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1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83화
60. 활 vs 활(3)
피잉! 피잉!
페르시아의 총지휘관, 엘리퍼.
그는 어느 한 지점에 계속해서 핑을 찍었다.
[이동] [보충]핑을 여러 번 찍는다고 해서, 플레이어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아님을 본인이 가장 잘 알면서도.
‘이게 무슨. 여기 뻥 뚫렸잖아!’
핑!
피잉!
지금 이 상황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다.
나머진 시간이 해결해야 하는 것들뿐이었다.
[궁병×7]현재 본진에 대기 중인 페르시아의 궁병 숫자는 일곱.
좀 더 채워져야 했다.
아무리 방어하는 입장이라지만, 적들의 궁병 숫자가 못해도 열다섯이다.
저게 다 들어오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다.
그전까지는 야만 병사의 대열이 무너져선 안 됐다.
‘일단 막기만 하면…… 막기만 하면 이긴다.’
조선이 승부수를 걸어온 터라, 페르시아는 잘 막기만 해도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었다.
야만 병사들이 적 궁병들에게 붙어주면서, 최대한 시간을 벌고.
소위 m신공이라 불리는 둘러싸기를 제대로만 한다면, 전멸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
엘리퍼의 눈이 부릅떠진다.
‘결국……!’
우려하여 계속 핑을 찍던 그 부분이 결국 뚫려 버렸다.
‘저 한 놈한테!?’
한쪽 줄만 뻥 뚫린 대열.
이러면 완벽히 둘러싸기가 힘들어진다.
그뿐 아니라, 있는 대열조차 엉망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다.
‘이런.’
그렇다.
이제야 기억났다.
적은 정말 이 러쉬에 사활을 걸었다.
쿠구구구구……!
조선의 궁병들 뒤쪽에 대기 중이던 조선의 야만 병사들이 마구 뛰어오기 시작했다.
시야 밖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이러면 뚫리는 건 기정사실.
‘궁병을 앞으로?’
페르시아의 에이스 궁병들이 앞으로 나가 전선에서 싸운다면 막을 수 있을까?
아니다.
궁병은 아껴야 한다.
이들마저 잃는다면 돌이킬 수 없다.
‘차라리…….’
엘리퍼는 차라리 적들이 들어온다는 걸 가정하고 궁병을 배치했다.
이들이 가장 잘 싸울 수 있고, 가장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곳에.
* * *
스릉!
말 위에서 식빵이 칼을 빼 들며 외친다.
“돌겨어어어억!”
그녀 뒤로 도열해 있던 조선의 일 백 야만 병사들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전장이 떠내려가라 고함을 내지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적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것이며, 조선의 군이 훨씬 더 많아 보이게 한다.
피이잉!
[돌격 지점]식빵이 말을 타고 달리며 정확한 지점을 지정한다.
적의 촘촘한 대열 중, 한 줄로 뻥 뚫린 어느 한 곳.
아몬드가 뚫어버린 그 지점이다.
“저기다! 저기로 파고들어어!!”
쿠구구구구구!
수많은 조선의 야만 병사들이 순식간에 그 구멍으로 파고들었다.
양측의 군대가 정면으로 격돌하는 순간이었다.
콰앙──
묵직한 굉음과 함께 수많은 비명과 피가 흩뿌려졌고.
“으, 으아! 아몬드 햄!!”
“어디야!?”
궁병들은 양측 야만 병사들 사이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너무 난전이라 서로 손발을 맞출 틈이 없었기 때문.
“죽어어어!”
“흐아아!”
퍼억!
퍽!
서로의 몽둥이가 피로 물들었다.
혈전이다.
미니맵 상의 빨간 점.
조선의 병사들이 틀어막는 파란 점 사이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야만 병사뿐이 아니라, 궁수들도 파고든다.
“여깁니다아! 아몬드 햄!”
