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9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59화
21. 흑사병(2)
단궁을 쥔 채로 열심히 뛰고 있는 아몬드.
[적진 금광 견제]그의 시야에 큼지막이 박힌 임무 하나가 번뜩인다.
아마 옆에서 뛰고 있는 모든 궁병들이 같은 임무를 부여받았을 것이다.
“적진만 침투하면! 아주 대어를 낚는 거다!”
팡어가 옆에서 외친다.
나름대로 아군들에게 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시빌엠 국대전은 팀 스포츠와 정말 비슷한 점이 많아서.
정신이 해이해지는 순간 밑도 끝도 없이 밀린다.
이런 사람이 필요한 셈이다.
그때였다.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크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위협하는 프랑크의 야만 병사들이다.
괴성을 지르는 행위는 팡어가 했던 것과는 정반대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다.
이 또한 전술적으로 의미가 있다.
“미, 미친…….”
“씹. 막혔어.”
궁병 몇이 겁을 먹는다.
아무리 몽둥이뿐인 야만 병사여도 숫자가 너무 많다.
-ㄷㄷ 와 현장감
-ㅈㄴ 많아 ㅁㅊ
-ㄷㄷㄷ
“막히긴 개뿔 인마! 그냥 쏴! 맨몸으로 화살 막는다고 막히냐!!”
팡어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궁병들이 활시위를 걸기 시작하는데.
그중 가장 앞서가며 이미 활시위를 다 당긴 자가 있었다.
기리릭…….
아몬드의 눈이 벨 듯이 적들의 머리 하나하나를 노려본다.
‘첫발은 중요하다.’
쿠키로부터 들은 말을 되새겨보는 아몬드.
‘군의 사기와 직결되지. 가장 화려하게, 가장 정확하게.’
그는 활시위가 당겨지자마자 바로 릴리즈해 버리며 다음 활을 시위에 매겼고.
퍽!
“컥!”
그와 동시에 프랑크 야만 병사 하나가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파앙!
그새 또 쏘아진 화살이 다시 머리를 뚫었고.
퍽!
“끅!”
또 프랑크 야만 병사 하나가 쓰러진다.
퍼버벙!
말 그대로 순식간.
-캬
-헐
-크~
총 4연발의 화살이 날아가며 프랑크 병사 넷이 쓰러져 죽었다.
‘미쳤다.’
‘와……!’
‘이거 뚫겠어.’
아무리 야만 병사가 많다 해도, 순식간에 넷씩 갈아버리는 궁사가 우리 편이다.
“쏴라아아아아앗!”
그에 맞춰 팡어가 괴성을 지른다.
피유웅──
조선의 수많은 화살이 하늘을 수놓는다.
잠시 후.
──퍼버버버벅!
화살 비를 맞으며 야만 병사들이 쓰러지고.
뒤이어 누군가 말을 타고 지나가며 외친다.
“이쪽도 전부 돌겨어어어억!”
말을 탄 자는 보조지휘관인 ‘커피’다.
앞장서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궁병들 무조건 집어넣는다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
조선의 야만 병사들도 달려들기 시작한다.
프랑크의 병사들은 얼른 다시 시체가 된 동료들을 발로 걷어차며 자리를 메꾼다.
“버텨라! 기사만 나오면 된다아!”
상반된 명령이 각 진영에 울려 퍼진다.
“뚫어라아아아아아! 고지가 코앞이다!”
조선의 1차 총공격이 시작됐다.
백에 가까운 야만 병사들이 내달린다.
화살과 같은 진영으로.
“와아아아아아아!”
“뚫어어어어!”
──쿠웅!
두 진영이 정면으로 부딪친다.
하얀 의복의 조선 몽둥이 병들과 푸른 의복의 프랑크 몽둥이 병들이 서로 개싸움을 시작한다.
퍼억!
퍼벅!
둔탁한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진다.
“끄아아아!”
“죽어!”
“비켜!”
그 와중에도 궁수부대는 완벽하게 적군만을 노리면서 화력을 지원했다.
“정면으로 쏘지 말고! 뒤쪽을 노려! 아군이 맞는다!!”
