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0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70화
56. 네가 가라 발할라(3)
중간지대 전투가 한참일 때조차 엑스마스터는 본진을 한 번씩 살피는 걸 잊지 않았다.
‘4시대를 갔단 말이지.’
조선이 4시대로 가는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왜인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는 중간지대 총력전에서 깨달았다.
‘편전?’
조선이 기마 궁수가 아닌, 편전을 꺼내 들었다.
편전은 기마 궁수에 비해선 제약이 많고 범용성이 떨어지는 팩션이다.
기마 궁수의 기동성을 위시로 적진을 흔드는 게 더 유리하다.
혹은 둘 다 선택하지 않고, 물량을 쏟아내는 게 정석이다.
그럼에도 쿠키는 중 편전을 골랐다.
그리고 4시대로 갔다.
이게 의미하는 바를 엑스마스터는 바로 간파해 냈다.
‘체탐인.’
체탐인은 편전과의 조합이 상당히 좋다.
그의 원거리 공격은 거리에 비례한 대미지를 갖고 있었다.
조선의 저격총과 같은 애깃살을 쏘는 능력은 체탐인에게 그런 능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최대한 빨리 찾아야 된다.’
엑스마스터의 눈이 매섭게 본진을 훑는다.
‘일꾼 하나. 병사 하나.’
현재 사상자가 있을 수 없는 본진에 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왔군.’
체탐인이 들어왔다.
그것도 실력 좋은 놈이.
본진에 침입해서 둘이나 죽였다는 건 변장을 무려 두 번 바꿨다는 것이다.
상대 본진은 자신이 아는 방식으로 지어져 있지 않기에, 낯선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대담하게 둘을 죽이고 유유히 돌아다닐 수 있는 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보통내기는 아니군.’
조선 병사들 200 중에 단 한 명을 선발해서 보냈으니, 당연한 얘기였다.
‘어디냐.’
엑스마스터는 자신의 위치를 좀 더 아래로 내린다.
본진의 상황이 더 자세히 보인다.
육안으로 찾아내는 건 여전히 힘들다.
하지만─
‘어차피 체탐인이 향하는 곳은 정해져 있지.’
체탐인이 본진에 들어온다면 목적은 하나다.
[연구소]연구 관련 건물을 들어가서 바이킹의 연구 즉, 팩션을 훔치는 것이다.
여기서 훔쳐 본진으로 달아난다면 그 팩션은 조선의 것이 되어버린다.
이게 조선의 4시대가 갖고 있는 한 방이다.
조선의 4시대가 무서운 진짜 이유.
‘여깄다.’
연구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이는 녀석이 하나 있다.
태연히 바이킹 전사의 얼굴을 하고 있는 저놈.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겠으나, 이 위에서 보면 분명 희한한 루트로 움직이고 있다.
엑스마스터는 그를 손으로 드래그하며 명령을 내려봤으나.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당연했다. 그는 바이킹 지휘관의 명령을 보지 못한다.
엑스마스터는 곧장 주변에 선 이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공격]* * *
“야. 체드. 널 공격하라는데?”
바이킹들은 지휘관과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있진 못했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은 자들은 체탐인에 대한 의식도 희미했다.
그런 게 들어올 타이밍이라는 걸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갑자기 동료 머리 위에 공격 명령이 떨어졌다는 게 의아할 것이다.
물론 명령은 금세 다시 떨어진다.
[체탐인이다]쉬익──
그러나, 체드의 손이 움직이는 속도가 더 빨랐다.
허리춤에서 벼락처럼 꺼내어진 각궁의 시위가 세 번 흔들렸다.
각 세 방향으로 바람이 찢어진 궤적이 그려진다.
“!?”
방패를 들거나 반응할 틈도 없었다.
그를 둘러쌌던 바이킹들 중 멀리 있던 셋의 머리에 화살이 하나씩 꽂혔다.
털썩!
거리 비례 대미지 덕에 집중 팩션 없이도 셋은 즉사했다.
우우우웅!
죽은 셋이 하얀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들은 곧 부활할 것이다.
그러나 딜레이가 있다.
‘셋은 됐고.’
아몬드는 남은 둘로 얼른 시선을 옮긴다.
바이킹 둘은 당황했다.
“제, 젠장!?”
