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9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64화
54. 오버테크놀로지(3)
바이킹의 지휘관 엑스마스터.
그는 방금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뭐야?’
조선군 100여 명이 사냥 초소에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 사냥 초소 하나가 불타 없어진 뒤였다.
‘지금 쳐들어와?’
예상치도 못한 발버둥이었다.
‘이런 발악을?’
조선은 당연히 일단 2시대로 최대한 빠르게 따라간다는 선택을 해야 했는데.
오히려 지금 공격하는 선택이라니.
‘쿠키…… 듣던 것보다 더 미친 사람이군.’
화르륵.
또 초소가 불타기 시작한다.
조선군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러면…….’
[집합]엑스마스터는 잠시 생산 파트를 멈춰두고, 조선군의 진격 예상 경로에 집합 명령을 내렸다.
숫자는 100명.
사냥 인력까지 줄여가며 조선만큼 모은 것이다.
‘이 공격만 막으면 자동 승리겠군. 덕분에.’
쿠키가 무리수를 뒀다.
그러니 엑스마스터는 여기에 승부를 끝낼 생각이다.
바이킹은 이제 2시대 장비가 나올 때까지만 버티면 조선은 이길 수 없다.
[원형 방패 – 19%] [바이킹 소드 – 19%]정예들이 이 무기를 받아 들기만 하면 조선군은 전부 정리될 테니.
그리고 바이킹은 2시대, 조선은 1대인 채로 싸우게 될 거다.
[수비]그렇기에 바이킹들은 그때까지 사냥 초소에 추가 피해가 없도록 막기만 하면 되었다.
상당히 유리한 싸움이다.
* * *
조선군이 다음 사냥 초소를 향해 달려가던 중.
“오, 온다아아! 바이킹이다!”
바이킹도 금세 군을 규합해 근처로 몰려왔다.
“어, 어떻게 우회하나!?”
조선의 목적은 사냥 초소를 터는 것이니, 굳이 싸워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콰앙!
바이킹들의 신형이 휙 흩어졌다.
“아. 맞──”
──퍼억!
가장 선두에 있던 조선 병사 하나의 목이 날아갔다.
붉은 피가 바람에 흩뿌려진다.
피바람 뒤에 선 바이킹이 도끼를 번쩍 들며 고함을 지른다.
“다 족쳐라아!”
한껏 기세가 오른 바이킹들이 일제히 땅을 박차며 내달려온다.
“와아아아아아아!”
“호로로로로로!”
바이킹의 2시대 팩션 전투광.
적을 향해 달려갈 때 순간적으로 엄청난 속도의 돌진을 하게 되는 팩션이다.
“제, 젠장 못 도망쳐!”
“싸워! 싸워! 도망치는 건 안 된다!”
여긴 산악지대도 아니다.
조선 병사들은 도망치는 게 불가능하다.
이게 바이킹들의 무서움이었다.
근접끼리 붙게 되면 전투의 주도권이 저들에게 있다.
저들이 싸우고 싶을 때 싸워야 한다.
“죽여어어어!”
“으아!”
퍼억!
퍼버벅!
서로 100 이상의 병력이 부딪히는 싸움.
이내 전장은 난장판으로 접어들었다.
당연히 조선이 불리했다.
조선은 몽둥이뿐이고, 바이킹은 1시대 무장일지라도 도끼를 받은 자들이 몇몇 있다.
이들이 선두에 서버리면 이 근접전은 바이킹이 이길 것이다.
그리고, 시간마저 바이킹의 편.
“2시대 무장 갖춘 팀이 오면! 우리가 이긴다!”
여기서 초조해야 할 건 조선군이었다.
이들은 적절한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서로 비슷하게 끝나는 순간 바로 항복을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제, 젠장 몽둥이로 어떻게 하라는 거야!?”
“이거 맞아!? 그냥 소모전 하는 거?”
조선군들의 얼굴에 불안이 스친다. 그는 당연한 것이다.
척 보기에도 너무나 불리한 싸움이다.
미니맵의 푸른 점들이 점차 붉은 점에 밀리고 있었다.
1열에 있던 병사들은 이미 다 전사해 버렸다.
