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3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01화
67. 언덕 탱크(1)
현재 페르시아의 시야만 보이는 상황.
성벽 위 조선군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페르시아 입장에선 조선군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화살은 날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캬
-이게 언덕탱크지
-언제 쏘냐 ㅋㅋㅋ ㄷㄱㄷㄱ
성벽 위를 점령한 조선이 확실히 유리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언! 덕! 탱! 크!”
투둥~ 투두둥!
관중석에서도 쩌렁쩌렁한 응원구호가 터져 나왔다.
즉석에서 만든 것치고는 상당히 입에 감기는 구호였다.
-ㅁㅊㅋㅋㅋㅋ
-구호 상태가 ㅋㅋㅋ
-ㅋㅋㅋㅋㅋ
-캬
-애국가 5절 마렵네
“아. 아주 응원이 뜨거운 가운데! 조선! 이제 본격적으로 견제에 나서야겠죠?!”
“예! 단순히 성벽을 먹은 것만으로는 큰 이득이 아닙니다. 이걸 굴려야 승기를 잡는 거죠!”
그랬다.
성벽을 차지하긴 했으나, 이것만으로 대단한 피해가 되는 건 아니다.
“신경에 거슬리긴 하지만, 그냥 일단 안 나가고 있으면 되거든요? 또 안 나가기 장인이잖습니까? 페르시아.”
“맞습니다. 여기서 뭔가 더! 한두 방 더 맥여야 됩니다.”
그게 바로 자원 견제다.
성벽 위에서 활을 쏴서 일꾼들을 죽이는 것.
“성벽이나 방어탑처럼 극단적으로 높은 곳에 올라가 있으면 활로 쏠 수 있는 사거리가 증가하거든요? 이걸 활용해서 자원을 못 캐게 괴롭혀 줘야죠!”
“그게 언덕 탱크 아니겠습니까!”
성벽 위라는 지리적 이점에, 집중 팩션까지 겸비했다.
2시대 기준으로는 말 그대로 탱크 같은 사거리를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이거라면 자원 견제가 가능할 것이다.
“지금 페르시아의 선택이 중요하겠습니다.”
물론 상대의 대응에 따라 이것도 큰 피해 없이 끝날 수도 있었다.
조선 입장에서 판은 깔렸지만, 받아먹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아 그렇죠! 페르시아 목재 캐는 일꾼들! 대피시켜야 하는데! 어디로 가느냐! 혹은 어느 쪽을 대피시키느냐! 이게 문제거든요!?”
고대의 성벽은 거대한 원형 도넛처럼 페르시아 본진을 둘러싸고 있다.
조선 궁수들은 이 도넛 위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너무 동선이 길어서 모든 곳에 포진시키는 건 불가능하고 한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크게 목재 자원을 캘 수 있는 곳이 두 군데인데! 본진 기준 6시, 12시 방향이거든요? 일단 페르시아는 양쪽 다 캐고 있어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
바로 6시와 12시 지역이다.
페르시아 본진 내 목재 자원이 포진한 지역이며, 충분히 활 사거리에 들어오는 지역이다.
일꾼 피해를 주기 위해서 조선은 둘 중 하나를 골라서 찌를 것이다.
“근데 페르시아 일꾼들은 대피를 해야 하는데! 이게 뭐죠!? 지금 현실 부정 중인가요!?”
조선이 찌를 게 확실한 와중에 페르시아는 배짱을 부리며 일꾼을 빼지 않고 있다.
“왜 안 옮기죠?!”
“시야에 안 보여서 이러나요!?”
중계진이 페르시아가 빼지 않아 당황한 이유는 이렇다.
“그냥 감으로 예상하고 빼야 되지 않을까요!? 조선이 찌를 곳은 6시라고 예측이 되는데요!”
선택지가 두 개라고는 했지만, 조선이 6시로 오는 게 명확하기 때문이다.
