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0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71화
26. WANTED(1)
“으으으으랏챠!”
지아는 희한한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켰다.
“하아. 이제 겨우 따라잡았네.”
지스타에 갔었을 때 영상들이 이제야 다 편집되어 업로드에 들어갔다.
“시빌엠 대회는 내가 못 건드리니까…… 한동안 여유롭겠네.”
시빌엠 국가 대항전 대회 영상은 중계권을 가진 채널이 우선적으로 편집권을 갖는다.
아몬드나 다른 개인 채널에선 경기 외적으로 준비하는 오프 더 레코드 영상 따위만 건드릴 수 있었다.
이는 시빌엠뿐 아니라 스폰을 받는 모든 대회들이 전부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당장의 돈만 생각한다면 아쉬울 수 있으나, 혼자서 지스타 영상을 다 편집해야 했던 지아는 이제 한시름 놓는다는 마음이 든다.
띠딩.
컴퓨터에서 업로드가 다 됐다는 알림음이 울리자, 지아는 침대에서 휴대폰을 들어 올린다.
“확인이나 해볼까.”
아몬드 채널에 직접 들어가 보는 게 가장 확실한 확인법이다.
[개발자도 경악한 아몬드의 첫판 실력]젯펌프드 네가 해라 개발자 챌린지.
확인.
[아몬드 학창 시절 40 대 1로 싸운 썰 푼다.]좀비 스쿨 멀티 모드.
확인.
[???: 몇 개고? 이 분신 말이다.]배틀 라지 닌자 모드까지.
전부 확인.
이제 지스타 관련 영상은 더 이상 편집할 일이 없을 것이다.
업로드가 완료되자 슬슬 조회수가 늘어나며 댓글이 달린다.
-개발자도 경악한 <<< 진짜임ㅋㅋㅋ
└왜 이런 제목이 다 진짜냐곸ㅋㅋ
-???: 38개! 숙련된 닌자 장인이 한 번 분신술을 펼칠 때 분신이 38개다.
└???: 0 하나가 없는데요?
└ㅁㅊㅋㅋㅋㅋㅋㅋ
└앗ㅋㅋㅋㅋ 여기서 ㅋㅋㅋ
└정답! 아몬드!
-와 지스타 영상 드디어 편집본!!
-아몬드햄 40대1 ㄷㄷ
-와…… 난 40대 1명도 못 이기는데 40 대 1은 대단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대랑 싸우신적이 있으신가봐요?
└ㅁㅊㅋㅋㅋㅋㅋ
흐뭇하게 댓글 반응들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휴대폰으로 연락이 온다.
지이잉.
[주혁: 이거 봐봐.] [주혁: 아몬드 인터뷰] [주혁: (영상)]지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터뷰?
그녀는 편집하느라 현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인터뷰 영상을 눌러본 그녀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아.”
비로소 지아는 직감했다.
일거리가 끝나지 않았구나.
* * *
상현이 멀뚱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대체 어떻게 이 스페인 자식을 엿 먹일 수 있단 말인가?
게임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이 녀석은 딱 봐도 관심을 원하잖아.”
“관심?”
“그래. 얘 룬스타를 봐라.”
주혁이 사진 하나, 하나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온갖 여자들과 찍은 사진, 명품, 차, 룬스타에서 어그로 끌 수 있는 요소는 죄다 집어넣어서 태그하고.”
“그쪽 문화가 그런 거 아냐?”
상현은 어깨를 으쓱거렸으나.
주혁이 이어서 말한다.
“이걸 굳이 널 태그해서 올렸단 말이야. 네 영상이 화제가 되니까. 숟가락 좀 얹으려는 거지.”
그랬다.
굳이 아몬드를 태그를 건 행위는 도발임과 동시에 관심을 끌기 위한 짓이다.
“너한테 쏠린 관심을 자기도 좀 나눠 갖고 싶은 거지.”
“아…….”
아몬드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다시 물었다.
“그래서?”
결국 질문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런 게 엿 먹이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상대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았으니, 그걸 빼앗으면 엿 먹이는 거지. 뭐겠냐.”
주혁이 휴대폰을 들어 흔들어 보인다.
지아와의 메시지 내용이다.
[지아: 알았어] [지아: 금방 올라갈 거 같아]상현으로서는 뭘 올린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뭔가 진행되고 있었다.
“얘는 관심 좀 더 빨리 받아보려고 우릴 태그했지만. 그게 패착이지.”
주혁이 씩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 영상 조회수가 0일 때 우리가 봐버렸으니까.”
“?”
방금 뭔가 대단한 비밀을 밝힌 거 같았으나, 상현은 여전히 주혁이 하려는 일을 알지 못했다.
‘그냥 가만히 있자.’
이럴 땐 굳이 더 묻지도 말고 일도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일이 항상 잘 풀렸더랬다.
아니나 다를까, 주혁은 신나서 더 떠들기 시작한다.
