 모이자, 핑이 찍힌다.
티잉!
정찰 지역이 정해진 것이다.
[이동] [수비적 정찰]“자. 맨날 보던 놈들 또 보는데. 인사는 됐고. 슬슬 가자.”
팡어가 박수를 치며 주의를 환기한다.
[리더]이번 정찰조에선 그가 리더로 지목되었다.
쿠키가 보수적으로 플레이할 때 나오는 패턴이다.
“수비적 정찰이니까, 은폐를 잘 유지하면서. 안 들키게 조심하자고.”
팡어가 앞장서서 나아가고 나머지 넷이 따르려는데.
당근이 한마디 내뱉었다.
“조심할 필요는 없죠. 프랑스도 우리랑 싸우기 싫을 겁니다. 둘 다 안전하게 2시대 가고 싶어 하니까. 굳이 조심하는 쪽이 불리한 치킨 게임이죠.”
“……오케이. 당근주스.”
팡어는 명령을 수정했다.
“그럼 개같이 뛰어! 가즈아!”
-당근 주스 ㅋㅋㅋ
-팡어 아재 예전에 가오잡던 그 사람 아님?ㅋㅋㅋ 성격 개좋누
-ㅋㅋㅋㅋㅋㅋ지 맘대로 주스로 바꿔부르는것도 개 아재임ㅋ
-가즈아~
* * *
정찰 중에 적들을 꽤 마주쳤으나. 당근의 말대로 어느 쪽도 서로를 굳이 건드리지 않았다.
서로 맵의 자원과 생김새를 정찰하는 무난한 1시대 양상이 펼쳐진다.
“어?! 킹귤 님! 서로 공격을 안 하는데요!?”
캐스터가 의아한 듯 묻는다.
그야 킹귤이 초반에 몰아쳐야 조선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으니.
“이러면 조선이 불리한 거 아닙니까? 계속 정찰만 진행합니다!”
킹귤도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 그러게요? 무슨 생각이죠? 쿠키?”
잠시 맵을 관찰하던 킹귤은 뭔가를 알아낸다.
“아! 근데! 지금 프랑크는 견제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로 준비 중이거든요!?”
조선의 정찰병들이 공격은 하지 않고 있었으나.
마치 공격을 할 것처럼 공격적인 정찰을 펼치고 있었다.
“아……! 지금 페이크에 당하는 건가요!?”
“예! 조선이라면 반드시 초반에 휘몰아쳐야 프랑크를 이긴다! 이런 생각이 머리에 박혀 있는 겁니다!”
“쿠키는 자신이 선택지가 별로 없다는 걸 역이용해서 적을 낚은 거군요! 대단합니다!”
조선이 공격을 올 거라는 생각을 벗어날 수 없었던 프랑크는 조선의 극초반 방어탑 러쉬를 대비하고 있었다.
“대비를 한다는 건 자원이 든다는 거죠?”
“맞습니다! 이러면 2시대 속도가 차이 나요! 조선은 프랑크가 1시대에 아무것도 안 할 거라는걸 확신 중이거든요! 조선은 그냥 뒤도 안 돌아보고 2시대 건물들을 올립니다!”
시대를 넘어가려면, 특정 건물들이 필요했고 그것은 다 비용과 시간이었다.
프랑크처럼 수비용 방어탑을 짓거나 수비적인 움직임을 취하다 보면 2시대 진입 시간이 차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조선이 2시대가 훨씬 빠르죠!”
아니나 다를까.
전장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
두둥!
[조선이 2시대에 진입합니다!]이는 프랑크 쪽에서도 볼 수 있는 알림이다.
“프랑크! 지금 다급해요!”
병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정찰하던 병력이 전부 본진으로 소환되고 있었다.
“이거 흐름 좋은데요!?”
“아. 그런 겁니까? 프랑크가 뒤따라서 2시대로 가면 어쨌든 또 불리해지는 거 아닙니까!?”
조선과 프랑크의 2시대 이후 팩션의 상성은 극명했다.
왕실 기사 위주로 꾸려진 프랑크가 조선 궁병들보다 백 번 유리했다.
그렇기에 1시대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혀야 했는데.
“둘 다 2시대로 간다면 그렇지만! 조선이 혼자 2시대로 먼저 간 이 타이밍! 이때 뭔가 하면 오히려 1시대 러쉬보다 좋습니다! 궁병으로 견제하는 거랑 몽둥이로 견제하는 거랑 아예 느낌이 다르거든요!”
지금 프랑크가 약간 2시대 업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틈에 조선이 일을 만든다면 얘기가 다르다.
“금광이라도 점령해 버리면 진짜 프랑크는 아예 기사를 못 뽑을 수도 있어요!”