“제 생각에 페르시아는 지금 어느 지역으로 견제를 올지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 같은데…… 조선이 배치된 곳을 보면! 당연히 6시로 뛰거든요! 이건 예상을 해줘야죠?”
조선이 무조건 6시로 온다는 보장은 없다지만, 거의 80%로 6시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의 충원이 이뤄질 사다리가 4시 부근에 배치되어 있었고, 6시까지 달리는 게 주파 거리가 훨씬 짧기 때문이다.
“이건 그거죠. 죽기 전까지 목재 나르다가 죽어라! 역시 피라미드의 나라!”
-킹귤쉑ㅋㅋㅋㅋ
-진짜 제대로 신났누 ㅋㅋㅋ
-피라미듴ㅋㅋ
-그건 이집트자낰ㅋㅋㅋ
-아무거나 걍 막 던지네 ㅋㅋㅋㅋ
“예. 뭐 일꾼 몇 죽더라도, 어디로 오는지 확실하게 알고 대피하는 게 낫다. 이런 판단입니다. 어쩌면 좋은 판단일 수도 있어요.”
“맞습니다. 괜히 미리 빼놨다가 6시로 안 올 수도 있고…… 근데 조선 왜 이렇게 안오…… 에에에엥!?”
킹귤은 기겁하는 표정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아, 아니! 엘리퍼! 판단이 맞았나요!?”
피융!
조선 궁병들이 12시에 나타난 것이다.
정확히는 페르시아 시야여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12시 쪽에서 일꾼들에게 화살이 꽂히기 시작했다.
“일부러 한번 꼬아서 12시로 왔는데! 페르시아 대처가 역시 침착했어요! 저희가 호들갑을 떤 게 되어버렸죠?”
“이래서 지휘관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어쩐지 조선이 너무 안 오더라구요. 바로 달렸을 거 같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숙연해지네ㅋㅋ
-텐션 어디로감?
-아니 이걸 ㄹㅇ로 12시로 가네?
-이러면 사다리 좀 위험한데??
-텐션 확 내려간 거 뭐임ㅋㅋㅋㅋ
-너무 꼬았다;
* * *
조선은 6시를 대피시킬 걸 예상해서 12시로 달린 것 같았다.
상대의 생각을 예측한 것이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꼬여 버렸다.
상대가 침착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역시.’
엘리퍼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일꾼들을 대피시켰다.
바짝 긴장하고 있었기에, 화살이 쏘아지자마자 대피시켜서 한두 명 죽은 거 외엔 별 피해도 없었다.
‘이럴 줄 알았어.’
그는 조선이 여기서 심리전을 걸 거라고 예상했던 바였다.
‘성벽을 그렇게까지 공들여 점령했는데, 확실하게 하고 싶겠지.’
애써 성벽을 점령했는데, 6시로 달리면 너무 정직한 패턴이다.
상대가 진작에 6시 쪽 일꾼들을 다 빼서 12시로 보낼 수도 있다.
그사이 자원을 캐지 못할지라도, 일꾼을 살리는 게 우선이니까.
그런데, 엘리퍼는 그러지 않았다.
일꾼이 좀 죽더라도, 보이고 나서 바로 대처하는 쪽을 택했다.
6시 일꾼들을 12시로 보냈는데, 조선이 역으로 12시로 와버리면, 그땐 정말 곤란해지니까.
‘휴.’
위기를 한차례 넘긴 엘리퍼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그러나 전장에서 지휘관은 한시도 안주할 수 없는 직책이다.
“……뭐!?”
6시.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
* * *
약 3분 전.
성벽을 완벽하게 점령하자마자 조선군에 떨어진 명령은 하나였다.
티이잉!
[전속력 이동]적이 대처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 했다.
“자. 빨리 가자!”
“일꾼들 대피하기 전에 들어가야 돼!”
선별된 인원은 아몬드, 팡어, 당근, 등 여섯.
