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2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91화
32. 고대의 성벽(1)
고대의 성벽.
조선 대 로마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맵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맵은 고대 로마의 성벽이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던 유럽을 모티브로 한다.
그런데 이 맵의 존재가 작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었다.
바로 시청자들에게.
-고대성벽 맵 나왔네 ㄷㄷ
-맵?? 맵이 랜덤이라며
-대체 뭔데 ㅅㅂ 이건
-와 시작부터 입구 막기가 되는 맵이 있구나.
-???맵이란게 있었음?ㅋㅋㅋ
시청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시빌 엠파이어는 맵이 랜덤성을 갖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맵은 확실하게 컨셉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는 단순화된 표현 ‘시빌엠은 랜덤 맵’에 의한 오해였다.
“아니, 킹귤 님? 근데 시빌엠은 맵이 완전 정해진 게 없고 랜덤이라! 그에 맞춰서 전략을 짜는 건데. 이 고대의 성벽이라는 맵은 뭡니까?”
“아. 시빌엠도 맵에 따라 이름이 있습니다! 그 맵 안에서 디테일이 랜덤인 거지! 큰 틀을 정해주는 컨셉은 있다는 거죠.”
“아아!”
“앞선 프랑크전 스페인전도 전부 맵의 이름이 있던 곳이었어요. 몽골의 초원과 풍요의 농작지라는 맵들이었고. 이 맵들은 전부 평지, 개활지라서 딱히 설명이 필요 없었죠.”
금이나 나무 등의 자원이 얼마 없어 계속 이동해야 하는 몽골의 초원.
비옥한 토지와 숲을 자랑하는 풍요의 농작지.
이들도 나름의 개성이 있는 맵이었으나, 각각 2시대, 1시대에 끝나 버리면서 설명할 시간도 이유도 없었다.
“아, 예. 심지어 1, 2시대에 그냥 끝나 버려서, 설명할 것도 없었죠~!”
-ㅋㅋㅋㅋㄹㅇ
-아 ㅋㅋ 자원 1/10도 쓰기 전에 겜 끝나는데 그걸 뭘 설명하냐고 ㅋㅋ
-맞네 ㅋㅋㅋㅋ
“다만 이 고대의 성벽 맵은 지금 초반 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맵 컨셉이라, 설명을 드리는 거구요.”
“예. 여담으로 시빌엠의 맵 컨셉엔 다양한 나라들의 땅이 모티브가 되는데요. 몽골의 초원은 당연히 몽골이고. 비옥한 농작지는 서유럽의 평지 땅입니다.”
“고대의 성벽은 뭘까요?”
“공교롭게도 고대의 성벽은 고대 로마의 성벽이 남아 있던 후세 유럽의 전투를 모티브로 하는 거라 알고 있습니다.”
-로마맵이 걸린 로마 ㄷㄷ
-로마맵이었음?
-어쩐지 디자인이 비슷하네
-로마가 유리한 거 아님??
로마맵에 걸린 로마라는 소식에 시청자들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 로마맵이라고 해서 로마가 절대적으로 더 유리하다……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미세하게 수월할 수는 있지만요.”
“그렇죠. 조선만 해도 원래 3시대 가고 싶어 하는 문명인데. 고대의 성벽 맵 나오면 좋아할 거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냥 후반 문명이 공평하게 힘을 받는 곳입니다.”
“아, 그나저나 로마는 어떻습니까? 킹귤 님. 후반을 가고 싶어 하나요?”
“예. 물론이죠. 로마는 대표적인 묵직~한 문명입니다. 수비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원을 늘리고 나중에 3, 4시대에 나오는 자원 관련 팩션으로 고급 병과 물량으로 밀어붙이죠.”
로마는 자원 관련 팩션이 많아서, 대표적인 후반 문명이었다.
조선이나 스페인이 3시대 정도를 원한다면, 로마는 아예 4시대를 원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이번 게임은 맵의 특징까지 합쳐져 후반전으로 갈 확률이 높았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지금 조선 대 로마, 로마 대 조선. 경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됐고.
“예. 각 나라 지휘관들의 표정이 궁금한데요?”
킹귤이 심술궂게 캠 쪽을 주목했다.
* * *
맵을 처음 맞닥뜨린 쿠키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고대의 성벽이라…….’
각자의 진영이 성벽과 절벽 지형으로 보호되는 수비형 맵이었다.
