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3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02화
67. 언덕 탱크(2)
“방 빼애애애애!!”
킹귤의 애절한 외침 때문일까?
펑.
페르시아의 6시 방어탑은 결국 취소되었다.
일꾼 피해도 거의 열댓 명가량에, 목재 캠프가 수급되지 않는 시간이 너무 길어졌다.
“지금! 대장간에 불 안 들어오죠!?”
페르시아의 대장간에서 더 이상 활을 생산하지 못했다.
목재로 된 건물도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아아, 최고다이순신! 잔인합니다! 완벽하게! 완벽하게 목재를! 상대 목을 그냥 틀어쥐었어요!”
캐스터의 말대로 조선이 페르시아 목을 완전 틀어쥔 상황.
“자. 끝내기는? 끝내기 가능한가요?!”
“그건 너무 성급할 수도 있어요! 지금 릴로 따지면 2차 포탑까지만 시원하게 민 건데! 끝내기 각은 무리죠!?”
무엇보다, 여기서 이대로 무너진다면, 터틀링의 장인이라 할 페르시아가 아니었다.
“어!? 이, 일꾼들! 12시로 가는 일꾼들이 지금 일부 3시로 가요!?”
본진 기준 3시. 페르시아의 정문이라할 수 있는 곳이다.
맵 전체 기준 3시엔 조선의 본진이 있다.
“일꾼만 가는 게 아닌데요!?”
페르시아는 갑자기 그간 모은 병력을 규합해, 정문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거 설마 조선 본진을 역으로?”
“아니, 조선 빈틈이 생겼어요!?”
본래라면 성벽의 정문으로 나갈 때, 성벽 위 조선의 병력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전부 자원 견제를 위해 다른 곳으로 파견된 것.
페르시아는 조선이 자원 견제에 모든 힘을 쏟는 걸 파악하고, 틈으로 돌파를 감행한 것이다.
우르르 나가는 페르시아 병력들.
“지금 되게 쉽게 나갔어요!”
“이대로 조선 본진으로 달립니까? 이 병력 대부분 야만 병사에…… 일꾼까지 섞였는데요?”
-페르시아 치즈 러쉬 ㄷㄷ
-ㄹㅇ?
-ㅁㅊ네
-뭐냐;
-엥?
페르시아는 정문을 뚫고 나가더니, 3시로 달리는 듯했다. 조선 본진이 있는 쪽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중간에 경로를 틀었다.
“어?!”
“아. 이거 멀티 하는 거죠?”
멀티.
본진이 아닌 다른 지역에 새로운 자원 캠프 등의 건물을 짓는 걸 말한다.
흔히 ‘마을회관’처럼 일꾼을 뽑을 수 있는 시설이 다른 지역에 하나 더 지어지면 그걸 멀티라고 한다.
멀티를 시도하는 시간은 항상 취약하다.
그런데 페르시아는 지금 같은 상황에 멀티를 시도하는 배짱을 보여준 것이다.
“성벽이 있는 지형을 다시 찾고 있어요!”
“설마 새 시작한다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새 시작을 하려는 거 아니냐는 오해까지 했으나, 그건 아니었다.
“아닐 겁니다. 목재를 견제 안 받고 수급할 수 있는 멀티를 갖고 싶은 거죠.”
“아니, 와…… 이렇게 멀티를 대놓고? 위험할 텐데요!”
“그런데 아마 조선 시야에선…….”
팅.
옵저버가 잠시 조선의 시야로 변경했다.
리플레이가 나온다.
페르시아 병력이 3시로 돌진하는 부분만 언뜻 보이고, 그 뒤로는 암흑 시야였다.
이 맵의 중간 지대는 병력이 포진해 있지 않으니까.
“조선은 지금 자기 본진으로 최후의 러쉬를 온다 생각하고 있어요!”
조선은 9시 방향으로 방어 병력을 배치하고 있었다.
적들이 온다고 여기는 것이다.
