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59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61화
22. 숨겨온 전략(1)
“방어탑 공략이 우리의 초반 러쉬를 훨씬 강력하게 만들어줄 거야. 일정 확률로 아예 게임을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
쿠키는 아몬드 등 궁병 포지션의 에이스들을 모아놓고 설명했었다.
기리릭.
그가 단궁을 들고 활시위를 당긴다.
잠시 기다리자, 촉 끝에서 미약한 빛이 타오르며 [집중]이 전개된다.
우우웅……!
점점 밝게 타오르던 빛은 어느 순간 최고점을 맞이하며 청음을 낸다.
키이이잉!
“문제는 이 집중의 최대 시간인 3초를 다 활용해도, 단궁의 사거리는 잉글랜드의 장궁과 비슷한 정도지.”
파앙!
쿠키가 쏜 화살이 방어탑을 향해 날아가다가 이내 고꾸라진다.
사거리가 닿지 않는다.
“단궁으로 방어탑을 뚫는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쿠키가 시범으로 활을 당기면서 달려간다.
타다다닥.
방어탑 사거리 안으로 들어간다.
방어탑 위에 있는 궁병이 쿠키를 쐈으나.
방어탑은 쏘면 쏠수록 투사체 속도가 빨라지는 형식이라, 첫 공격은 피하기 쉬웠다.
휘이익.
쿠키의 어깨 위로 화살이 스쳐 가고.
쿠키는 곧장 더 달려나가며 활 시위를 당겼다.
파앙──
날아간 화살은 정확히 방어탑 위쪽의 병사 머리를 향하더니.
──푹!
이마 중앙에 명중하며 병사는 쓰러진다.
실전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굉장한 활 실력이었다.
지휘관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이 그랬다.
어찌 됐든 조선의 궁사 에이스들은 이때 모두 방어탑 공략법을 정확하게 익혀뒀었다.
아몬드는 심지어 실전에서도 몇 번 해낸 적이 있었다.
문제는 아몬드만, 그것도 기본 전에서 조선 각궁을 써서 해냈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이야.’
아몬드도 단궁으로 시도하는 건 실전에서 처음이다.
피유웅…….
들판에서 쏘아진 두 개의 화살이 창공을 갈랐다.
모든 게 슬로우모션 같았다.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느렸다.
「난 어딜 정확하게 쏘는 건 잘 안되더라고…… 그냥 대~ 강 맞기만 하면 되면 좋은데 말야.」
팡어는 머리를 요격하는 것에는 늘 자신감이 없었다.
맞히냐 못 맞히냐로써의 사격 실력은 우수하다 못해 세계급인 데 반해, 세밀함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를 노리라는 오더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그는 방금 머리를 쏘는 오더로 바꿔 말했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바로 치우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될까?’
느릿하게 날아 달려드는 두 개의 화살을 본다.
좌측은 아몬드, 우측은 팡어.
좌측부터 도달한다.
아몬드는 이쯤부터 다시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
혹여나 빗나간다면 곧바로 대응해야 했다.
──푹!
“!”
하나가 쓰러진다.
‘맞았나?’
병사 하나가 눕기 시작하자, 시간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듯 모든 게 순식간에 빠르게 흘러간다.
퍼벅!
눈 깜짝할 새 모든 게 끝났다.
두 명의 병사 모두 이마 위에 나란히 화살을 꽂은 채 스르르 미끄러져 사라진다.
그렇다.
둘 다 명중한 것이다.
[맞았습니다아아아아아아아아!!!]킹귤의 함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는 선수들에겐 들리지 않았으나, 관중들의 함성은 달랐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분명하게 울려 퍼진다.
쿵. 쿵.
심장이 뛰었다.
[맞았어요! 둘 다! 둘 다 머리에! 한 방에 통과입니다아! 방어탑 위에 아무도 없어요!] [이거! 이거 진짜 조선이 해냅니까!? 첫 경기부터 이변을 보여줍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스포츠에서도 첫 경기에서 이변이 제일 잘 나오거든요!? 아직 몸이 덜 풀렸을 때요!]그렇다. 어쩌면 대이변의 시작.
