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1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84화
61. 3궁(1)
“아…… 조선! 막히고 있는 분위기에요! 이거 어떡합니까!? 킹귤 님!”
“이, 이거 막히면 많이 힘든데요? 지금 조선이 안 그래 보여도 돈, 시간을 엄청 들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별 피해가 없어요! 피해가!”
“목재라도 저지해야! 상대 궁병들이 더 나오지 못하는데……!”
궁수들이 숲에서 나아가질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상황.
그런데─
“어어!?”
──푸욱!
눈에 정확히 화살을 맞으며 쓰러지는 페르시아 궁병.
그리고, 그 활을 쏜 주인공이 멀리서 살짝 보이는데.
“아몬드!”
아몬드였다.
“아몬드가! 첫 킬!! 이거 좋습니다아!?”
-와
-지렸다
-캬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방금의 한 발로, 기세가 바뀌었다.
“지옥에서 돌아왔다! 조선!!!”
-아니 무슨 지옥까짘ㅋㅋㅋㅋ
-무친킹귤ㅋㅋㅋㅋ
-그 정도였어??ㅋㅋㅋ
“바이킹 전에선 진짜 지옥! 발할라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돌아 왔었거든요!? 여기서 죽을 수 없는 거죠!!”
방금 아몬드가 한 명을 암살해 내면서, 페르시아 궁병들이 뭔가 움직임이 다급해지고 있었다.
위치가 안 보이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죽게 되니 빨리 위치를 바꾸려는 것이다.
혹은, 빨리 적들을 죽이려는 것이다.
“자! 지금 구도가 바뀌었거든요!? 지금 페르시아 궁병들 위치 다 드러내면서 막 쏘기 시작합니다아!?”
페르시아 쪽 궁수들 위치를 못 보고 있던 조선엔 분명한 호재였다.
“이제 이러면 전면전이죠!?”
“어떻게 갑자기 구도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좋습니다!?”
* * *
페르시아 궁병 하나가 쓰러지는 순간.
“쏴아아아!”
“저기다!”
그 순간, 적들의 화살이 빗발쳤다.
도망치는 스팸과 당근, 팡어를 향해 수많은 화살들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대놓고 그들을 추격하는 궁병도 있었다.
적들이 급해지고 있었다.
“제, 젠장 들켰다!”
“아몬드는 근데 어딨어!?”
“몰라! 끄윽어억!?”
푸욱!
팡어의 다리에 화살이 박혔다.
[체력 75%]페르시아의 활은 대미지가 그리 센 편은 아니지만.
[출혈]한 번 박히면 출혈이란 디버프가 걸린다.
이동속도가 줄어들고 핏자국이 계속 바닥에 생긴다.
“젠장.”
푹!
당근의 허리 쪽에도 화살이 박혔다.
“하…… 씨.”
“햄! 이거 반격 해야 합니다! 이대로는 사냥당합니다! 아몬드 햄! 어딥니까!”
“우리끼리라도 반격해!”
팡어가 사인을 보냈다.
“예!”
그들은 뛰던 속도 그대로 3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며 각자 자리로 흩어졌다.
파앗!
순간적으로 모습이 사라지자, 페르시아의 추적도 멈춘 것 같았다.
잠시 후─
“쏴아!”
팡어의 외침에 따라, 셋이 동시에 순간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활시위를 당겼는데.
‘어?’
그들은 순간 모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야, 적들의 위치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엄페물 뒤에 숨어 있었다.
일직선상으로 쏴서는 애꿎은 나무나 바위를 때리게 될 것이다.
‘커브샷…… 쏴야 되는 거야?’
이쪽은 사실상 커브샷을 정해진 장소에서 말고는 성공시킨 적이 없었다.
셋은 커다란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셋의 활시위가 파르르 떨렸다.
반면─
“쏴라!”
페르시아 궁수들이 특유의 연사법으로 조선군들을 향해 마구 활을 쏘기 시작했다.
쉬이이잉!
화살이 꺾여 오며 매섭게 조선군을 노렸다.
“모르겠다 그냥 쏴!”