당장 맵에서 본 흐름은 그랬으니까.
“아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할 즘엔 이미 멀티를 지었겠죠!?”
조선이 착각하고 있을 이 시간. 페르시아는 그 시간을 사용해 멀티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멀티의 위치는 6시.
이곳에도 고대의 성벽이 마련되어 있었다.
“아까의 실수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지금 성벽 위에는 병사들이 꽤 많이 포진됩니다!”
데리고 나온 병사의 거의 대부분은 성벽 위로 올라갔다.
일꾼들은 곧장 목재로 향해서 적재소를 만들고 목재를 다시 캐기 시작했다.
마을회관과 방어탑들이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조선! 눈치챘어요. 지금 병력들이 돌아다닙니다!”
조선이 이상함을 눈치채긴 했으나, 분명 딜레이는 생겼다.
“이러면 페르시아 본진은 어떻게 되죠?”
“성벽 근처만 싹 다 포기하고 아예 축소시켰어요! 한국식으로다가! 에라 모르겠다 새마을 운동! 서울로 집합!”
-ㅋㅋㅋㅋㅋ
-중앙에 다 모였네 ㄹㅇ
-일단 미드 모여
-본진 목재는 당분간 버리는구나
-와 판단 미쳤네
본진은 본진대로 건물들을 딱딱 붙여서 지으면서 보호해 내고 있었다.
“성벽 위에서 닿을 수 없는 거리에는 지금 방어탑들도 올라가고 하거든요.”
병력이 빠진 틈에 조선이 총공할 것을 우려해 방어 능력을 키우고 있었다.
“예. 일단 페르시아 자원 점수가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건 대단한데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페르시아의 한 수였다.
“이건 진짜 경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에 저 같으면 멘탈이 나가서 그냥 어떻게든 성벽 위만 탈환하려고 병력 갈았을 텐데! 여긴 그냥 쿨하게 버렸죠!?”
“그렇네요! 이렇게 놓고 보니 사실 버려도 되는 구역이기도 했어요! 목재만 아니라면 말이죠!?”
목재 자원은 보통 마을회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그렇기에 성벽 위에서도 타격당하기 쉬웠다.
그런데 그것만 아니라면 성벽 위를 점령당한 건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었다.
“이로써 페르시아는 탈압박해 내면서! 멀티를 기습적으로 얻기까지 합니다! 이런 플랜이 이런 위기에 순식간에 나온다는 게…….”
“정말 경험치가 높다는 말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군요.”
“예. 맞습니다.”
그야말로 터틀링을 많이 해봐서 안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운영 방식.
중계진들은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였지만, 시청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이게 이렇게 된다고?
-뭐가 뭔지 ㅅㅂ
-에반데 여기서 숨통 못 끊어??
-아
-근데 이것도 엄청 피해임 사실
조선이 유리한 경기를 이어가지 못한다는 것에 시청자들이 탄식을 금치 못했다.
이에 킹귤이 설명한다.
왜 게임이 끝나기엔 한참 무리였는지.
“자, 피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조선은 지금 피자에서 빵 부분을 점령한 거거든요!? 근데 페르시아는 ‘어~ 피자는 여기가 본체야~’ 하면서 빵 근처는 다 내다 버린 거예요! 피자는 살아 있어요! 아직 치즈도 따끈하고! 그게 게임이 안 끝난 이유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비유가 ㅋㅋㅋ
-피자의 빵 점령한거면 진짜 아무것도 점령 안한거자나 ㅡㅡ
-치즈 크러스트가 아니라 당했다ㅠ
-ㅋㅋㅋㅋㅋㅋㅋㄹㅇ
-오히려 좋아
-남 좋은 일만 해준거잖아 그건 ㅋㅋㅋ
“그래도 여기서 이제 계산기 두들겨 봐야 하거든요?”
“아. 그렇죠. 맞습니다.”
“자, 페르시아 살아남긴 했어요. 근데 지금 쓴 돈이 너무 많아요! 예상외 지출이 거의 7~80퍼센트!”