그 꼴을 본 2열은 더욱이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
점차 조선의 기세가 도미노처럼 쓰러져 버린다.
그때였다.
[궁병 지키면서 전투]피잉!
조선군 한가운데 위로 빛줄기가 떨어졌다.
궁병?
조선군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아니, 궁병이 있어?”
“1시대인데.”
“아……!”
약속된 플레이도 아니고, 연습해 봤던 것도 아니었다.
바이킹의 술수에 넘어가 즉흥적으로 짜인 작전.
그러나 1시대에 궁수가 있다는 이 명령.
어디선가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
“이, 이거 그거잖아! 방어탑에서 가져온 거야! 저기 아몬드! 아몬드가! 활이 있다!”
조선이 방어탑 러쉬로 프랑크를 1시대에 끝장낼 때 썼던 전략이었다.
방어탑에 있는 활까지 활용하여 1시대에 간이 궁병을 만드는 것.
“지켜어!”
“원거리 지켜!”
아몬드 주변으로 둥글게 원이 그려지고, 조선군들이 몽둥이를 치켜들었다.
척!
“지키면 이긴다!”
* * *
결의에 찬 조선군의 눈을 보며 바이킹은 의아해했다.
“저 새끼들 뭐야?”
“뭘 지키려는 거지?”
지들이 쳐들어와 놓고, 뭔가를 지킬 때 쓰는 진형을 구사하고 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돌격진을 짠다!”
도끼를 번쩍 들어 올린 한 바이킹이 그리 외쳤다.
원형의 방진을 그냥 뚫기보다, 돌격에 용이한 진을 짜서 들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이다.
키이잉……!
그가 도끼날을 매만지며 외쳤다.
“내가 선두에서 다섯은 쳐낼 수 있어! 뒤로 붙어라아아!”
바이킹들이 일사불란하게 돌격진을 구성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 죽여! 죽여!”
“쓸어라!”
도끼를 든 자가 가장 선두에서 길을 터주고, 그다음 나머지는 난전으로 정리.
가장 강한 사람이 가장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전략이었다.
그러나, 바이킹들의 화살촉 같은 진형이 원형의 방진에 부딪히려는 순간.
피융!
어디선가 화살이 쏘아진 소리가 들려오면서 그 합리는 전부 무너져내렸다.
선두에서 도끼를 들고 있던 바이킹.
“돌겨어어어어…… 어?”
그의 이마에 두 개의 뿔이 솟아났다. 화살이다.
──퍼벅!
헤드샷 2연사.
“?”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뒤로 천천히 쓰러져 전장의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투두두두두두!
뒤따라오던 바이킹들이 상황을 못 보고 그냥 내달려 밟고 지나간다.
“어, 어!? 방금 뭐야!”
인파에 뒤섞인 채, 바로 뒤에 있던 바이킹 하나가 놀라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난전 속에 분명 화살이 날아왔다.
조선은 1시대인데!
“젠장! 활이 있어! 활!”
“뭐!?”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온 전장에 울려 퍼질 수가 없었다.
이미 바이킹들은 돌진해 조선 병사들을 향해 미친 듯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
조선이 둘러싼 진형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른 채로.
* * *
조선군이 둘러싸 지키고 있는 원형 안쪽.
이곳엔 당근과 아몬드가 활시위를 당긴 채 다음 타깃을 조준하고 있었다.
당근이 외쳤다.
“도끼 든 놈. 저기. 3시.”
“3시. 확인.”
1시대의 활 대미지로는 바이킹을 헤드샷으로도 한 방에 죽이지 못한다.
집중 팩션조차 존재하지 않고, 거기에 궁병의 보너스 대미지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동시에 한 타깃을 쏘는 것이다.
“쏜다.”
피융!
동시에 파공음이 울려 퍼지며, 3시에 도끼를 들고 휘두르던 바이킹의 머리에 화살이 연달아 박힌다.
당근이 곧장 눈을 돌리며 다음 타깃을 물색하고, 외친다.
“다음 7시!”
“7시 확인.”
당근이 먼저 시위를 당기고, 아몬드는 그에 맞춰 쏜다.