아몬드는 옆을 봤다.
팡어는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어느 때보다 집중한 표정이다.
그의 목에서 핏대가 끓어오르며 함성이 터진다.
“가자아아아아!!!”
아몬드와 팡어는 방어탑을 정면으로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스스스스슥!
들판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귀를 간지럽혔으나.
아무런 방해도 없었다. 방해할 인력이 없었다.
[이렇게 되면 프랑크 어떻게 대처하죠!?] [그나마 보조 지휘관이 뒤늦게라도 말 타고 쫓아가 보는 게 있는데…….]그나마 적이 쫓아올 수 있으려면 보조 지휘관이 말 타고 쫓아오는 거뿐인데.
[보조 지휘관이 조금씩 자리를 이탈하려 합니다!] [아! 그런데 지금! 또 궁병들이 몇 넘어갔습니다아! 프랑크! 이제 슬슬 뚫립니까!]아몬드와 팡어 외에도 궁병들이 계속 넘어오길 시도하는 상황.
그런 와중에 보조 지휘관이 자릴 비운다면 진영을 현장에서 바로바로 지휘해 줄 사람이 사라진단 뜻이니.
당연히 밑 빠진 독처럼 마구마구 물이 샐 것이다.
[아! 보조 지휘관이 결국 넘어온 궁병들을 처리하면서 아몬드와 팡어는 여전히 노마크!]어떤 궁병들인진 몰라도 그들의 희생으로 팡어와 아몬드는 완전하게 금광이 보이는 곳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보인다……!’
금광이 보인다.
“됐다! 아주 대어다! 대어야! 아아몬드!”
“침착하시는 게 좋아요.”
“아, 그래. 크흠.”
피잉! 피잉!
총지휘관 쿠키의 핑이 요란하게 찍히는 곳.
[공격]적의 금광.
그리고…….
피잉!
[주의]주의 핑이 찍히는 곳은 마을 회관.
일꾼들이 생성되며, 3시대 이후 [성]이 지어지기 전엔 시빌엠 최상의 방어 시스템.
방어탑과는 비교가 안 된다.
최대한 마을 회관 사거리를 벗어나서 싸워야 한다.
분명 거슬리기는 하나.
[아! 마을회관이 있는데 어떡합니까!? 무조건 금광 근처로 마을회관을 짓잖아요! 프랑크는!] [그건 야만 병사라든가! 근접 보병들이 견제를 왔을 때나 문제가 됩니다!]궁병 입장에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임 시스템상 금광 바로 옆에 마을회관을 찰싹 붙여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 지어야만 했다.
그러니 사거리가 긴 궁병이 견제를 시작하면 마을회관은 별다른 위협이 아닌 셈이다.
[아아아! 그, 그래서 2시대 먼저 올린 다음 궁병으로 들어가는 게 치명적이군요!?]애초에 궁병이 이 타이밍에 여기까지 들어오는 것 자체가 이미 재앙이다.
[예! 심지어 조선의 궁병들은 그게 있거든요!]-“그거” 할까?
-그게 뭔데 ㅋㅋ
-집중 아녀?
킹귤이 말하려 한 건 집중 팩션이다.
일꾼들은 단궁에 집중 팩션을 최대치로 메긴 뒤 쏘면 몸통에 맞아도 임무 수행 불가 부상을 입는다.
사거리까지 길어지니까 마을회관에서 더 멀어진 채로 쏠 수 있는 건 덤이다.
[지금 거의 다 왔습니다! 고지가 눈앞이에요! 이제 사거리에 닿아요!] [아! 일꾼들은 대피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기사 하나라도 더 눌러놓을 수 있는 금을 뽑아내야 하거든요!?]아몬드와 팡어가 점점 금광과 거리를 좁혔다.
“이쯤이면 되겠다!”