멀티를 짓고, 일꾼을 대피시키고, 병력을 생산해서 성벽 위에 세우는 것. 이것 모두가 다 비용이다.
아무 비용도 지출하지 않고 3시대로 직행하려던 페르시아는 완전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
이미 엄청난 큰 피해를 본 것이다.
반면에 조선은 어떤가. 병력만 파견했을 뿐 어떤 손해도 보지 않았다. 그 병력조차 대부분 다 살아 있다.
“조선은 일단 여유가 있어요. 그러니까 ‘뭐? 멀티? 너 나중에 보자. 3시대로 따라와!’ 할 수 있어요!”
“예! 지금부터 스노우볼 굴리는 겁니다!”
이 말이 무섭게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두둥.
[조선 – 3시대]조선이 3시대에 먼저 도달했다.
이는 당연한 흐름이었다.
애초에 2시대도 먼저 간 데다가 피해도 많이 줬으니까.
-이야
-캬
-이거지
-최고다! 이순신!
-드가자~
“좋습니다! 3시대! 조선이 먼저 올라가면 승률 굉장하죠!?”
“맞습니다! 그런데 조선? 9시 성벽에서 병력들을 물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제?”
캐스터가 언급한 성벽 위 병력은 처음 패스트 궁병 러쉬 때 들어간 병력들이다.
“아니. 아직도 피자 끄트머리 빵 붙잡고 대기 중이에요?!”
-빵 통제중 ㅋㅋ
-뭐지 ㄹㅇ
-빵 빼!!
-ㄹㅇ깜빵됐누
킹귤도 놀랐다.
저들은 그래도 조선 궁병 병력의 에이스들인데. 저기에 방치되어 있는 건 후에 있을 3시대 전투에서 불리해질 위험이 높으니까.
뭣보다, 새로 나온 3시대 무기를 받아야 할 것 아닌가?
각궁을 말이다.
“아니, 그럼 각궁 어떻게 전달하려고…….”
3시대로 올라가면 3시대의 무기로 새로 무장해야 한다. 효율이 너무나 달랐다.
그래서 보통 후반 지향형 문명들이 2시대에 무기 생산을 최대한 절제하는 것이다.
3시대로 가면 결국 나중에 다 버리는 돈이었다.
“단궁으로 계속 압박하는 건 이제 한계가 있을 거예요. 페르시아도 본진 건물을 다 압축해 놨고…… 결국엔 3시대로 갈 거거든요!?”
“그렇다고 지금 성벽 아래로 내려와서 본진에 피해를 줄 수도 없습니다. 페르시아도 진짜 꽁꽁 틀어막았거든요!”
2시대 단궁으로는 페르시아에 더 이상 피해를 줄 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각궁도 받지 못하고, 공격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성벽 위 조선군은 물러나지 않았다.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이쪽은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판단인지. 다만 조선 3시대에 왔으니, 기마 궁수냐 그냥 땡보병이냐 이걸 좀 정할 때가 왔죠?”
“예. 편전은 코끼리 상대로는 전혀 역할을 못 해서 선택지에 안 들어갈 것 같구요. 차라리 전 착호갑사도 보고 싶긴 합니다! 검수를 꽤 잘 활용했었거든요.”
“아. 그렇습니…… 어?”
킹귤은 뭔가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이, 이걸로 간다구요!?”
* * *
“뭐지. 우리 계속 여기 있는 건가?”
롸떼가 의문이라는 듯 머리를 긁적인다.
그야 활을 못 쏴본 지가 15분이 넘어간다. 처음 일꾼들 학살할 때나 좋았지, 그 이후로는 계속 대기였다.
“조선 3시대로 갔는데. 각궁 받으러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까먹은 거 아니야!?”
별생각을 다 하는 롸떼.
사실 1선 궁수들을 까먹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다들 뭔가 불안한 표정이다.
‘이게 신뢰구나…….’