“우리도 영상을 올릴 거야. 이 녀석의 인터뷰까지 통째로. 그리고 얘가 올린 영상보다, 우리가 올린 영상이 훨씬 더 클릭 수가 많이 나올 거고. 그 영상에선 얘가 트레스인지 트래쉬인지 아무도 모르게 될 거야.”
일명 알고리즘 새치기.
원본을 뛰어넘는 사본을 만드는 것이다.
주혁의 계획대로 된다면, 적어도 한국, 아니, 영어권 내에선 트레스의 영상은 모두가 지아가 올린 영상으로 보게 될 것이다.
* * *
편집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별로 어려운 편집이 아니었다. 그냥 아몬드 인터뷰에 스페인 인터뷰를 이어붙이고, 자막을 깔고 제목만 희한하게 달면 된다.
컷 편집은 거의 없으니, 금방이었다.
[국가 대항전 트래쉬 토킹 한국 VS 스페인]이런 제목으로 영상이 만들어졌다.
영상은 곧바로 아몬드의 룬스타 계정과 올튜브에 업로드됐다.
이는 트레스 영상이 올라오고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
[조회수 1.5만] [조회수 5만] [조회수 10.8만].
.
.
올튜브 쪽은 한 시간 만에 10만을 돌파해가기 시작했고, 룬스타그램도 5만 정도가 넘어서기 시작한다.
그러나…….
상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근데…… 우리 조회수가 밀리는데?”
상대 조회수를 따라잡기엔 너무 멀었다.
스페인에서 국가대항전은 국내 릴드컵과 비슷한 수준의 화력이다.
그중에서도 보조 지휘관인 트레스가 상대를 도발하는 영상을 올렸으니, 꽤나 조회수가 나오고 있었다.
큰 격차는 아니지만, 1~20만 정도가 벌어져 있다.
“아. 이거? 이건 우리가 폭탄을 쥐고 있으니까. 괜찮아.”
“……폭탄?”
주혁이 아까부터 들고 있던 상현의 휴대폰을 들어 올린다.
마치 그게 폭탄 시작 버튼인 듯이.
“자. 이 태그 기능에 이런 게 있어. 하도 연예인들한테 테러해 대는 애들 때문에 생긴 기능인데.”
룬스타그램 계정에서 누군가 자신을 태그해서 게시글을 올린다면, 본래 상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다만…….
실상은 막상 게시글이 올라가고 나서 통보되는 방식이었다.
게시글을 올릴 때마다 일일이 허락을 받는 게 트래픽이 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허락도 없이 누군가를 태그해서 곤란하게 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특히나 유명인들에겐.
그래서 생긴 기능이 바로 태그 거절.
[태그 거절]태그를 거절하면, 게시글이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는다.
[비공개 요청]“……!”
상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트레스가 올린 게시물이 사라져 버린 거다.
룬스타그램 게시물만 사라진 게 아니었다.
이 게시물과 연계되어 있는 올튜브 계정의 게시물도 사라져 버렸다.
정확히는 대중에게 비공개 처리된 것이다.
“자. 이제 이 세상에 트레스의 인터뷰는 우리 영상뿐이다.”
주혁이 낄낄대며 좋아했다.
* * *
“아니, 뭐야!?”
좋아요가 얼마나 찍혔으려나, 흥미진진해하며 자신의 계정을 확인하던 트레스는 깜짝 놀라고 만다.
“쉣!”
쾅!
그는 테이블을 세게 내려치며 흥분했다.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완전 기세가 핫했는데! 게시물이 비공개 처리됐어!”
“……?”
옆에서 듣던 우노가 슬쩍 쳐다본다.
그 역시도 트레스의 인터뷰가 과연 한국인들을 열받게 했는지 어쨌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트레스를 열받게 한 건 확실하군.’
우노가 확인하게 된 건 결국 열받은 트레스뿐이다.
어떻게 된 걸까?
잠시 살펴본 우노가 말한다.
“흠. 그거 태그 거절당한 거 같은데?”
“태, 태그 거절?”
“응. 왜 그…… 스토킹 문제로 태그 하면 거절하고 비공개되는 거.”
“무슨 소리야. 여태 잘됐는데? 거절할 거면 진즉에 했지!”
“사람들이 다 너처럼 룬스타만 들여다보고 사는 줄 알아? 태그된 줄도 몰랐다가, 웬 외국인이 태그하니까 거절 눌렀겠지.”
우노조차도 그들이 일부러 타이밍 맞춰 거절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상관없었다.
타이밍에 고의성이 없는 이 상황에도 트레스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으니까.
“씨, 씨발!”
트레스가 벌떡 일어나서 허공에 욕을 한다.
“이거 순 쫄보 아냐!? 태그를 거절해? 정당한 트래쉬 토킹인데!?”
