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1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82화
60. 활 vs 활(2)
패스트 2시대 궁병 러쉬.
-패궁러!
-패궁러ㄷㄷ
-드디어 왔다…… 패궁러
-내 빌드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본투비”
-캬
줄여서 패궁러.
이는 활이 강한 문명들이 주로 쓰는 전형적 빌드 중에 하나이며, 일명 ‘날빌’로 통하는 전략이었다.
“지금 시청자분들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패궁러 진짜 간만이구요! 조선 하면 이제 날빌이거든요!?”
-ㅋㅋㅋㅋㄹㅇ
-언제부턴가 그렇게 됨
-아군이 날빌로 이기면 그것만큼 통쾌한 게 없음
“근데 이게! 그전에 보여주던 패궁러하고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아, 그렇습니까? 어떤 면이 그렇죠?”
“이단 전진 병영이죠?”
조선은 병사들이 죽으면 재모집하는 병영 건물을 적의 본진 근처에 짓고 있었다.
“이건 3시대 안 보는 거예요!”
-ㄷㄷ
-그전엔 3시대 조금씩 보긴 했지
-아예 2시대로 끝나는 거구나 ㄷㄷ
자신의 본진에 있어야 할 건물을 적의 본진 근처에 지은 이상, 물러날 곳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저번 패궁러를 썼을 때는 3시대를 봤거든요? 이번엔 아니라는 겁니다.”
조선이 에스파냐를 상대로 2시대 궁병 러쉬를 감행한 적이 있었다.
그땐 3시대를 볼 수 있었다. 에스파냐가 2시대에 궁병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르시아를 상대로는 달랐다.
“전진 병영도 전진 병영이지만! 특히나 페르시아는 얘기가 다르죠!”
페르시아 역시 활 문명.
이들도 2시대에 궁병이 있고, 그 궁병들이 강력하다.
이들에게 2시대 궁병 러쉬를 시도한다는 건 얘기가 달랐다.
뒤를 보고 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었다.
패스트 2시대 궁병 러쉬는 한마디로, 대놓고 정해진 2시대 승부였다.
“이건 조선이 말하는 거죠! 아 나 네 코끼리 보기 싫다! 3시대 안 간다! 이거예요!”
-코끼리 보기 싫댘ㅋㅋㅋㅋ
-코보싫;
-2시대 승부구나 ㄷㄷ
-와 시작부터 미쳤네
조선은 어쩌면 페르시아의 코끼리를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거다.
그게 이 전략이 나온 이유로 보였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닐거다.
하나 더.
“그리고 하나 더! 조선은 아마─”
* * *
“조선은 전투에 자신이 있는 거죠?”
싱크 탱크 회의 중, 최사랑이 했던 말이었다.
“……예?”
치승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되물었다.
“조선 문명 전투 변수가 참여한 팀 중에 거의 최상위권이잖아요.”
“전투 변수가요……?”
전투 변수가 최상위권이라는 말은 전투에서 생기는 변수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드는 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단 뜻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전투를 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수치가 있었다면 싱크탱크 팀이 모르고 있었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최고다 이순신이 문명전에서 조선으로 최상위권까지 달렸던 사람일지라도, 국가대항전의 싱크 탱크만큼 조선 문명에 대해 분석한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게 무슨 말이에요? 데이터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맞아요. 그건 너무 터무니 없는데.”
“에이…….”
다른 싱크탱크 일원들도 치승과 같은 의견이다.
전투로 부딪혔을 때, 조선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일단 말씀해 보시죠.”
쿠키가 손을 내저으며, 그들의 입을 다물게 한 뒤.
사랑의 의견을 듣기로 한다.
“아, 네. 말씀하신 건 전투가 일어나고 승리했냐 패배했냐를 따지는 데이터라서요.”
그 말에 쿠키를 포함한 싱크탱크 전원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게 전투 변수 데이터 아니에요?”