조선 쪽도 반격해서 쏘기 시작했으나.
죄다 나무나 바위에 가로막혔다.
퍼억!
반면, 페르시아의 화살 하나가 당근의 무릎에 적중하며, 그녀가 넘어진다.
[체력 32%]이제 운이 나쁘면 단 한 발에 죽는다.
페르시아 궁병은 한 번 쏠 때 최소 두 발씩 연사로 쏜다는 걸 감안하면 거의 죽음의 문턱인 셈.
* * *
중계진이 탄식을 금치 못한다.
“아아아! 마, 맞고 있어요!? 페르시아 커브샷 지금 이게 허세가 아니라! 진짜 적중하고 있어요!”
페르시아의 커브샷 적중률을 보라.
우연이 아니었다.
거의 7~80%가 유효타다.
“지금 숲에 들어온 궁병들 중에! 페르시아의 3궁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있는 겁니까!?”
“예…… 지금 옵저버가 제대로 가까이서 보여주지 않아서 안보이지만! 아무래도 그런 거 같습니다!”
-ㄷㄷ 이게 페르시아!?
-케닌도 여기있나?
-장난 없누
“아니, 근데! 3궁 선수들 외에도! 지금 기본적으로 커브샷을 어느 정도 쏘는 거 같죠!?”
페르시아의 유명한 3명의 궁수가 아니더라도, 1선 플레이어들은 대체로 커브샷을 쏘고 있었다.
만약 이게 진짜라면, 숲에서는 절망적인 격차가 날 것이다.
-연습했나
-ㅁㅊ
-그렇네
-헐
-ㅅㅂ이길 수 있나 이거
“조선! 답을 찾아야 합니다!”
활로 승부하던 조선이 활로 뒤처지고 있으니, 불안해 보이는 건 당연했다.
“아…… 지금 아몬드 말고는…… 이게 안 되지 않을까요?”
“일단 지금 아몬드 입장에서 구도는 좋거든요!?”
페르시아 궁병들은 아몬드의 위치를 완전히 모르고 있었다.
마구 뛰어 도망간 팡어 일행에게 시선을 빼앗긴 것이다.
“지금 페르시아는 자기 본진에 들어가게 되는 게 제일 무섭거든요! 근데 팡어 일행이 막 뛰어서 지금 본진에 굉장히 가깝습니다! 이거 다급해지죠! 아몬드가 저기 포함 안 된 거 알 수가 없어요!”
“근데 그럼 아몬드 혼자 몇 명을 죽여야 합니까!? 그것도 상대 에이스들만 7~8명을 죽여야 합니까!?”
“안 되죠. 아무리 도라애몬드라도! 그건 솔직히…….”
적들의 실력으로 보아, 킹귤은 회의적이다.
-ㄹㅇㅋㅋ
-???: 어디로든 화살~!
-대나무 헬리콥터 끼면 가능
-도라애몬드 ㅇㅈㄹ ㅋㅋㅋ
“아. 지금 아이디가 나오고 있는데! 역시 3궁이 있어요! 케닌도 있고! 저 숲에선 지금 저 사람들 하나하나가 트레스 급이에요! 기억하십니까!? 트레스!?”
스페인의 에이스 플레이어이자 보조 지휘관이었던 트레스.
그는 특유의 무력을 바탕으로 게임 내 활약이 상당한 편이었다.
페르시아의 궁수들이 숲에 배치되면 하나하나가 트레스만큼의 무력이란 말이었다.
“아몬드! 천천히 다가옵니다! 이건…… 결단을 내려야죠! 갈 사람은 가야 돼요!?”
조선 궁수 모두가 적 본진으로 갈 수는 없어 보였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 * *
조선이 결단을 내리든 말든, 교전은 이어졌다.
파아앙!
파방!
양측의 화살이 순식간에 마구 교차하기 시작했다.
퍽!
당근이 어깨에 화살을 맞았다.
‘이거 안 되나?’
그녀는 배운 대로 커브를 넣어 쏴보지만.
되는대로 쏘는 게 갑자기 실전에서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 빗나갔다.
