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1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86화
61. 3궁(3)
한편, 죽어라 도망치던 팡어 일행.
“허억…… 헉…….”
숲이라는 지형을 벗어나자, 팡어는 동굴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빛을 본 인간 같은 표정을 지었다.
“드, 드디어!”
그들은 죽어라 달려서 드디어 페르시아 본진에 입성했는데.
“뒤에 따라와?!”
“아니!”
그들을 죽이겠다고 따라오던 페르시아 궁병들도 왜인지 모르게 아무도 없다.
“뭐지? 다 어디갔지?”
당근은 여전히 경계를 놓지 못하며, 뒤쪽으로 활을 조준했다.
숲이 아니라면, 그녀도 충분히 적들을 상대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팡어가 그녀의 어깨를 짚으며 그만두라 했다.
“아냐. 아마 못 왔을 거야.”
“어……? 못 와?”
팡어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중얼거렸다.
“역시. 그런 거였어.”
“뭐가?”
“아몬드야.”
“아몬드?”
“아몬드가 나한테 먼저 가라는 싸인을 보냈었거든.”
“……!”
당근과 스팸은 처음 알았다.
그래서 팡어가 무작정 앞으로 계속 달리라 했구나.
“뒤도 못 돌아보게 하고 뛴 게 그거 때문이야?”
“그래.”
어쩐지 너무 조심성이 없더라니.
당근은 어깨를 으쓱하며 이만 활을 내렸다.
“어지간히 믿음직한가 보네.”
“여태까지 항상 해냈…… 잠깐.”
팡어는 그런 말을 하던 중, 갑자기 본진 쪽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감각이 굉장히 예민한 편이기에, 그가 적보다도 먼저 반응했다.
어느 건물 근처 벽 뒤에 숨어 있다.
──파앙!
그쪽으로 팡어의 화살이 날아갔다.
“!?”
멀리서 그들을 조준하던 궁병 하나의 몸통에 화살이 박히며, 뒤로 넘어졌다.
그러나, 팡어의 어깨에도 화살이 박혔다.
“젠장.”
팡어는 인상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여기도 지키는 애들이 있네. 한 셋 정도 되나? 방금 본 것만 둘인데.”
“많이 있진 않을 거야. 사거리 싸움에서 이기면 돼.”
“그럼 삼각 편대로 일꾼 쪽으로 돌파한다. 지금!”
팡어가 그렇게 말하며 마구 뛰기 시작한다.
스팸 당근도 함께 달려나갔다.
그들은 서로 삼각형으로 조금 떨어져 달리면서, 각자 다른 곳을 체크한다.
“7시에! 집중 풀로 충전해서 최대한 멀리서!”
“이쪽은 없어.”
“7시! 7시에 두 명이 끝이야!”
“둘이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 여기 본진이니까. 순서 정해!”
페르시아 궁병은 조선 궁병보다 사거리가 낮다. 집중 팩션 때문이다.
문제는 집중을 제대로 충전하기 위해선 3초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이 삼각 편대에 순서가 있는 것이다.
3명이서 번갈아 쏘면, 1초마다 집중을 쏘는 효과니까.
“제가 먼저 합니다!”
일단 스팸이 첫 번째로 당겼던 활시위를 놓았다.
파아앙──!
위협적인 화살.
맞지는 않았지만, 적이 주춤하며 다가오지 못한다.
“다음 당근!”
당근이 그다음 화살을 쐈다.
그 화살은 주춤했던 그 병사에게 그대로 적중했다.
퍽!
“이제 내가…….”
저놈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할 거다.
페르시아 궁병은 둘이었다.
팡어는 이제 다른 병사 하나를 노리려 했다.
“어……! 아저씨! 야만 병사들도 온다!?”
그런데, 그 궁병 앞엔 야만 병사들이 뛰어오고 있었다.
“……?”
야만 병사들을 방패 삼아, 자신은 뒤에서 쏘겠다는 생각인데.
‘젠장.’
앞에 장애물을 두고 우릴 맞히겠다?
누가 봐도 상대는 커브샷을 쏘려 하고 있었다.
아직 거리가 안 나와서 쏘지 않을 뿐이었다.
파앙!
팡어는 일단 야만 병사 하나를 쏴서 쓰러뜨린다.
그리고 다시 순번이 돈다.
“햄! 쏩니다!”
파앙.
그의 화살이 야만 병사 하나를 쓰러뜨린다.
그러나, 적 궁병의 화살이 연달아 쏘아진다.
“!”
퍼벅!
순식간에 두 발이 날아온 페르시아 궁병의 화살이 스팸의 옆구리에 연달아 맞는다.
역시나 커브샷이었다.
“아…….”
[체력 12%]한 대만 더 맞았어도 죽는 각이었다.
