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3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05화
68. 괴수 대전(2)
“하, 하늘에서 사람이 떨어져요!?”
성벽 위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일제히 떨어진다.
코끼리를 향해서다.
그들은 코끼리를 향해 날고 있다.
“비사아아아아아앙!”
-ㅋㅋㅋㅋㄹㅇ 비상이긴함
-비상하는중~
-ㅋㅋㅋㅋ비상ㅋㅋㅋ
코끼리 위, 페르시아의 궁병들이 다급히 시위를 당긴다.
파바바바방!
화살 세례가 떨어지는 병사들을 요격한다.
화살의 숫자는 충분히 많아 보였으나, 급속도로 낙하하는 병사들을 일일이 맞힌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낙하는 순식간이었고, 그들은 어느새 코끼리 위였다.
쿠웅!
수많은 병사들이 코끼리 위에 자리했다.
물론 전부 착지에 성공한 게 아니었다.
떨어진 40 중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상태로 서 있는 병사는 서른 정도.
“이 정도면! 많이 살아남았죠!?”
4분의 1이 전투 전에 사라진 것이지만, 킹귤은 이것도 많이 살아남은 거라 여겼다.
상대는 궁수고, 이쪽은 검수니까.
“서른 명! 살았다면 된 거예요! 궁병들이라 붙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살아남은 서른의 검수가 코끼리 머리, 등 위를 내달려 칼날을 휘둘렀다.
목표물은 코끼리 등짝에 탄 궁병들이었다. 처참하게 쓰러지는 자들, 급하게 자리를 옮기다 활을 떨어뜨리는 자들, 혹은 미끄러져 떨어지는 자들……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검수들이 거리를 좁히니 궁병들로서는 재간이 없었다.
“좋습니다아아!? 완전! 개판이에요!”
그렇게 코끼리 위를 다 정리하고, 코끼리를 신나게 베어버리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어!?”
카아아앙……!
어떤 날붙이가 그들을 막아선다.
“페르시아!? 코끼리 위에 궁병뿐이 아니라! 다른 보병을 넣어놨어요!!”
이미 전 경기에서 아몬드 단 한 명에게 당한 전적이 있던 엘리퍼.
그는 몇 몇 코끼리 위엔 자리가 아깝더라도 다른 병과를 배치해 뒀다.
[아나우샤]무시무시한 철가면을 쓰고, 날렵한 곡도를 두 자루 들고 있는 자들.
페르시아의 특수 병과인 아나우샤다.
이는 ‘불멸자’라는 뜻으로, 페르시아에 실존했던 특수부대다.
“아나우샤죠?! 이건 페르시아도 굉장한 투자를 한 거예요!”
아나우샤는 팩션 업그레이드가 되어야만 훈련될 수 있는 병과였다.
이들이 가진 특수 능력 때문이다.
[매복]아나우샤의 특수 기능 중 하나인 매복.
가만히 숙이고 있으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지휘관들에게 보이지 않게 되는 기능이었다.
이들은 코끼리 안장의 나무 벽 뒤에서 숙인 채로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조선의 지휘관도 경고를 줄 수가 없었고, 벽 너머를 보지 못하는 병사들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시작된 코끼리 위에서의 근접전.
카앙!
캉!
조선군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는데.
-ㄷㄷ
-생긴거 살벌하네
-와ㅁㅊ
-깜작이야;
일그러진 해골 같은 철가면과 어두컴컴한 색조의 무장 때문이다.
물론, 외형만이 아나우샤의 힘은 아니었다.
카아앙!
그들의 쌍 곡도가 화려하게 휘날리며 검수들을 몰아붙였다.
단순히 선수의 실력이라기엔, 벼락같이 날랜 움직임.
“아나우샤는! 민첩성이 높아요! 점프도 높고 움직임이 자유롭거든요!? 코끼리 위에서 상대랑 싸우기에 딱 좋은 느낌인데! 이건 우연이 아니겠죠!?”
궁병이 화살이 무한이고, 창병이 기마병에 보너스가 있듯.
아나우샤는 쌍검을 자유로이 다루며 근접해 적을 유린하는 병과로, 민첩성 버프가 있다.
민첩성이란, 이동속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이동 속도는 그대로여도, 한 공간 안에서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을 말한다.