적들의 화살은 다시 제대로 날아와 이번엔 팡어의 옆구리를 찌르고 들어왔다.
푸욱!
“하 씨…… 이 개새끼들 또 어딨는지 안 보여!”
팡어의 인상이 팍 구겨진다.
“시간 없는데.”
“아몬드는 어딨어요, 근데!?”
“몰라! 아까 우리보고 뛰라더니! 없어!”
적들은 특유의 연사력으로 수십 발을 쏘면서 하나라도 맞아라 식이기에 그나마 한 발씩 맞고 있는 게 현재 상황.
피유웅!
피융!
지금 이 순간도 엉뚱한 곳으로 대충 화살이 날아가고 있었다.
엉뚱하지만, 충분히 행동에 제약을 주고 있다.
일종의 위협 사격일 터다.
“으아아.”
팡어는 그거에 움찔하면서도, 안전해 보이는 바위 뒤로 건너가 몸을 숨긴다.
측면까지 나무로 둘러싸인 지형이라 여기라면 커브샷이라도 안심이다.
그가 몸을 최대한 밑으로 숨기며 외쳤다.
“당근아! 우리 시간 얼마나 끌린 거냐!?”
어딘지 모를 당근이 대답한다.
“하아…… 시간 끌린 거…… 몰라!”
“젠장!”
팡어는 고민했다.
인원을 분배해야 했다.
‘저놈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아몬드뿐인데…… 그 자식은 어딨는 거야.’
팡어는 눈알을 굴리며 대충 거리를 가늠했다.
‘지금 오히려 우리가 적진 쪽에 더 가까워.’
지금 서로 위치가 바뀌어서 조선이 오히려 페르시아 본진에 가깝고, 페르시아 궁병들이 이쪽을 역으로 추적하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무시하고 마구 뛰면 본진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물론 궁병들이 따라오는 이상 자칫하면 다 죽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한 명 정도는 들여보낼 수도 있어. 아니면…….’
인원을 분배하면 누군가는 본진에 입성할 수 있다. 나머지가 여기서 시간을 끌면 말이다.
‘아몬드 위치만 알면 되는데.’
팡어는 한참 숲을 둘러보는데.
저 멀리 붉은색 빛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보였다.
리더의 기능 중 하나였다.
근처에 있는 아군을 좀 더 제대로 식별할 수 있는 것이다.
‘아몬드다.’
아몬드도 팡어를 발견했는지, 그에게 무어라 손짓을 한다.
‘뭐?’
솔직히 하나도 모르겠다.
‘멍청한 놈아. 여기서 보이겠냐고…….’
그러나, 팡어의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깃들었다.
보이지 않는데, 전달이 된다.
“당근. 스팸!”
“?”
“우린 다시 뛰어간다.”
“예? 아몬드 햄은? 우리 지금 이속 느린데.”
“쟤네 못 쫓아올 거다. 그리고, 우리가 미끼라도 해줘야지.”
팡어는 이미 뛸 준비를 하고 있다.
‘믿는다.’
그는 비장하게 둘에게 명령했다.
“우린 죽어라 뛴다. 일단 본진 가서! 살아남는 사람은 일꾼 최소 10마리씩 잡는 거다. 오케이?”
“오, 오케이……!”
“신호하면 간다!”
척!
팡어가 손가락 사인을 들어 올리는 순간, 리더의 스킬이 발동하며 부대원들의 시야에 카운트다운이 떴다.
[3] [2] [1]타악!
그들 셋은 마구 뛰기 시작했다.
“뛰어어어어어!”
* * *
그들이 뛰자, 페르시아 궁병들이 다시 반응했다.
‘됐다.’
아몬드는 활시위를 당기며 집중 팩션을 끌어올려 놓았다.
놈들의 숫자도 많고, 실력도 출중하다.
시선이라도 다른 쪽에 쏠리게 해야 아몬드가 승산이 있었다.
다행히 팡어가 제대로 알아들어 줬다.
사락.
페르시아 궁병들이 하나둘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뛰기 시작했다.