전투가 일어나서 졌으면, 전투를 못하는 거고.
전투가 일어나서 이겼으면, 전투를 잘하는 거지.
여기 어디에 다른 논리가 낄 여지가 있단 말인가?
“제가 말한 건 그게 아니에요. 조선 문명의 특성을 고려해서 한 말이에요.”
“저희 특성……?”
“조선 문명은 자원 팩션이 없어요.”
“……그렇죠.”
“게임사는 최대한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고, 자원 팩션이 없는 대신 조선은 전투 팩션 위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뭐,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죠?”
피식.
치승의 말에 일동이 한 번씩 웃었다.
“전투 팩션의 활용도, 효용성만을 따져봤을 때, 조선은 전투력이 높아야 해요.”
“…….”
갸웃.
모두의 고개가 꺾였다.
‘아니, 그럼 우리가 개 못한다는 거야?’
‘이게 뭔 말이야. 우리가 잘 싸워야 하는데 못 싸운다는 건가?’
오해할 법한 발언이었으나 최사랑의 말은 물론 그런 뜻은 아니었다.
“그런데 데이터는 지고 있죠? 심지어 이건 국가대항전 데이터가 아니라, 전체 문명 랭크전의 데이터인데.”
문명 랭크전은 한국인이 아니어도 조선을 고를 수가 있다.
그런데도 조선은 전투 승률이 저조하다.
단순히 한국 플레이어들이 이 게임을 못한다는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데이터.
“그럼 조선 플레이어들이 다 못한다는 걸까요?”
“아뇨. 자원 팩션 때문에 전투에서 지는 거예요.”
이 말에 모두의 눈에 느낌표가 떠올랐다.
“!”
알고 있던 개념이었지만, 이렇게 생각하니 오묘하다.
자원 팩션이 없어서 조선이 약하다고만 생각했지, 자원 팩션 때문에 전투에서 불리해지고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
약간의 차이만 있지, 결국 같은 말 같지만……
사실 프로의 세계에선 이 작은 차이도 큰 차이였다.
이렇게 인과를 바꿔서 질문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그럼 자원 팩션이 이득을 보기 전에 전투를 시작하면……?”
치승은 그 차이를 바로 캐치해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자원 팩션은 성질상 곧바로 이득을 보는 팩션이 아니었다.
조금씩 쌓여가면서 점점 그 차이가 눈덩이처럼 벌어지게 만드는 팩션이다.
말 그대로 자원을 캐는 데 도움을 주는 팩션이니, 자원을 캐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득이 커지게 된다.
그 시간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맞아요. 자원 팩션이 이득을 극대화하기 전에 전투가 나오는 게 조선의 승리 공식이 돼야죠.”
조선이 기본적으로 유리해진다.
“……!”
그제야 모두는 깨달았다.
그간 쿠키의 바뀐 스타일이 왜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는지.
물론 아몬드의 합류로 전투 변수가 훨씬 더 좋아진 탓도 있지만.
초반 전략 자체가 상대가 자원 팩션으로 이득을 보는 타이밍을 계속 뒤로 미루는 행위였던 것이다.
쿠키는 이를 의식하고 썼던 건 아니다.
“허. 이건 새로운 관점이네.”
이건 미시적 분석이 아닌, 정말 한 발짝 떨어져서 크게 보는 거시적인 분석이다.
“그럼 랭크전에서 전투 승률이 떨어졌던 건 조선은 대체로 3시대에 첫 전투를 하는 걸 선호해서였겠군?”
랭크에서 전투 승률이 낮은 이유는 애초에 서로 쏟아부은 돈이 달랐던 것이다.
“우리가 바이킹을 유일하게 4시대까지 가서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바이킹 사냥 초소 견제를 잘했기 때문이겠고…….”
그간 조선이 후반전까지 가서 이긴 경기는 전부 초반에 상대 자원을 방해하는 견제가 들어가 있었다.