아군이 맞는다고 아군이 죽진 않는다만.
적에게 닿지 않고 화살이 부러져 버린다.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다.
파앙!
화살들이 가파른 포물선을 그리며 전열의 뒤쪽에 있는 프랑크 병사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한다.
퍼버버버벅!
* * *
킹귤이 흥분하여 외친다.
“쏘는 대로 물 반 고기 반! 이야아아! 시빌엠 재밌다아아!”
아무래도 활을 쏘는 사람들 앞에 몽둥이를 들고 막으려니 프랑크 쪽 상황이 처참했다.
그의 말대로 물 반 고기 반으로 죽어 나가는 것이다.
“너네 잉글랜드 아니잖아!? 방패 없잖아! 비켜어어어어어!”
킹귤이 흥분하여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축구로 따지면 전반에 골 넣기 직전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거 뚫으면 진짜 프랑크 힘들어집니다!”
여기서 궁병이 몇 명만 살아서 적진에 들어가도,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서로 필사적이다.
수많은 몽둥이들이 서로를 때리며 혈투를 벌인다.
“아아아! 그런데! 프랑크 선수들 진짜 잘 싸워요!”
“역시 유럽 문명답습니다! 생각보다 안 뚫리는데요!?”
-아 ㅅㅂ ㅠㅠ
-제발 좀 죽어어어어
-ㅁㅊ 존나 단단하네
-와 집요하다
-진영 ㅈㄴ 잘짜
아무리 죽이고 죽여도 계속 빠르게 자리를 채워 나가는 유기성.
프랑크의 플레이어들은 체계적으로 입구를 잘 틀어막고 있었다.
여기서 조선이 한 번 더 돌격을 감행한다.
후열에 남아 있던 모든 야만 병사가 다시 한번 망치처럼 적진을 찍어버린다.
[밀어어어어어!]쿠웅──!
한 번 더 세게 부딪치는 두 진영.
이때다.
적들의 방어에 틈이 생겼다.
“틈! 틈 벌어졌어요!!!”
틈은 금세 다시 메워지려 한다.
궁병들도 몇을 제외하고 뛰기 시작한다.
“어!? 궁병들까지 뛰어 들어갑니다!”
“마지막 기회다 이거죠!”
진짜 총력전.
이 틈을 무조건 뚫겠다는 쪽과 무조건 막겠다는 쪽의 혈투였다.
[흐아아아!]쿵!
결국 틈 사이에 조선 병사 하나가 들어간다.
궁병들 중 덩치가 가장 좋은 스팸이 선두에서 밀치고 들어갔다.
다만 프랑크 병사들이 그를 막아서면서, 끼고 말았다.
“아! 그새 막힙니다!? 그, 근데! 끼었어요!?”
“아니…… 이거 버그 아니죠!?”
사람들 사이에 꽉 끼어버린 스팸.
이 또한 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궁병 하나가 끼었습니다! 저, 저기로 어떻게 안 되나요!?”
프랑크 병사들이 그의 엉덩이를 후려치기 시작한다.
퍼억!
퍽!
스팸이 두들겨 맞으며 외친다.
[으아아아! 아몬드 햄! 와라!]신호를 받은 아몬드가 순식간에 내달린다.
“어, 어쩌려는 거죠!? 유일하게 남아서 활 쏘던 아몬드도 달립니다!”
“상황이 너무 급해서인가요!?”
아몬드 역시 돌격에 힘을 싣는 줄 알았으나.
달랐다.
파앗──
스팸을 향해 점프한다.
“뛰, 뛰어오릅니다!?”
퉁!
등을 밟으며 날아오르는 아몬드.
“아몬드!?”
─탁.
이후 적진 안으로 완벽히 착지.
킹귤이 고성을 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악! 들어갔어요!!”
-익룡 소맄ㅋㅋ
-와 ㅅㅂ 대박
-이거 진짜 피해 좀 입겠는데??
-미친 ㄷㄷ
“이 타이밍에 궁병 하나!? 이거 큰데요!? 일꾼들한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아, 프랑크 패스트 2시대 궁병에 엄청 휘둘립니다!?”
