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9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61화
53. 간파(3)
초반부터 과감하게 사냥 초소를 늘려나가는 움직임.
바이킹은 사냥 초소를 여러 개 만드는 게, 식량도 금도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초반부터 계속 사냥 초소를 늘려나가면 빠르게 자원을 불려 나갈 수 있음은 확실한데.
초소가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 자원을 폭발시키기 전엔 너무 취약해진다.
“이거 바이킹 조금 위험한 선택 아닌가요?”
킹귤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어!? 왜죠? 돈 엄청 잘 벌릴 텐데요?”
“결국 자원이라는 게 자원으로 강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거잖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바이킹은 자원을 위해서 자원을 계속 쓰고 있는 겁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버는 그런 상황이에요! 그럼 돈은 잘 벌리겠죠 당연히! 근데 싸우는 데 쓸 돈이 없어요!!”
-쾌락 없는 책임 ㄷㄷ
-완전 도박이누
-한번에 터뜨리겠다 이거 아냐 지금
-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을 벌려고 돈을 벌다니
이는 분명 바이킹의 입장에선 도박적인 플레이가 맞았다.
만약 상대가 이런 움직임을 눈치챈다면 엄청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이거 만약에 조선이 눈치채고, 1시대 방어탑 러쉬라도 감행하면! 바이킹 진짜 경기 엄청 힘들어지거든요!”
“그렇죠! 쿠키가 그런 거 엄청 잘하잖아요!? 그걸로 울린 지휘관이 몇 명입니까!! 그런데 쿠키 앞에서 지금 소위 날빌을 꺼내 든 거군요!?”
중계진의 말처럼 쿠키는 초반 찌르기에 숙련된 지휘관이다.
심지어 조선의 병사들 역시 이런 플레이에 도가 터 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조선이 3시대부터다. 어쩐다 하지만! 그것도 사람 차이 있거든요!? 어차피 지금 우리 조선에서 싸우는 플레이어들은! 솔직히 1, 2시대 소규모 교전이 더 익숙할 겁니다?”
-ㄹㅇㅋㅋㅋㅋ
-막상 3시대로 가서 이긴적 얼마 없긴함ㅋㅋ
-ㅈ밥 싸움 장인들ㅋㅋㅋㅋㅋ
-투닥투닥거리는거 젤 잘함
이미 쿠키와 함께 그런 초반 전술로 발을 맞춰왔고, 그에 대한 승리 경험도 있는 게 조선의 전력.
“아무리 바이킹이 초반이 세도! 이런 극단적인 날빌은 오히려 이상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상대의 이런 성향과 맞물려 바이킹은 분명 위험한 선택을 하고 있었다.
“예. 그렇죠. 그런데! 이걸 조선이 눈치채야! 그래야 모든 게 되는데…….”
물론 모든 게 조선이 눈치채지 못하면 소용없는 짓.
그런데─
“어어어!?”
픽!
옵저버가 한쪽 진영 시점으로 바꿔버렸다.
조선의 시점이다.
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쿠구구궁…….
경기장 한쪽 절반이 어둠에 잠기며 지형이 무너져내렸다.
“오오오오오……!”
시점 전환이 홀로그램으로 표현되는 건 처음이었기에,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쿠키가 발견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다 말씀드렸죠!? 그래서 지금 이런 방식으로 중계를 내보내는 것 같습니다!”
-갓저버
-와 이렇게 보니까 발견할 수 있겠나 싶네 ㅋㅋㅋ
-현장에서 보면 지리겠다 와
거의 대부분이 어둠에 잠긴 시야.
1시대 바이킹들 상대로 정찰을 적극적으로 보낸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라, 조선의 시야는 바이킹보다 훨씬 좁았다.
“아아…… 이게 바이킹의 힘입니다. 시야 확보 차이가 엄청나죠?”
“그래도 1시대에 전쟁광 팩션이 없을 때. 지금 죽더라도 정찰병 넣어야 하는데!”
“들어가기 전에 죽는 경우가 많잖아요! 도끼 투척으로 그냥 원거리에서!”
1시대부터 바이킹들은 도끼를 생산할 수 있고, 도끼는 창이나 검에 비해 상당히 값싼 무기다.
애초에 일회용 투척 무기로 던질 수 있는 수준이니까.
“맞습니다. 그게 참 좋죠.”
“그런데 지금 사냥 초소 미친 듯이 늘리고 있어서! 도끼는 생산 안 했을 거예요! 그걸 쿠키가 몰라서 지금 망설이는 겁니다!”
사실 조선은 지금 정찰을 밀고 들어가면 바이킹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지금 그럴 수 있다는 걸 쿠키 입장에서 알 수 없을 뿐이다.
“자, 쿠키. 정찰병들 어찌 됐든 꾸준히, 조심히 돌려주고요. 어? 보였습니다? 어떤 판단을 내릴까요?”
