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3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199화
66. 방패스트 궁병 러쉬(2)
진출이냐 탈락이냐 운명이 걸린 3경기에도 쿠키는 나오지 못했다.
조선의 지휘관은 여전히 최고다이순신이었다.
당연하게도 여론은 좋지 못했다.
[속보) 최고다이순신 재등판 ㄷㄷ]-ㄹㅇ 교체 안함??
-엥? 실험으로 쓴 게 아닌가보네
-쿠버지 뭐여;;
쿠키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극소수였다. 국가 대항전의 팀원들조차 정확히 쿠키가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니 일반적인 시청자들이 교체의 이유를 추측할 수 있을 리는 만무했다.
-ㄹㅇ이걸 밀어붙여?
-아 ㅈㄴ 불안한데
-아무리 저 사람이 랭크에서 잘했어도 대회도 처음이고 심지어 궁지에 몰렸는데 이게 되겠음??
└ㄹㅇ……
└나도 이 생각함
└병사들이 분발해야지
그들의 눈엔 그저 쿠키 혹은 싱크 탱크가 고집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만.
조선이 처한 상황은 사실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그들 역시 현재 주어진 상황에 충격을 먹고 있었다.
특히나 대기실에서 들었던 말.
‘저 사람이랑 내년에도 간다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희철 형님 건강이 많이 안 좋은가.’
쿠키가 3경기에도 못 오고,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니.
심지어 내년엔 확정적으로 최고다이순신이 지휘관이라니.
예상치 못한 국대 팀의 큰 변화였다.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한 국대 팀.
‘이대로 끝낼 순 없어.’
지휘관이 바뀌었다고, 여기서 물러설 순 없었다.
이런 시련에 뒤로 갈 사람들이라면 이미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다.
‘무조건 합을 맞추는 거야.’
‘쿠키라고 생각하고 가자.’
‘선택권이 없다.’
이들에게 주어진 길은 이제 하나였다.
최고다이순신과 승리하는 것.
그랬다.
이들도 전 경기의 문제를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지휘관의 오더를 100% 신뢰하지 못하면서 오는 혼란. 하지만 이젠 그렇게 의심할 여유 따위 없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지휘관의 명령에 맞추는 것뿐이었다.
그래서일까?
[바, 방패병까지 섞어서……?] [이, 일단 좋습니다! 뉴메타! 방패스트 궁병 러쉬! 출바아아아알!]패스트 궁병 러쉬에 방패를 들고 있는 병사 하나가 생뚱맞게 끼어든 것.
‘바, 방패……? 이런 건 연습한 적 없는데.’
팡어는 이에 대해 의문을 품긴 했지만.
질끈.
눈을 감고는 그냥 무시해 버렸다.
‘송사리는 거르고 그냥 대어만. 송사리는 거르고 그냥 대어만…….’
어차피 자신이 리더도 아닌 이상 혼자 생각하는 건 멈추기로 했다.
사실 이게 그리 좋은 병사로서의 마음가짐은 아니었다.
‘현장 판단도 중요하긴 한데…….’
지휘관이 모든 걸 오더할 수 없다. 오더 그 이상의 유연함을 보유해야만 하는 게 사실 뛰어난 병사들의 미덕이다.
다만 지금의 지휘관과 현재 국대 팀의 판단이 엇갈리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적어도 2경기에선 그랬다.
‘그래도…… 지휘관 판단이 좋은 게 많았어.’
팡어는 그 와중에 잘잘못을 속으로 따져보았다.
지휘관 판단이 옳았던 경우가 많았다.
‘뭣보다…….’
팡어는 아몬드가 했던 말도 걸렸다.
「괜찮을 거예요. 그 사람 잘하니까.」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말투.
네가 뭘 아냐며 쏘아붙이긴 했으나, 팡어는 실전에서 아몬드의 움직임을 보고는 더 확신했다.
‘저놈 혼자 아무 망설임도 없이 뛸 수 있었던 게 어쩌면…….’
적어도 아몬드가 보기에, 최고다이순신은 뭔가가 있는 녀석.
팡어는 이렇게 생각해 버렸다.
실제가 어찌 됐든, 그렇게 생각해야만 몸이 따라줄 것이다.