거리감이 좋은 팡어는 먼저 자리를 잡았으나.
“야, 야! 어디 가!?”
아몬드는 좀 더 앞으로 간다.
그가 잡은 거리는 집중 팩션을 최대로 썼을 때나 때릴 수 있는 거리였다.
“회관 사거리 좀 알려줘요.”
“어…… 아, 알았어! 천천히 가! 천천히!”
계속 뛰어가는 와중.
“거기야! 스톱!!!”
마을 회관 사거리에 닿을 듯 거의 아슬아슬한 곳.
“예.”
아몬드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화살을 뭉태기로 꺼내 바닥에 꽂는다.
퍽!
‘집중은 분명 좋은 팩션이지만…….’
빠르게 활시위를 당긴다.
기리릭……!
‘느려.’
파아앙!
그의 화살이 날았다.
해설이 무어라 말을 얹을 틈도 없었다.
파앙!
또 화살이 쏘아졌다.
파방!
“컥!”
금을 실어나르던 일꾼이 쓰러진다. 머리에 박힌 화살에서 피가 터져 나온다.
그 후, 바로 옆에 있던 일꾼도 쓰러진다.
그다음은 그 옆, 그 옆의 옆.
마치 지독한 전염병을 보는 듯했다.
“와아아아아아아!!!”
응원단의 함성이 점점 거세졌다.
“오오~~! 오오오오오~!”
노래까지 부른다.
광란의 도가니다.
그만큼 엄청난 피해였다.
[아아아아아아! 다 죽습니다아아!] [집중 팩션 없이 전부 머리만 맞히면서 싹쓸이 중!!]이어서 팡어도 멀찍이서 일꾼들을 무력화시킨다.
퍼억!
일꾼 하나가 배에 집중 팩션이 최대치로 담긴 화살을 맞고 쓰러져 거품을 문다.
“끄르르……윽.”
프랑크의 분당 금 조달량이 눈에 띄게 느려진다.
[어떻게 합니까!? 프랑크 결정 뭡니까!]일꾼들을 피한다면 당장의 피해는 막겠으나, 금 조달량에서 밀린다.
일꾼들을 피하지 않으면 금은 조금이라도 캐겠으나……
[지금 죽는 속도로 봐선 일꾼들 피해야죠!]궁병 둘이 입히는 피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말 그대로 페스트.
흑사병의 치사율이다.
-미쳤다 역병 몬드
-와 ㅅㅂ
-이걸 끄트머리 사거리에서!?
-단궁 너프 좀요~ㅋㅋㅋ
파앙! 팡!
아몬드와 팡어가 미친 듯이 화살을 계속 날리던 중.
한 10초나 되었을까?
[아아아! 퇴각합니다!]일꾼들이 일제히 금을 캐다 말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몬드는 도망가는 자들도 놓치지 않았다.
우우웅……!
[집중]이때부턴 그도 집중 팩션을 쓰기 시작했다.
[아, 아몬드! 이제서야 집중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전투 센스! 엄청 좋습니다!] [그렇죠! 처음엔 연사력 좋게 그냥 쏘고! 지금부터 한 발짝만 앞으로 가도 마을회관 사거리니까!? 집중 딱 쓰는 거죠!]파앙!
집중의 빛을 머금은 화살이 날아가 일꾼의 뒷통수를 타격한다.
펑!
“컥!”
우우웅……!
또다시 집중을 모은 후.
파앙!
도망가던 일꾼 하나가 또 쓰러진다.
[지독하다! 흑사병!!]-이젠 걍 흑사병이라 부르네 ㅋㅋㅋ
-ㄹㅇ 흑사병급임ㅋㅋㅋ
-아몬드 페스토 ㄷㄷ
[지금 이정도면 gg 나올 정도로 몰아친 겁니까!?] [아 조금만 더 흔들면 될 거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대회니까 쉽게 포기 안 하고! 아직 기사는 나오거든요!?] [아! 그렇죠! 심지어 프랑크는 아예 다른 곳에 금광을 짓는 걸로 마음을 먹었어요!?] [예. 굉장히 멀어서 비효율적이지만 조선 시야에 안 보이는 곳이거든요! 이렇게 해서라도 게임을 이어 나가겠…… 어?!]그런데, 그때였다.