“뭐야!?”
지휘관의 ‘체탐인이다’라는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둘은 그걸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곧장 상황을 알 수밖에 없었다.
놈은 체탐인이다.
“내가 달려서 뒤를 잡는다.”
바이킹 중 하나가 ‘전투광’을 발동시키며 내달린다.
콰앙──
아몬드는 그 빠른 돌진에 반응해 피했으나.
“!”
애초에 목적은 활.
텅……!
각궁이 내쳐지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아몬드가 활로 잠시 고개를 돌린 때, 돌진하지 않았던 바이킹이 그제서야 돌진한다.
그는 완벽한 기회라고 여겼다.
촤아아아악──!
바이킹 하나의 검격이 정확하게 아몬드의 잔상을 베었다.
그렇다. 잔상이다.
“!?”
체탐인의 민첩함은 일반 병사보다 20%가량 높다.
20%가량 민첩하다는 이 수치가 실전에서 눈으로 보는 순간, 그리고 이 수치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자가 활용하는 순간─
“끄억!”
──촤아아악!
상대하는 자에겐 죽음이란 결과로 돌아온다.
검격에 붉은 피가 흩뿌려지며 바이킹 하나가 또 쓰러졌다.
아몬드가 체드에게 뺏은 검이었다.
가공할 만한 전투 능력이었다만, 아몬드의 표정이 좋진 않았다.
‘또 부활하겠지.’
다섯 중 넷을 죽였으나.
“라운드 2다. 이 새끼야.”
죽었던 셋이 일어나 어깨에 도끼를 걸친다.
현재 필드에 바이킹은 다시 다섯.
‘골치 아프네.’
아무리 그가 체탐인의 버프를 받았다 하더라도, 활이 내쳐지고 검만으로 부활까지 하는 바이킹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도망치면, 전투광 팩션에 대응하지도 못하고 뒤통수가 쪼개질 것이다.
“넌 절대 여기서 못 가.”
아몬드는 그 말이 그냥 허세로 들리지 않았다.
여태까진 기습과 센스로 넘겼으나, 지금부터 바이킹들과 검을 맞대고 싸우면 그 말 그대로 될 것이다.
상황 역시 아몬드의 편이 아니었다.
아몬드는 어떻게든 저들을 다 죽이고 조선 본진으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이지만, 저들은 아몬드가 조선으로 못 가게만 방해해도 그만이다.
“!”
쉬이이익!
바이킹 하나가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날아든다.
카아앙!
검으로 쳐냈으나, 흘린 게 아니라 손이 덜덜 떨린다.
분명 물리 엔진이 도끼의 무게를 구현해 준 것이다.
아몬드도 알고는 있었으나.
‘!?’
그는 이 손 떨림을 마냥 무게로 인한 파장이라 생각할 순 없었다.
순간 시리도록 하얀 가운이 그의 시야에 스쳐 지나간다.
「일상생활은 가능하겠으나, 선수로서는…….」
쿠궁.
심장이 급격하게 펄떡였다.
이어진 공격을 쳐내느라 다시 검을 휘둘렀으나.
카앙!
캉!
점점 포커스가 나가는 게 느껴졌다.
검이 두 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진짜 두 개일지도 모른다.
‘이러면…….’
다음 공격이 제대로 쳐내지지 않을 것이며, 이미 다른 바이킹들이 사방에 자리를 잡고 그를 압박할 준비를 마쳤다.
아몬드의 발이 점점 뒤로 물러난다.
빠득.
그가 다시 한번 입술을 깨물며 주의력을 끌어올렸다.
느껴진다.
양각으로 들어오는 바이킹들의 협공.
그 흐름이 감각으로 느껴진다.
‘뒤다.’
훙!
그는 검격을 쳐내는 대신 상체를 숙여 뒤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흘렸다.
그다음 우측으로 구르며 재차 내리찍는 공격까지 피해냈으나.
‘어?’
그걸 기다렸다는 듯 도끼가 날아온다.
휘리리리릭!
아몬드의 커다래진 눈에 점점 커져오는 도끼가 비춘다.
‘피할 각이─’
여기서 끝인가?
발할라를 못 가져가면, 조선은 이 게임을 이기기 힘들어진다.
──카아앙!
