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0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75화
27. 이제야 깨달아요(1)
“어어어어!? 지금 에스파냐 쪽 병사들 세 명 죽었어요!”
킹귤이 놀라며 맵을 살핀다.
이대로 에스파냐가 초반 정찰에서 굳히기를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반전이 나온 것이다.
-ㄷㄷㄷ
-와 이걸 매복으로 카운터??
-지렸다
-근데 쟤네 왜 도망 안가냐 ㅋㅋ
-이거 좀 큰데?
“예! 죽는 건 예상 밖일 텐데요! 에스파냐! 식량도 날아가고! 시간도 날아가고! 정찰에도 구멍이 생깁니다!”
“단순히 정찰에 구멍이 생기는 것뿐 아니라! 전략에도 구멍이 생겨요! 이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나쵸는 조금 머리가 아플 겁니다!”
나쵸의 판단은 일단 방어였다.
에스파냐는 황급하게 그 근처 지역에서 5인 1조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아……! 에스파냐? 5인 1조를 구성하는데요?”
“그렇죠. 지금 조선이 힘으로 갑자기 밀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막기 어렵거든요! 숫자가 조금이라도 모자라니까요! 다급한 마음에 최악을 방지하는 건데…….”
물론 에스파냐의 판단은 매우 옳은 방식이었다.
2인 1조를 계속 구성하다간, 순간적인 힘으로 조선이 밀고 들어왔을 때 너무 무력하니까.
근처 지역에서만 5인 1조를 만든 것이다.
정답에 가까운 판단이었으나.
상대도 그 정답을 알고 있다는 게 문제다.
“반면 조선! 지금 힘으로 밀고 들어가는 전략이 전혀 아니죠!? 에스파냐 완전 낚였어요!”
아까 기습을 감행했던 매복 10인대는 이제 1명씩 흩어진 상태다.
나쵸의 예상과는 완전히 반대인 것이다.
“적이 순간적으로 5인씩 뭉치면서 생긴 빈틈으로 넓게 병사들을 뿌리면서 파고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쿠키는 매 날리기 시야를 바탕으로 루트가 정해졌다.
티이잉!
[침투 루트]10인대 개개인에게 이동 루트가 전달된다.
“아아! 한국이 자랑하는 마이크로 컨트롤! 병사 하나하나에게 지금 다른 루트를 제공했죠!? 순식간에!”
“이런 거 적 입장에서는 대처가 안 되겠는데요!? 쿠키가 완전히 적의 심리를 꿰뚫고 있습니다!”
“네가 어떻게 움직일지 다 보인다는 듯이 지금 하나하나 아주 날이 섰어요!”
쿠키의 판단과 루트 하나하나가 날카롭기 짝이 없었다.
킹귤이 감탄했다.
“아아! 이거 진짜 손바닥 위에 있다고 하는 표현이 딱 맞겠습니다!?”
10명이 죄다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에스파냐의 진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제 침투하면, 방어탑 러쉬를 시작하나요?”
-결국 방어탑 러쉬 ㅋㅋㅋ
-또 날빌이냐! 쿠키!
-이거 ㅋㅋㅋㅋ 진짜 개짜증나겠네
“예. 아마 그렇겠죠. 1시대에 할 수 있는 게 크게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침투하던 게 들킨 병력들이 몇 있습니다!?”
10명의 병사가 전부 다 안 들키고 진입할 순 없었고, 그럴 계획도 아니었다.
오히려 나쵸 쪽에서 조선이 침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허겁지겁 이상한 곳에 돈을 쓸 테니까.
“아. 이거 몇이나 살아서 들어갈까요? 거의 실미도 작전이나 다름없는데요!”
“둘만 들어가도 됩니다!”
“어? 그중에서 하필이면 보조 지휘관과 만난 병사가 있어요!”
개중엔 적의 보조 지휘관과 맞닥뜨린 병사까지 있었는데.
“아…… 이거 우연치곤 지독한데요!? 만난 게 아몬드와 트레스입니다!”
게임 시작 전 서로 인터뷰에서 한마디씩 했던 사람들의 만남이었다.
-관심의 악마 vs 인터뷰의 악마 ㅋㅋㅋㅋㅋ
-앗……ㅋㅋㅋ
-쟤가 그 인터뷰한 걔야??
-ㅈㄴ 웃기네
-아 근데 아몬드가 불리해 ㅠ
* * *
이런 우연이 있나?
하필 처음 만나는 에스파냐 병사가 트레스라니.
‘너무 불리한데.’
아몬드는 난감했다.
활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몽둥이나 들고 있는 이 야만의 시대엔 보조 지휘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보조 지휘관은 1시대부터 조악하지만 어찌 됐든 칼을 들고 있는 데다가, 말까지 타고 있었으니까.
“오오오오?!”
트레스 역시 아몬드를 알아보고는 희한한 소리를 낸다.
“너…… 그 새끼구나!?”
스릉!
그는 곧장 칼을 뽑아 들고는 말을 내달려왔다.
“너…… 너 이 새끼이이이!!!”
히랴아!