우선 최고다이순신의 오더 자체는 옳았던 경우가 많았으니까.
‘문제는 시간이야.’
다만 그 실행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그러니 바싹 긴장하고 어떤 명령이 내려오든 곧바로 하겠다는 정신으로 임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고, 어느새 다른 명령이 내려와 있었다.
그는 뒤쪽에 따라오는 자들에게 외쳤다.
“얘들아! 이번엔! 명령 놓치지 마라! 그냥 기계처럼 가는 거다! 현장 판단은 일단 배제!”
“예!”
“형. 리더 아니잖아~”
롸떼의 한마디에 팡어는 가운뎃손가락을 뒤로 올려줄 뿐 딱히 대꾸는 하지 않았다.
이윽고 방패병 1인과 궁병 7인은 적진의 성벽이 보이는 지점까지 도달했다.
* * *
사랑은 이제 생산 파트에서 잠시 눈을 거뒀다.
‘거의 다 갔구나.’
자신이 공격 보낸 1개 분대가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가 그녀의 승리 플랜의 시작이다.
‘여기서 이득을 본다면, 명령 체계는 앞으로 거의 확정. 만약 또 같은 실수가 나온다면…….’
2경기처럼 손발이 꼬인다거나, 전투에서의 변수가 악재로 터진다면?
‘돌이킬 수 없어.’
이번 전투를 지면 게임이 극도로 불리해지는 상황은 사실 아니다만.
문제는 사기, 그리고 명령 신뢰도.
이번 전투를 패배하면 적어도 여기 참여했던 병사들은 명령을 쉽게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더욱더 이번 명령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요. 게다가 근거도 쿠키 님이랑 거의 다르셔서……. 지금 같은 신뢰 관계에서 이런 명령은 바로 수행할 수 없을 거예요.」
그녀는 싱크 탱크의 분석을 되새겨본다.
맞는 말이었다.
저들이 쿠키의 명령을 잘 따를 수 있었던 건 쿠키의 근거가 뭔지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 없이 불나방처럼 따르던 게 아니었다.
이 게임은 모든 게 지휘관 명령으로 커버될 수 없어서 현장 판단의 비율이 최소 70%다.
그렇게 머리를 다 비워 버리면 오히려 불리해진다.
머리 위에서 찍는 마우스로 컨트롤되는 병사와 자신이 판단해서 전술을 고안하는 병사가 전투한다면 누가 이기겠는가.
‘머리를 비우고 따르라고 하는 건 위험하고…… 리더를 기준으로 가자.’
그래서 사랑이 세운 전략은 이렇다.
리더에게 먼저 명령해서, 그 리더가 명령을 거침없이 수행하게 한다.
그다음 나머지가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들은 각자의 리더는 신뢰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아몬드가 첫 번째 공격의 리더가 된 것이다.
그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의 명령에 따라줬고, 수행해 내기까지 했다.
시범 조교로서 이만한 사람이 없는 것이다.
‘왔다.’
이제 공격대가 고대의 성벽 앞까지 도착했다.
문을 통과하거나, 아니면 성벽을 올라야 했다.
2시대부터 병사들끼리 당장 만들 수 있는 공성 병기.
공성 사다리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되는 사이 생산 파트를 잠시 살피다가, 다시 알림이 오고 고개를 돌린다.
[공성 사다리 – 완료]그녀는 병사 하나를 콕 집어 선정한다.
[목이] [선두 지정]그는 방패병이었다.
이어서 명령이 더 떨어진다.
[성벽으로 돌격] [사다리 배치]방패병은 곧장 사다리를 들고 가장 앞으로 달려 나갔다.
나머지 궁수들이 그를 따라 달렸다.
그들 중 사랑이 아몬드를 집었다.
[아아몬드]이때 그녀의 메시지가 조금 길어진다.
* * *
“아 조선! 들어갑니다! 사다리를 만들었죠!?”
“이, 이렇게까지 해서 패궁러를 하는군요!? 사다리가 근데 엄청 위험하지 않습니까!?”
성벽이 버젓이 있음에도 감행되는 패궁러에 캐스터가 혀를 내두른다.