“!?”
날아오던 도끼가 갑자기 경로가 꺾이며 아몬드의 머리 바로 옆에 떨어졌다.
그리고 다른 것도 하나 그의 앞으로 떨어져 굴러왔는데.
‘애깃살……?’
부러진 화살로 착각될 만큼 짧은 화살.
애깃살이다.
다그닥! 다그닥!
땅에 닿은 그의 귀에 낯선 울림이 울려 퍼진다.
말발굽 소리.
이 게임에서 말을 타고 있는 존재는 딱 둘.
커피와 식빵.
식빵은 총력전에 참가했다.
‘커피!?’
커피였다.
그가 말을 타고 달려오며 편전을 쏜 것이다.
‘말을 타고 편전을?’
아몬드는 놀랐다.
분명 쿠키가 말 타고 편전은 정확도를 올릴 수 없다 했었는데.
이게 되는 거였다니.
* * *
커피도 놀라서 혼자 욕을 내뱉었다.
“허억…… 헉…… 씨, 씨발…… 이게 맞아!? 바이킹 쏘려 한 건데.”
너무 급한데 거리가 멀어서 편전으로 쐈다.
바이킹을 맞히려 했던 게 오히려 바이킹이 던진 도끼만 맞혔으나.
그게 훨씬 효과적이게 되어버린 상황.
“미친. 되는 날이네.”
커피는 이렇게 되뇌고는 곧장 목청 터져라 외친다.
“뭐 해애애애! 일어나아아아아!”
커피, 그가 돌아가던 바이킹들을 처리하고, 먼저 아몬드 쪽으로 도착한 것이다.
그의 몸은 이미 피투성이였다.
보조 지휘관의 추가 체력이 아니었다면, 이미 죽었을 체력.
그런 상태로 그는 말 위에서 편전을 쏴 도끼를 맞혔다.
아몬드가 순식간에 땅에서 튕겨 나가듯 몸을 일으켜 다시 자세를 잡았다.
거리가 상당히 멀었으나, 둘은 시선을 교환했다.
커피가 기합 좋게 외친다.
“오케이! 가보자아아!”
그르르륵─
그가 다시 활시위를 당겼다.
아몬드가 다시 한번 집중력을 발휘해 바이킹들과 검격을 나누고, 커피가 그 틈으로 화살을 쏘아냈다.
──피융!
바이킹이 하나 쓰러진다.
커피는 다시 활시위를 당겼고, 아몬드는 검격으로 또 다른 하나를 처리했다.
그사이 바이킹 하나의 몸통에 화살이 박히며, 쓰러졌다.
이미 한번 죽었다 부활했던 자들이라 머리를 노릴 필요도 없었다.
“나이스샤아아앗!”
커피는 그렇게 외치며 계속해 말을 달렸다.
그리고 그의 활시위도 쉬지 않았다.
피융!
피유웅!
바이킹들은 부활 능력이 무색하게 무참히 쓰러져 나갔고.
점점 아몬드가 상대할 바이킹은 줄어들었다.
다그닥! 다그닥!
커피는 후엔 활을 쏘지 않고, 거세게 말을 달렸다.
‘더 온다.’
지금 보이는 바이킹들은 거의 처리됐어도, 성문이 저 멀리서 열리고 있었다.
새로운 바이킹들이 달려올 것이다.
‘이대로 말을 태우면 위험한데.’
저들이 마음먹고 달리면서 전투광 팩션을 계속 작동시키면 말이라고 안심할 순 없다.
‘아몬드가 말을 타고 활을 쏘면?’
커피는 보조 지휘관답게 말을 달리며 그림을 그려봤다.
아몬드가 말 뒤에서 활만 쏜다면, 분명 따라잡히기 전에 저들을 다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게 좋겠다.
“아몬드!!!”
그가 말을 달리며, 몸을 기울여 손을 내밀었다.
“커피……!”
아몬드는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표정으로 그의 손을 맞잡았다.
─타악!
둘의 손이 맞닿으며, 아몬드가 휙 말 위로 끌어 올려진다.
‘어……?’
이때, 커피는 뭔가 감지했다.
‘뭐지.’
당장은 그게 뭔지 알지 못했으나.
이히이이이잉……!
