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69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65화
55. 4시대 전투(1)
쿠키는 생각했다.
1시대에 돈을 꽤 써버린 조선이 지금 바이킹을 이기려면?
‘1시대에 우리가 만들어놓은 뭔가를 써야 했지.’
그들이 1시대에 투자했던 뭔가를 이득으로 회수해야만 했다.
그들이 1시대에 투자한 건 방어탑.
그걸 본 순간 쿠키의 머리에서 번뜩이는 것이 지나가 버렸다.
‘근접 보병과 원거리 보병이 섞여 싸울 때 시너지.’
근접 보병들이 원거리 보병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싸우는 것.
이는 모든 장르의 게임에서 고유한 전통을 자랑하는 방식의 전투였다.
RPG에선 탱커와 브루저, 딜러, 힐러 등으로 나뉘어 힐러와 원거리 타격 딜러가 최우선으로 보호받는다.
그들이 방해 없이 최대 대미지와 힐을 뿜어낼 때 비로소 탱커나 다른 근접 플레이어들도 최대 효율을 뿜어낼 수 있으니까.
AOS도 이런 식으로 싸운다.
AOS에서 한타는 늘 원거리 딜러의 보호가 최우선이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원거리 딜러가 얼마나 살아 있느냐가 게임 승패의 관건이다.
그렇다면 RTS는?
시빌엠은?
‘마찬가지다.’
RTS 역시 맞는 자와 때리는 자가 구분되는 것이 유리했다.
그게 결국엔 원거리 딜러를 지키는 행위였으며, 지금 전투에서 바이킹이 대패해 버린 이유였다.
[와아아아아아! 조서어어언!! 이겼어요! 이 전투를 해냅니다!] [믿기지가 않습니다!]병력 숫자는 비슷했고 스탯은 오히려 바이킹이 높았다.
그럼에도 대패했다.
‘효율이 달라.’
효율이 다른 것이다.
포지션이 명확한 전투와 그렇지 않은 전투의 효율이.
결국 바이킹은 시체만 산처럼 쌓이고 초소를 지키지 못했다.
쿠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생각보다 잘 풀렸어.‘
이 게임에서 조선에게 가장 중요했던 전투를 승리했다.
생각 이상으로 크게 승리했다.
쿠키가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가 있었다.
‘도끼를 든 자들부터 죽인 건가.’
아몬드와 당근은 처음에 정확히 도끼를 든 자들부터 저격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건 쿠키의 오더가 아닌 현장의 판단.
‘그리고 그걸 근접 병사들이 뺏어 들고.’
그 둘의 판단을 읽은 근접 병사들이 도끼가 떨어지는 순간에 낚아채 본인들이 휘둘렀다.
‘이건…….’
현장의 디테일한 판단과 지휘관의 기습적 전략 변경의 시너지.
쿠키는 이럴 때마다 전율을 느꼈다.
이게 시빌엠의 묘미다.
말그대로 야전의 실전 같은 난장판 전투.
어떤 변수가 터져 나올지 모른다. 내가 든 좋은 무기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야생.
말 그대로 피와 살을 내건 전쟁.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한국 응원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그들은 끓어오르는 증기를 압력솥처럼 내뿜고 있다.
참았던 만큼 크게 터뜨리고 있었다.
앞서 조선의 상황이 참혹했으니, 얼마나 숨 죽이고 봤겠는가?
얼마나 초조했겠는가?
이제 그걸 다 집어 던지고 다시 소리내어 외치고 있었다.
“대애애애애한민국!”
북소리에 맞춰 쿠키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이 전투에서 승리한다고 바로 게임을 이기는 게 아니었다.
‘시간을 벌었을 뿐이지.’
바이킹이 다 잡은 경기를 잠시 연장시켰을 뿐이다.
[이동] [파괴]그는 아주 간단한 명령을 연이어 내리며, 이제 생산 파트에 집중했다.
전투를 이겼고, 한동안 조선군은 초소를 계속 공격할 수 있다.
적의 초소는 거의 절반이 줄 거다.
복구하는 사이 조선은 시대업을 따라간다.
* * *
화르륵.