“그렇습니다. 사다리 올라갈 때 너무 무방비라, 많이 위험해지거든요?”
공성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정수리가 그대로 적에게 노출된다.
만약 적에게 들킨다면 사망 확정이다.
“페르시아 알고 있나요? 페르시아 쪽 시야 상황? 중요하겠는데…… 나오는 거 같은데요?”
옵저버가 시야를 전환하며 페르시아의 시야를 확인했다.
“아!”
페르시아는 역시 이미 성벽 위에 정찰을 돌고 있는 병사가 있었다.
“이거 곧 들키겠습니다.”
말이 씨가 되는 데에는 2초도 걸리지 않았다.
마침 근처로 지나가던 정찰병 하나가 신호를 보내고, 지휘관이 핑을 찍자마자 병력이 움직였다.
“페르시아 궁병들! 다급하게 성벽 위로! 이동합니다!”
“사다리는 세워졌어요!”
퉁.
사다리가 세워지고.
조선군이 그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성벽 위엔 페르시아 궁병들이 우르르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아 이거 되냐?
-막히는 거 같은데
-에바여 애초에 이 맵에서
-위에서 쏘면 끝 아녀?
“일단 숫자는 조선이 더 많거든요!?”
“예. 페르시아가 생각보다 대비를 안 해놨어요! 그래서 지금 엘리퍼 표정이! 깜짝 놀랐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쟨 얼굴로 게임하누
-아 ㅋㅋㅋㅋㅋㅋ
-ㄹㅇ 놀랐네
-표정 ㅋㅋ 0ㅇ0
-ㅇ_ㅇ
-뭔뎈ㅋㅋㅋㅋ
-진짜 올 줄 몰랐나보네
당연한 얘기지만, 페르시아 궁병 셋이 조선군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다만 숫자는 적었다.
“페르시아 궁병은 지금 딱 셋이네요?”
쳐들어온 조선은 일곱인데, 지키는 저들은 겨우 셋이다.
“3시대를 얼마나 날먹으로 가려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냥 직행하려했나보네
-아예 배제했나?
-코끼리로 재미 좀 보더니 ㅋㅋ
-배제했으면 맞아야제~
“이 정도면 배제가 아니라 배 째인데……. 혼내줘야 하거든요!? 근데 문제는 과연 혼내줄 수가 있냐는 거죠?!”
궁병이 겨우 셋이어도 사다리 도착 지점만 봉쇄하면 이 러쉬는 막힌다.
“아몬드라면 한 명만 서 있어도 스무 명도 막을 수 있는 게 이 공성 사다리예요!”
“예! 심지어 지금 세 명! 3궁이죠!?”
성벽 위에서 급하게 뛰어오는 셋은 3궁이라 불리는 페르시아의 최정예들이다.
“아……. 먼저 도착해야 하는데!”
저들이 먼저 사다리로 도착하면, 가망이 없다.
“이게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데 오래 걸리거든요!!”
건물 5~6층 높이를 사다리로 올라간다고 생각해 보라. 오래 걸릴 것이다.
제일 큰 문제는 그 시간 내내 적들에게 정수리가 노출된다는 것.
“자, 페르시아 궁병들! 왔거든요!?”
페르시아 궁병들이 조선군의 정수리를 확인했다.
기리릭.
중계 화면에 궁병들이 순식간에 클로즈업되며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담겼다.
당연한 대응이다.
사다리로 올라오고 있을 때 쏘는 게 가장 유리하니까.
“아니! 변신할 때 때리는 게 어딨냐고!!”
킹귤이 떼를 써보지만, 페르시아 궁병들에게 닿지는 않는다.
-변신이냐 저게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
-???: 타임! 타이이임!
* * *
페르시아의 3궁.
그들은 사다리를 보자마자 입맛을 다시며 곧장 쏴재꼈다.
‘이걸 이렇게 들어와?’
별다른 기예도 넣지 않은 그냥 일직선의 슈팅이었다.
파아아아앙──
그도 그럴 게, 바로 일직선상에 적의 정수리가 보이는데 누가 커브를 쏘겠나.
‘어?’
──터엉!
그런데, 막혔다.
대체 뭐에?
