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62화
22. 배치 완료(2)
플래티넘?
당사자인 아몬드를 포함해서 지켜보고 있던 모두의 머릿속에 스쳐 간 의문이었다.
-뭐야.
-??
-버그냐?
-에반데
-ㅋㅋㅋㅋㅋ
-엥?
-이게 가능합니까!?
-뭐지, 대체?
-아아아아. 뭔 소리야, 이게 또!
-또 저질러 버린거냐, 아몬드!!!
배치 고사만으로 플래티넘은 나올 수 없다는 게 정설이었는데.
아몬드는 플래티넘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냥 플래티넘이 아니라, 한 티어 더 상승되어 있는 플래티넘 3이었다.
“오…….”
아몬드 역시 꽤나 놀란 듯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 정도 놀람은 시청자들에게 부족했나 보다. 그들이 ‘배치고사로 플래티넘은 안 돼’라고 믿어 온 세월이 아몬드보다 훨씬 길어서다.
-오……? 그게 끝임? 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오……
-오 ㅋㅋㅋㅋㅋ
-오…… 난 가사를(?) 절었어
-ㅋㅋㅋㅋㅋㅋㅋ오…….
이 ‘오…….’ 발언은 꽤 오랜 기간 아몬드의 밈으로까지 남아버린다.
“그럼 플래티넘 미션금도 받겠습니다.”
하하.
아몬드 이내 활짝 웃으며 플래티넘 달성 미션까지 수락을 눌러 버렸다.
골드와 플래티넘 상금 둘을 합하면 118만 원이었다.
-오…… 안 돼! 시발, 난 오…… 가 아니야!!
-헐, 내 돈 ㅠㅠ
-으아아아아아
-플래티넘이 왜 나오냐곸ㅋㅋㅋㅋ
-개꼬시네 낚으려고 한 놈들ㅋㅋㅋ
-아니, 미친 ㅡㅡ
-아아아아아, 안전자산이라며!!
-와, 미친 오늘 얼마를 번 거야?!
-??? : 아들! 아몬드가 되어라!!!
-엄마, 아몬드 아들이 될래요!!! 엄마, 아몬드 아들이 될래요!!! 엄마, 아몬드 아들이 될래요!!! 엄마, 아몬드 아들이 될래요!!!
수많은 어린아이들의 장래 희망이 되어가고 있는 아몬드…… 아니, 그걸 넘어 이젠 아몬드의 아들마저 누군가의 장래 희망이 되어버렸다.
아마 오늘 벌어들인 수입을 보고 하는 말일 터다.
‘오늘 진짜 많이 벌었다.’
아몬드도 인지하고 있었다. 오늘 꽤나 많은 돈을 벌었다는 걸. 대충 머리로 계산을 해보자.
‘118만 원에 80만 원, 그리고 미호 님 50만 원…….’
248만 원이라는 거금이 한순간에 들어왔다.
게임 중간중간 1위를 할 때마다 몇만 원씩 들어왔던 금액까지 합하면, 거의 300에 달하는 매출이었다.
그렇다.
‘매출’이다. 여기서 수수료, 세금 등을 다 떼면 생각처럼 많은 돈이 나오진 않을 터다.
‘그래도 엄청난 수입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성을 다닐 때보다도 훨씬 높은 수익이었다.
이제 시작한 지 겨우 3주 차인데도, 5년간 다녔던 대기업보다 많이 번다니.
핫한 시장이라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구나. 절로 체감이 된다.
-왜 가만히 있냐.
-렉 걸림?
-버퍼링??
-다음 판 ㄱㄱ
-아몬드 돈 보고 넋 잃음 ㅋㅋㅋ
-걍 오늘 다이아까지 뚫어버리자!!!
아몬드가 잠시 멍 때리고 있자, 채팅이 쇄도한다.
“아…….”
아몬드는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이제 겨우 오후 5시 반이었다.
스트리밍을 켠 지 2시간 반 정도 지난 것이다.
‘확실히 힘들구나. 장시간 방송은.’
다른 스트리머들에겐 평균 이하의 방송 시간이지만, 아몬드는 이상하게 체력 소진이 극심했다. 그가 운동선수 출신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이상한 현상이다.
지금도 확실히 머리가 약간 멍한 상태다.
-설마 방종각 재니?
-난 봤어! 눈이 시계 쪽으로 가는 아몬드를!
-ㅠㅠ 또 가?
-이럴 거면 늦게 켜. 이 견과류 새꺄!!!
-어우 ㅠㅠ 방종 ㄴㄴ
-다이아 안 가!? 다이아 안 가!? 다이아 안 가!? 다이아 안 가!?다이아 안 가!?
-오…… 난 시계(?)를 봤어
아몬드가 방종을 생각한다는 걸 시청자들이 알아버렸다. 시청자들도 매번 당하기만 하더니, 이제 눈치가 꽤 빨라진 것이다.