아몬드는 그들이 왜 불안한지 알았다. 지휘관이 쿠키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쿠키가 어떤 오더를 내리는지, 심지어는 어떤 실수를 주로 하는지까지도 알고 있다.
만약 쿠키가 병력을 잘 까먹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들은 현장 판단으로 본진으로 복귀하겠지.
그러나 최고다이순신은 어떤가?
전혀 모른다.
실력의 유무를 떠나서, 어떤 실수를 하고 어떤 걸 지향하는지도 모른다.
게임이 잘 풀릴 땐 괜찮더라도, 이렇게 의아한 상황이 지속되면 병사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대기 명령이 계속 떠 있어.”
그에 아몬드가 말했다.
“그럼 그냥 대기하면 되는 거야. 내가 리더니까. 내 말 들어.”
“…….”
궁수들은 순간 모두 아몬드 쪽을 쳐다봤다.
“……그래.”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진 않았다.
아몬드의 말이 너무나 단정적이었기 때문에 그런 걸 허락지도 않는 듯했다.
그들은 그의 말대로 대기했다.
그렇게 3시대가 되고 나서 한참이 지나도, 그들에게 명령이 떨어지진 않았다.
두둥.
[페르시아 – 3시대]이제 페르시아가 3시대로 올랐다.
팡어나 당근은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은 얼굴이지만, 모두 침묵을 지켰다.
“…….”
여기서 누구 하나라도 입을 떼는 순간 팀이 망가진다.
아몬드는 아예 그들을 등지고, 성벽 아래를 내려봤다.
코끼리를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건물이 올라서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이 성벽 위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거기에 3시대에 유용한 건물들이 추가적으로 생겨나고 있었다.
RTS 게임에선 특정한 건물이 지어질 때마다 그 문명이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3시대가 되고, 필요한 건물들이 점점 늘어나니 빵 테두리는 버린다는 페르시아의 건설 전략이 점점 힘에 부쳐 보였다.
‘각궁이라면 맞힐 수 있나?’
이쯤 되면 지금 건설 중인 일꾼들을 쏴봐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손에 든 게 각궁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불만을 입 밖에 내진 않았다.
[대기]명령은 여전히 대기였으니까.
그러던 중─
[공격]명령이 바뀌었다.
“어?”
당근이 놀라며 갸우뚱했다.
공격이 찍힌 곳은 건설 중인 일꾼들이 있는 곳. 여기서 저기를 타격하란 말인가?
거리가 닿지 않을 게 뻔했다. 단궁이라는 걸 잊었나?
다행히 다음 순간에 곧바로 이 명령이 이해되었다.
[편전 – 완료]“!”
모든 궁수들의 허리춤에 통아와 애깃살을 담는 화살통이 생겨났다.
그랬다.
편전은 집중이나 죽창 같은 ‘업그레이드 팩션’이기에 굳이 무기를 전달하지 않아도 생기는 것.
“편전…….”
단궁이지만 편전이라면 저기에 닿는 게 가능했다.
아니, 그 이상도 노려볼 만했다.
어쩌면 금광마저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전부 걸자.”
슥.
아몬드의 말과 함께 모두 단궁에 통아를 걸었다.
각궁에 거는 것보단 조금 거추장스러웠으나, 그래도 이들 모두 편전을 꽤나 연습했던 자들이다.
활이 좀 바뀐 건 문제 되지 않았다.
기리리릭.
아몬드가 선두로 시위를 당겼다.
집중의 빛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는 저 멀리 방어탑 위 병사를 조준한다.
단궁이라면 절대 닿지 않을 거리.
편전 그리고 집중, 거기에 성벽의 사거리 보너스까지 더해진다면 가능했다.
정확히 3초가 지났을 무렵.
“쏜다.”
아몬드는 그렇게 말한 후 걸었던 시위를 놓았다.
타아앙──!
총성과 같은 파열음이 울린다.
자신이 전혀 맞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 않은 병사 하나를 향해, 작은 화살이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