-ㅁㅊㅋㅋㅋㅋㅋ
-희번뜩 ㅋㅋㅋ
-아 ㅋㅋㅋ졸라무섭네
-어쩌냐 ㅠ
-걍 죽자 ㅅㅂ
-어그로나 ㅈㄴ 끌고 죽죠
달려오는 폼만 봐도 그가 얼마나 마상 전투에 익숙한지 알 수 있었다.
‘몇 번만 피하면, 시간 번다.’
다그닥! 다그닥!
아몬드는 놈이 달려오는 경로를 향해 본인도 계속해서 뛰었다.
애초에 전략을 시간 끌기로 바꿔 버렸으니, 제대로 어그로를 끌겠다는 생각이다.
「이 작전에서 유일한 변수는 적이 눈치채고 보조 지휘관 둘을 다 우리 추적에 배치하는 거지.」
쿠키가 말했던 위험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저 트레스다.
말을 타고 달리기 때문에, 10명이 흩어져 있다고 해도 저놈은 운이 좋으면 다 쓸어 담을 수도 있다.
그걸 아몬드가 묶어둘 수 있다면, 작정 성공률이 올라간다.
여기서 시간 끌다가 죽는 것도 이득이라는 소리다.
“죽겠다고 오는구나!?”
트레스의 검이 번뜩였다.
‘죽긴 싫은데.’
그런데, 아몬드는 죽고 싶진 않았다.
놈들이 자신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본인에게 딱히 피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트레스가 자신의 목을 쳐서 현상금을 받아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죽어!”
후우우웅!
아몬드는 그의 검이 내려치는 경로를 끝까지 눈으로 좇았다.
그리고─
“읏차~!”
놈이 휘두를 때, 그대로 뒤로 누우면서 검을 흘려 버렸다.
서로 짜고 치는 액션 영화처럼 가볍게 피한 모습.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읏차 ㅇㅈㄹㅋㅋㅋ
-ㅁㅊㅋㅋ
-도발이여?ㅋㅋㅋㅋ
“!?”
이히이이잉……!
트레스는 말을 황급히 멈춰서 다시 머리를 돌렸으나.
아몬드는 이미 다른 방향으로 죽어라 뛰고 있었다.
“이 쥐 새끼가?!”
트레스는 말을 몰아서 다시 거세게 달렸다.
뛰어 봤자 보병이다.
금세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으아아아아!”
──쿠웅!
어떤 덩치 하나가 고함을 내지르며 트레스에게 몸을 부딪치는 거 아닌가?
아몬드조차 굉음에 놀라 뒤를 돌아봤다.
‘스팸?’
근처에 있는 줄 몰랐던 스팸이다
그는 말에 치여 날아가 데굴데굴 굴렀으나.
트레스의 말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게임 시스템상 뭔가와 정면으로 부딪치면 돌진이 멈추게 된다.
“이, 이런……! 이건 또 뭐야!?”
“아몬드 햄! 가쇼! 그게 낫겠습니다!”
-ㄷㄷ
-스팸좌 ㅠㅠ
-역시 햄계의 고트……
-기억할게!
스팸과 아몬드의 루트가 비슷했던 모양이다.
아니면 쿠키가 스팸을 소환해서 대신 미끼 역할을 맡겼나?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몬드는 덕분에 속도 한 번 늦추지 않고 신나게 달려갈 수 있었다.
“이런 씨…… 못 따라갈 줄 아냐!”
저 뒤에서 트레스가 분에 차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게 들려왔다.
“비켜어어!”
그러나, 스팸에 이어 다른 조선 병사가 더 합류한 데다가.
──카앙!
심지어는 보조 지휘관 커피까지 달려들어서, 트레스는 따라올 재간이 없었다.
-ㅋㅋㅋㅋㅋㅈㄴ 열받겠네 쟤 ㅋㅋㅋ
-아 ㅋㅋㅋ 다굴 ㅋ
-도망 성공
소란이 점점 작아져 들리지 않게 됐을 시점.
‘보인다.’
어두운 안개 너머, 이윽고 에스파냐의 본진이 실루엣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앞에서 누군가 손을 흔들었다.
“아몬드 님~!”
“아몬드도 왔어?”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롸떼와 당근.
이 둘이 살아서 도착한 모양이다.
“우리 셋만 살았어?”
“그런 것 같은데?”
더 기다려 보면 누군가 올 수도 있겠으나, 이들만 살았다는 게 확실해 보였다.
쿠키의 오더가 떨어졌으니까.
[적진 침투]* * *
“지금 세 명은 에스파냐 진영 앞까지 살아왔습니다!”
“예! 저거 두 명만 들어와서 방어탑 짓기 시작해도, 에스파냐는 정말 짜증 나거든요!? 궁병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세 명!? 이거 초비상입니다!”
생존자 2명을 보내는 게 목표였는데, 셋이 도착했다.
해설진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나쵸는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방어탑을 지을까요?! 지금 2시대가 코앞인데!”
“방어탑보단 병력으로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할 겁니다! 지금 방어탑을 지으면 2시대 진행이 한발 늦어지는데. 빠른 시대 업으로 이득을 보는 에스파냐 입장에선 그건 싫을 거예요!”