사실상 궁수 1선 중 최정예였다. 이번 견제가 그만큼 중요하단 뜻이다.
이 견제를 위해서 앞선 싸움이 있었던 것이니까.
뛰면서 당근이 말했다.
“아마 페르시아가 일꾼 대피시키기 전에 우리가 도착해서 몇 명이라도 죽여야 할 거야.”
그들이 최단거리인 6시 목재 캠프로 향하는 이유였다.
시간의 싸움인 것이다. 페르시아가 대피시키기 전에 가서 쏴야 하는.
그렇게 빠르게 뛰어서 6시에 도착했다.
그런데─
[대기]“?”
당근의 말이 무색하게, 그들이 6시에 도착하자 내려진 명령은 대기.
“……뭐, 뭐지?”
지금 페르시아 일꾼들이 사거리 안에서 아른아른거리는데.
대기라니?
“뭐야. 당근도 틀릴 때가 있네.”
롸떼가 당근의 예측이 빗나간 것에 대해 신기하다는 듯 말한다.
당근은 무어라 대꾸하는 대신,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뭐야…….”
그녀는 6시에 도착하자마자 묘한 위화감을 느꼈는데.
그 정체를 깨닫고 소름이 쫙 돋았다.
“왜 일꾼 안 뺐지?”
“!”
그녀의 말에 모두가 놀라서 다시 밑을 내려봤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일꾼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화롭게 나무를 캐고 있었다.
“목재가 여기만 있는 게 아니구나.”
병사들은 맵의 상황을 정확히 읽지 못한다.
그렇기에 간과했다.
목재 자원이 다른 곳에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매 날리기를 썼구나.’
특히나 조선은 매 날리기로 이쪽 지형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다.
아마 지금 지휘관은 상대 목재 캠프 위치를 다 꿰고 있을 것이다.
여기 말고 하나 더 있는 거다.
“뭐? 그게 뭔 소리야? 그럼 더 빨리 쳐야 하는 거 아니냐?”
롸떼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되묻는다.
여기 말고 하나 더 있다면, 언제든 일꾼들이 도망갈 수 있는데.
왜 대기하는 걸까.
‘맞아. 더 빨리 쳐야 하는 거 아닌가?’
사실 아몬드도 이해가 안 가서 묻고 싶었지만, 당근한테 한 소리 들을까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아니, 하……. 어디부터 설명해야 돼.”
당근은 한숨을 푹 내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기다려.”
“?”
대기.
‘아.’
그제야 당근은 깨달았다.
이 지휘관이 왜 [대기]를 걸었는지.
설명할 시간도 없고 설명하기 불편한 원리.
대신 당근은 여기에 한마디 더 얹어준다. 그녀는 지휘관보단 시간이 많으니까.
“곧 사냥감들이 더 올 거야. 그때 나가면 돼.”
“……?”
일꾼들이 대피하는 게 아니라 더 온다고?
그때, 한참 동안 적진을 내려보던 팡어가 외친다.
“온다! 대어다! 아니, 연어다! 연어!”
진짜 일꾼들이 온다.
“저, 정말?”
“헐.”
“와.”
정말이었다.
팡어 말대로, 페르시아 일꾼들이 마치 연어마냥 거슬러 오고 있었다.
“뭐, 뭐야!? 좀비 사태냐!?”
롸떼의 황당한 유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궁수들이 활시위를 당겼다.
기리릭!
아직 [대기] 표시가 떠 있었지만, 일단 집중을 모아놔야 하는 것이 기본.
우우우웅……!
모두의 화살 끝에서 하얀빛이 모이기 시작한다.
“온다…… 더…… 더…….”
강물을 거슬러 온 연어들이 순진하게 다시 알을 낳고, 생활을 시작할 때.
‘대기’라는 노란색의 글자가 빨갛게 물든다.
팅!
[공격]명령이 바뀐다.
“지금!!!”
파아아아앙!
궁수들의 화살이 일제히 쏘아졌다.