일단 커피는 곧장 말 머리를 돌려, 조선 쪽으로 방향을 다시 잡았다.
“잡아아아아아아!”
바이킹들이 무서운 기세로 달려든다.
전투광 팩션이 발동된 걸지도 모르겠다.
무협지라고 생각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속도였다.
‘젠장.’
3시대 이후 전투광은 쫓아가는 상대의 속력에 비례하는 속성도 있기 때문에 말을 타고 있으면 훨씬 빠르게 쫓아오기 때문일 거다.
아몬드가 재촉한다.
“뭐해? 안 가?”
커피는 그런 아몬드에게 활을 내밀었다.
“일단 이거 들어.”
일단?
이렇게 말한 커피는 갑자기 말에서 뛰어내린다.
턱─
“내가 말했던가.”
그가 뒤로 돌아 바이킹을 마주한다.
“나도 목표가 우승이라고.”
“?”
아몬드는 금시초문이다.
“대신 말해줘서. 고마웠어.”
부러웠어.
커피는 피식 웃으며 말의 뒤를 찰싹 때린다.
이히이이이잉!
말은 거칠게 투레질하며 달려 나간다.
아몬드와 커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바이킹과 커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진다.
커피는 천천히 손을 입가로 가져가 호루라기를 불었다.
휘이이──!
[매 날리기]매가 시야를 밝혀준다.
그는 손을 뻗어 길을 그렸다.
아몬드가 달려야 할 길이다.
그리고 자신이 달려야 할 길을 바라봤다.
전혀 반대의 길.
바이킹들이 마구 달려오고 있는 저곳.
‘전투광 팩션은 가장 가까운 적의 이동속도를 반영하니까.’
여기 커피가 서면, 저들은 말을 쫓는 게 아니라, 커피를 쫓는 게 된다.
전투광 팩션은 가만히 선 커피를 향해 발동될 것이다.
더 이상 말을 탄 아몬드를 쫓을 수 없게 된다.
여기서 커피가 시간을 태운다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3초. 3초만 버티면…… 완벽하다.’
스릉.
그는 검을 뽑아 든다.
떨리는 손을 응시하며 커피는 이를 악문다.
‘언제나 이런 팔로…… 해왔던 거야?’
아몬드와 손을 맞잡았을 때의 감각이 느껴진다.
꽈악.
그는 검을 더 세게 움켜쥔다.
그 검은 지휘관의 검이다.
* * *
중간지대 총력전.
모든 바이킹의 정예와 모든 조선의 정예가 총력을 기울인 전투.
마지막 남은 자원을 향한 그 전투에서 결국 조선의 전열이 완전히 무너졌다.
제시의 거대한 검이 식빵의 목을 날려 버렸다.
──촤아아아악!
“적장이 죽었다아아아아!!!”
바이킹들이 외친다.
적장이 죽었다고.
그렇다.
이는 자원으로도 다시 부활시킬 수조차 없는 죽음.
전쟁의 승패에 쐐기가 박히는 순간이었다.
조선의 패배다.
“돌겨어어어어어억!”
동시에 바이킹의 승리.
촤악!
제시의 뒤로 거대한 날개가 빛과 기세를 내뿜었다.
바이킹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다.
“와아아아아아아!!”
“대승이다아아아!”
수많은 바이킹들의 발이 식빵, 그리고 조선 검수들의 시체를 짓밟으며 지나갔다.
그런데─
“어……!?”
우우우우웅……!
시커먼 땅에서 새하얀 빛이 치솟는다.
그 빛은 짓밟힌 시체를 포근하게 감싸며 타올랐다.
‘뭐야. 이게?’
식빵의 시야에 믿을 수 없는 글자가 떠올랐다.
[발할라]그녀는 피투성이의 갑옷 무덤에서 몸을 일으킨다.
검붉게 물든 머리칼을 다시 뒤로 넘기며, 그녀가 검을 빼 들었다.
우우우웅……!
대지 전체가 하얀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병사들이 후광을 내뿜으며 다시 죽음으로부터 일어선다.
스릉!
식빵은 검을 뽑아 든다.
“전군!!!”
지휘관의 검이다.
그 검이 다시 멍하니 뒤를 돌아보고 있는 바이킹들을 가리켰다.
“공겨어어어어어어어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