마치 조선군을 사냥하려는 듯, 은밀하면서도 날렵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게 하나 있었다.
조선 역시 사냥꾼 하나를 뒤에 남겨놨다는 것.
‘저기군.’
슥.
아몬드가 천천히 활시위를 놓는다.
“셋.”
파앙!
“!?”
상대는 예상치 못한 듯 제대로 반응도 못 한다.
──푸욱!
화살이 머리통 깊이 꽂힌다.
꽈배기처럼 몸이 돌아가면서 바닥에 널부러진다.
“뭐야!?”
근처에서 달리던 페르시아 궁병 하나가 휙 뒤로 돌며 이쪽을 조준하는데.
“넷.”
이미 아몬드의 화살이 그의 관자놀이에 박힌 후였다.
──퍼억!
두 번째 병사가 쓰러지는 순간, 아몬드는 앞으로 마구 내달리기 시작했다.
페르시아 궁병들이 그를 무시한 채, 팡어 일행을 쫓아 뛰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몬드도 그들을 쫓아 최대한 방해해야 했다.
“쫓아온다!”
적들이 아몬드를 발견하고는 시위를 가볍게 튕기며 화살을 날려댄다.
휘어 날아오는 화살들이 차례로 나무에 박힌다.
퍼버벙……!
아몬드도 그들과 나란히 뛰기 시작한다.
‘몇 명이지.’
아몬드는 숫자를 대강 가늠해 보지만,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탁, 탁, 탁……!
발을 박차며 앞으로 내달릴 때마다.
적들과 아몬드 사이로 수많은 굵고 가는 나무들이 지나간다.
퍼엉!
펑!
나무, 바위 등에 화살이 마구 날아가 꽂힌다.
적들의 연사는 팩션의 도움을 받으니, 가히 탈 인간적인 수준이었다.
뛰면서도 연사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시위를 당기는 순간 화살이 생기니, 편의성 면에서 차이가 심했다.
그러나 활의 세계에서 그런 건 별로 중요치 않았다.
맞냐 맞지 않냐.
이 둘뿐이다.
맞지 않으면 10발, 20발을 쏴도 소용없다.
빨리 쏘는 것 역시 결국엔 타깃을 맞히기 위한 잡기술에 불과하다.
기릭─
[집중]화살 끝에서 하얀빛이 타오른다.
아몬드의 눈이 어느 한 지점을 지독하게 노려본다.
그와 가장 가까이 뛰고 있는 페르시아 궁병의 머리.
거리가 멀진 않지만, 수많은 나무들이 스쳐 지나가며 가로막는다.
휙, 휙, 휘이익!
커브샷이라도, 뛰면서 쏘는 데다가 이렇게 많은 나무 사이로 맞히는 건 불가능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환경.
그럼에도 아몬드는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동공이 극도로 축소되며, 호흡이 멈추고, 지나가는 나무들의 점점 느려진다.
휘익. 휘이이익……
분명 이 복잡한 숲에도 길이 있다.
화살이 나아갈 길이 빛나고 있다.
너무 희미한 빛.
어떤 빛들은 충분히 어둠에 잠겨야만 보일 때가 있다.
괜찮다.
그는 이미 칠흑 같은 어둠 속을 걸어봤으니.
‘보인다.’
잠시 감았던 눈이 번쩍 뜨이며, 오른손은 슬며시 잡고 있던 시위를 놔주었다.
파아앙──
하얀빛을 머금은 화살이 날아간다.
이리저리 뻗은 나무들 사이로, 곧게 날아간다.
그리고─
“다섯……!”
뛰면서 머금었던 숨을 토해내는 아몬드.
그와 동시에, 화살은 적의 머리에 정확히 박힌다.
──퍼엉!
그 궁병의 시체가 앞쪽에 바위로 꼬라 박히며 널브러진다.
‘이, 이걸?’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뛰면서 한 발 쏜 게 맞았다고?’
남은 페르시아 궁병 셋은 뛰면서도 당황한 듯 두리번거린다.
그렇다. 이제 남은 건 셋.
페르시아의 3궁이라 불리는 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