“다이아 갑니다. 그리고 도배한 분은 잠시 무인도로 가시겠습니다.”
띠링.
그 말과 함께 주혁이 도배 채팅을 전부 쳐냈다. 약 3일간 채팅 금지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갑자기 밴
-전부 입 닫아! 야발 움직이면 다 범인이야!
-읍읍으읍!
-아몬드, 방종하지 말라 했더니 밴.
-해명해, 아몬드!
밴을 하는 게 방종을 위한 빌드 업이라고 느낀 시청자들은 더더욱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그 불을 전부 꺼버릴 선언이 기다리고 있었다.
“방종은 8시에 하겠습니다.”
-???
-헉, 웬일?!
-이게 내가 알던 그 ㅈ몬드가 맞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꺄아아아아아ㅏ!
-축제다 축제!!!
-미호 만세!! 미호 만세!!
-어이, 다들 도배 조심하라구!
-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미호 눈나 덕이야. 알아? 이게 다 미호 눈나 덕이야. 알아?
순식간에 바뀌어버리는 여론을 보며 아몬드는 피식 웃었다.
가끔 악질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청자들도 있었지만, 그가 느끼기에 대체적으로 트리비의 시청자들은 순수하고 귀여운 편이었다. 회사에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보다야 훨씬.
무엇보다 그들은 전부 아몬드라는 스트리머를 이토록 사랑해 주지 않는가?
아몬드로선 고마울 따름이다.
‘다이아 가야지.’
그렇기에 그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보잘것없는 하꼬인 자신이, 전자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이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 * *
배치고사 한 판이 일반 랭크전 10판의 가치를 지닌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진행될 랭크전은 앞선 게임의 1/10 정도의 가치였다.
“휴.”
그러니까 김주혁 역시 한시름 덜고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
1초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경기들은 이제 다 지나간 셈이다.
랭크도 플래티넘이라는 높은 수준으로 받았으니, 다이아까지의 여정이 본래 계획보다 널널해졌다.
‘반응이나 조금 살필까?’
주혁은 이때를 틈타 차라리 커뮤니티 반응 등을 관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실시간 아몬드 배치고사 결과]역시나 아몬드의 배치고사에 대한 이야기가 배라 31 커뮤니티에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심지어 이슈 글 중에서 5위다. 방금 끝난 배치고사 결과인데도.
-엥?
-ㅈㄹ ㄴ
-주작이냐
-이 새끼 ㄹㅇ 신고각이다, 이건 ㅋㅋㅋ
-에바야
-전자파도 골드 1로 기억합니다. 이건 좀 이상한데요?
아무도 이 상황을 정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또 신고를 한단다.
[아몬드 플래3 받고 반응 ㅅㅂㅋㅋ]이런 글도 있다.
들어가 보니, ‘오……’라고 하며 별생각 없는 아몬드의 얼굴이 나온다.
-오…… ㅇㅈㄹ ㅋㅋㅋㅋㅋ
-엌ㅋㅋㅋ
-오……ㅋㅋㅋㅋ
-지구가 멸망했군요! 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생각이 없네
-쟤, 진심으로 아무 감흥이 없음ㅋㅋㅋㅋ
-그럴 법한 게 ㅅㅂ 플래가 뭔지도 모를 듯 ㅋㅋㅋ
이건 댓글 반응이 나은 편이다.
다만 여전히 질투하는 듯한 댓글도 다수.
-알고 있었나 보네. ㄹㅇ 짜고 치는 거라니까?
-와ㅋㅋㅋ 신고한다, 진짜.
별 이상한 음모론을 펼치기도 한다.
‘그 정도인가?’
배틀 라지를 플레이해 본 적이 없는 주혁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넘어갈 법도 한데, 저항이 거세다. 마치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마냥.
‘온라인 게임이라 형평성 문제가 있구나.’
킹덤 에이지는 이렇지 않았는데.
그건 아마 그게 솔로 패키지 게임이어서다.
배틀 라지는 달랐다.
이해관계가 꽤나 복잡했다. 아무래도 온라인 게임이고, 인기 게임이다 보니, 이걸로 밥 벌어먹고 살고 있는 사람들도 꽤 된다. 이 게임에 소위 말해 목숨을 건 자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 지금 아몬드의 이상한 독주는 분명 불편할 것이다.
‘한번 끼어들어 볼까.’
주혁은 일단 잠시라도 이들을 잠재우기 위해 키보드를 두들겼다.
-배치 전부 1등 해서 그런 거 아님? 그게 쉬운 것도 아니고, 플래 나올 수도 있다고 봄.