“결국 그럼 초반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말이되는데.”
“저는 그렇게 보여져요. 그래서 아시다시피…….”
“아. 그랬죠. 최고다 이순신 님 플레이를 제가 다 봤었습니다. 상당히 초반 빌드를 선호하시던 모습.”
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단순히 빌드를 날카롭게 다듬어서 승률이 높았던게 아니라, 이런 숫자의 법칙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 페르시아 상대로 무조건 초반 빌드가 나와야겠어요.”
치승이 흥분해서 끼어든다.
“페르시아는 안 그래도 후반에 너무 세잖아요. 초반에 적어도 흔들어 놓을 수는 있어야 승산이 있겠네요.”
이야기를 다 듣자, 싱크 탱크 팀은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결정권자는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오더하는 총지휘관.
모두가 쿠키를 쳐다본다.
“음…….”
쿠키는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고민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관점이라…….’
확실히 조선 팀이 변화하고 있다.
머리를 담당하는 쪽도, 몸을 담당하는 쪽도.
하나씩 물결이 퍼지고 있다.
* * *
피잉!
지도의 한 지점에 빛이 일렁이며 퍼져 나간다.
쿠키의 핑이 찍힌 것이다.
[공격]명령은 공격.
빠른 2시대에 이은 빠른 공격 타이밍이다.
‘지금이다.’
적기가 지금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그의 결단에 킹귤이 고함을 내지른다.
“말하는 중에!! 지금 궁병들 활 받고 곧바로 달립니다아아!?”
조선의 궁병 정예들이 가장 먼저 활을 받고 내달렸다.
“이거! 페르시아 눈치챘나요!?”
페르시아도 조선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일단 페르시아! 2시대 따라갔고! 지금 활 생산하고!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페르시아도 2시대로 다급하게 올라가며 어떻게든 준비를 하고 있다.
“아. 어느 정도 뭔가 초반에 찌르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을 하는 움직임이죠!?”
“근데 그게 조선 지금 10명! 10명이에요! 궁수가!! 이 정도 숫자가 올 거라고는 페르시아 과연 예상합니까!?”
“페르시아는 현재 궁수 다섯뿐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언제든 시간 끌면서 늘릴 수는 있습니다!”
페르시아는 아직 폭발적으로 궁병을 양성하진 못한 상태다.
“지금 조선 궁병들이 페르시아 본진! 닿았습니다아! 이제 봤어요! 이거 못 막는 거 아닙니까!?”
“근데 그건 모릅니다. 페르시아는 방어 장인이거든요? 진짜 노하우가 달라요! 애초에 페르시안 터틀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예요! 조심해서 진입해야 합니다!”
페르시아 지휘관의 핑이 찍히기 시작했다.
피이잉!
피잉!
[집결] [이동]일단 야만병사들이 우르르 움직이기 시작한다.
* * *
팡어가 가장 선두.
그다음이 롸떼, 그리고 아몬드, 스팸, 당근 순서로 달리고 있었다.
이는 이들 5인조의 정석적인 1열 배치였다.
“자. 놈들이 봤다!”
거리 계산에 감각이 뛰어난 팡어가 먼저 적들의 시야를 감안해서 일러준다.
“온다아!”
쿠구구구구……!
페르시아의 거의 모든 야만 병사들이 그들을 향해 에워싸며 달려온다.
[아! 페르시아 야만 병사들을 일단 동원해서 시간 끌죠!?] [저 궁병들이 본진 안에 들어가면 일꾼 피해가 장난이 아닐 테니까요!]궁병이 절대 본진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슥.
팡어가 수신호를 보내자, 모든 궁병들이 자리를 잡고 선다.
“자! 물 반 고기 반이다!”
팡어가 준비하라는 듯 손을 번쩍 들어 올린다.
쿠구구구구!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페르시아 병사들이 점점 가까워진다.
“장전!”