물론 이 와중에 금광의 위치라든가 등등 디테일은 다르지만.
컨셉은 동일.
본진만은 성벽과 절벽으로 보호된다.
본진으로 치고 들어가기 위해선 절벽을 향하는 가파른 오르막길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그걸 넘어도 바로 성벽이 대기하고 있고, 성벽은 석재로 만든 것이라 3시대가 넘어서 공성 병기가 나오지 않으면 아예 부술 수조차 없다.
제대로 된 공성 병기가 나오기 전엔 진입을 하는 쪽이 너무나 불리한 방식의 맵이었다.
이래선 1, 2시대 전투로 적을 끝낸다는 건 무리였다.
‘……운이 따라주진 않았네.’
무조건 초반 러쉬를 노리려 했던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런 타이밍 러쉬로 이득을 봐서 게임을 이겨왔던 게 조선이다.
그러니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적들의 머릿속에 늘 이 타이밍 러쉬에 대한 두려움이 깃들어 있어야 하는데.
‘아예 배제하고 게임하려 하겠어.’
이런 맵이라면 그런 선택지에 대한 고민을 덜어버릴 수 있다.
게임을 이기는 알고리즘의 가지가 훨씬 단순화되는 것이다.
변칙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조선 입장에서 가지가 단순해지면 단순해질수록 불리했다.
정석적으로 묵직하게 보병으로 밀며 땅따먹기를 하는 로마에겐 가지가 단순해지면 단순해질수록 유리했다.
‘그렇다면…….’
쿠키는 아주 잠시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렸다.
[돌격]팅!
전군에게 적이 있을 거라 예상되는 곳까지 돌격 명령을 내렸다.
로마의 성벽은 1 대 1 맵이기 때문에 적이 어디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뭔가 흔들어볼 수 있어야 한다.’
정찰을 위해 알아서 흩어지고 있던 병력들이 순식간에 돌아서 모두 뛰기 시작했다.
* * *
이때만 해도 중계진은 초반 흐름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였다.
시빌엠 모르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어야지, 기초 설명을 넘어가는데.
지금 그랬다간 아무도 이해 못 한다.
“자. 양쪽 일꾼들이 자원 채취하기 시작했구요. 그런데 킹귤 님?”
“예.”
“로마 쪽에 일꾼 외에 다른 특이한 병력이 하나 보입니다. 이거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아. 예. 로마는 처음에 고위 성직자가 한 명 있는 채로 시작해서. 이 성직자가 일꾼들한테 버프를 줍니다. 그러면 자원을 더 빨리 캐죠.”
“아. 그래서 로마는 시작 자원이 낮군요?”
“맞습니다. 대신 시간이 지나서 성직자를 더 뽑게 되거나, 3시대에 가서 대성당을 지으면 로마 자원력이 엄청 좋아집니다. 아마 이번 맵은 초반 러쉬가 너무 힘들어서 로마의 3시대 대성당 충분히 볼 수 있을 거라 봅…… 어?!”
찬찬히 설명하던 킹귤이 말을 끊는다.
“이…… 이거 맞나요?!”
그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외쳤다.
조선 전 병력이 갑자기 뭉쳐서 이동하고 있었으니까.
“1시대도 아니고 이 정도면 거의 0시대 러쉬인데요!?”
-0시대 ㅋㅋㅋㅋㅋㅋ
-0시대 러쉬 ㅅㅂ ㅋㅋ
-이거 뭐냐 ㄹㅇ ㅋㅋㅋ
-촉법을 넘은 무법 유아 러쉬ㄷㄷ
3시대를 볼 수 있을 거라 말하기 무섭게 갑자기 1시대, 아니, 0시대 러쉬라니.
“아니, 방금 초반 러쉬 안 된다면서요!”
캐스터의 지적에 킹귤이 민망해하자 채팅창이 떠들썩해진다.
-ㅋㅋㅋㅋㅋ
-뭐냐 ㄹㅇ ㅋㅋ
-말하기가 무섭누
-엌ㅋㅋ
어찌 됐든 킹귤은 나온 결과대로 해설을 해본다.
“일단! 제 생각엔! 조선은 무난하게 가기 싫다는 거예요!”
이번 대회 조선은 이 변칙에 목숨을 걸었다. 아마 이번에도 그런듯했다.