즉, 적의 검격을 피하는 것도 좀 더 빠르고, 내지르는 것도 빠르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격 속도, 회피율, 유연성과 공격 각도, 심리전까지 영향을 미친다.
“아아아……!”
“코, 코끼리라도 찌르고 죽어야 되는데!?”
촤아아악──!
아나우샤의 기습적인 등장으로 검수들이 우르르 떨어진다. 이제 10명 남짓 살아 있었다.
“와중에 마라탕! 마라탕이 코끼리를 찌릅니다!”
마라탕이 올라탔던 코끼리엔 아나우샤가 없었다.
푸욱!
그는 월도를 코끼리를 찔러 넣은 채로 등 위를 질주했다.
“궁병도 다 죽었고! 이거 가능할 거 같은데요!?”
촤아아아아아악……!
그는 월도를 잡아 끌며 코끼리에게 엄청난 대미지를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코끼리에 있던 아나우샤 하나가 엄청난 높이로 뛰어올라 건너온다.
“!?”
-ㄷㄷ
-와
-ㅁㅊ 저걸 뛰어와??
-에반데
훙!
날렵하게 내려쳐진 곡도는 허공을 갈랐다만.
마라탕은 더 이상 코끼리에 피해를 주지 못했다.
“아아 곧 성벽 무너지는데! 하나라도 멈춰야 합니다아!”
“마라탕!”
마라탕이 올라탔던 코끼리는 가장 성벽에 가까운 코끼리였다.
한시라도 빨리 멈춰야 했으나.
코끼리 등 위에선 움직임이 자유롭고 가벼운 아나우샤가 너무나 유리했다.
촤아아악!
곡도가 그의 복부에 적중하며 혈선을 그어버렸다.
마라탕의 신형이 뒤로 밀리며 순식간에 굴러떨어졌다.
“아아악?! 이, 이러면!?”
그와 거의 동시에 일어난 일.
콰아앙!
그가 타고 있던 코끼리의 상아가 성벽을 뚫어냈다.
이미 여러번 들이박으며 약해진 탓에, 순식간에 푹 꺼져 버린다.
“결국 1차 성벽은 뚫렸습니다?!”
“아…… 쉽지 않습니다. 역시 페르시아…… 터틀링 장인!”
“예! 정말 그 명성이 맞네요! 아나우샤를 기습적으로 배치해서! 완전히 위기를 넘깁니다!”
그 충격에 성벽 위에 있던 궁병들 몇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성벽 위가 마치 파도치듯 넘실거렸기 때문이다.
그 중에 얘기치 못한 사고도 있었다.
“아, 아아아몬드?!”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설상가상으로, 안좋은 쪽으로 운이 터지기 시작했다.
-아가 몇개여 ㅋㅋ
-아아아아아몬드 ㅋㅋㅋㅋ
-아몬드는 아가야 아가 많아
성벽 가장 가까이서 붙어서 페르시아 본진 안쪽을 쏘던 아몬드. 그가 몇몇 궁수들과 함께 추락해 버린 것이다.
“사, 사망!?”
이는 거의 사고에 가까운 일이었다.
시빌엠이라는게 본래 이런 게임이었다. 병사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죽는 건 순식간.
전쟁에서 병사의 목숨은 파리, 모기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몬드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아니 ㅅㅂ 이렇게 가냐?
-이거 리액션임?
-얘 왜 죽음 누가 후원했냐
-ㅋㅋㅋㅋㅋㅋ아니 좀 웃기넼ㅋㅋ
-뭔데 웃기냐ㅋㅋㅋㅋ
-근데 항상 죽을 때 허무하게 죽긴함ㅋㅋㅋ
-역대급 개죽음이네 ㅁㅊㅋㅋㅋ
-롸떼보다 빨리 죽은 건 처음 아니냐?
아몬드는 일단 부활을 대기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어, 어쨌든 금새 부활해서 오겠죠! 지금 한창 전투 중이라 부활 엄청 빠릅니다!”
다행이라면 지금은 한창 전투 중이라 재모집 기능이 초단위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성벽 위에 궁병은 많아서 괜찮습니다! 조선! 더 압박해야 돼요!”
“근데 이제 코끼리를 어쩌죠!?”
검수부대가 몸을 던져 뛰어들었지만, 코끼리들은 모두 건재했다.
비록 네 마리라지만, 일단 페르시아 본진으로 입성하면 조선은 더 이상 압박하기 힘들다.
