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2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91화
63. 몽골의 초원(2)
갑작스러운 지휘관 교체.
모두가 싱크 탱크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선수들은 불안했다.
‘스크림도 제대로 못 해봤는데. 대회에서 되나.’
‘솔랭이랑 대회는 다른데…….’
‘하필, 이때?’
하나하나 캡슐로 들어가는 표정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전 경기를 졌던 페르시아 쪽의 표정이 훨씬 밝아 보였다.
“후…….”
아몬드의 옆자리로 들어가는 팡어 역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감을 풀기 위한 심호흡이었다.
“괜찮을 거야.”
“……어?”
아몬드는 캡슐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팡어에게 언질했다.
“그 사람 잘해.”
“…….”
팡어는 위로를 건네는 아몬드의 흔치 않은 이 모습에 잠시 감명받은 듯했지만.
이내 특유의 멍한 실눈을 뜨며 반문했다.
“근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인마. 지휘관 해본 적도 없는 놈이.”
말은 그렇게 했으나, 그는 캡슐로 들어설 때 표정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들어가기나 하자.”
“……칫.”
엥? 칫?
팡어가 뭔가 싶어 돌아보는데.
뾰로통한 표정의 아몬드 얼굴이 그를 맞이한다.
“뭐요.”
“아니다. 뭔가…… 크흠…… 캡슐 뚜껑에서 바람이 새나?”
팡어는 능청스럽게 딴청을 피우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왜 저러지.
‘지 의견을 안 들어줘서 삐졌나?’
좀 더 반응을 해줄 걸 그랬나, 싶었지만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잠깐? 당연히 안 듣지. 전략에 대해선 잼병이잖아. 누가 아아몬드 말을 듣냐고!’
일단 본인부터가 회의 때 귓등으로만 듣고 있는데.
왜 삐지는 건지, 참…… 오래 살아도 인간은 알 수가 없는 동물이다.
그야, 팡어는 몰랐다.
스트리머 아몬드는 예전부터 자신의 소위 ‘뇌지컬’에 상당한 자부심이 있었다는 걸.
* * *
게임 안에 들어가니, 너른 초원이 그들을 맞이한다.
[몽골의 초원]초보자들이 연습할 때 흔히 쓰는 맵 컨셉이다.
“……겨울 버전이네.”
“조졌다.”
그러나, 그건 여름 버전의 몽골의 초원이고.
지금 나온 맵은 겨울 버전이었다.
이건 전혀 초보자용이 되지 못했다.
일단 한 가지 자원이 상당히 박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식량 전쟁이겠는데.”
바로 식량이다.
* * *
“몽골의 초원! 아. 시빌 엠파이어의 대표적인 맵이죠? 릴 처음 하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화신들이 있는 것처럼 이것도 튜토리얼에서 나오는 맵이거든요?”
킹귤은 몽골의 초원이 나오니까 반가운지 곧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대회용으로 나온 건 겨울! 겨울 버전이고! 지금 시즌이 겨울 시즌이라 그런 건지 밸런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겨울 버전은 조금 특별한 맵입니다.”
“예, 그렇죠! 딱 봐도 지금 우리가 아는 그 녹색 초원에 보송보송한 양들이 뛰어다니는 느낌이 아닙니다!?”
“예. 그렇습니다. 초원이 거의 다 말라 있고, 황무지처럼 변해 있는 곳도 있죠.”
“양들이 거의 없고요!”
-농경지로 바로 가야 되나?
-바이킹이랑 할 때 이 맵이 나왔어야하는데 ㅋㅋ
-페르시아 첨부터 농경하겠네;
시빌 엠파이어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금이라 할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이 필요한 자원은 식량이다.
그리고 초, 중반 식량 수급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게 바로 맵을 돌아다니는 양과 사슴이었다.
몽골의 초원 겨울 버전엔 이 두 짐승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양들이 초원을 다 뜯어먹고 황폐화된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농경지 보너스가 있는 페르시아가 상당히 유리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페르시아는 무슬림권 문명으로, 가장 효율이 좋은 짐승인 멧돼지를 섭취할 수 없다.
대신 그들은 농경을 1시대부터 시작할 수 있고, 그 효율 또한 더 좋다.
그런데 애초에 이 맵엔 멧돼지는 존재하지도 않으니.
그들은 핸디캡도 없이 메리트만 얻어가는 것이다.
“소위 책임 없는 쾌락이죠!? 지금 조선도 어차피 동물 사냥이 굉장히 힘든데. 페르시아만 농경 보너스를 받으니까요!”