시대 업엔 막대한 금 자원이 들어간다.
왕실 기사 같은 고급 유닛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예로부터 프랑크는 금광을 견제당하면 손쉽게 패배하곤 했다.
“예! 지금 조선에서 단궁 생산이 되고 있어요! 궁병들이 생겨납니다!”
조선은 발 빠르게 단궁을 보급하며 궁병들을 만들어냈다.
“얼마나 만들어서 돌격할지. 이거 잘 정해야 하거든요? 너무 욕심부리면 늦어요!”
조선의 궁병이 약 10명쯤 되었을 때.
두둥!
[프랑크가 2시대로 진입합니다.]프랑크가 2시대가 된다.
“자, 이제 프랑크도 2시대 따라왔습니다!”
“반면에 조선! 단궁이 꽤 보급됐거든요!?”
미리 2시대로 올라 단궁을 생산하고 있던 조선은 이미 단궁을 쥔 플레이어들이 이십은 되었다.
“기회는 한 번입니다! 조선!”
“프랑크 아직 왕실 기사 못 눌렀거든요!? 왕실 기사 뽑을 금 아직 없어요! 한참 멀었죠!”
시대가 막 올랐을 시점이 가장 취약한 때이다.
조선에겐 천금 같은 기회였다.
“갑니다아아! 달려요!”
스무 명의 단궁병들이 달렸다.
그 뒤로 몽둥이만 든 야만 병사들도 달려 나갔다.
“총공입니다아!”
단순 견제가 아니라, 거의 올인성 러쉬였다.
“아아아! 그리고! 역시! 유명한 선수죠! 아몬드 선수가 최초로 달리는 10인대에 편성되어있습니다!”
단궁병이 약 20기 정도 나왔는데.
그중 가장 앞을 달리는 10인대 안에 아몬드가 있었다.
“일꾼 견제하러 가는 거죠!? 견제 맞나요!? 규모만 봐서는 다 부수러 가는 거 같은데요!?”
“예! 이거 1시대에 몽둥이로 견제하는 거랑은 차원이 다를 겁니다! 진짜 그냥 무너질 수도 있어요! 와! 정말 허를 찌르는 빌드네요!”
-3연벙 생각나누 ㅋㅋㅋ
-타이밍 쥑인다 ㅁㅊ
-진짜 프랑크 이기냐???
-치즈러쉬?
쿠키가 깎아온 빌드업에 킹귤이 흥분하여 마구 랩을 해댔다.
“1시대 견제를 과감히 포기하고 그것으로 얻은 시간적 이득을 빠른 2시대로 전환하고! 패스트 2시대 궁병으로 견제! 아니! 총공을 간다!? 조선이 2시대 궁병 팩션이 강점이지만 왕실기사에는 불리한데 그걸 다 피해서 장점만 취하는 완벽한 빌드입니다! 프랑크 하나만을 위해서 준비한 빌드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ㄹㅇ
-래퍼킹귤 ㄷㄷ
-와 이거 근데 될까?
-타이밍은 기가 막힌다 ㄹㅇ
캐스터도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아! 임진록이 생각나는 타이밍! 하지만! 프랑크도 가만히 안 있습니다! 병사들 전부 집결해서 방어선 구축합니다!”
“그럼 뭐 합니까! 프랑크는 지금 야만 병사밖에 없어요! 막아도 엄청 피해! 못 막으면 게임 끝날 수도 있습니다!”
-3연벙의 전설ㅋㅋㅋ
-아 제발 ㅋㅋㅋ
-콩의 영혼이 우리에게 가호를!
프랑크도 필사적이었다. 궁병들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일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테니까.
[막아아아아!]함성을 내지르며 몽둥이 병사들이 굳건히 길을 지켰다.
“막긴 뭘 막아! 화살받이들아! 직지심체요절이나 내놔아!!!”
-ㅁㅊㅋㅋㅋㅋ
-도랏냨ㅋㅋ
-왜 화났나요 이분
-직지심체요절ㅋㅋㅋㅋ
수많은 프랑크 야만 병사들이 길을 막아서고.
조선과 맞닥뜨린다. 이들 중 스물은 궁병이다.
조선이 훨씬 유리해 보이는 구도. 그러던 중.
“자! 활 쏴야죠!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첫발! 중요하거든요!?”
“예! 사기에도 엄청난 영향…… 오 쏩니다! 누구죠!?”
기리릭…….
조선의 궁병들 중 가장 선두에 선 자가 활을 시위에 걸기 시작했다.
[아아몬드]그는 아몬드였다.
순간 모두가 말을 멈추고 마른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