“뒤에서 추가로 두 마리 더 옵니다!? 페르시아 정말 자원을 쥐어짜서!!! 병사들 부활도 미루고 만든 코끼리입니다?! 이게 근데 효과를 보면! 맞는 판단이거든요!!”
페르시아는 확실하게 올인한 듯 보였다.
반면 조선은 부활된 병력을 아끼고 있었다.
“조선은 지금 자기들 본진에서!? 기마 돌격대를 준비하는데…… 이게 맞는 판단인가요!?”
부활된 병력들이 곧바로 전장에 충원되는 게 아니라, 말 위에 한 명씩 올라타 기마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기마대는 코끼리한테 너무 약한데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진요! 이거 제 눈엔 불나방 돌격대로 보이거든요!?”
-ㄹㅇ
-뭐지?
-기마 궁수도 아니고 기마 돌격대??
-나방 돌격대 ㅋㅋㅋ
“조선은 의미 모를 무언가에 분산 투자했고, 페르시아는 확실히 보이는 무언가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그렇군요! 이거 페르시아가 성과가 나온다면! 조선이 많이 불리해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지금 저는 판단을 따라가지 못하겠는데……!”
“예! 페르시아 상대로 막 몰아치다가 못하는 게 더 위험하거든요!? 이 사람들 역전 장인이에요!!”
한참 휘몰아치던 중에 꺾인 기세.
확실히 위험해 보였다.
특히 아나우샤들의 기습은 성벽 위에서 뛰어내린 검수들에게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이 아나우샤들이! 성벽 위로 올라와 버리면!? 너무 무서운데요!?”
궁병 위주로 편성된 현재 성벽 위로 이들이 올라온다면, 조선은 순식간에 밀린다.
그때였다.
[공격]성벽 위 편전 궁수들 중 일부에게 새로운 명령이 내려졌다.
“궁수들 갑자기 몇몇이 뒤로 돌아요!”
시종일관 본진 안쪽만 쏘던 스팸, 롸떼, 당근 등이 뒤로 돌았다.
조준은 오래걸리지 않았다. 한시가 급했으니. 그들은 집중 없이 곧바로 시위를 놓아버렸다.
기습적으로 쏘아진 애깃살은 빠르게 적들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타아아앙……!
아나우샤들 몇이 비명조차 못지르고 뒤로 뻗어버린다.
소리보다도 빠른 속도.
순식간이었다.
잠시의 타겟팅 변경 한 번으로 아나우샤가 상당수 무력화됐다.
“수, 순식간에!?”
“코끼리 위를 정리한 건 의미가 큽니다! 저 코끼리를 타고 성벽으로 올라올 수 있거든요!? 그 걱정은 이제 덜어도 되는 거죠!”
본래 엘리퍼는 아나우샤들을 성벽 위로 보내는 게 계획이었다.
그런데 코끼리 위가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됐다.
‘젠장.’
이로서, 그는 계획을 변경해야만 했다.
“어어!?”
“그냥 다 때려 부술 생각이군요!!!”
그냥 성벽을 다 철거할 생각이다.
“고대의 성벽까지 다 무너뜨립니까!?”
고대의 성벽은 지형으로서, 중립이지만 분명 성벽이다.
나무를 치워 길을 틀 수 있는 것처럼, 이 성벽도 철거가 가능했다.
그 철거 주체가 코끼리라면, 더더욱 가능했다.
쿠우웅!
그들의 거대한 상아가 고대의 성벽을 때려 부수기 시작한다.
묵직한 돌덩이들이 후두둑 떨어져내렸다.
쿠구궁!
코끼리 넷이 연달아 후려친다.
성벽 위는 위태로운 바다처럼 출렁였다.
궁병들은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다.
“이, 이거 위험한데요! 갑작스러운 결단이라……!”
“도망쳐야 하지 않나요!?”
그렇다고 궁병들은 아예 도망칠 수도 없었다.
계속 여기서 화살을 쏴야만 이길 수 있었다.
“코끼리가! 계속 때리면! 결국 무너져요!!”
그때였다.
뿌우우우우!
코끼리 하나가 코를 높이 치켜들며 비명을 질렀다.
좌우로 크게 휘청거리더니.
쿠웅!
육중한 소리와 함께 무너져내린다.
“코, 코끼리 따운!?”