“심지어 그 패스트 2시대 궁병 하나가 아몬드입니다!”
“그렇죠! 아몬드 정도면 패스트 2시대 궁병이 아니라! 페스트 중세시대 역병!! 일꾼 다아아아 죽어요!!!”
-역병몬드 ㅋㅋㅋ
-페스트 중세시대 역병ㅋㅋㅋㅋㅋㅋ
-중세 코로나 ㄷㄷ
-킹귤쉑ㅋㅋㅋ
-흑사병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유럽 멸망
-쉣ㅋㅋㅋ
* * *
아몬드 이후, 한 명이 더 방어선을 넘어오는 데 성공하는데.
팡어였다.
“여어! 같이 가!”
팡어가 뒤에서 소리치며 달려왔다.
-캬 팡어 아재!
-오오
-따라오셨네 ㄷㄷ
한 명만 들어가도 골 아픈데, 둘이나 들어왔으니.
프랑크 지휘관의 핑이 마구 찍힌다.
적의 야만 병사들 중 몇이 방어선을 이탈하며 따라온다.
“죽여어! 적 궁병 넘어왔다!”
뒤늦게 달리기 시작한 팡어를 노리는 그들.
그러나, 아몬드의 활시위가 이미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피융──
“컥!”
──퍽!
가장 선두에 오던 병사의 이마 정중앙에 꽂혀 버린 아몬드의 화살.
결국 그는 바닥을 구르며 쓰러진다.
“윽……!”
이어서 오는 자들도 전부 똑같은 곳에 화살을 맞으며 쓰러지는데.
퍼억!
퍼버벅!
한 사람은 몽둥이로 아몬드의 화살을 받아낸다.
텅!
“하! 좀 쏘는구만!”
그러나 이젠 여유가 생긴 팡어가 활을 함께 쏜다.
“나도 있다! 머리!”
퍼벅!
팡어의 화살이 몸통에 2발 꽂힌다.
“……!?”
“낚시다 짜샤!”
머리라는 말에 머리를 막으려던 프랑크 병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팡어를 바라보며 스르르 쓰러진다.
-엌ㅋㅋㅋㅋㅋ
-이게 낚시꾼?
-캬~
-이러면 들어가는 거 아님??
-이번 겜 ㅈㄴ 잘풀리네
팡어는 이제 다시 아몬드가 있는 쪽으로 전력 질주하며 외친다.
“좋아! 좋아! 나 살았어! 일꾼으로 바로 가자!”
“예!”
프랑크는 더 이상 그들을 쫓기 위한 병사를 분배할 수 없었다.
몇 명 더 빠졌다간 최종 방어선이 아예 밀려서 조선 병사들이 죄다 밀고 들어올 테니까.
즉, 팡어와 아몬드는 프랑크 본진으로 무혈 입성한 것이다.
* * *
킹귤이 고래고래 소리를 내질렀다.
“프랑크! 비사아아아앙!”
-선수 입장~
-ㄹㅇ 비상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와 이거 진짜 이기냐??
목소리가 커진 건 킹귤뿐이 아니었다.
올다이브 시스템으로 지켜보고 있던 관중들이 신나서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비록 수는 적지만 함성이 굉장했다. 지금 상황이 조선에게 굉장히 유리하다 보니.
“지금 두 선수 침착해야 합니다!”
캐스터가 선수들에게 침착을 종용한다.
“여기서 금광을 캐는 일꾼들을 아몬드와 팡어가 충분히 잡아주면! 자칫하다간! 기사 못 나와요!!!”
“예! 기사도 돈이 있어야 나오는 거죠! 명예만 준다고 안 하거든요!?”
여기서 일꾼만 충분히 죽이면, 게임 전체 흐름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니, 어쩌면 게임이 끝난다.
“단! 프랑크도 지금 방어탑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이게 원래는 극초반 조선의 방어탑 러쉬를 의식해서 세워놓은 건데! 지금 견제를 막을 수도 있거든요!?”
문제는 상대가 이쪽에 속아서 세워놓은 방어탑의 존재.
