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4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14화
40. 트레스 vs 아몬드(1)
“자 대열을 정비하라! 곧 온다!”
에스파냐는 진영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었다.
진형은 완벽했다.
머스킷 병과 선교사의 조합은 진형에 따라 파괴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진형이라면, 적의 추가 병력이 들어와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에서 쓸어버릴 것이다.
그런데─
‘기마 궁수……?’
성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적이 기마 궁수일 줄은 몰랐다.
아니, 어쩌면 나쵸는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현장의 병사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건 우노도 마찬가지였다.
‘이 맵에서 기마대를 저렇게 많이?’
거친 산맥과 고지대.
이 맵에서 기마대를 운용하는 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기마대를 쓴다는 건, 오로지 뚫린 길만 쓰겠다는 뜻이고, 그 말은 무조건 전면전만 한다는 말이다.
산악 지형을 안 쓴다는 말이다.
‘조선이…… 산악 지형을 포기해?’
우노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이나, 어쩌겠는가?
‘지금에서만큼은…….’
지금만큼은 너무나 맞는 판단이었다.
저 성문이 잠시 열리는 틈에 전부 들어오려면 기동성이 무엇보다 최우선이어야 했고, 소수의 진입으로 적 멀티에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건 역시나 기마 궁수였다.
투두두두두두……!
뿌연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저 기마 궁수들 말이다.
‘빠르다.’
엄청난 속도다.
일직선으로 줄을 지은 채로 달려온다.
앞에서 보면 마치 단 1기의 기마 궁수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한 줄이다.
이러면 머스킷으로 피해를 입히는 데 한계가 있다.
‘그냥 쏜다면 말이지.’
물론 에스파냐 쪽에서 순진하게 동시에 사격한다는 전제하에 그렇다.
“왼쪽부터! 시간 차를 두고 쏜다!”
하지만 이들도 머스킷 병 1군이다.
여러 가지 전술을 이미 체화한 바.
나란히 선 외쪽부터 순차적으로 사격하는 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
“라저! 1번 사격 준비 완료!”
철컥!
가장 왼쪽의 사수가 외치며 총을 견착한다.
“쏴라아아아!”
척!
우노는 깃을 휘두르며 명령했다.
타앙!
타아앙!
타다다다다당!
총성이 마치 기관총처럼 연이어 들렸고, 파도타기를 하듯 머스킷 총들이 반동에 위로 치솟았다.
그런데─
“!?”
“무슨…….”
적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스스슥…….
기마 궁수들의 상체가 사라져 있었다.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그들의 머리가 말의 아랫배와 동일한 위치에 있었다. 하체만으로 버티면서.
지금이라도 사격점을 바꿔야 했으나 그런 게 될 리가 없었다.
탄은 이미 전부 빗나갔다.
“다음……! 어차피 놈들은 쏠 수 없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나와!”
어차피 저들은 일직선으로 달려오니, 서로의 등에 걸려 전부 사격을 할 수 없다.
그러나 그건 우노의 생각일 뿐이었다.
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다그닥! 다그닥!
‘뱀……?’
분명 일직선으로 달리던 자들이 어느새 둥글게 똬리를 틀기 시작한다.
푸른 휘장이 휘날리며 서로에게 이어질 정도로 가까이 붙어, 비늘처럼 보였다.
그랬다.
그것은 마치 푸른 뱀 같았다.
그르르륵…….
그 뱀이 짐승 같은 소리를 내었다.
여느 뱀의 바람 새는 가느다란 쉿 소리 따위가 아니었다.
쇠로 만든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
그러니까, 이건 뱀 따위가 아니었다.
동양에선 이걸 뱀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무기.’
우노의 눈엔 그리 보였다.
놈의 송곳니가 번뜩였다.
[집중]캬아아아아아아!
그 끝이 하얗게 타올랐다.
파앙!
놈이 몸을 튕기며 달려든다.
거대한 이무기의 아가리가 쩍 벌어지며, 직선거리로 날아들었다.
그것은 일제히 쏘아진 화살이었다.
바람을 찢어내며 달려든 화살이 붉은 피바람을 일으킨다.