“자! 일단 로마! 정찰병이 조선의 진군 확인합니다! 이건 모를 수가 없죠? 이렇게 크게 지나가는데.”
로마도 이에 대응을 하기 시작한다.
“로마 꽤나 당황하겠는데요? 1인칭으로 보면 거의 조폭 영화 피날레 씬이거든요.”
-ㅁㅊㅋㅋㅋㅋ
-맞네 몽둥이 들고 ㅋㅋ
-조폭 사시미 씬 ㅋㅋㅋ
“자, 로마! 병력 전부 불러들입니다. 근데…… 중간에 못 오는 병사들 있어요!?”
“너무 멀리 나간 애들은 못 와요! 이거 오다가 싸 먹혀 죽습니다! 200명이 우르르 가는데요! 지금!”
“이거 로마가 초반 러쉬 없다고 방심했다가 지금 본진에 수비 병력 숫자가 모자란다는 말이긴 한데…….”
말하다 말고 끝을 흐리는 킹귤.
“아무리 봐도 각이 안 나오는데요.”
“예? 무슨 각이요!?”
“쳐들어갈 각이요!”
조선이 로마 병력을 분단시켰다고 해도, 야만 병사 따위로 이 맵의 본진 입구를 뚫는 건 말이 안 된다.
“입구로 나 있는 길을 보세요! 사람 10명도 한 번에 못 올라갈 거 같은 길이잖아요!”
깎아지른 절벽을 향해 있는 비좁은 등산길.
절대적인 기준에선 꽤 큰길이지만, 전쟁을 하기엔 비좁다.
최대 비집고 올라가도 10명이 나란히 갈 수 있는 정도이고.
무기나 방어구를 고려하면 다섯 정도가 최대다.
“쳐들어가는 쪽에서 이렇게 불리할 수가 없거든요?”
들어가는 쪽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성직자로 인해 전투 인원이 한 명 모자란 것쯤은 이 지형에선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이에 캐스터가 반문했다.
“그렇다면 여기까지 온 게 손해 아닙니까? 쿠키는 무슨 생각이죠?”
이럴 거면 뭐 하러 왔느냐.
“어? 잠시만요. 그런데…… 조선,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아니, 그럼 진짜 왜 왔죠!?”
조선은 정말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오르막길에 기름이라도 칠해진 거마냥 그 위로 발도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빙빙 돌며 적의 진영을 둘러싸기 시작할 뿐.
잠시 후, 킹귤이 눈을 부릅떴다.
“아아! 이제야 깨달아요! 쿠버지!”
-ㅁㅊㅋㅋㅋㅋㅋㅋㅋ
-뭔데
-쿠버지! ㅇㅈㄹ ㅋㅋㅋ
그의 손이 부르르 떨며 로마의 입구를 가리킨다.
“지금 이 맵의 특징은 입구가 하나뿐이고, 되게 좁다는 거죠?!”
“맞습니다.”
“그런데 이 맵의 특징이 또 하나 있어요!”
“뭐죠!?”
“본진 자원이 일반 맵의 2/3 수준이라는 거죠!”
-ㄴㅇㄱ
-헐
-앗
그렇다.
고대의 성벽은 본진에서 캘 수 있는 금, 나무, 식량, 등의 자원이 매우 한정적인 맵이었다.
수비적인 안정성을 준 대신, 천년만년 그 안에 박혀 있을 순 없게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특히나 초반 식량은 밖에 나가서 사냥을 해와야! 이득이거든요?”
초반 식량은 농사나 채집보다는 사냥이 압도적으로 효율적이다. 그런데, 지금 로마는 그 효율을 누릴 수 없다.
“그러니까! 조선은! 이 맵에서 자신들의 입구를 막은 게 아니라! 적의 출구를 막은 거예요! 입구를 뚫기 어렵다는 건 출구로서도 뚫기 어렵다는 말이거든요!”
조선은 입구 막기로 안정을 도모하는 맵을 뒤집어 생각한 것이다.
“즉! 입구나 출구나 똑같다!”
“아, 그렇죠! 출입구 하나죠!?”
“예! 쿠키가 말하는 겁니다! 뭐! 들어올 땐 당기시오!? 어차피 조선에선 다 미시오야아아!!”
“아! 문을 양쪽에서 미니까! 안에 갇힌 사람만 못 나오는 거군요!?”