페르시아 궁병의 화살이 다시 쏘아지기 시작하고, 스팸은 도망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했다.
“스팸! 뒤로 가! 내가…….”
다음 순번인 당근이 그를 쏘았으나, 역시나 야만 병사만 쓰러질 뿐이다.
적 궁병은 또다시 커브샷을 쐈다.
“아오. 미친놈들 이것만 연습했나.”
당근이 욕을 내뱉으며 뒤로 철퍼덕 몸을 던져 적의 공격을 흘린다.
팡어는 그 공격을 유심히 관찰했다.
‘정확도가 높진 않아.’
스팸이 연달아 두 번을 맞긴 했지만, 놈의 정확도가 항상 높은 게 아니었다.
팡어는 아주 짧은 고민을 거친다.
「자네들은 이미 30도 45도 60도를 쏘는 감각이 몸에 익었을 거야.」
쿠키가 했던 말이 있다.
「암기 다음엔 응용이거든.」
이제 응용을 할 차례라고.
「아몬드에게 부탁해 놓을게.」
‘아니 그건 하지 마.’
팡어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결정을 내린다.
“너네 먼저 뛰어가! 일꾼들 죽이고 있어! 이 러쉬는 속도가 생명이야.”
“뭐? 그럼─”
“저건 내가 맞힐 수 있어!”
파앗.
팡어는 그렇게 말한 후, 오히려 앞으로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여긴가.’
어딘가에 자리를 잡더니.
스륵.
시위의 정중앙을 당기던 팡어의 손이 움직인다. 기형적인 형태로 늘어나는 활시위.
‘내가 외웠던 각이라면.’
팡어는 어떤 때를 떠올린다.
‘어쩌면…….’
거리마다, 엄폐물마다 각도를 외워서 쏜 적은 있었다.
필드 위에 그걸 가늠할 만한 선이 그어져 있었고.
그때는 쏠 수 있었다.
지금과 다른 점은 필드 위에 선이 없다는 거. 엄폐물이 계속 움직인다는 거.
그리고…….
[집중]키이이잉……!
하얗게 타오르는 화살 끝을 보며 팡어는 되뇐다.
그때와 지금의 마지막 다른 점.
‘그때 이후로 뒤져라 연습했다는 거……!’
파아앙──!
화살이 하얀빛을 태워 올리며 쏘아진다.
화살은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나아가는 듯했다. 야만 병사들조차 맞히지 못하고 한참 옆으로.
페르시아 궁병의 입가에 슬쩍 미소가 머금어진다.
그는 이겼다 생각하며 시위를 당긴다.
기리릭─
그 순간이었다.
──퍼엉!
하얀빛이 터져 나오며 그의 머리를 강타해 버린다.
“!”
순식간이었다.
분명 한참 비껴 나간 줄 알았던 화살이 그의 머리로 돌아오기까지.
눈을 한 번 깜박이는 시간 정도뿐이 소요되지 않았다.
당연했다.
집중 3초가 깃든 조선의 활로 쏜 커브샷은 페르시아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국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기 시작했다.
* * *
중계진은 잠시 페르시아 본진 상황을 보고 있었다.
“파, 팡어!?”
아몬드의 상황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곳에서의 상황이 제대로 풀려야만 의미가 있는 거다.
조선이 페르시아의 목재 생산을 막아내야만 이 러쉬가 계속될 수 있는 거다.
“팡어어어어어어어어!!”
그래서, 킹귤이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커어어어어어어브! 샤아아앗!”
-ㄷㄷㄷ
-와우
-각도 예술이네
-큰일은 팡어가;
-미쳤네
-캬
-??? 어케 쏨?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오늘 가짜 국대에서 벌칙 러닝하던 그 팡어가 맞습니까!?”
“미, 믿기지가 않습니다! 이게 진짜 노력하다 보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게! 이런 겁니까?!”
팡어가 커브샷을 성공시켰다.
그것도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지금 본진 내! 이 근처에 페르시아 궁병 하나도 없죠!?”
이게 목재 자원을 막을 마지막 궁병이었다.
이 이상은 다시 활을 주고 뽑아내야 한다.
“예! 지금 다른 자원 견제도 막으러 가서요! 지금 여기로 못 와요!”
“아아 쿠키! 진짜……! 양동작전! 제대로 먹혔습니다!?”
쿠키는 현재로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 금광이나 식량 쪽으로 먼저 궁병을 넣어주면서, 적이 그쪽에 잠시 치중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목재 쪽이 비게 된 것이다.
“엘리퍼 지금 방어탑도 안 지었거든요!?”
엘리퍼는 자신의 궁병들이 숲 안에서 조선 병사들을 다 처리할 거라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어탑보다 더 중요한 걸 숲에 배치했으니까요!”
에이스를 전부 보내면서 숲을 최대한 방어했기에, 그 정도 투자로 멈췄던 것이다.