“갑자기요!? 뭐죠!?”
-로또 당첨ㄷㄷ
-뭐야
-???
뿌연 회갈색의 먼지가 진하게 휘몰아쳤다.
그것이 걷히고, 누군가 뛰쳐나왔다.
마라탕이었다.
“마라타아아아아아앙!!!”
킹귤이 울부짖었다.
“마라탕! 마라탕이 해냈습니다!! 이안용이 또!!”
-이안용ㅋㅋㅋㅋ
-이름 상태가 ㄷㄷ
-엌ㅋㅋ
“이안용이 말하는 거죠! 너네 나라 이미 팔렸어! 들어가려면 돈 내고 들어가아아악!”
-ㅁㅊ
-헉
-ㅋㅋㅋㅋㅋㅋㅋㅋ
-페르시아마저 팔아버린……
“아니, 마라탕 선수 대체 어떻게 죽인 거죠!?!”
리플레이가 나왔다.
마라탕은 추락했음에도, 다시 일어나 코끼리 다리를 집요하게 베어댔던 것이다.
“밑에 떨어졌을때! 집요하게 코끼리 다리를 공략했습니다! 이걸 이렇게까지 쓰러뜨려냅니다! 대단합니다!”
“예! 마라탕 선수가 코끼리를 계속 때릴 수 있게! 주변에서 페르시아 보병들과 계속 싸워준 다른 검수들도! 엄청나구요!”
-ㄹㅇ 저 와중에 코끼리 다리를 때리네 ㄷㄷ
-와 밑에도 생지옥이구나 ㅠ
-페르시아 보병 뭐여
-병사 개많아 ㅁㅊ
성벽 위, 코끼리 위에도 난리지만, 밑에는 더 심했다. 양 진영의 총력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코끼리를 하나 잡은 건 엄청난 성과였다.
그러나─
“아아! 근데 한 마리 잡은 걸로는……!”
승전보는 우렁찼으나 짧았다.
나머지 코끼리 셋은 계속 성벽을 때렸다.
“이, 이거 대피해야죠?!”
[대피]성벽 위 궁수들은 결국 대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대의 성벽 중 일부가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쿠구구궁……!
“근데 대피해도! 다 부수려 하겠죠!?”
코끼리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성벽 위에 서 있을 공간이 없게 만들 생각이니, 모든 고대의 성벽을 다 부수기 위해 움직였다.
조선의 궁수들은 급한 마음에 코끼리를 쏘는 자들도 있었지만, 의미 없는 짓이었다.
쿠웅! 쿵!
상아가 북을 치듯이 성벽을 울릴 때마다, 그들은 독 안에 든 쥐가 되어 갔다. 점점 서 있을 곳이 없어졌다.
“갈 곳이 없어요! 지상군이라도 이겨야 하는데!”
성벽 아래, 땅 위에서도 싸움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숫자가 모자랐다.
마라탕의 팀은 목숨만 겨우 붙어 있는 상황이다.
코끼리를 앞세워 탱킹하며, 뒤에서 활로 쏘고, 그들을 보호하는 보병들까지.
페르시아의 진영은 완벽했고, 인력 충원은 빨랐다.
숫자에서 밀리고 있었다.
“검수들이 아나우샤에게 쓸려 나간 스노우볼이 커요!”
“아니, 조선은 왜 충원이 안되죠!? 지금 미니맵…… 아아아악!”
쿠구궁……!
고대의 성벽이 추가로 무너져내렸다.
“치즈 크러스트가! 다 없어지고 있어요!”
“궁수들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이러면 피자가 아니라! 그냥 빵들어간 파스타인데! 조선 피자집 단가 안맞죠!?”
-혜자 피자되버렸네 ㅋㅋㅋ
-언덕 탱크 끝났네 ㅠ
-아니 이게 이렇게 됨???
-아까 기마병들은 뭐함?
-조선 왤케 병력 없냐
“아니 그나저나! 조선 왜 인력 충원 없…….”
대체 조선은 왜 추가 병력이 오지 않는 것인가.
이 전투에만 시야가 고정되어 있으니, 중계진은 볼 수가 없어 답답했다.
이때, 옵저버가 시야를 잠시 조선 본진쪽으로 옮긴다.
킹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래서!?’
조선이 천천히, 확실하게 굴려온 눈덩이의 실체가 제대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두둥.
[조선 – 4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