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65화
23. 광고(3)
한동안 배라 31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
[아니 어떻게 아몬드만 플래3이냐고 ㅋㅋㅋ] [배치 전승하면 나도 플래 달라고!!!] [주작 ㅈㄹ 심하네 ㄹㅇ] [아몬드가 걍 넘사라서 그런 거지 ㅅㅂ] [열폭하는 애들 왤케 많음? ㅋㅋㅋ] [아몬드가 잘. 나. 가. 니. 까.]아몬드는 어떻게 배치고사만으로 플래티넘 3티어가 되었는가.
이 관련 주제는 단순히 아몬드라는 스트리머 하나를 넘어서, 거의 모든 배치고사 관련 논쟁들에까지 다시 불을 붙였다.
[애초에 레이팅 시스템이 병신인 이유] [랭크 mmr 판독이 쓰레기인 증거] [인공지능 러비가 개 거품인 이유] [배틀 라지 제작사, 판타지아의 과거 만행] [운영진 병신인 거 하루이틀 보나 ㅋㅋㅋ]플래를 받을 수 있다 파와, 아니다 파.
반반으로 나뉘어서 아주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치열한 논쟁이었으나.
그 균형추가 완전히 기우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장 핫한 배틀 라지 스트리머, 아몬드. 판타지아 채널에 초대]아몬드가 배틀 라지 제작사, 판타지아에 초대를 받은 것이다.
기사의 원문 중엔 이런 내용이 있다.
[……대체 어떻게 그가 배치고사 플래 3의 기록을 세웠는지부터, 그의 기량은 어느 정도 수치인지, 여러 방면에서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그냥 초대가 아니라, 게임사 측에서 직접 아몬드의 레이팅에 대해 소명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게임사 측에서 아몬드의 플래티넘 랭크를 이미 인증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적어도 지지 선언이나 마찬가지.
[ㅋㅋㅋㅋㅋㅋ게임사가 인증한다는데 지들이 왜 플래네 마네 하는 거야] [이제 어쩔 거냐? 어?] [아몬드 씹 월클 ㅋㅋㅋ] [월클 아몬드는 게임사가 직접 인증해 주는데. 방구석 찐따들은 질투에 눈이 멀어서 신고나 처 넣고ㅋㅋㅋㅋ] [아오 시원해 ㅋㅋ ㅋㅋ] [판타지아 간만에 일하네] [오우 쒯. 이거 광고 같은거 아님? ㄹㅇ 월클이네]판타지아의 초대를 받았다는 것부터가 이미 상당히 대단한 일인데.
그들이 직접 아몬드의 억울함을 해소해 준다니.
이건 완전 특별 대우였다.
아니나 다를까, 아몬드를 질투하는 세력은 이걸로 또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하필 아몬드가 혜택받은 거 보면 모르냐? 이사진 라인이라서 그런 거잖아~~] [이사가 전화했다는 그 썰이 진짜라며 ㅋㅋ] [와 이 새끼 뭐 금수저 아님?]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 허위 사실까지 구분 없이 이리저리 퍼 날라졌다.
“와. 씨X. 이 새끼들은 내가 고소해 줄게.”
오 실장이 커뮤니티 반응을 보다가 외쳤다.
지금 아몬드는 한참 촬영 준비 중으로, 난생처음 메이크업이라는 걸 받고 있었다.
주혁이 대신 오 실장의 말 상대를 하는 중이다.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그는 능숙한 말솜씨로, 오 실장의 화에 기름을 솔솔 부었다.
“상현이가 멘탈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이런 거 보면 좀 힘들어하더라고요.”
거짓말이었다.
아몬드는 이런 걸 보면 전투력이 솟는 편이지, 힘들어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걸 알 리 없는 오 실장의 눈이 분노로 휘둥그레졌다.
“그래? 이 몹쓸 것들. 주혁 씨. 이런 거 싹 다 긁어서 보내줘. 우리 법무팀 그냥 가오잡기용 아니니까.”
“예! 알겠습니다!”
주혁의 대답은 신이 나서 기합이 팍 들어갔다.
오 실장은 여전히 커뮤니티에 떠돌아다니는 유언비어에 화가 났는지 계속 툴툴댔다.
“이거 완전 미친놈들 아냐? 감히 펑크 파트너 스트리머 상대로. 이사진 라인이 뭐 어쩌고 저째? 정신 나갔구만? 이거 회사 차원에서 고소 때려야 기강이 잡히겠네.”
“예. 예. 아무래도 고소 작업하면서 공지까지 올리면 기강이 싹 잡히지 않을까 합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일전에도 우리가 풍선껌 씨 관련해서 그렇게 한 적 있는데. 그거 잘 먹히더라고.”
주혁은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며 은근슬쩍 오 실장의 화를 더 부추겼다.