“근데 여기서 변수가 터졌습니다!”
문제는 그 숲에서 엘리퍼의 생각과는 너무나 다르게 전투가 흘러가 버렸다.
“엘리퍼가 뒤늦게 깨닫고, 야만 병사들까지 동원해서 팡어 일행을 잡아보려 했지만 이것도 방금 한 방에 끝났습니다!”
“아! 그렇죠! 사실 엘리퍼의 방금 전략! 좋았거든요? 야만 병사로 몸빵하고! 뒤에서 화살 쏘고! 심지어 커브샷으로! 적은 병력으로 큰 병력을 이기는 좋은 전략 아닙니까!?”
그는 마지막까지 나름의 기지를 발휘하면서 막아보려 했으나, 역시나 실패.
“예. 이거 심지어 전에 조선도 쓴 적이 있는 진법입니다.”
전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아. 바로 전 바이킹전이었죠? 그때 조선이 초반에 거의 밀릴 뻔했는데! 이걸로 살아남았었잖아요!?”
“누가 하느냐에 따라! 또 누가 막느냐에 따라 이렇게 차이가 나뉩니다!”
플레이어의 차이였다.
변명의 여지 하나 없이, 플레이어들끼리의 실력 싸움에서 진 것이다.
“이제 페르시아 목재 쪽! 일꾼들은 지옥 시작입니다!!”
팡어는 조금 늦었으나 당근과 스팸이 도착하여 일꾼들을 쏘기 시작한다.
하나둘 쓰러지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둘이서 무조건 한 명을 같이 쏘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집중 차지 안 하면 일꾼 두 방인데! 집중은 오래 걸리니까, 그냥 둘이서 한 명씩 쏴서 딱딱 잡아주는 거! 아주 좋아요! 아주!”
“분당 목재량! 심각하게 내려갑니다!”
“일꾼 대이동!”
“급하게 방어탑 올립니다. 그래도 막긴 막나요?”
이걸로 일꾼이 다 죽는 상황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자원 수급이 순간적으로 매우 뒤처지게 됐다.
스크린에 잠시 분당 목재 수급량이 떠올랐다.
[조선: 320] [페르시아: 250]둘이 비슷하게 가고 있던 목재 수급량이 급격하게 차이나기 시작한다.
“지금 250까지 떨어졌어요. 더 떨어질 거거든요!?”
250, 180, 120…… 수급량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방어탑 올라가긴 합니다! 조선은 잠시 뒤로! 그래도 조선 궁병들! 더 옵니다!”
방어탑이 올라간 뒤로는 더 견제가 힘들었다.
하지만, 목재 자원의 차이로 인해 궁병 숫자 차이가 벌어진다.
“활 생산도 계속할 수가 없게 되고! 조선 궁병들은 계~~~속! 계속 나오거든요!?”
“게다가 빨리 나와요! 엘리퍼 황당할 겁니다!? 아니 이 자식들 왜 이렇게 빨리 오지!?”
죽었던 조선 야만 병사들이 하나둘 궁병이 되어 돌아오는데.
그 속도가 산을 건너서 오는 속도가 아니었다.
“산을 건너오는 게 아니라! 애초에 산 밑에서 태어나서 뛰어오니까요!!”
-ㄹㅇㅋㅋㅋ
-이게 날빌이다
-캬 죽어서 부활할 때 ㅈㄴ 좋네
-조선 궁병 20명 넘음ㅅㅂㅋㅋㅋ 미쳤네
-캬
페르시아가 고군분투로 방어하며 궁병 숫자를 많이 줄였음에도 20명이 채워진 조선.
게다가 그 보급 속도도 너무나 빨랐다.
이 부분을 엘리퍼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 번 죽으면 본진에서 부활해서 걸어오는 시간이 소요돼야 하는데.
지금 조선은 그 시간이 너무 짧다.
“시빌엠의 전진 병영은 원래 진짜 힘이 지금부터예요! 부활할 때 속도가 장난이 아니거든요!”
“엘리퍼는 전진 병영까진 확인을 못 했거든요!? 아마 지금은 알겠죠!?”
엘리퍼는 아마 지금은 전진 병영을 추측하겠으나, 이미 대처를 제대로 하기엔 늦은 상황이었다.
“이거 조선 잘만 하면 진짜 2시대에 끝내겠는데요?”
“예.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됩니다! 상대는 터틀링의 대가거든요?”
“그렇…… 어?”
그 순간, 다시 페르시아의 숲 쪽으로 화면이 바뀐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숲 쪽 상황. 아몬드 선수. 그러고 보니까 시간 끌고 있었죠. 어떻게 됐을지…….”
“아직 잘 버티고 있을 거라 봅니다.”
중계진 모두 흠칫 놀라고 만다.
“!”
“어? 아몬드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