다음 사냥 초소에 불이 붙고, 관중들이 환호했다.
그리고 중계석도 마찬가지다.
“조선! 조서어어언! 이 전투를 이겼어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결국 활로를 찾아냅니다!?”
“그렇습니다! 선 2시대 잡혀서 전혀 힘 못 쓰고 그냥 이번 경기는 내주는 줄 알았던 조선이! 아직 끝난 거 아니다! 머리채 붙잡고 매달리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근데요?!”
“그걸로 끝난 게 아니고! 그 머리채 잡고 바닥에 내리찍고! 아스팔트에 갈아버렸어요!”
-무슨ㅋㅋㅋ
-아니 뭔 조폭 영화냐곸ㅋㅋㅋㅋ
-신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바이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
-대충 유리하다는 말
킹귤은 조선이 단순히 시간을 벌어낸 수준에 그친 게 아니라 되려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갈 여력이 생겼다고 여겼다.
화르르륵!
또 몇 개의 사냥 초소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러면 조선이 3시대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생겨요!”
두둥.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선이 2시대로 진입한다.
[조선 – 2시대]“그렇죠! 쿠키! 역시 전투에 정신 팔리지 않고! 2시대로 가는군요!”
“바이킹 당황할 겁니다! 게임 끝난 줄 알았는데!!”
“사냥 초소가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조선은 2시대 가고! 아주 정신이 없을 겁니다!!”
“아! 그래도! 일단! 2대 무장을 마친 바이킹들이 나오거든요? 이러면 조선군은 들어가면 안 돼요. 상대가 안 돼고! 이제 화살 배달 가능한 거리도 아니잖아요?!”
초소의 절반을 태웠으니, 충분한 이득이었다.
[회군]명령이 떨어졌다.
“조선. 적절한 타이밍에! 도망칩니다! 아아아. 아주 좋아요! 괜히 2시대 바이킹 전사들이랑 마주쳐서 전멸당하면 또 이상해지거든요?! 전투광이 발동될 각을 안 주는 거죠!”
조선은 2시대 바이킹 전사들이 오기 전 적절한 순간에 미리 병력을 빼버렸다.
“병력 아껴주는 거 좋습니다?! 날이 섰어요! 쿠키! 지금 조선 최대한 3시대로 빨리 올라야 해서! 여기서 병력 괜히 소모해 주면 또 자원 상황이 꼬일 수 있거든요!?”
-캬
-이제 태종태세문단세에 쿠도 넣어라
-판단 지럈다
조선이 승기를 잡고 좋은 판단을 이어가는데.
마냥 뜻대로 되진 않았다.
“저거. 저거 뭐죠?”
2시대 무장을 마친 바이킹들이 엉뚱하게도 조선의 본진으로 들이닥친다.
“어어어!?”
이미 한참 전부터 돌아서 오고 있었는데, 중계진조차 정신이 팔려 전혀 발견할 수 없었던 기습이다.
“아니, 2시대 무장했던 바이킹들!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로 이미 돌아오고 있었어요!?”
“이거 위험한데요!”
그들은 조선의 초소 테러를 진압하는 대신 이쪽으로 건너온 것이다.
“조선은 어차피 적당히 하다가 빠질 거라는 걸 알았다는 듯이! 애초에 상대 본진으로!?”
“아……! 영리합니다! 조선 입장에선 이럴 거면 병력 안 빼고 더 털었죠!!!”
파앗!
바이킹들 몇이 나무 사이에서 튀어나온다.
“바이킹들이 무혈 입성해 버립니다!“
나무 캐는 일꾼들의 일터에서 갑자기 등장한 이들이 나무 대신 일꾼들을 사정없이 베어 넘기기 시작했다.
퍼억!
퍼벅!
그들이 도끼를 휘두르고 던지며 도망치는 일꾼들을 사정없이 잡아댔다.
-ㄷㄷ
-개무섭네
-이게 바이킹!?
-“북방민족”
“아. 약탈! 약타아아알!!”
바이킹의 팩션 중 하나.
약탈.