‘빌어먹을 놈들 다 고소 먹어라~’
* * *
주혁의 마수가 뻗치고 있는 건 꿈에도 모른 채.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선 지금도 아몬드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로 뜨거웠다.
뉴스 기사에 이어서, 방금 판타지아에서 본사 SNS 계정에 아몬드와의 방송을 공지했기 때문이다.
이젠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팩트다.
아몬드가 판타지아에 초대됐다는 것이.
[오늘 배틀 라지에서 한참 핫한 분을 모셨습니다! 기대해 주세요!]-와 ㅋㅋㅋㅋ
-오 아몬드!
-키야 판타지아 출세했네. 아몬드도 모시고.
-아몬드? 누구임?
-오오오오.
-간만에 꿀잼이겠누.
-아몬드 채널에서도 방송하나?
-와 안목 보소. 탁월하구만.
아몬드의 실루엣만 나온 그림이었지만, 누구나 다 정체를 알고 있는 분위기다.
일반적인 메이저 SNS나 올튜브에선 아몬드에 대한 적의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 최초로 배치고사 플래티넘을 받았다는 타이틀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와 배치 플래? 미친 재능충이네
-그게 가능함?
-오진다
-게임사에서 초대할 만하네 ㅋㅋㅋㅋ
-배치 플래 ㅁㅊ ㅋㅋㅋ
-전자파보다 높은 거 아님?! 띠용!
그들에겐 누가 배치에서 플래를 받든 다이아를 받든 그냥 신기한 일일 뿐, 질투를 할 만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래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지.’
주혁도 그런 메이저 씬의 반응을 확인하며, 게임 커뮤니티들의 독성을 체감했다.
그들 중 이로운 자들은, 굉장히 두터운 팬층이 되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악질들은 정말 끈질기고 지독한 바이러스 같은 역할도 한다.
양날의 검이다.
‘이래서 도토리묵이 메이저로 가라고 한 거구나.’
상현이 메이저에서 먹히는 스타일이라고 했던 도토리묵.
그는 ‘메이저에서 먹히는데 굳이 마이너한 장사 할 필요 없지’라고 했었다.
즉, 할 수만 있다면 메이저 쪽이 낫다는 뜻인데.
이런 현상을 보니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오늘 알 수 있겠다.’
주혁은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상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오늘 아마 얼추 메이저 씬의 맛을 볼 수 있을 거다.
지금 이 게임사의 채널이, 상현이 출연했던 매체 중에선 가장 메이저와 가까운 곳이니까.
아몬드가 과연 메이저에서 먹히는지, 아니면 그럴 그릇이 아닌지.
오늘 알 수 있을 거다.
* * *
“와…… 진짜 메이크업이 하나도 필요 없으시다.”
상현의 볼에 정체 모를 파우더를 계속 발라주던 여자가 감탄한다.
무용수처럼 머리를 질끈 위로 묶고, 볼이 통통한 귀염상의 여자였다. 말투 역시 약간 어리숙한, 애교 있는 스타일.
그래서 듣는 재미가 있었다.
“화장을 뭐하러 하신담? 그냥 촬영하시지.”
다만 아까부터 비슷한 말만 반복 중이다.
상현은 하마터면 하품으로 대신 대답할 뻔한 걸 겨우 참는다.
“하아, 하하. 감사합니다.”
보수적인 대기업 사회생활 경력 5년 차에, 체육계 출신이다.
이런 지루한 대화를 웃어넘기는 것쯤이야, 숨 쉬듯이 가능했다.
“제가 연예인들 메이크업도 많이 봐 드렸는데. 진짜 아몬드 님이 거의 압살이시네여. 너무 잘생기셨어여.”
“그럴 리가 있나요.”
“아니에여. 진짜에여. 아마 공중파 나가시게 되면 난리 날 것 같아여.”
“너무 먼 미래 같은데요?”
“제가 언뜻 듣기로 요즘 방송 잘되신다던데. 요즘은 공중파가 개인방송보다 못하죠, 뭐. 그냥 판 좀 키우려고 나가는 곳인데여. 아마 금방 연락 올 거예여.”
수다스러운 그녀의 말을 들으며 대강 고개를 끄덕이다 보니.
톡톡.
마지막 터치로 드디어 화장이 다 끝났다.
“짠. 어때요?”
거울 안을 들여다본 상현은 순간 얼어붙었다.
‘와.’
이게 메이크업의 힘인가?
그녀의 말대로 정말 연예계에서나 볼 법한 얼굴이 앉아 있었다. 심지어 옷차림도 오늘 꽤 그럴싸해서 그런지.
“당장 시상식 가셔도 되겠죠?”
그녀의 말대로 정말 시상식에 가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비주얼이다.