맵상에서 양측 병사 몇이 마주쳤다.
싸움으로 번지진 않았으나, 각 지휘관에게 정보가 들어간 상황.
“쿠키. 뭔가 이상한 걸 느껴야 하거든요? 지금 바이킹들 정찰하는 폼이 이상하잖아요. 도끼 든 애들이 없어요!”
쿠키가 알 수 있는 증거들은 조금씩 뿌려져 있었다.
평소 바이킹이라면 이 타이밍에 도끼를 든 자들이 반드시 정찰대에 한 명씩은 포함되어 있어야 했는데.
방금 상황에선 아무도 도끼를 들고 있지 않았다.
사냥 초소 짓는 데 돈을 다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연찮게 도끼가 없는 그룹과 만났을 수도 있으니, 이건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확실한 정보는 ‘정찰의 형태’이다.
“정찰하는 모양새가 완전 다르거든요!?”
바이킹은 1시대의 강함을 필두로 굉장히 공격적인 정찰을 하는 문명이다.
바로 전 판만 해도 그런 식으로 식량을 다 독점하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천천히 라인을 만들며 다가온다. 마치 오프사이드를 기다리는 수비수들처럼.
“바이킹 지금 침대 축구 하잖아요! 이거 바이킹 아니거든요!?”
이런 킹귤의 말을 듣기라도 한 건지.
피잉!
[공격]바이킹 쪽에서 명령이 떨어진다.
“어? 바이킹! 달려드는데요!”
“블러핑입니다!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약간 오버하고 있어요!”
-과잉 연기 ㅋㅋ
-뻥카ㄷㄷ
-이걸 어케 안속누
바이킹은 제대로 싸울 생각이 아직 없다만 그러나 그건 평소의 바이킹답지 않다.
그래서 막 달려드는 척하며 일종의 허풍을 떠는 것인데.
만약 조선이 물러나지 않으면 바이킹들도 결국 공격을 하지 않고 뒤로 물릴 것이다.
그러나─
팅!
[후퇴]쿠키는 병력을 잠시 뒤로 물린다.
“아……!”
“이, 이거 블러핑이 먹힌 거 같은데요!?”
“사실 이게 제대로 된 대응입니다. 바이킹이 1시대에 막 달려드는 걸, 블러핑 아냐? 생각하고 싸우는 건 미친 짓입니다! 마동석이 팔 근육 자랑한다고 센 척이 아니잖아요! 진짜 세잖아요!”
-엌ㅋㅋㅋ
-ㄹㅇ
-ㅁㅊㅋㅋㅋㅋ
-그렇네
-ㅅㅂ 불합리하네ㅋㅋㅋ
-마동석이 블러핑하면 그냥 속아줘야지 ㅅㅂ
-(눈치채면 죽는다)
-블러핑(물리)ㅋㅋㅋㅋㅋ
“하지만 쿠키? 뭔가 이상하다는 거 눈치챈 걸까요? 보조 지휘관을 앞으로 내세웁니다.”
일단 병력을 물렸지만, 쿠키는 바이킹 정찰병들의 행동이 영 이상하다고 판단했는지 보조 지휘관을 전열 앞으로 불러온다.
아무래도 [매 날리기] 스킬을 사용할 생각 같았다.
초반엔 쿨타임이 꽤 긴 편이라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데.
이번에 쓰기로 했다는 건,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는 거다.
“그렇죠. 조선이 뭔가 이상하다 눈치챈 겁니다! 근데 대놓고! 아 형님! 구라치지 마십쇼! 하는 게 아니라 뒤에서 살짝 알아보는 거죠?”
“사회성이 좋군요!”
-ㅅㅂㅋㅋㅋㅋ
-구라치지 마십숔ㅋㅋㅋ
-엌ㅋㅋㅋ
-소셜 스킬 ㄷㄷ
-이게 인싸!?
식빵이 말을 타고 달려와 매를 날린다.
휘이이이이!
순간적으로 맵의 검은 부분이 동그랗게 밝혀진다.
그 끄트머리에 사냥 초소가 보였다.
“!”
“발겨어어어어언!!!”
사냥 초소가 이 지역까지 와있다니.
“아. 언제 여기까지 지었죠!? 시야가 없으니까! 진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시야가 없어서 미처 체감하지 못했으나, 바이킹이 초소를 확장하기 시작한 이래 시간이 꽤 흘렀던 것이다.
“쿠키! 발견 확인했겠죠?! 이제 대책 어떻게 세웁니까!?”
* * *
쿠키는 봤다.
‘사냥 초소가 이 타이밍에 여기까지?’
바이킹 정찰병의 낌새가 뭔가 평소 같지 않아 이른 타이밍에 매 날리기를 사용했는데.
수확이 있었다.