퍼버버버벅!
방패가 뚫리고, 갑주가 너덜해졌다.
동료들의 피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하나같이 머리에 명중한 터, 선교사들이 손을 쓸 새도 없었다.
“……”
에스파냐 머스킷 병 1열이 전멸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쩌렁쩌렁한 함성이 모든 필드를 뒤덮었다.
우노는 직감했다.
‘뒤집어졌다.’
그간 유리했던 흐름은 여기까지라고.
* * *
쾅!
킹귤이 테이블을 후려치며 일어나 외친다.
“미쳤어요! 이게 뭡니까!? 기마 궁수입니까!? 무슨 용처럼! 움직이더니! 그냥 싹 쓸어버렸어요!!”
“엄청난 훈련의 효과라고 저는 생각됩니다! 이건 진짜 한두 번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에스파냐! 다시 힐 줘서 살릴 사람 살리고! 열을 정비하고! 사격하려는데!”
에스파냐도 2열의 머스킷 병들을 내보내고, 1열에 살아남은 자들은 힐을 받기 시작하면서 재정비를 꾀했으나.
파앗!
이번엔 모든 기마 궁수들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뱀처럼 똬리를 틀더니! 이젠 또 다 갑자기 흩어졌어요!?”
갑자기 또 대열을 바꿔 버린 조선.
타아앙!
타당!
에스파냐는 혼란스러운 와중 방아쇠를 당겨보지만, 당연히 제대로 맞는 것은 없다.
심지어 성에서 쏜 대포도 헛방이었다.
하나 정도가 낙마했을 뿐이다.
기마 궁수가 반격한다.
“기마 궁수들 반격! 전원이 다시 사격합니다?!”
상체를 뒤로 돌며 일제히 활시위를 당긴다.
파아앙!
이번엔 집중이 완전 충전되지 않아, 전멸은 면했다만.
에스파냐의 2열 중 몇몇이 무너진다.
여기서 기마 궁수 몇이 추가 사격을 가하려 하는데─
“서, 성에서 쏘는 대포도 조심해야 돼요?! 지금 사거리 안입니다!”
──콰아앙!
대포알이 날아들어, 기마 궁수 둘이 사살됐다. 말 두 필이 하늘 위로 날아가듯 터져 버린다.
“집중 잠깐 못 하면 죽어요!”
오금이 저리는 광경이다.
치고 빠지기에서 잠시만 욕심을 부리거나 흐름을 놓치면 순식간에 너덧이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흔들린 기색은 없었다.
휙, 팡어의 손 사인이 올라오고.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대열을 정비한다.
이제 남은 건 열다섯.
열다섯의 기마 궁수들은 다시 흩어졌다.
대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그것이 맞았다.
에스파냐 병사들은 다시 흩어진 자들을 각개 조준하여 쏘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전투는 난전으로 흐른다.
명령과 체계는 사라지기 시작한다.
각자 개인의 역량, 혹은 지휘관의 역량이 여기서부터 중요해진다.
피잉!
기마 궁수 전원에게 명령이 떨어진다.
[후퇴]다그닥! 다그닥!
기마 궁수들은 순식간에 성의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잠시 벗어납니다!? 머스킷 병들은 어리둥절. 얼타죠!?”
“전열을 재정비할지, 아니면 따라가 쏠지 고민이죠!”
그런 고민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공격]적들이 잠시 대열을 이탈한 듯한 그때, 말 머리가 휙 돌며 다시 그들이 대포의 사거리 안으로 들어온다.
콰아아앙!
대포는 AI이기 때문에 무조건 처음 타깃 된 자를 쏘게 되어 있다.
[아아몬드]아몬드가 선두였다.
아몬드는 일부러 본대와 거리를 두기 위해 더 빨리 말을 달려 오히려 대포를 향해 다가가더니.
이히이잉……!
순식간에 좌로 경로를 틀며 대포를 피해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대열의 꼬리로 합류.
그다음 대포는 다시 대열의 머리가 대포 사거리로 들어가면서 오인 사격을 이끌었다.
퍼엉.
대포는 또 헛방이다.