내려다보니 정수리였던 곳에 어느새 방패가 있다.
사다리 가장 상단, 목이에게 명령이 떨어졌던 것이다.
[막기]처음부터 막고 올라온 게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서 기습적으로 막은 것.
터엉! 텅!
연이어 쏴졌던 화살도 다 막혔다.
‘방패 하나로 일곱이 가려진다…….’
약점인 줄 알았던 사다리의 구조가 방패 하나가 포함되니 오히려 장점이다.
이에 케닌이 외쳤다.
“커브로 쏴! 방패다!”
커브샷으로 쏘면 머리는 안 맞고, 허리쯤이 맞아 거의 4대는 맞혀야 할 테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시위를 당겼다.
기리릭.
그러나 그런 기회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지금이라는 명령과 함께, 방패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의 상체가 튀어나온다.
‘저, 저놈은!?’
아몬드다.
그가 사다리에 두 다리를 고정한 채로,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거의 80도 각도로 세워진 사다리에서 저렇게 상체를 들어 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기행이었다.
더군다나 집중 팩션도 언제부터 걸어놨는지 풀차지였다.
그런 게 가능한 이유는 뒤의 희생 때문이다.
[앞사람 받치기]롸떼에게 떨어진 명령이다.
“으……. 형님…… 믿쑵니다아!”
그는 자신의 머리통으로 어떻게든 아몬드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었다.
그의 믿음에, 아몬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치키챠.”
그 말을 듣는 순간 케닌의 시야는 새하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의 머리가 하얗게 터져 나가 버렸다.
퍼엉!
“미, 미친?!”
다른 둘이 경악했다.
아몬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제압] [제압]나머지 둘에게도 명령이 떨어져 있었다.
기리릭.
아몬드는 순식간에 시위를 걸어 쏘고, 바로 이어 다시 한번 더 쐈다.
파방!
거의 동시라 할 정도로 빠르게 쏴진 두 발의 화살.
연사 팩션보다 더 빠른 연사.
그리고 신들린 정확도.
카강!
그 화살은 비록 집중의 힘은 안 담겼으나, 나머지 궁병들의 팔을 맞혀내며 그들의 조준이 빗나가게 만들어 버렸다.
“형! 저처럼 쏴요!”
“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말은 그렇게 해도, 팡어 역시 상체를 일으켰다.
그 뒤는 스팸이 받쳤다.
“해, 해앰! 믿씀니더!”
꿀꺽.
팡어는 마른침을 삼켰다.
마냥 믿으라기엔 그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겁다.
앞에 동료들이 가로막고 있으니, 직선 샷으로 쏠 수 없기 때문이다.
[커브샷]그 어떤 때보다 난이도가 높은 명령.
이런 자세로 커브샷이라니.
걱정이 앞서지만, 팡어는 앞서 이 공격을 성공시킨 적이 있었다.
‘그 각이랑 같아.’
지휘관은 마치 그가 쏠 줄 아는 각을 아는 듯, 적의 위치가 완벽히 그의 타깃존 안이었다.
문제는 자세다.
공중에 매달린 채 쏘는 이 자세.
팡어는 성벽이 땅이다 생각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냥 땅 위랑 똑같아. 중력은 역풍이라 생각해.’
적들은 떨어진 활을 줍느라 잠시 성벽 아래로 사라졌다.
‘나온다.’
파앗.
둘이 고개를 드러냈다.
둘 중 누구를……?
고민되는 순간, 명령이 구체화됐다.
팅.
[공격]오른쪽!
팡어는 눈을 부릅뜨며, 화살을 놓았다.
그의 화살이 하얀빛으로 익숙한 호를 그리며 날았다.
아군의 등을 피해서, 적의 목으로.
“!”
적중이다.
목에 하얀 폭발이 일어나며, 전장에서 적의 머리 하나가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아몬드가 쏜 화살 또한 왼쪽을 터뜨린다.
순식간에 둘이 사라졌다.
‘어, 없어?’
성벽 위에 내민 머리는 죄다 사라졌다.
조선은 사다리 위에서 적 에이스 셋을 사살한 것이다.
이제 성벽을 지키는 병사는 없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국 관중석에서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팡어가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돌겨어어어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