퍼벅!
머리에 하나, 가슴팍에 하나 꽂히며 대미지가 채워져 그는 사망한다.
“도끼 주워!!”
조선 병사들 사이에서 도끼를 주우라는 외침이 울려 퍼진다.
마라탕이다.
화살 맞아 죽은 바이킹 손에서 도끼를 꺼내 휘두른다.
“허이챠아아!”
뻐억──!
바이킹 하나가 휘청거리며 넘어진다.
“앞으로오오오!!”
“크아아아아!”
조선군의 기세가 올라선다.
“1시!”
“화살이 없어.”
“화살! 아…… 팡어 아저씨!”
당근이 뒤에 대고 고래고래 외쳤다.
* * *
전장에서 한 4~50미터가량 떨어진 곳.
팡어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그의 시위엔 두 발이 메겨져 있었다.
이런 멀티샷이 익숙한 건 아니지만, 어차피 적을 맞히려고 쏘는 게 아니라, 상관없었다.
근처로만 가면 된다.
“아저씨이!! 빨리!!”
당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게임에서 여자 목소리가 그리 흔치 않아 잘 들린다는 장점이 있다.
어찌 됐든 최대로 빨리 쏘고 있는 지금 팡어에겐 그게 단점이지만.
“좀 기다려 이것아!”
파아앙~
그가 쏜 활은 깊은 포물선을 그리며 당근과 아몬드가 있는 곳 근처 바닥에 꽂혔다.
후두두둑.
그러자, 또 팡어 근처에도 화살이 몇 개 꽂혔다.
저 멀리 방어탑에서 쏴준 화살이다.
“오케이. 이제야 좀 많이씩 쏘네.”
방어탑 위에선 스팸과 롸떼가 계속해서 팡어에게 화살을 쏴주고, 그걸 팡어가 전투 지역으로 쏴준다.
이렇게 당근과 아몬드는 화살을 공급받으면서 계속 쏠 수 있는 것이다.
“간다아아아!”
* * *
이 광경을 본 중계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 아니! 방어탑 화살을 어떻게 보내나 했더니!!”
“아아아아! 이거 진짜 기똥차네요! 이거 전에도 썼던 전략인데! 이번엔 한 번 더 거쳐서 가요!!”
-와 ㅋㅋㅋㅋ
-물나르기도 아니고 ㅁㅊㅋㅋㅋ
-캬
-미쳤다
-조선만 가능한 전략이다 ㄹㅇ
“사실 방어탑 활을 쓰면 화살이 제한되어 있으니까! 그게 문제거든요! 근데 이걸 방어탑에서 팡어에게! 팡어가 그리고 멀티샷으로 계속 퍼날라 주네요!”
“이거 아몬드랑 당근이 아군에 이렇게 둘러싸여 있는데 괜찮은 건가요!?”
“혹시나 아군이 맞아도 아군은 대미지 안 입거든요! 그냥 튕겨 나가요! 그것도 그것대로 쓰면 됩니다!”
“아아아! 이런 전략을 지금 쿠키! 즉석에서 뿜어냅니다! 굉장합니다!”
“예. 마침 땅도 폭신폭신한 곡창지대 맵이라서! 이런 상황에 딱이네요! 이게 만약에 나무가 많은 곳이면 나무에 막히고 바위가 많으면 화살이 상해서 못쓰거든요!”
-디테일 ㄷㄷ
-그렇네 와
-이거 되냐?
-마린 지키기 ㅋㅋㅋ
그런데 캐스터는 의문이었다.
100명 가까이 싸우는 전장에서 궁병 둘이 어떤 역할까지 할 수 있는지.
“킹귤 님! 지금 이렇게 당근과 아몬드 둘 정도가 원거리로 싸우는 게! 전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겁니까!?”
“그럼요! 당연합니다! 완전히 효율이 달라요! 지금 근접 병사들은 1열끼리밖에 못 싸우잖습니까!? 근데 원거리는 다릅니다! 뒤에도 죽일 수 있어요! 그냥 싸우려고 줄 서서 기다리는 바이킹들도 안전하지가 않아지고! 왜 유명 RTS 게임에서도 원거리 유닛 하나를 일꾼 막 몇 마리가 지키면서 상대 농락하는 장면 많이 나오거든요!?”
