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8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52화
51. 주입식 교육(2)
처음 조선이 맵 선택권을 받았다는 소식이 퍼졌을 때.
각종 커뮤니티에서 이것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았다.
[조선 한 번 더 가냐?] [아니 조선 이걸 받는다고?] [와 진짜 천운이 따라주는 듯]국내 커뮤니티에선 아무래도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다.
본선에 간 것만 해도 엄청난 기적의 연속이었는데.
여기서 맵 선택권까지 받게 되니 일종의 운명적인 흐름이라고 느끼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최소 8강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8강 신화 가능하냐?] [8강 바다 맵 이순신 소환 각ㅋㅋ] [가즈아아아아 괴수!]이는 아무래도 시빌엠을 잘 모르는, 최근에 이 대회에 유입된 사람들이 커뮤니티의 주를 이루게 되면서 일어난 현상 같았다.
맵 선택권을 굉장히 결정적인 어드밴티지로 생각해 버리는 현상 말이다.
이는 해외 반응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조선이 맵 선택권 받았다는데. 바이킹 승산 있나?]따위의 글에 달린 댓글은 하나같이 이러했다.
-맵 선택권을 괜히 패션으로 주는 줄 알아? 무의미.
-말 그대로 패션.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럴듯한 어드밴티지지만, 본선에서 사용되는 맵들의 밸런스 퀄리티를 고려하면 큰 이점은 아님.
-바이킹이 맵 선택권이 있었다면 2:0 완승일텐데. 조선이 가져봐야 별로……
-맵 자체가 매번 디테일이 바뀌는데 의미가 그렇게 클 리가
즉, 맵 선택권은 단순한 재미를 위한 이벤트일 뿐. 게임에 큰 효력이 있진 않다고 하는 게 주류 의견인데.
이는 한국의 커뮤니티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였다.
물론 이곳에서도 희망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
-초반 틀어막는 맵 고르면 승산 높지 않아?
아무리 밸런스가 좋아도 맵의 성향이라는 게 있는데.
후반전 맵을 고르면 바이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유용한 거 아니냐는 질문이다.
└초반 틀어막는 맵 바이킹 승률 보고 오셈 오히려 64%임.
└대단하네
경기 수가 몇 개 없긴 해도 무려 64%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바이킹.
└덴마크 바이킹은 초반 틀어막는 맵에 대해 완벽하게 극복했어 오히려 식량을 완벽하게 통제하면서 숨통 조여 죽여버릴걸?
문명의 약점이라고 생각됐던 부분을 공략하려 들 때.
덴마크의 대처는 살벌할 정도로 완벽했다.
오히려 승률이 더 높은 기현상이 나올 만큼 말이다.
“외워. 우리는 문제가 뭐가 나올지 미리 알잖아?”
쿠키가 외워서 쏘는 걸 구상하게 된 건 이 때문이었다.
“이게 우리가 가진 맵 선택권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쿠키가 생각하는 맵 선택권의 최대 장점은 유리한 맵을 고를 수 있다는 게 아니었다.
유리한 맵이라고 해봐야 경기에 선정된 맵들은 전부 밸런스가 좋아서, 특정 문명이 유달리 유리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
즉, 지형으로 전략적 이득을 취해봐야 그리 크지 않고.
전부 적의 예상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쿠키는 맵 선택권의 이점을 다르게 해석했다.
그는 맵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정 지형을 미리 연습할 수 있다.
이걸 가장 극대화할 방법이 뭘까?
일명 날빌이라 불리는 빌드 오더? 아니다.
날빌 하나를 제대로 만드는 데에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어디서 변수를 내야 할까?
역시 전투다.
지형을 활용한 전투.
바뀌지 않는 지형을 찾아내고, 그 지형에서의 최적의 전투를 펼치는 방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각자 커브 각도를 30도 커브, 45도 커브, 60도 커브 이런 식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최적화를 찾고. 그걸 자기 위치에 최적화시켜서 외워서 쏘는 거다.”
쿠키는 날짜를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주어진 기간은 이틀.”
이틀.
이게 그들이 먼저 맵을 알고 있을 수 있는 시간.
오로지 조선에게만 허락된 시간과 공간의 방이었다.
“이틀 안에 나무 뒤든 어디든 있는 표적을 확실하게 맞히는 걸로 하자.”