스팸이 어느새 야만 병사들 틈으로 껴서 손을 흔들었다.
“쏴! 쏘면서 가!”
팡어가 뭐 하냐는 듯 소리를 꽥꽥 지르며 스팸에게 손짓했다.
스팸은 초 근거리에서 활을 쏴대면서, 침입로를 확보하기 시작했고.
야만 병사들의 충돌에 흩어졌던 궁병들이 다시 그 지점으로 모였다.
“여기를 뚫어! 여기 뚫렸다고!”
“막아아아아아!”
뚫린 길을 메꾸고자 하는 자들과 그곳을 더 넓히려는 자들의 충돌.
분명 팽팽하게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지만, 결국 점점 길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뚫렸다아아아!”
“들어가! 들어가!!”
궁수들은 충분한 틈이 생기자, 그 안으로 마구 파고들었다.
“잡아! 잡아아!”
“못 가게 해!”
조선의 궁수 몇이 야만 병사들이 형성한 전선을 뚫고, 적의 본진으로 입성하게 되는데.
“들어왔다아아!”
그 숫자는 고작 해봐야 일곱.
“또 너희냐? 어휴.”
롸떼가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듯이.
꽤 익숙한 얼굴들 다섯만이 본진으로 넘어오는 데 성공했다.
롸떼, 스팸, 팡어, 당근, 아아몬드.
이렇게 다섯, 그리고 그 외 두 명이 더 있었다.
일곱이어도 지금은 2시대 초반이니, 적의 일꾼들을 만나기만 한다면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었다.
“일곱이나 넘어왔으니. 승산이 높네요. 갑시다.”
피잉.
[목재 견제]지휘관의 핑이 찍힌다.
“역시 목재구나.”
프랑스 상대로는 금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었지만.
페르시아는 아니다.
활 문명이기에 나무가 중요했다.
“숲길로 가자.”
나무 견제를 가장 쉽게 하는 법은 본진을 둘러싼 숲길을 따라 들어가는 것이다.
숲에 숨어 나무를 캐러 오는 일꾼들을 하나씩 없애면 되었다.
* * *
일곱의 궁병들은 페르시아 본진 부근의 숲 안으로 잠입했다.
“쭉 걷다 보면 일꾼 나올 거야.”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았다.
페르시아는 이쪽을 완전 놓친 것이다.
‘음?’
그런데, 아몬드는 불현듯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은 아주 작은 소리로 인해 확신으로 바뀐다.
사락─
“숙여.”
아몬드가 팡어의 어깨를 잡으며 끌어내리자마자.
쉬이이익……!
뱀이 혀를 낼름거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뭔가가 팡어의 머리 위로 휙 지나간다.
“으, 으아어!?”
퍼억!
팡어의 머리 대신 나무 하나가 깊게 파였다.
저기에 머리가 있었다면 그는 거의 사망이다.
“미, 미친 뭐야!?”
팡어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
퍼억!
다른 조선 궁수 하나가 쓰러진다.
정확히 머리에 박힌 화살.
그것도 2개나 박혀 있다.
곧바로 외쳐야 했다.
“매복이다! 궁병들이 기다리고 있었어!”
그 말이 꼭 신호탄이라도 된 것처럼, 여러 방면에서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피유웅!
피융!
조선 궁병들은 여러 곳으로 몸을 날리며 피했다.
“젠장! 어디야!?”
“뭐야 이거.”
쏘는 곳이랑 날아오는 곳이 매칭이 안 되고 있었다.
적들의 위치가 파악이 안 되니, 조선 쪽은 아비규환.
엄폐물이 널린 숲속에서 이렇게까지 자유롭게 화살을 보낸다. 그런데 적의 위치는 안 보인다.
‘커브샷인가.’
아몬드는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퍼억!
옆에 있던 궁수 하나의 몸통에 화살이 꽂혔다.
그것만으로 죽진 않고, 체력만 20% 정도 닳았다.