“지, 지금! 그냥 미쳤어요! 무빙이! 다 신들렸어요! 단체로 굿이라도 하고 왔나요!?”
“진짜 그냥 하나입니다! 하나의 생명체인 거마냥 움직여요! 상대 입장에서 진짜 이걸 어떻게 상대합니까?!”
-와
-ㅈㄴ 멋있어 ㅅㅂ
-미쳤다 기동성
-ㄷㄷ
-헐 나 눈물나ㅠㅠㅠ
콰아앙!
콰앙!
대포는 계속 쏘아졌으나, 오히려 화살 다발보다도 의미가 없었다.
나쵸가 직접 붙잡고 컨트롤하지 않는 이상, 맞힐 기미가 안 보였다.
“그 강력한 성의 대포와 머스킷의 탄알이 무용지물 수준입니다?! 거의 유린당하고 있어요!”
“다시! 다시 머스킷 병들 사거리로 들어갑니다!”
이제 다시 머스킷 병들과의 사거리 안쪽이다. 기마 궁수들의 시위에 활이 걸린다.
이번엔 아몬드가 선두 사격이었다.
“다시 쏘나요!?”
물 흐르듯 부드럽게,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지나가면서 간식이라도 던져주는 줄 알았을 것이다.
파아앙─
화살은 당연하다는 듯, 머스킷 병의 눈알에 박혀 버렸다.
“헤, 헤드샤아아앗!”
──푸욱!
“말 타면서 아주 가볍게!?”
투두두두두두!
그 이후 수많은 기마 궁수들이 지나가며, 화살을 툭 던지듯이 쏴버린다.
그것들은 일제히 머스킷 병의 상체와 머리를 강타했다.
“죄, 죄다 명중! 쓰러집니다! 쓰러져요!”
“반격해 보는 머스킷 병!”
타아앙!
타당!
총성이 울렸으나, 그것은 왠지 모르게 적들의 비명으로 들렸을 뿐.
위협이 되지 않았다.
“이, 이상하게 안 맞습니다!? 이거 지금 멘탈 나갔어요! 지휘가 안 돼요!”
“지휘가 안 된 지는 한참 됐습니다! 지금은 그냥 막무가내 전투 영역입니다!?”
전장에 기세라는 것이있다.
이 기세가 한 번 크게 기울면 다시 꺾기 어렵다.
이미 기세가, 전장의 아우라가 조선 쪽으로 기울었다.
“저, 저는 조선 병사들 실력이 여기까지인 줄은! 진짜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도입니다! 이 정도가 아니었거든요!?”
“조직력이! 손발이 아주 척척 맞습니다!!”
-ㄹㅇ
-미쳤어 폼
-진짜 전설의 시작인가 ㅠㅠㅠ
-어떡해 ㅠㅠㅠ 진짜 본선 가려나 봐ㅠㅠㅠㅠ
-나 완전 감동 중
그렇다.
조선 병사들이 보여준 합은 단순히 승리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었다.
보는 이마저도 심장이 뛰고, 그걸 넘어 심장이 아릴 정도의 일체감, 조직력, 집중력.
지금 보여지는 결과만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아. 지금 우시는 분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그만큼…….”
캐스터도 목소리가 먹먹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ㅠㅠㅠ
-지리긴 한다
-이건 져도 인정이다 ㅠㅠ
-이게 가짜? 이게 가짜? 이게 가짜?
-기마 궁수 하나로 이 정도가 된다니.
“말씀드리는 중에! 기마 궁수들은 아직 지휘권 안에 있습니다! 선수들 집중을 하고 있어요!”
기마 궁수들이 다시 적들의 사거리 밖으로 흩어진다.
[집결]그들이 흩어진 후, 모인 곳은 머스킷 병들과는 상관없는 곳이었다.
이번엔 머스킷 병들을 노리는 것 같지 않았다.
“아! 쿠키가! 지금 오더를 바꿨죠!?”
고지대에서 광물을 캐고 있는 일꾼들을 발견한 것이다.
기마 궁수들은 굳이 성과 그 주변을 호위하는 머스킷 병들을 상대로 싸울 필요가 없었다.