그 이후부터 조선 궁병들은 무조건 정해진 자리로 달려가서 활을 쏘는 연습만을 반복했다.
“2번! 어디 갔어!?”
“온다!”
파앙!
팡!
처음엔 화살이 기껏 돌아서 나무를 맞히거나, 심지어는 동료를 맞히기도 했다.
특히 2번 사수가 실수가 많았다.
“젠장…….”
2번 사수는 팡어였다.
파앙!
그가 쏜 화살이 엉뚱하게 돌아 롸떼의 이마에 가서 꽂힌다.
“으악!”
팡어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탄했다.
“하아……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게 새로운 방식으로 쏘는 게 영…….”
항상 궁병 부대의 리더를 맡아왔던 팡어다.
그런 그가 새로운 전술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커브샷이라는 기술이 쓰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런 걸 단 이틀 안에 마스터해야 했다.
적어도 이 자리에서 쏘는 것만큼은 완벽하게.
“온다아아!”
또 적군 역할의 플레이어들이 뛰어오기 시작했다.
기리리릭.
팡어는 고개를 갸웃하며 활시위를 당긴 후 화살을 이리저리 옮겨본다.
“하씨…….”
* * *
경기 날이 왔다.
조선의 궁병들은 미친 듯이 계곡 앞의 그 위치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이 형국을 중계진으로선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 뭔가요!?”
“아니, 왜…… 왜죠!? 이거 미식축구 아니에요! 적진으로 들어간다고 되는 게 아닌데!?”
캐스터는 물론이고, 킹귤의 머리로도 아무리 경우의 수를 떠올려봐도, 당장 이 상황에서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아, 아무래도! 저기 목적지에 뭔가 있는 건가요!?”
캐스터가 이렇게 물어왔으나, 킹귤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야 저기엔 끽해봐야 산 짐승이 조금 많다는 것 정도 외에 특이할 점이 없으니까.
전략적으로 이렇게까지 궁병들이 맹목적으로 뛰어갈 이유가 없었다.
“글쎄요……? 이거 모르겠는데요!? 일단 조선 병사들이 지금 바이킹 소굴 중앙으로 쳐들어가고 있다는 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아아아! 이게 무슨 그림일까요! 지금 오는 길에 몇 명 낙오됩니다?!”
“바이킹들이 적을 마주치면 돌진 팩션이 있거든요!? 일정 거리 안으로 들어오면 산악 민족이 있어도! 도망치기 힘듭니다!?”
들어가는 길에 궁병 몇이 희생됐다.
-뭐야 대체
-?? 어택땅 찍고 까먹음?
-ㄷㄷㄷ
“조선은 지금! 사람이 귀해요!? 왜냐면 바이킹이 식량 통제할 거고! 농업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병사들이 죽어도 다시 살리기 힘들어질 텐데요?!”
“심지어 지금 이 부대 멤버들 면면을 보면 완전 최고 에이스들이죠!?”
“도착! 드디어 일단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조선 병사들이 모두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중계진은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피잉!
핑!
갑자기 수많은 명령이 찍히기 시작하더니.
-와
-뭐야??
-헐
-ㄷㄷ
선수들 하나하나의 위치가 지정됨과 동시에 그들 주변으로 마치 거리를 알려주기 위한 동그란 원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킹귤의 목소리가 점차 흥분조로 바뀌었다.
뭔가 준비한 게 확실히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뭔가 벌어진다.
“이, 이거! 쿠키가 뭐 찍고 까먹은 거 아니냐! 이런 말 채팅에서 나왔는데! 그건 확실히 아니죠 지금!?”
치이이이익……!
금빛의 원들이 그려진 후.
사방에서 접근하는 바이킹들을 향해 조선 병사 하나가 활시위를 당긴다.
그는 2번에 위치한 병사.
팡어였다.
‘나부터다.’
그의 주위로 그려진 원 안으로 가장 먼저 바이킹이 들어왔다.
‘떠올려라.’
기리리릭!
집중의 팩션이 켜지면서, 끝이 하얀빛으로 타올랐다.
「아몬드야. 내 자리에서 한번 쏴주면 안 되냐? 나 그냥 외워 버릴게.」
「그…… 그게 돼요?」
「그냥 좀 해줘.」
「여기서 저 나무 뒤는 활시위 여기 쯤. 저 바위 뒤는 여기. 당기는 건 이쯤…….」
그리고─
‘떠올려. 네가 이틀간 밤새우면서 외운 걸!’