에스파냐 입장에서 가장 좋은 건 자신들의 병사를 다시 본진으로 일부 불러들여서 적의 침투를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병사로 막는 건 안 되겠는데요!?”
모든 조선의 병사들이 대놓고 12시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
“조선 병사가 죄다 에스파냐 진영으로 올라가면서 압박합니다! 이러면 여길 막아야 하잖아요!?”
조선의 본대를 막을 병력을 에스파냐도 구축해야 했는데.
안 그래도 3명이 아웃된 시점에, 병력을 본진으로 더 뺄 수가 없었다.
“지금 본진으로 회군시킬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죠! 집 안방에 모기 몇 마리 들어왔다고 해도! 집 현관문에선 곱등이 떼가 몰려오는데! 안방을 방역하고 있을 순 없는 겁니다!”
-ㄷㄷ
-곱등잌 ㅋㅋㅋ
-으으우욱……
-에바지 모기가 눈에 보이냐고 ㅋ
“그럼 현관을 막느라, 안방은 일단 원래 있는 방어시스템으로 막겠다는 거죠?”
“예. 에스파냐는 일꾼과 방어 건물로만 저 셋을 막을 겁니다.”
“일꾼요?! 그게 될까요? 지금 들어간 전력이…… 보통 전력이 아닌데요!?”
애초에 매복 10인대는 에이스들만 모아놓은 특수부대나 마찬가지였다.
그 10인대 중 살아남은 최후의 3인이 지금 본진에 침투한 것.
저들을 일꾼으로 막는다는 게, 얼마나 큰 피해를 불러일으킬지,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나쵸는 다른 선택을 하는데…….
[병사 모집 – 3%]나름 묘수였다.
“아! 에스파냐 식량을 소비해서 아까 죽었던 3명을 부활시키고 있군요? 지금 방어탑 건설하고 목재 쓰는 거보단 이게 낫죠!?”
시대 업에 들어가는 자원들 중, 식량이 그나마 가장 만만한 자원이다.
2시대는 금과 목재가 많이 들어가지, 그 외 자원은 그리 많이 요구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시대 업 속도를 가장 적게 희생하는 방어책을 선택한 것이다.
“자, 일단 에스파냐 병사가 재모집되려면 시간이 걸리겠죠?”
“맞습니다. 그사이! 조선 병사 셋이 에스파냐 본진으로 침투합니다! 외곽을 돌면서 쭈욱! 쭈욱!”
와아아아아아아!
조선 병력들이 에스파냐 본진에 들어가자, 응원석에서 엄청난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둥! 둥! 둥!
북소리까지 신명나게 울려 퍼진다.
“자아! 병사들 지금 금광까지 들어갔어요!? 이제 뭐 합니까! 조선!”
“짓습니까!? 진짜 됩니까!?”
킹귤이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진짜 짓나요!? 방어탑 러쉬입니까!?”
총지휘관의 오더가 따로 보이지 않아서,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그냥 일꾼만 견제할 수도 있었으니까.
[목재 방어탑 – 1%]방어탑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킹귤의 목소리도 올라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 짓기 시작합니다아! 첫 삽을 펐습니다!”
-익룡이냐고 ㅋㅋㅋ
-본인이 올라가는건가요?
-ㅋㅋㅋㅋㅁㅊ
-역시 군대는 삽이지
“지금 조선이 칼도 총도 아닌! 삽으로! 삽질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아아아! 이래서 우리가 군대에서 그렇게 삽질을 하는군요!?”
“아아! 이제야 깨달아요! 행보관님! 그래서 저한테 삽질을 이렇게나 시키셨나요! 적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서어어억!”
-ㅁㅊ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보관ㅋㅋㅋㅋㅋㅋㅋ
-시밬ㅋㅋㅋㅋ
-오 행버지……!
-본인 숨이 넘어가는 거 아님?
관중석에서도 킹귤의 말에 감화된 건지 더 한껏 소리를 내지른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대애애애애한! 민! 국!!”
쿵쿵! 쿵! 쿵쿵!
북소리와 함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현장.
“아아아! 이거 에스파냐 입장에서 진짜 식은땀이 나겠어요! 자기 본진에 조선 방어탑이 올라가는데! 저런 소리가 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신 나가 버립니다?!”
현장은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였다.
“이거 진짜 게임이 끝날 수도 있나요!? 킹귤 님!?”
“에스파냐가 결국 막긴 할 겁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엄청난 일꾼 피해는 줄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에스파냐는 아주 골치 아파요!”
[목재 방어탑 – 62%]방어탑이 절반 이상 올라가기 시작했고.
[병사 모집 완료]에스파냐는 드디어 죽었던 3명을 모두 부활시켰다.
그 3명이 전부 조선의 방어탑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완성을 막으려는 것이다.
“자! 이제부터 기로입니다! 여기서 에스파냐가 얼마나 빨리 막느냐! 게임 흐름이 여기서 바뀔 거예요!”
양 팀의 운명이 갈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