“바이킹이 말하는 거죠! 일꾼!? 그거 돈이 돼요! 바이킹한테 일꾼 잡히면 돈 뺏기거든요!? 환전당합니다!”
바이킹이 상대 문명의 생산 파트를 파괴하거나 죽이면 돈을 얻는다.
-바이킹식 환전 ㅋㅋㅋㅋㅋ
-약탈의 민족 vs 배달의 민족
-녹서스식 환전 ㄷㄷ해
-체력이랑 전투력 개지린다 ㄹㅇ
-이걸 또 이렇게 터네
티잉!
조선 쪽에서 명령이 내려진다.
[대피]일꾼들이 전부 대피하며 마을회관과 방어탑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모든 일꾼이 활을 쏜다.
바이킹들을 향해 무수한 화살이 쏘아지자 그들은 후퇴했다.
물려내긴 했으나 일꾼 피해는 상당했다.
“아. 지금 조선과 바이킹. 주고받았습니다. 조선 일꾼이 상당수 당했어요.”
“예. 다행히 업그레이드와 직결되는 금광 쪽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바이킹들도 지금 식량 자원 다 털린 마당에 2시대 전사들이 죽는 거 원치 않아서 빨리 물러갔죠.”
“예. 죽으면 저 무기랑 갑옷 다 떨구는데! 감당 못 하죠!”
이후 바이킹은 사냥 초소를 다시 수복하고, 조선은 일꾼을 다시 뽑는 등.
서로 회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 이 경기. 굉장히 재밌게 흘러갑니다! 지금 어디가 이길지 전혀 알 수가 없게 됐죠!?”
“예! 그렇습니다! 바이킹이 이기는가 싶다가, 조선이 이기는가 싶더니! 또 지금 몰라요! 서로 굉장히 팽팽하게 가고 있거든요!?”
이에 캐스터가 묻는다.
“근데 이렇게 초반을 지나기만 하면 솔직히 조선이 유리한 거 아닙니까!”
-ㄹㅇ
-약속의 3시대
-그거까지 고려해서 팽팽하다고 하는 거 아님?
-온다 그 분이
조선은 3시대부터 강해지고, 바이킹은 정반대이다.
지금 캐스터는 그 부분을 짚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이 무섭게 북소리가 울렸다.
두둥.
[바이킹 – 3시대]바이킹이 3시대로 올랐다.
“아아! 바이킹 3시대 진입!”
-바이킹이 먼저가누 ㅋㅋㅋㅋ
-이건 어쩔 수 없지 이미 격차가 많이 벌어져서;
-근데 바이킹은 3시대 왜이리 빨리가냐??
“어? 이건 좀 흥미로운 판단입니다? 바이킹. 2시대에 최대한 이득을 보고 3시대에 따라가는 식으로 할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시대업은 바이킹이 먼저였다.
그러나─
두둥.
[조선 – 3시대]조선이 금세 따라온다.
아까와는 확연히 달랐다.
“아아아! 조선도! 조선 3시대! 이건 얘기가 많이 다르죠!? 조선 3시대는 한강의 기적인데요! 잃어버린 3시대랑! 한강의 기적이랑! 차이 심하죠!”
-한강의 킹적ㅋㅋㅋ
-새마을 운동 가즈아~!
-크
“그렇습니다. 이제 각궁이 나온다는 말이거든요!?”
이에 옵저버는 양 진영의 상황을 번갈아 보여줬다.
3시대에 오른 후 어떤 전략을 취할지는 진영에 세워지는 건물이나 일꾼들의 흐름을 보면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근데 제가 바이킹이 조금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보통 2시대를 먼저가는 건 이해할 수 있어도, 3시대를 굳이 서두르지 않으니까요!”
“맞습니다. 그런데…….”
킹귤은 잠시 바이킹 진영 쪽을 살펴보더니 말을 이었다.
“어쩌면 이거 바이킹. 4시대를 준비한 느낌인데요?”
“예!?”
-ㄷㄷㄷ
-발할라!?
-헐
-캬 낭만 지리네
-4시대 전투 보는거냐
“아시다시피 바이킹은 3시대에 이렇다 할 결정적인 팩션이 없습니다. 그나마 광전사라는 팩션 정도가 괜찮은데. 이건 3시대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팩션이거든요.”