금광을 캐는 일꾼들이 있는 근처, 높게 솟은 나무 탑이 하나 보인다.
“아……! 궁수 두 명이서 방어탑을 상대하는 게 가능한가요!?”
“아뇨! 이럴 땐! 피해서 가야죠! 조금 늦더라도 우회해서! 확실하게 피해를 줘야 합니다!”
사람이 건물을 상대할 수는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방어탑을 우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병사들 시야에선 안보일 거 아닙니까?!”
그런데 병사들은 지상에서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 방어탑의 위치를 알 수가 없다.
“총지휘관이 잘 찍어주면서 피해야 합니다! 조선은 보조지휘관이 매 날리기를 쓰면 시야가 잠시 밝힐 수 있거든요!? 그걸로 방어탑 위치 봐주고! 돌아가면 돼요!”
피잉……! 핑……!
그때, 조선 총지휘관의 핑이 찍히기 시작했다.
매 날리기의 시야를 기반으로 방어탑 위치를 잡는 것이다.
“아아! 킹귤 님이 말한 대로! 방어탑에 핑이 찍힙니다!”
“이러면 병사들도 최대한 돌아가면서 루트를 잡겠죠!”
방어탑을 피해 멀리 돌아서 일꾼들이 있는 쪽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런 루트가 그려지고 있었는데.
둥……!
[왕실 기사 – 1%]프랑크 진영에 기사가 생산이 시작된다.
“아니! 킹귤 님! 근데 이거 왕실 기사 생산 시작했는데요!?”
“뭐야! 이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모였죠?!”
킹귤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린다.
“아! 지금! 식량 자원을 포기하면서 금으로 일꾼들을 보냈습니다!”
특정 자원을 일부 포기하고 금으로 돌린 것이다.
“식량을 포기하면 죽은 병사들 다시 충원하는 데 문제 안 생기나요!?”
“생기죠! 생기지만! 왕실 기사 하나가 병사 열 명 안 부럽거든요! 좋은 판단입니다. 프랑크!”
“아! 지금 3프로!!”
[왕실 기사 – 3%]프랑크 지휘관의 좋은 판단으로 왕실 기사 생산이 시작됐다.
그뿐이 아니다.
[기초 궁병 – 63%]이미 활도 생산 중이다.
궁병이 될 인원 하나가 무기 생산장으로 뛰고 있다.
“궁병도 나오고 있어요!”
프랑크의 궁병이 조선의 단궁병보다는 약하지만, 본진 수비 정도는 가능했다.
“마을회관이랑 방어탑이랑 왔다 갔다 하면서 본진 방어 정도는 하거든요!? 왕실 기사 나올 때까지만 버틴다는 마인드예요!”
“아…… 이거 늦는 거 아닌가요?”
조선 입장에선 꽤나 난감해졌다.
“금 견제 못 하면 왕실 기사 추가로 계속 나오면서! 결국 2시대 먼저 간 보람이 사라지죠!”
“도로 아미타불 되는 거죠!”
기사 충원을 견제 못 하면 지금껏 쌓은 전략이 의미가 사라진다.
그때였다.
핑!
[루트 변경]쿠키가 짠 루트가 바뀌었다.
“어!? 쿠키도 의식한 건지! 루트가 바뀌었습니다!”
“묘수가 있을까요?”
“근데 좀 이상한데요!?”
루트는 상대 방어탑을 향해 가고 있었다.
킹귤은 루트만 바뀐 게 아님을 알아챈다.
티잉──!
[공격]“우회핑이 아니라! 공격핑!?”
방어탑에 공격 핑이 찍혀 있었던 것이다.
궁수 둘이 방어탑을 공격하라는 말이었다.
“방어탑을 무력화시킨다면 시간 얼마 안 걸리고 견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분명 맞는데……!”
“가능한가요!?”
“아몬드가 해줘야죠!”
-결국 도라애몬드 해줘~~
-쿠키 = 럭키 본투비 ㅋㅋㅋ
-아니 ㅋㅋㅋ
-되냐 이거?
-근데 판단 좋긴 한 듯 이거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