“아씨…… 여기도 봤나?”
그가 자리를 옮기기 위해 엄폐물에서 이탈하는 순간.
──퍼버벅!
“!?”
대여섯 발의 화살이 연달아 날아오며 벌집이 되었다.
털썩……!
아몬드의 눈이 조용히 쓰러지는 그를 응시한다.
‘…….’
당해본 적은 없어서 몰랐다.
보이지 않는 적이 계속 화살을 쏴대는 느낌.
이 무력감.
심지어 맞는 사람 입장에선 저게 커브샷으로 날아오는지 아닌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이런 거군.’
꿀꺽.
아몬드는 마른침을 삼키며, 주변을 관찰한다.
‘대체 몇 명이 커브샷을 쏘는 거지.’
커브샷을 구사하는 적이 한 명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명인지, 어디인지.
정말로 커브샷을 자유자재로 쏠 수 있는 건지…….
알아내야 했다.
“형. 이거 이대로 되겠어요!?”
롸떼가 안절부절못하며 주변을 살핀다.
“어딨는지도 모르잖아요. 그쵸!?”
“응…….”
아몬드는 아직 적들의 위치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 돼. 안 되겠어. 이거 저라도 나가겠습니다! 제가 미끼 할 테니까 애들 위치라도─”
“야! 가만히 있어! 일단!”
당근이 손을 뻗으며 그를 말리려 했으나 놓쳤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피유웅!
“!?”
애석하게도 적의 커브샷은 롸떼가 미끼를 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퍼억!
“큭!?”
일어서 뛰어가려던 롸떼는 심장 쪽에 화살이 박히며 나가떨어졌다.
“!”
당근은 입을 틀어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롸떼는 아직 살아 있음에도, 그녀는 근처로 가지 못했다.
그야, 페르시아의 2시대 활은 대미지가 센 편은 아니지만 연사가 능했다.
롸떼의 위치를 파악한 적들은 거의 화살 비를 퍼부을 것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후두둑……!
롸떼 위로 화살 비가 내리꽂히며 고슴도치가 되어버렸다.
* * *
페르시아 본진 내, 목재 자원을 담당하고 있는 숲.
그 숲은 페르시아의 마을 회관을 중심으로 빙 둘러져 있었는데.
이건 페르시아가 궁병들을 보유하는 순간, 천혜의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숲속에서 보여주는 페르시아 궁병들의 적중률이 기가 찬 수준이었다.
조선을 응원하는 입장에선 무력감마저 느낄 정도.
특히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공포와 무력감이 마구 확산됐다.
[페르시아 애들 활 실력 뭐냐???] [숲에선 그냥 못이기겠는데;] [걍 16강에 온 걸 감사하게 생각하자] [이게 국가대항전……?] [???: 지금까지 대한민국이었습니다!]농담조가 섞여 있긴 하지만, 정말 절망하고 있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ㅅㅂ이게 맞냐??
-난 솔직히 7명 숲에 들어갔을 때 끝난 줄 알았음. 패궁러인데 본진에 궁수 들어가면 끝나야하는데 ㅅㅂ
└ㄹㅇㅋㅋ
└아니 근데 왜 숲에 들어가는거임? 걍 평야로 들어가지
└원래 목재 견제가 젤 만만함
└활 나무로 만들어서 활문명은 목재 견제가 좋음. 물론 지금은 개망함.
-조졌네 실력차이 ㅈㄴ 나는데?
-우물 안 개구리였누……
심지어 이런 말을 하는 유저까지 있었다.
[우물 안 개구리]==== ====
아몬드가 활로 최고라는 것도 우물 안에서 최고였던 거지.
그렇게 개지려보이던 커브샷도 알고보니 페르시아 애들은 거의 패시브로 하고 연사도 훨 빠른데……
그냥 동네 놀이터 싸움이었던 거임ㅜㅜ
여긴 진짜 링 위고.