-책임없는 쾌락ㅋㅋㅋ
-그렇네 ㄹㅇ
-멧돼지가 솔직히 몇 마리나 된다고 이런 보너스가 있는지 모르겠누
-그래도 사냥이라도 독점하면 할만하지않나? 아무리 농경 보너스 있어도 사냥만큼 효율 좋은 게 없는데.
인류사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사실 인간의 에너지 효율로 따졌을 때, 농경사회보다 수렵사회가 훨씬 먹고 살기 쉬웠다는 점.
옛날을 기준으로, 농사처럼 고되고 효율이 떨어지는 막노동이 없다. 매일같이 부지런히 일을 해야 하고, 그렇다 해도 천재지변이 닥치면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해 죽는다.
반면에 사냥과 채집은 일주일에 한 번만 성공해도 충분히 먹고 살았다고 한다.
시빌 엠파이어에서도 비슷했다.
처음 농경지를 만들면 자원이 소모되고 그게 식량으로 탈바꿈되어 손해가 메꿔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만.
사냥엔 플레이어들의 노동 외엔 아무런 자원도 소비되지 않았다.
국가대항전은 특히나 처음부터 200명이라는 자원이 있기 때문에, 사냥을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문제는 페르시아가 그렇게 순진하게 농경으로 진입하지 않죠?!”
“맞습니다. 지금 사냥을 보내고 있어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요!”
페르시아가 곧바로 농경을 시작하고 사냥과 담쌓는 게 아니라, 사냥은 사냥대로 조선과 반반 나눠 먹다가 농경으로 진입한다는 것.
한정된 자원인 동물들은 최대한 먼저 차지하고, 그다음 자신만 쓸 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그 왜! 햄버거 세트 먹을 때 감튀 쏟아놓으면 지 햄버거 안 먹고 감튀만 처먹는 놈들! 그런 거예요 페르시아가 지금!”
“그렇죠! 자기 햄버거 크다 이거죠!”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ㅋㅋㅋㅋ
-난 그래서 절대 감튀 안부음
-생각만해도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비유갘ㅋㅋ
-페르시아 쉑들 감튀에 베이컨 섞어놓고 싶누
“페르시아의 선감튀 운영, 지금 현재 진행형이에요! 조선과 사냥 경쟁을 하지만! 사실상 반반 나눠 먹기가 되고 있죠!?”
페르시아나 조선이나 일단 맵의 상태를 보고 정찰보단 사냥에 많은 인원을 투여했다.
“맞습니다. 사실 사냥에선…… 1시대라 별다른 변별력이 안 생기거든요? 그냥 반반 나눠 먹는 게 보통입니다. 에스파냐처럼 특화된 뭔가가 있는 게 아니면요.”
에스파냐전 당시, 조선은 사냥에서 앞선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그들은 사냥에 도가 텄었다.
기본적으로 1시대부터 플레이어들의 시야가 1 더 높았고.
사냥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말을 탄 보조 지휘관인 트레스가 사냥에 전문가였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문명은 대부분 사냥에선 반반을 가져가는 게 보통.
즉, 여기서 조선이 어떤 이득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대회 경험이 없는 지휘관인데! 지금까지는 아주 안정적으로 운영이 나오고 있거든요?”
“맞습니다. 맵의 상황에 맞게 판단도 잘해주고 있고…….”
-ㄹㅇ 조선 지휘관 잘 치네
-최고다! 최고다이순신!
-아직 모름 근데
-이거 보고 어케 아냐 중계진들 어휴
“뭣보다 최고다이순신은 첫 출전이라고 보기 애매하죠?”
“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이미 1승이 있잖습니까?”
캐스터는 킹귤의 말에 자신이 모르는 대회 경력이 있는지 살펴봤으나 그런 건 없었다.
“그런 게 어딨어요?”
“바이킹 1경기는 사실상 이분이 이긴 거거든요!”
“아아! 패션 승리!”
-아 ㅋㅋㅋㅋㅋㅋ
-??
-헐ㅋㅋㅋ 그 사람이구나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임???
-헉ㅋㅋㅋ
-ㄹㅇ이네
-역시 충무공…… 싸우지 않고도 이기시는군요……
킹귤은 사랑이 디너 파티에서 베스트 드레서 상을 받은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 덕에 조선은 맵 선택권을 얻게 돼 까다로운 적이었던 바이킹과의 1경기를 잘 이겨냈다.