-래퍼 킹귤 ㄷㄷ
-숨 좀 쉬셈
-ㄹㅇ 치즈러쉬가 애초에 그거잖앜ㅋ
-효율이 아예 다르지
-크
“무엇보다 지금!”
킹귤이 뭔가를 가리키며 강조한다.
“도끼 들고 온 병사들만 쏙쏙 빼 죽이고 있죠!! 이게 원거리의 무서움입니다! 필요한 적만 쏙쏙!!!”
그랬다.
어느새 도끼를 든 바이킹은 전부 쓰러져 있었다.
“아몬드! 아몬드 점점 쏘는 속도가 빨라지죠! 팡어가 쏘는 속도가 빨라졌거든요!”
-반복 작업의 힘
-이게 그 분업인가 뭐가 하는 그거냐?
-크
-와 ㅋㅋㅋ ㅈㄹ 빨라
-자동화 공장ㅋㅋㅋㅋ
피융!
피융!
점차 화살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해지자, 아몬드와 당근의 활쏘기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아아아! 계속 쓰러집니다! 당근! 아몬드! 거의 활시위 끊어져라 쏴댑니다!”
아몬드는 땅에 화살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도 않은 채 뽑아 들고 시위에 메겨 눈앞의 바이킹에게 쏘았다.
푹!
바이킹 눈알에 화살이 박히며 물러났다.
그에게 다시 한 발의 화살을 더 쐈다.
그가 쓰러졌다.
땅에 또 화살이 박혀 있다.
그는 다시 주워 시위를 메겼다.
비집고 들어오려는 바이킹 하나에게 쏘았다.
퍽!
바이킹의 머리 가운데에 화살이 박혔다. 이미 몽둥이로 좀 맞은 탓인지, 그는 바로 쓰러졌다.
“바이킹!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요! 눈에 띄게!!!”
당근과 아몬드 그들은 이제 같은 타깃을 쏘지 않고 최대한 적들을 많이 쏘아댔다.
서로 등을 맞댄 채 다른 방향으로 마구 활을 쏴댔다.
팡어가 쏘는 화살이 점점 많이, 빠르게 날아온다.
바이킹들이 점점 거세게 밀고 왔다.
아직까지도 사방엔 적들이다.
허리를 숙여 화살을 줍는 시간조차 아껴야 했다.
아몬드는 빠르게 숙여 시위에 매긴 뒤 또 쏴버렸다.
또 바이킹이 쓰러지고.
“이건 조선이……! 결국 여기서 안 죽나요!? 한 번 다시 기회를 얻나요!?”
“더! 더! 좀만……!”
바이킹 하나가 방진을 뚫고 들어와, 몽둥이를 들고 그에게 내달렸다.
팡어의 화살이 날아온다.
턱.
아몬드는 공중에서 화살을 낚아채 버렸다.
“!?”
“아아아아악! 아몬드! 방금 뭐예요!?”
그 상태로 곧장 시위를 메겨 놔버렸다.
활에 거의 담갔다 빼는 수준으로 빠른 드로우와 릴리즈.
그러나 정확도는 늘 같았다.
──푹!
달려온 바이킹의 머리에 화살이 박힌다.
그는 쌩쌩한 체력인지, 죽지 않고 계속 달려든다.
아몬드가 발로 땅을 박찬다.
툭!
바닥에 있던 몽둥이가 튕겨 오른다.
그것을 낚아채며 곧장 가볍게 휘둘러버렸다.
──퍼엉!
달려들던 바이킹의 몸이 우측으로 휙 날아가 나뒹군다.
“아아아아아! 조서어어어언!!!”
중계진의 목소리가 점점 치솟아 올랐다.
‘어…….’
아몬드는 날아가 버린 바이킹 뒤를 보았다.
더 이상 남은 바이킹이 없었다.
후두둑……!
팡어가 쏜 화살만이 전장에 도착했으나.
당근도 아몬드도 그걸 뽑지 않았다.
이제 쏠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