팡어의 신호에 맞춰, 아몬드와 스팸 등 10명의 궁병들이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
[이거 궁병들 입장에선! 진짜 무섭죠!? 미친 듯이 달려오는 병사들 상대로 활 당기고 있어야 돼요!?] [최대 사거리로 때리기 시작해야 최대한 많이 죽이거든요!? 잘 재야 합니다!] [첫 전투에서 판가름이 날 겁니다!]기리리릭……!
하얀빛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발광했다.
[집중]조선이 자랑하는 팩션, 집중이다.
페르시아군이 더 가까워졌을 때, 그가 팔을 내렸다.
척!
이는 집중의 사거리까지 계산된 오더.
모든 이들의 시위가 놓아졌다.
파아아아앙──
수많은 화살이 하얗게 평야를 가로지르며, 페르시아군에게 날았다.
──퍼버버벅!
수많은 병사들이 우르르 쓰러진다.
쓰러진 병사에 발이 걸려 도미노처럼 연달아 쓰러지기도 했다.
[나이스샤아아아아앗!]-캬
-각 지렸다
-거리 계산 무쳤고~
페르시아군은 개의치 않고, 계속 달려왔다.
조선의 궁병들도 계속 쐈다.
파아앙!
파앙!
그러나 야만 병사들은 멈추지 않고, 대열을 유지하며 길을 막아섰다.
애초에 필사적으로 막는 만큼, 숫자가 너무 많았다.
[아아! 이거 궁병들이 들어가야 하는데! 성공적으로 길막을 하는 걸로 보입니다!?] [역시 막기 장인! 막장!! 어떻게 들어갈까요! 우회하기 힘들어 보입니다!?]-막장 ㅇㅈㄹ
-ㅋㅋㅋㅋ막장ㅋㅋ
-쌈장은 없냐?
[일단 조선 궁병들! 계속 쏴봐야죠! 어어?!]킹귤이 놀라며 뭔가를 지적한다.
페르시아의 대열 한 군데가 뭔가 이상했다.
그들은 궁병들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본진으로 들어가는 길을 철저히 막아야 했는데.
어디 한 군데가 점점 파이기 시작한다.
[저쪽이 뭔가 지금 이상합니다!] [어어?!]대열이 쓰러지기 시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 한 군데에서만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그게 대열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는 갑자기 한쪽에 심하게 구멍이 나버리는 상황에 적잖이 흔들린 것이다.
“메, 메꿔!!”
“뚫렸어!”
다른 대열에 있던 페르시아 병사들이 해당 구역으로 들어가며 자리를 메꿔 다시 길을 막으며 달릴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화살이 너무 빨리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 지점의 반대편에서, 활을 쏘는 누군가 때문이다.
[아, 아몬드!?] [미친 연사!! 어쩐지! 여기만 구멍이 뻥 뚫리고 있어요!!!]그는 아몬드였다.
아몬드가 활을 당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한다.
[이 선수! 독보적입니다! 그냥 서서 쏘니까! 기계예요! 기계!!]파아앙!
파앙!
팡……!
메꾸러 들어가는 페르시아 병사들이 일제히 머리에 화살이 꽂히며 쓰러지기 시작한다.
[아몬드! 너무 빨라요! 자동 장전은 페르시아 팩션인데!! 언제 또 가져간 겁니까!?]가만히 서서 활시위만 당겼다 놓으면 되는 이 상황.
아몬드에겐 너무나 익숙한, 평생토록 몸에 배어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최적화 덕분일까?
‘확실히 가벼워.’
그는 저번 게임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았다.
쿠구구구구……!
페르시아군이 궁병들에게서 10보 정도 떨어진 상황.
몇 초 후면 궁병들에 닿을 것이다.
그러나─
[뚜, 뚫렸어요!!!]──퍼엉!
마지막으로 메꿔졌던 선수가 쓰러지며, 한 줄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러면 페르시아 길 못 막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