“자, 근데 조선…… 지금 2시대로 굉장히 서두르는 움직임이 이게…… 설마 또?”
경기 초반 별다른 변수가 없는 움직임에 농담을 주고받던 중, 킹귤이 뭔가 발견한다.
“이거 지금 또 패궁러인가요!?”
“예에에!?”
-아니 ㅅㅂㅋㅋㅋㅋㅋ
-ㄹㅇ?
-농경 들어갈 때 치면 대박인데
-실화냐 ㅋㅋ
-본투비 그는 대체……
-이야~
조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아 그렇죠!? 아까 궁병들 정면승부 해서 완전 서열 정리했는데. 굳이 또 그걸 안 할 이유를 찾기가 어렵거든요!?”
“아아! 거의 3연벙 보는 거 같습니다? 네가 막을 때까지 할 거야!”
“맞습니다! 패궁러 어디 한번 막아봐! 또 쓸 테니까! 패궁러 어디 한번 막아봐! 또 쓸 테니까!”
-???
-왜 말이 두번 들리지? 왜 말이 두번 들리지?
-ㅋㅋㅋ콩의 의지가 메아리를……?
-마이크 에러죠? 마이크 에러죠?
-전설의 3연벙?! 전설의 3연벙?!
조선은 1경기와 똑같은 전략을 준비해나가고 있었다.
“전 경기처럼 전진 병영까진 안 하지만! 지금 2시대 엄청 빠르고! 거의 모든 변수 배제하고 올립니다!?”
“이건 페르시아에 대한 분석이 엄청 잘 끝났다고 봐야겠죠!?”
페르시아가 움직이는 방식이 뻔하다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나올 수 없는 속도로 조선이 2시대에 올랐다.
[조선 – 2시대]두둥!
1경기와 똑같은 흐름인 듯 보였다.
적어도 조선은 그랬다.
“아. 그런데! 페르시아 아까 경기랑 전혀 지금 다른데요!?”
페르시아는 달랐다.
2시대 신호가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순식간에 방어탑을 3개나 올리기 시작했다.
[방어탑 – 5%] [방어탑 – 2%] [방어탑 – 1%]“이거 지금 조선 동태 보고 대응하려고 자원을 아껴놨죠?!”
페르시아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본격적인 터틀링을 선보일 예정인 듯했다.
“방어탑 위치가 예술입니다? 이건 정말 힘들 거 같은데…….”
“역시 터틀링 장인답게 소위 심시티도 잘하는 모습! 조선은 지금 벌써 활 하나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심시티.
RTS에서 건물 짓는 방식을 말할 때 주로 쓰는 은어인데.
건물들 배치를 오묘하게 짜놔서 적이 쳐들어왔을 때 곤란하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진입이 어렵게 만들거나, 진입을 했을 때 미로처럼 갇혀 버리는 구조 등.
방식은 여러 가지이다.
지금 페르시아가 보여주는 방식은 거의 모든 주요 자원과 건물이 방어탑의 보호를 받으면서, 방어탑을 보호하는 구조였다.
즉, 방어탑을 뚫어내려면 저 건물들부터 불태워야 하는 것.
“이거 지금 식량이 그렇게 수급이 좋지 않은 맵이어서! 병사들 하나하나 죽는 게 엄청 치명적인데! 선택을 잘해야 합니다!”
병사를 밀어 넣으면 방어탑을 결국 밀어낼 수는 있겠으나, 이전 맵처럼 식량이 풍부한 곳이 아니었다.
병력 유지와 부활에 식량이 필수인데. 지금으로선 한 10명 정도 죽는 게 최대로 감당 가능한 상태였다.
그 이상은 시간이 걸린다.
병력이 점점 쪼들리게 된다는 얘기고, 무엇보다 일꾼이 문제다.
“병력 살린다고 일꾼 못 뽑고 있으면…… 진짜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거든요? 어차피 나 1경기 이겼으니까! 아님 말고! 이런 걸까요!?”
“일단 조선 들어갑니다!?”
조선의 1선 궁수들 아몬드, 팡어 등이 활을 받은 채로 페르시아 본진으로 뛰기 시작했다.
-이거 또 먹히면 대박 ㅋㅋㅋ
-페르시아 여기서 지면 멘탈 터지겠는데
-이거 못막으면 ㄹㅇ 히잡 200장 주문각 ㅋㅋ
-ㅋㅋㅋㅋㅋㅋ왜 페르시아 애들을 응원하게 되지?ㅜㅜㅋㅋㅋ
-가즈아~ 안됨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