광전사.
체력이 낮아질수록 이동 속도와 공격력이 증가하며, 피해에 따른 회복량이 늘어난다.
즉, 낮은 체력으로 계속 상대를 때리면서 체력을 빠르게 다시 회복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아. 그렇죠. 3시대쯤 오면 각 문명의 최고 성능 무기들이 나오기 때문에……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죠. 공성무기들도 무시무시하구요.”
버티면서 싸우는 광전사 팩션은 활용도다 낮다.
“맞습니다. 좀 무용지물입니다. 3시대 전투 양상과 맞지 않죠.”
-ㄹㅇ
-생각보다 쓸모 없긴함
-약간 낭만임ㅋㅋㅋ
-바이킹이 3시대 ㅈ구린 이유
3시대는 기술력의 대결로 점차 넘어가는 시대였다.
조선은 각궁이 나오고 에스파냐는 총을 들고 싸우며 거의 모든 문명이 기마병을 거느리게 된다.
심지어 페르시아는 이때 코끼리를 타고 싸우기까지 하니.
그런 무지막지한 병력 앞에 여전히 맨몸으로 싸워야 하는 바이킹들에게 광전사라는 팩션은 너무나 무력했다.
“체력이 다는 순간 거의 죽음 문턱이거든요!? 이 팩션 몇 초 발동도 안 하고 바로 죽어요!”
“맞습니다. 그런데! 이 광전사가! 발할라 팩션과 만나게 되면 어떻습니까?”
발할라.
바이킹의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는 4시대의 팩션.
바이킹 전사가 죽은 뒤 현장에서 한 번 부활하게 만드는 팩션이다.
“아……!?”
광전사 단독으로는 별 쓸모없는 팩션일지라도, 발할라와 함께라면 그 광전사가 다시 발동될 기회가 생긴다.
더군다나 부활 시 전투광 쿨타임도 초기화되기 때문에 다시 순식간에 적에게 달려들어 무조건 한 명 이상은 데려가게 만든다.
-ㄷㄷㄷ
-그렇네
-그럼 ㄹㅇ 4시대 노리는거야?
“지금 바이킹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4시대 필요한 건물들부터 차례차례 올리고 있어요! 조선의 상황과 대조됩니다!?”
조선은 제대로 된 3시대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잠시 문명 업그레이드는 멈춘 상태.
각궁을 생산하고, 각궁병 훈련을 준비했다.
“자. 역시 각궁이 나오고요. 여기에 바이킹은 말을 못 타니까…… 기마 궁수 어떨까요?”
“아. 그거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합니다만…….”
킹귤은 대답을 조금 망설였다.
바이킹이 말을 못 타니 말을 타고 다니면 유리할 거라는 건 너무 단순한 사고다.
“기마 궁수는 일꾼 견제로 흔들어놓는 게 최고인 병과인데. 바이킹들은 일꾼에 그리 연연치 않습니다. 사냥 초소 건물을 부숴야 하거든요?”
“아……!”
기마 궁수는 건물을 부수는 데에는 아무런 능력이 없었다.
기마 궁수들을 순수하게 야전에 배치해서 활용해야 한다는 말이었는데.
“바이킹들이 전투광 팩션으로 달려들면 말이 넘어지기 때문에 이게 굉장히 애매합니다.”
직접 현장에서 3시대 이상의 전사들을 마주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아. 바이킹이 말을 못 타는 대신, 이게 나름 다 대비가 되어 있군요?”
“예. 그래서 기마 궁수가 생각보다 좋진 않다! 하지만 그래도! 기마 궁수로 가도 나쁜 건 아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조선은 그간 업그레이드하지 않던 새로운 팩션을 준비했다.
[편전 – 1%]“아아아! 이건 지금 대회에 처음 등장한 팩션 선택!?”
-ㄷㄷㄷ
-캬
-미쳤다
-이거 한다고??
-이거 하면 기마 궁수는 안한다는 건데
-조선 벌쳐 버리고 조선 고스트 등장
-양쪽 다 낭만 챙기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