자원줄을 끊어놓기 시작하면, 저들이 쫓아와야 하는 입장이다.
“일꾼을 죽이러 가죠!? 이게 기마 궁수죠! 이게 조선 벌쳐입니다아아! 그냥 이곳저곳 들쑤시면서! 다 휘저어야죠!”
-조선 벌쳐 ㅋㅋㅋ
-ㅁㅊㅋㅋㅋ
-이것도 75원인가요?
-앗…… ㅋㅋㅋ
-그 유닛ㅂㄷㅂㄷ
“근데! 자원 관련 건물들 중 상당수가! 방어탑이나 성에 보호권 아래인데요! 이 방어 건물들 만만치 않은데요!”
“예! 그래서 더 달립니다!”
다그닥! 다그닥!
기마 궁수들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아아! 이 속도 못 따라잡아요! 대포나 활로는 안 됩니다!”
“다 빗나가요!”
방어탑에서 쏘는 쇠뇌는 이미 다 뒤로 흘려질 정도의 속도다.
적들은 예측샷을 날려야 했다.
대포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이러면 기마 궁수들은 활 쏠 수 있습니까!? 너무 빠른데!”
그 말에 비웃기라도 하듯.
피융!
화살 쏘아지는 소리와 함께 수많은 일꾼들이 쓰러진다.
“쐈어요! 맞았어요!?”
“너, 너무 쉽게 쓰러지는데요!?”
피융!
또 한 번 일제히 화살이 날아간다.
“아아아! 대학살! 대학살입니다아아!”
“우리 조선이! 말하죠! 아즈텍의 혼을 달래주겠다! 우리가 혼내줄게!”
-ㅋㅋㅋㅋㅋㅋㅋ
-와
-정확도 돌았다
-갑자기 아즈텍 원한까지 ㅋㅋㅋㅋ
-일꾼은 사실 각궁 나오면 진짜 순식간에 죽음
-존나 쩐다
콰앙!
대포가 쏘아졌으나, 애꿎은 에스파냐 일꾼들만 무더기로 날아갔다.
“아……! 일꾼들과 막 섞이면서 일부러 대포를 일꾼에게 맞히고! 자긴 낼름 도망갑니다! 저거 누구예요!? 아까부터!?”
“아몬드 선수입니다! 아몬드! 진짜 대포를 자기 거인 거마냥! 쓰고 있어요!?”
-ㄹㅇ 대포가 아몬드 편드누 ㅋㅋ
-ㅁㅊㅋㅋㅋ
-농락 제대로네
-대포를 쏘는 벌쳐라…… ㅈㅈ
-아 개얄밉닼ㅋㅋㅋㅋ
“이게 전향이지! 다른 게 전향입니까!?”
“맞습니다! 자체 전향 스킬이에요! 선교사들은 박탈감 느끼겠습니다!”
“예! 저 같은 아싸 선교사들은 전향 하나 배우려고 금욕하면서 맨날 성서 읽고 외우는데! 인싸 하나가 오더니 갑자기 내 최고급 스킬을 너무 쉽게 마구 쓴다!? 이거! 믿음이 사라집니다! 아무리 선교사라도! 못 참아요!”
-ㅁㅊㅋㅋㅋ
-엌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개웃곀ㅋㅋ
-ㄹㅇ트루
-대포 쏘는 AI가 반한거냐?ㄷㄷ
-페이스 아이디는 대체 어디까지;
-믿음이 사라짘ㅋㅋㅋㅋㅋ
* * *
한편, 에스파냐는 잠시 일꾼들이 학살당하는 사이.
다른 병과를 준비한다.
[콩키스타도르]에스파냐에만 있는 유일한 병과였다.
번역하면 ‘정복자’이지만, 쉽게 말하면 총 든 기병이다.
쿵……!
머스킷 병들은 중장갑을 벗어버리고, 경장갑이 된 채 말 위에 올라탔다.
“선두로 가서 어그로 끌 테니까. 따라와.”
그중 한 사람이 가장 먼저 조선의 기마 궁수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트레스]전투력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에스파냐의 보조 지휘관, 트레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