==== ====
-ㅈㄹ났네
-ㄹㅇ
-ㅠㅠ
-젠장…… 이런거였냐구!!
-일단 더 보자
-아몬드는 아직 제대로 쏘지도 않았다 븅신아 ㅋㅋㅋ
└그게 문제 아님? 제대로 당황함
-레전드네 이 새끼들
-바이킹:???
-그저 ^우물^
* * *
이런 반응이 나올 정도로, 숲에 대기하고 있던 페르시아 궁병들의 위력은 굉장했다.
아몬드도 잠시 동안 쥐 죽은 듯 숨어 있어야만 할 정도다.
이대로면 적진 진입이 불가능할 것이다.
‘뛰어야 된다.’
한참을 적들의 동태를 관찰하던 아몬드는 불현듯 이렇게 말했다.
“뒤로 숨지 말고. 위아래로.”
팡어가 뭔 말이냐며 되물었다.
“뭐, 뭐!?”
“지금 더 시간 끌릴 순 없잖아. 뛰면서 위아래로 최대한 피해보라고. 나무 뒤에 숨지 말고.”
“걍 뒤지라는 거냐!?”
“커브샷이니까. 그게 더 노리기 쉬울 거야. 까먹었어?”
“!”
커브샷이란 말을 듣고 팡어는 벙쪘다.
“이, 이게…….”
당하는 입장에선 정말 잘 안 보이는구나.
왜 그렇게 적들이 쉽게 당했는지 알법했다.
“커브샷이었구나.”
“그래.”
커브샷을 피하는 법은 엄폐를 내다 버리고.
“좋아. 그럼 뛰자. 내가 신호할 게 알았지?”
아몬드뿐 아니라, 곳곳에 숨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맞춘다.
척!
팡어가 사인을 보내며 일어섰다.
“조, 좋아. 그냥 적진으로 달…… 숙여!”
피유웅!
피융!
여러 군데서 쏘아진 듯한 파공음.
“으……!”
“뛰어어어어어!!!”
“으아아아아악!”
바람길이 머리 위로 그려지더니.
──퍼벙!
작은 나무 하나가 쓰러지고, 큰 나무엔 살벌한 자국이 파였다.
“망할 몇 명인 거야!?”
“화살 숫자만 봐선 뭐 거의 10명이라 해도 믿겠습니다! 햄!?”
“페르시아는 연사가 빠르니까…….”
당근이 계산하다가 포기하고 고개를 젓는다.
“몰라. 그냥 뛰어.”
“그래! 다들 뛰어! 일단 적진으로! 배에 힘 꽉 주고!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오케이!”
타다다다닥!
궁수들 전원이 일어나 마구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움직이는 걸 추천했던 아몬드는 느리게 발을 옮길 뿐, 뛰는 기색이 아니었다.
‘어디지.’
아몬드는 눈알을 굴리며,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했다.
2시대 활은 사거리가 짧다.
커브로 쏘면 더 짧다.
결국 저들은 이쪽이 도망가면, 따라붙으면서 활을 쏠 것이다.
저들은 우리가 본진에 들어가는 걸 막아야 하니까.
‘움직일 거야.’
아몬드는 조심스레 활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
기리리릭.
적들이 움직이는 순간, 위치가 보일 것이다.
적들은 아몬드가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뛰어가는 조선 궁병들이 전부인 줄 알 것이다.
사락─
소리가 들린다.
“!”
아몬드의 눈이 어딘가를 보고 한번 번뜩이더니.
시위를 놓았다.
‘하나.’
피융!
어느새 화살은 하얀빛으로 타오르며 날아간다.
그것은 이내 나무 하나를 우회하여 스친 후.
“!?”
──푹!
적의 놀란 눈에 정확히 박혀 버렸다.
조선 궁병이 처음으로 페르시아 궁병을 죽인 순간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반격의 서막을 축하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