-ㅁㅊㅋㅋㅋㅋㅋ
-캐스터 이걸 받아주네 ㅋㅋㅋ
-엌ㅋㅋㅋㅋ
-“출입구는 다 미는 거다”
-쿠키가 언제요ㅋ
한마디로 로마는 감금당했다.
이렇게 되면 초반 식량 수급에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로마 식량 수급이죠! 사냥을 못 해요! 반면 조선은 보조 지휘관 둘이 신나서 전 맵 사냥감을 다 쓸어갑니다!”
식량은 일꾼 생산량에 영향을 끼친다.
일꾼은 모든 자원을 만들어내는데.
즉, 식량 차이에서 모든 자원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이다.
“로마는 어떻게 대응할까요?”
자원으로 찍어 눌러야 하는 로마인데, 자원에서 손해 보게 생겼다.
뭐라도 해야 했다.
“지금은 일단 방법이 없어요! 1시대 병력으로는 저길 못 뚫습니다! 한세월 걸립니다! 억지로 뚫으려 하면 쿠키는 방어탑 올려 버리면 되거든요!?”
“방어탑 올리는 비용만 빼고 튄다! 이런 건 안됩니까?”
“상대를 완전 히키코모리로 만든 쿠키 입장에선! 방어탑 하나쯤 지어도! 자원 차이 계속 벌어져서요! 저번 경기랑은 얘기가 다릅니다! 반면에 로마는 괜히 식량도 부족한데 병사 죽으면 정말 골치 아파져요!”
“아…… 이거 완전 묘수인데요?”
로마가 뚫지 못했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 컸다.
결국 로마는 일단 안에 박혀 있는 걸 택했고, 별다른 전투 없이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2시대를 조선이 먼저 갑니다!”
시간이 흘러, 조선이 2시대로 넘어간다.
두둥!
[조선 – 2시대]와아아아아…….
관중석에 미약한 환호성이 터졌다.
이어서 로마도 2시대로 넘어갔으나 조선이 미약하게라도 시대 업을 앞선다는 게 호재였다.
“로마는 농경지를 택했어요. 그래서 식량에 드는 초반 돈이 조선보다 많은 거예요! 그 스노우볼이 굴러가고 있어요!”
“예! 말씀하셨다시피 3시대 전엔 사냥이 훨씬 효율적이죠!”
사냥으로 식량을 수급하는 조선과 농경지를 만들어야 했던 로마의 차이였다.
“아! 그리고! 조선의 일꾼들이 뛰기 시작합니다!? 아니, 이미 뛰기 시작한 지 좀 됐어요!?”
조선의 일꾼들이 어느새 적진 바로 앞이다.
2시대로 진입하자마자 뭔가를 하기 위해서 미리 찍어놓은 것.
“뭔가 짓기 시작하죠!?”
“방어탑인가요!? 아예 틀어막나요!?”
일꾼들이 짓는 건 방어탑이 아니었다.
굳이 미리 방어탑으로 돈을 허비할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어차피 지어야 할 건물을 짓고 있다.
[무기 제련소] [건설 중 – 1%] [궁사 훈련소] [건설 중 – 1%] [보병 훈련소] [건설 중 – 1%] [병영] [건설 중 -1%]병력 생산 건물이었다.
-ㄷㄷ전진배럭 ㅋㅋㅋ
-아예 여기를 베이스로 잡으려나
-초소네 완전
-무기 바로 보급하려고
“이거 로마는 집 밖에 나올 생각 말라는 거예요!”
“진짜 쿠키! 묘수의 연속입니다!?”
로마는 점점 뚫을 방법이 사라진다.
“아니! 이탈리아는 반도 국가인데! 졸지에 섬나라가 됐어요?!”
“어,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요!?”
“앗.”
-어라……?
-앗 ㅁㅊㅋㅋㅋ
-그건 우리나라……
-ㄴㅇㄱ
캐스터의 무안함을 풀어주기 위함인지 킹귤이 더 크게 외쳤다.
“어, 어쨌든! 웰컴 투 코리아! 이탈리아아아!”
-ㅁㅊㅋㅋㅋㅋㅋ
-노스 이탈리아 사우스 이탈리아 ㅋㅋㅋㅋㅋ엌ㅋㅋ
-엌ㅋㅋㅋㅋ
-“조선에서 반도는 섬이다”
-ㅠㅠ웃프네 ㅁㅊ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