──푹!
뒤쪽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이런 씹……!”
팡어가 화살에 맞은 것이다.
“!?”
아몬드는 뒤를 휙 돌아봤다.
이미 화살이 두 발 더 날아온다.
퍼벅!
팡어는 순식간에 쓰러졌다.
“아…… 어쩐지 머리에 잘 맞더라니!”
털썩.
-팡첨지 ㅠㅠㅠ
-샷빨 좋은날……
-헤드를 맞혔는데 왜 이기지를 못하니!
[어!? 이거 언제 왔죠!?] [아까 생산하던 궁병이군요! 둘이나 됩니다!]프랑크 궁병이 무려 둘.
해설들도 신을 내느라 미처 보지 못한 루트였다. 일부러 기습을 위해 돌아온 것이다.
그들은 천천히 아몬드를 향해 활시위를 겨누고 있었다.
꿀꺽.
아몬드는 마른침을 삼켰다.
궁병 둘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벌써 시간이…….’
이 궁병들이 생겼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더 무서운 것이다.
궁병이 둘이나 나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는 얘기니까.
아니나 다를까.
[왕실 기사 – 완료]빠바암──!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와 함께, 왕실 기사가 하얀 말을 타고 위엄 넘치는 자태를 드러낸다.
* * *
“자. 자. 침착해야 합니다! 어차피 나올 거 알고 있었죠!?”
왕실 기사가 나오자 중계진도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나올 거 알고는 있었는데, 일꾼 잡는 데 워낙 신을 내다 보니 놓쳐 버렸다.
“근데 생각보다 궁병들이 안으로 못 들어가서! 견제는 여기까지로 해야 할까요!”
“지금 그래도 아몬드 쪽으로 달리고 있는 궁병이 몇이죠!?”
“넷? 셋 정도 됩니다! 문제는 방어탑이에요! 방어탑이 다시 활성화되어서 돌아가야 합니다!”
“아몬드가 도망가는 게 맞아 보입니다!”
견제를 계속하려면 아몬드는 일단 도망가야 했다.
실제로 쿠키로부터 후퇴 명령이 떨어진다.
숲 쪽으로 잠시 후퇴하는 것이다.
궁병 견제가 제일 까다롭게 구는 정석의 방식이다.
숲 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신경 쓰이게 하는 거다.
“숲! 루트 좋죠!? 일단 말 타고 들어오기 껄끄럽고! 여차하면 상대 나무 캐는 것도 방해 가능합니다!”
금광을 견제하는 것만큼 효율적이진 않으나 나무 견제도 가능했다.
“예. 그렇죠. 그리고 숲 쪽에서 아마 인원들과 재회하게 될 텐데요.”
마침 지원병들도 숲 길을 타고 온다.
“근데 이거 기사가 나왔는데. 견제 계속 될까요?”
창병이 없이 기사를 상대한다는 건 무리였다. 특히나 활로 상대하는 건 미친 짓이다.
“으음…….”
킹귤은 이쯤에서 조선의 업그레이드 목록을 본다.
‘3시대 업이 늦어지고 있어. 생각보다.’
2시대를 빠르게 온 거에 비해 3시대로 가는 게 늦고 있다.
그럴 이유가 있을 거다.
다른 곳에 자원을 쓴 것이다. 평소 테크트리와는 다른 곳.
킹귤은 짐작가는 바가 있었다.
‘역시……!’
쉽게 누르지 않는 어떤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꿀꺽.
킹귤은 마른침을 삼켰다.
‘도박수다. 진짜 2시대에 끝장을 본다는 거야.’
이 정도는 해야 프랑크를 이긴다는 걸까?
조선은 3시대 각궁은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