“정당한 트래쉬 토킹…… 뭔가 말이 안 맞지 않나?”
말은 시비조로 하지만, 우노도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상하긴 하네. 본인도 그런 걸 즐기는 거 아니었나?’
본인이 무적함대 어쩌고 말을 했다는 건, 상대도 비슷한 말을 해도 냅둬야 하는 거 아닌가?
물론 화가 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태그를 거절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아니면 생각 이상으로 소인배인가?
“하씨…… 그냥 태그 빼고 다시 올린다. 댓글 겁나 많이 달렸었는데. 젠장.”
하기사. 태그를 빼고 다시 올리면 그만인 문제다.
애초에 이렇게 열받을 문제는 아니다.
트레스가 정신병이 있는 것일 뿐.
상대는 무슨 영상 태그인지도 모르고 그냥 거절했을 확률이 9할 이상이다. 웬 외국인 계정이 태그하면 누구라도 그럴 테니까.
우노는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잠깐…….”
자신의 룬스타 계정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라고 만다.
“네 인터뷰 영상. 룬스타에 또 있는데?”
“……뭐?”
트레스가 휙 다가와 얼굴을 들이민다.
정말 있었다.
트레스의 인터뷰 영상이었다.
우노의 계정에 추천 영상으로 떠 있었다.
“이거 진짜 그 영상이잖아? 누가 그새 퍼갔나?”
분명 같은 영상이다만.
너무나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근데…… 대체 얼굴이 왜 가려져 있는데!?”
이렇게라도 영상이 퍼져서 트레스 자신이 알려진다면 좋은 일이겠으나…… 트레스는 이름도 얼굴도 다 가려진 상태.
왜냐?
“그야 네 계정이 아니고 아아몬드 계정이니까.”
이 영상의 주인이 아아몬드니까.
“……!?”
트레스는 어이가 없어 하는 눈이 되었고, 우노는 감탄하고 말았다.
태그를 거절한 것조차 트래쉬 토킹의 신경전의 일부였다니.
“하하하하하하! 골 때리네! 타이밍에 맞춰서 태그를 거절한 거였어!”
트레스에겐 절대 단 1의 트레픽도 가게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실제로 그 의지는 유효하게 발현됐다. 이제 관련 조회수는 다 저쪽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조회수는 트레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사람들은 인터뷰한 당사자가 트레스인지, 트래쉬인지 뭔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아하하하하! 너 이제 와서 그거 올려봐야 소용도 없겠는데? 어?”
심지어 관련 알고리즘을 선점당해서 이제 와서 다시 태그를 제외하고 올려봐야 영어권 한국어권에선 먹히지 않을 거다.
완벽한 카운터 펀치였다.
우노는 신이 나서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관종에 성질이나 뻑뻑 내는 트레스 녀석이 이렇게 참변을 당하는 꼴을 보게 되니 너무 즐거운 것이다.
“미, 미친…… 이…… 이 새끼들 일부러……?! 일부러 이러는 거야!?”
“그럼 실수로 손이 미끄러져서 태그 거절하고 손이 미끄러져서 네 얼굴 가리고 영상을 다시 다 편집해서 올렸겠냐고! 이 병신아! 생각이라는 걸 좀 해!”
으하하하하!
입을 크게 벌리며 폭소하는 우노.
“에이 씨팔!”
크게 벌린 그 입속으로 트레스는 뭘 던져 버렸다.
담배꽁초다.
“풹!?”
우노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퉤퉤 뱉어내며 쌍욕을 뱉었다.
“야! 야아아! 거기 서!”
* * *
나비효과는 퍼지고 퍼져, 아몬드가 화나게 한 건 단순히 트레스만이 아니게 됐다.
트레스가 팀 내에서 깽판을 치고 다녔기 때문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이, 이 미친놈 왜 이래!?”
“그…… 인터뷰 때문이래.”
우노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정을 알게 된다.
“우리 인터뷰로 지가 조회수를 먹고 있다고!? 무슨 이런 몰상식한!”
“아아몬드가 룬스타그램 대표랑 그렇고 그런 사이?! 그래서 뒷공작을 펼쳐!?”
“아아몬드 아버지가 영국 출신이라 그런 말을 한 거라고?! 이 빌어먹을 해적 놈들! 어쩐지 영상도 해적질해가더니!”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자극적인 거짓 정보까지 추가되어.
스페인의 시빌 엠파이어 커뮤니티엔 급기야 이런 글까지 올라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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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몬드
DEAD or ALIVE
현상금: 현재 모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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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인지 진담인지 잘 구분은 안가지만, 일단 아아몬드라는 사람을 스페인 유저들이 전부 알아버렸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리고, 다음 날.
[에스파냐 VS 조선]마침내 경기가 시작되는 날.
스페인 선수들 대부분의 마음속엔 한 가지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목을 딴다.’
본인이 인터뷰의 악마의 목을 치는 용사가 되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