말이 많아서 조금 힘들었는데, 나름 실력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 잘하시네요.”
“어머. 제가 뭘 했나여. 그냥 요게 다했죠.”
툭.
그녀가 상현의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
“혹시 제 메이크업이 마음에 드셨으면…….”
슥.
동시에 다른 손이 상현의 자켓 안쪽 주머니로 쏙 들어갔다. 어리숙해 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아주 능숙한 손짓이었다.
“명함이에여. 프리랜서거든여.”
찡긋.
그녀는 거울을 향해 윙크를 해보이며 다른 스태프들을 불렀다.
“여기 아몬드 메이크업 다 됐어여!! 배우 오셨네여! 배우!”
짝. 짝.
요란한 소리가 오가는 동안, 상현은 잠시 명함을 꺼내 봤다.
진짜 명함이 아니었다.
전화번호와 이름이 손글씨로 적힌 쪽지다.
이거 너무 적극적인 거 아닌가. 어려서 그런 건지 뭔지.
상현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당황할 일은 아니었다. 처음도 아니니까.
이전에도 이러던 여자들이 더러 있었다. 다만, 어울렸다가 별로 좋은 꼴은 못 봤었다.
상현은 과거의 레슨을 되새긴다.
“아몬드 님. 이쪽으로 오실게요!”
“예. 갑니다.”
상현이 떠나간 의자엔 디자이너의 명함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 * *
스태프들의 안내를 따라서 준비된 공간으로 가자, 번쩍이는 조명판들이 아몬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도토리묵의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던 것과는 확실히 스케일이 달랐다.
판타지아의 채널이 얼마나 큰지 체감되는 순간이다.
촬영장이 거의 공중파 전문 방송국을 방불케 했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유하연이에요.”
상큼한 향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굵게 말린 웨이브 머리, 라인이 드러나는 캐쥬얼 드레스, 또각거리는 하이힐, 선명하고 깔끔한 이목구비.
아나운서라는 걸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한 모습이다.
“예. 안녕하세요.”
“여기 인터뷰 관련된 목차입니다.”
“아…….”
“너무 부담 갖진 마세요. 저희 방송도 어찌 됐든 인터넷 방송이라, 그냥 자연스럽게 진행할 거예요.”
“인터넷 방송…….”
그 말에 상현은 저도 모르게 저 멀리서 움직이고 있는 지미집 카메라로 눈길을 보냈다.
몇천만 원을 호가하는 이동식 카메라다.
눈길을 읽은 유하연이 꺄르르 웃는다.
“확실히 부담이 되는 현장이긴 하죠?”
“네. 안 된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긴장 정말 안 하시는 편이세요. 신기할 정도로.”
유하연의 커다란 눈이 상현을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 상현은 저도 모르게 오른손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넣었다.
“원래 티가 잘 안 납니다.”
거짓말이다.
막상 긴장하면 티가 난다.
단지, 원래 긴장에 내성이 있는 인간일 뿐이다.
“그런가요? 음…… 어차피 질문 목록에 있으니까. 나중에 물어볼게요.”
“예.”
질문 목록에 있다고?
상현은 잠시 진행 카드를 들여다봤다.
[1. 인터뷰]이렇게 쓰인 카드였다.
‘과거 이력, 나이, 키, 애인 유무…….’
뻔하디뻔한 그런 화제성 유도 질문이다.
방송은 방송이구나, 상현은 다음 카드로 넘긴다.
[2. 피지컬, 집중력, 싱크로 테스트]이게 주요 콘텐츠가 될 거다.
‘어제 알려줬던 그거네.’
이건 상현도 미리 고지를 받았었다. 어떤 테스트가 진행될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상현은 이쪽이 기대가 컸다.
여기서 잘해야 인정을 받을 테니까.
[3. 이상 유무 체크]여기는 주혁이 원하던 사항이다.
혹시나 캡슐과의 싱크 관련해서 이상이 없는지 체크해 주는 거다.
이쪽 관련으로는 판타지아 팀이 최고라던데.
“자. 30초 셉니다!”
저 멀리 있던 스태프 중에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외쳤다.
감독쯤 되는 사람 같다.
“네~”
아나운서는 프로답게, 잠시 머리를 매만지고는 가장 예뻐 보이는 각도로 다리를 포개 놓았다.
상현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냥 카메라 쪽을 멍하니 응시했다.
“키야. 아몬드 님 그림 나오네!”
그런데 감독이 상현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뭐지.’
여튼 간에 방송은 시작됐다.
타악-
슬레이트가 닫히고, 아나운서가 화사한 웃음과 함께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여러분! 특별 포맷으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해체 분석기 시리즈. 오늘은 ‘아몬드 해체 분석기’입니다!”
[현재 시청자 1.7만]시작과 동시에 2만에 가까운 시청자들이 몰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