* * *
“아니, 뭐죠!? 왜 6시에도 있어요!? 이렇게 궁수가 많았어요!?”
캐스터의 이런 물음에 대답이라도 하듯, 그제야 전체 시야가 켜졌다.
-ㄷㄷ
-몰이사냥이었네
-미쳤다
-심리전이었어?
-허
12시에 파견된 궁병은 단둘이었다.
그 두 명이 쏜 화살을 보고 페르시아는 곧장 일꾼을 죄다 6시로 보낸 것이다.
“!?”
“두, 둘이서 쏜 거였습니까!?”
시야 밖에서 볼 때 그들의 화살은 전혀 두 명이서 쏘는 것 같지가 않았다.
[정확히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많이 쏘기]이런 명령하에 화살을 쏴댔으니, 맞든 말든 한 번에 시위에 서너 개씩 걸고 쏴댄 것이다.
반면, 어디로 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며 긴장하고 있던 엘리퍼의 입장에선 이것만으로 조선이 12시 견제를 택했다고 여기기엔 충분했다.
순식간에 7~8발의 화살이 날아들고, 속도가 엄청났으니까.
“이거 완전 낚였네요! 엘리퍼!!”
그래서 엘리퍼는 6시로 일꾼들을 빼고, 그쪽에 방어 시설을 갖춰두려 했다.
조선이 성벽을 따라 돌아오려면 한참 걸릴 테니, 그사이 방어탑 여러 개를 구비해 둘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었다.
“12시인 줄 알았더니!! 6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매복해 있던 궁수들이 마구 쏩니다아아!!”
“심지어! 정확도가 미쳤어요!!”
“1선이니까요! 여기가 진짜니까!!!”
-데시벨터져요옷!
-와
-텐션 다시 미쳤넼ㅋㅋ
-앜ㅋㅋㅋㅋ
-캬 지렸다
한 발 한 발이 헤드샷을 노리는 수준의 정확도로 날아오는 6시의 화살.
퍽!
퍼억!
일꾼들이 하나둘 눕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수도 없이 쓰러졌다.
“이거 더군다나! 12시 목재 캠프가 안 돌아가고 있어서! 목재 순간 수급률 0%! 0%예요!!”
조선이 노린 바가 이것이다.
12시에 멀쩡히 캐고 있어야 할 일꾼들까지 6시로 달려왔으니, 다시 12시로 도망친다 해도 목재 수급률은 순간적으로 0%다.
“아아! 이거 시간도 지체돼서! 어디에도 지금 방어탑을……!”
견제 대비 방어탑을 지으려 했던 일꾼들이 죄다 먼저 사살됐다.
“방어탑 건설사 부도났죠?! 짓다 말았어요!”
“방 빼애애애애애!!!”
-깜작이야 ㅅㅂㅋㅋㅋ
-킹귤 익룡 소리 뭐옄ㅋㅋ
-부도 ㅋㅋㅋ
-앜ㅋㅋㅋㅋ
-부도의 중요성
-방빼애애앸ㅋㅋㅋ
“난리 났어요!! 화살 계속 날아갑니다! 다시 12시로 가지만!! 일꾼은 느려요! 피해가 너무 많습니다!”
“예! 역시 옛말에 틀린 거 하나 없어요! 어르신들이 그~렇게! 언덕 탱크 조심하라 했거든요!? 이래서 조심하라는 거예요!!”
-ㅁㅊㅋㅋㅋㅋㅋ
-이게 선조들의 지혜 ㄷㄷ
-ㅅㅂㅋㅋㅋㅋㅋ 어르신들이 언젴
-우리 아버지가 그러시긴 하더라; 참고로 저그였음
-옛틀없 ㄷㄷ
-우리 엄마가 모르는 탱크 따라가지 말라함.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조상님들이 수많은 전쟁을 치르고 얻어낸 값진 지혜입니다. 소중히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