팡어는 천천히 시위를 놓았다.
파아앙!
그의 화살이 파공음과 함께 날았다. 곡선을 그리는 하얀빛의 경로.
그 끝엔 나무가 있었다.
화살은 나무에 그대로 박히는 듯했으나, 도착한 곳은 그 뒤에 숨은 바이킹이었다.
──푹!
‘맞았어?!’
바이킹의 관자놀이에 하얗게 타오르는 화살이 깊숙이 박히며, 허무하리만치 간단히 쓰러졌다.
이것이 신호탄이 되었다.
“마, 맞았습──”
휘둥그레진 중계진의 두 눈에 비추었다.
──파아앙!
모든 번호의 위치에서 일제히 쏘아지는 화살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각자의 길을 그려가며 나는 하얀빛의 향연.
-헉
-ㄷㄷ
-ㄹㅈㄷ
-와
-???
그것들이 하나같이 바이킹들의 옆구리에 꽂히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버벅!!!
방패로 앞을 가려도, 나무 뒤에 숨어도 결과는 비슷했다.
계속해서 쏘아지는 화살은 저마다의 경로를 그리며 장애물 뒤의 적을 쓰러뜨렸다.
화살은 그들의 좌, 우 측면만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맞습니다! 맞았습니다!? 전부 다아아아!!”
중계진이 너무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현장에서 엄청난 함성이 쏘아졌다.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한국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든다.
“이, 이거 뭐예요!?”
거기에, 침을 튀며 흥분하는 중계진.
장내는 흥분의 도가니다.
-캬
-ㄷㄷ
-ㄹㅇㅋ
-캬
-와 미쳤네
-크
-와
-노선 바꾼 뱀새끼들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뱀ㅋㅋㅋ
채팅창조차 감당하지 못해 버벅거렸다.
그럴 만했다.
방금 찰나의 순간에 적들이 삭제되어 버렸으니까.
“조선!! 방금 그게 화살이에요! 뱀이에요!?
뱀처럼 휘적거리며 날아가는 화살들이 바이킹들을 전멸시켰다.
-지렸다 ㄹㅇ
-어우 렉 쩔어 ㅋㅋㅋ
-노선 바꾼 뱀새끼들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현장 분위기 미쳤;
“지, 지금 1차로 달려든 바이킹은 전부 죽었습니다아아!?”
쿠키가 그린 원 안쪽에, 살아 있는 바이킹은 근방에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시체만 아직도 경사로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뿐이다.
킹귤이 침을 튀며 버럭 외쳤다.
“조선이 말하는 거죠!? 여기 계곡에 식량이 많다고!? 너네도 포함이야아아!!”
-엌ㅋㅋㅋ
-너도 포함이야 보이~!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
-도랏냐?ㅋㅋㅋㅋ
-앗ㅋㅋㅋㅋㅋ
-바이킹 고기 ㄷㄷ
이후 다가오던 다른 바이킹 무리들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특정 구역 이상으로 들어가면 놀랍도록 정확도가 높은 커브샷이 날아와 자신들을 몰살시킨다.
이 기현상 앞에 무심코 발을 들이밀 수 있는 자들은 몇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서는 것도 이상했다.
적은 겨우 열 명 남짓.
활이 극도로 불리한 지형에 자리 잡은 채로 가만히 시위만 당기고 있다.
게다가 저쪽은 식량의 보고인 계곡이다.
여기서 저 자리를 포기하면 식량의 손해가 너무 크다.
“조선! 지금 다른 곳으로 궁병들이 파견됩니다!?”
그사이, 조선은 바이킹들이 눈을 돌린 다른 사냥터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 이건! 지금 조선도 식량을 비축하려는 거죠!?”
“맞습니다! 바이킹들이 계곡에 한눈판 사이! 다른 지역 식량을 확보하려는 겁니다!? 이거─”
전쟁은 결국 자원 싸움이다.
이는 시빌엠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리한데요!? 진짜 조선! 큰일 내나요?!”
자원 확보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면, 이기지 못할 것도 없다.
설령 그것이 파워 랭킹 꼴찌인 조선과 12위인 바이킹의 대결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