└배치 올 1등 한 스트리머가 한둘임? ㅋㅋㅋㅋㅋ
└한둘이긴 하지……ㅋㅋㅋㅋ
└ㄹㅇ 한둘이지ㅋㅋㅋㅋ
└여하튼 ㅅㅂ 그중에서 플래 바로 받은 사람은 없잖아
그렇구나.
곧바로 패배한 주혁은 머리를 긁적였다.
‘배치 올 1등을 한 사람들이 몇 있었구나.’
주혁의 눈과 상식으로는 유상현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인간은 이 세상에 없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있었다. 게다가 그들도 플래티넘을 바로 받진 못했단다.
‘그럼 뭐지?’
그는 이 현상을 완벽하게 해명하기 위해 인터넷 서치를 시작했다.
레이팅 산정 방법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그간 어떤 알고리즘으로 이걸 책정했길래, 전부 1등을 해도 골드 1이 한계였는지.
그리고 전부 1등을 한 플레이어들 전부 같은 레이팅을 받았는지도 궁금했다.
누구는 골드 2고, 누구는 골드 1이었다면, 상현처럼 플래 3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된다.
‘오. 전부 달라?’
역시. 주혁의 예상대로 전자파 외 다른 해외 유명 플레이어들까지 뒤져보니 받은 레이팅이 달랐다.
골드 1에서부터 골드 4까지 포진되어 있었다.
‘진짜 플래 3은 없네?’
전 세계 데이터를 아직 다 뒤져본 건 아니지만, 정말로 플래로 점프한 사례는 없었다.
보아하니 골드에서 플래로 넘어가려면 ‘승격전’이라는 꽤 피 말리는 혈투를 벌여야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단순히 골드 1 다음은 플레 4인 게 아니라.
상당한 격의 차이가 있다. 그래서 쉽게 올려주지 않는 거다.
주혁은 다시 배라 31의 커뮤니티 반응을 살폈다.
[역대급 천재 괴물. 역천괴 아몬드!!!] [진심 역겹다 ㅋㅋㅋ] [삽질 정지 보상으로 레이팅 준 거 아님?] [병신들 아몬드에 열폭해서 아주 별 소리를 다 지어내] [그냥 아몬드가 잘생기고 잘나가니까 ㅈㄹ하는 거 다 보임ㅋㅋㅋㅋ] [신기록을 인정을 안 하면 어떻게 신기록을 내라는 거냐. 전자파 빠 새끼들아 ㅋㅋㅋㅋ] [ㄹㅇ전자파 신도들 X 같음] [팩트) 억지 플래 단 스톤즈 새끼 신도보단 나음]난장판이었다.
또 편이 갈려서 싸우고 있었다.
주혁은 마음 같아선 자신도 참전해서 저 미친놈들을 다 논리로 일일이 박살 내주고 싶었으나…….
‘관두자. 난 내 할 일이 있어.’
그는 아몬드의 매니저다.
배라 31의 커뮤니티 유저가 아니었다.
‘이건 오히려 내가 선수를 치는 게 맞겠어.’
주혁은 아몬드의 이메일과 자신의 것을 동시에 열었다. 그중에선 배라 31의 운영진에서 보냈던 이메일이 있었다.
[답장]주혁이 답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질문이었다.
아몬드가 이런 현상을 겪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아몬드의 매니저인 주혁이 먼저 게임사에 문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지금의 안 좋은 여론은 전부 입을 다물 것이다.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다. 아몬드는 그냥 열심히 한 것 말고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심지어 게임사에 직접 문의까지 넣었다.
이러면 누가 아몬드를 욕할 수 있을까. 모든 화는 게임사를 향할 것이다.
나쁘게 표현하면 주혁은 지금 운영진을 방패막이로 쓰려는 것이다.
‘뭐 어쩌라고.’
사회생활 하면서 착하게 살면 피해 보는 건 자신이 아끼는 동료와 가족이다.
나쁠 땐 나빠져야 한다.
더군다나 저놈들은 삽질로 아몬드를 정지 먹인 적도 있지 않던가?
이 정도면 서로 주고받는 수준이다.
‘너희들 똥은 너희들이 치워라.’
* * *
띠링.
배틀 라지의 운영 본부.
운영진의 직통 이메일로 알림이 울렸다.
“뭐야. 메일?”
본래 이 자리는 예전 자신의 사수 ‘김기열’이 있던 곳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없다.
일전에 아몬드 관련 문제로 결국 잘렸다.
그 사건은 다시 생각해도, 부사수인 자신도 오금이 지릴 만큼 살벌했었다.
이사 쪽 직통 라인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왔었기에.
“……씨, 씨발 아몬드 매니저?!”
그런데 부사수(였던) 그의 PTSD를 발동시키는 이름이 지금 한 번 더 보였다.
메일을 보낸 당사자가 아몬드의 매니저라고 한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