‘사냥 초소가 여기까지 나와 있는 건…… 이미 뒤에 다 찼다는 소리인데.’
사냥 초소는 일정 거리를 두고 지어져야만 효과가 있는 건물이다.
그러니 많이 짓다 보면 결국 상대 진영 땅까지 퍼져 나가게 되는데.
그건 보통 바이킹 문명의 전성기인 2시대 중반 이후에나 일어나는 일이다.
1시대에 이렇게 중간 지대 근처까지 사냥 초소가 보인다면, 그건 뭔가 이상한 거다.
이상한 짓을 꾸미는 것이다.
‘대체 이 뒤쪽에 사냥 초소가 몇 개라는 거지?’
뭔가 평소의 바이킹과 다르다.
그건 확실했다.
쿠키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에 잠겼다.
“후우.”
잠시 눈의 피로를 풀며, 심호흡으로 안을 비워내면 순간적으로 생각의 흐름이 가속된다.
현재까지 보인 움직임.
‘처음 정찰병의 그 움직임. 거기에 어설픈 블러핑까지 하고.’
정찰병들의 희한한 움직임.
중간 지대까지 고개를 내민 사냥 초소.
‘그러고 보니 도끼를 든 병력이 없었지.’
바이킹은 1시대부터 도끼를 보급해 최전방에 나서는 정찰병들은 대부분 도끼를 들고 있는데.
방금 마주친 이들은 다 도끼가 없었다.
이는 우연일 수도 있겠으나, 위의 모든 요소가 합쳐지면 우연이 아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2시대에 터뜨릴 생각이다.’
즉, 지금 바이킹은 모든 레버리지를 다 투자한 상태.
사실상 거의 파산 사태다.
그리고 2시대 초에 반등을 노리고 있다.
‘2시대 초에 치려는 거다. 일반적인 3시대 초를 노리는 방식이 아니라.’
바이킹은 비록 지금은 파산이나, 어느 순간 사냥 초소 짓기를 멈추고, 돈을 쫙 빨아들일 거다. 그리고 병장기 생산에만 집중할 거다.
그게 2시대 초다.
3시대 초만큼은 아니지만, 그 시대에 다른 문명에선 나올 수 없는 폭발적인 병력이 나오게 될 거다.
조선의 2시대는 그 폭발력을 따라잡을 재간이 없다.
여기서 이대로 두면 조선은 2시대에 진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 전략은 허점이 많은 전략이다.
‘1시대에 활동량이 줄어든다는 거.’
바이킹의 1시대 강점이 사라진다.
그들은 초기 조선을 제대로 관찰하고 압박할 수 없다.
초소가 늘어난 만큼 200명 중 거의 전원이 사냥에 몰두해야 하며, 나머진 초소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금 생산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정리하자면 이 전략에선 너무나 취약한 타이밍이 존재하는데.
‘바로 지금.’
그게 지금이다.
쿠키의 눈이 띄인다.
[공격]그가 공격 명령을 내렸다.
야만 병사들 스물가량이 줄을 지어 해당 지역으로 뛰기 시작한다.
사냥 초소를 무너뜨릴 생각이다.
그때, 주변에 있던 바이킹들이 사냥 초소로 모인다.
[대기]쿠키는 이내 멈추라는 명령을 내렸다.
바이킹들과 대치한 채, 조선군이 멈춰 섰다.
바이킹들은 사냥 초소를 지키겠다는 듯 그 앞에 서서 대열을 만들었다.
‘역시 이렇게 나오는군.’
쉽게 내줄 거라고는 생각 안 했다.
이렇게까지 전진돼 있는 사냥 초소다. 당연히 바이킹 쪽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을 거다.
‘그렇다면…….’
핑!
[집결]사냥 인원을 제외, 100명의 인원이 우르르 모이기 시작한다.
미니맵 상의 파란 점들이 마구 움직이니, 관중들도 뭔가 시작했다는 걸 알아챈 듯 환호성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런 전략을 쓰면, 벌을 받아야지.’
초반에 배를 째라는 식으로 사냥 초소를 저렇게 지어놓고, 지키려고 한다니.
상당히 욕심을 부리고 있다. 배를 끝도 없이 불리면서 이게 싫다면 배를 째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로 배를 째 주는 수밖에 없었다.
배를 째는 집도는 쿠키의 전문이었다.
그는 초소의 위치를 가늠해 보며, 가장 곤혹스러울 위치를 고려해 지정했다.
쿵.
[방어탑] [건설 중 – 1%]병사 다섯가량이 달라붙으며 순식간에 방어탑의 기초가 올라간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 순간 경기장 전체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방어탑이 올라가기 시작한 건 물론이고, 방어탑으로 들어가게 될 두 명이 대기 중이었기 때문이다.
[아몬드] [팡어]조선이 바이킹 상대로 1시대 방어탑 러쉬를 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