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42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10화
69. 8궁(2)
경기 마지막.
쿠우웅……!
코끼리 두 마리를 한 번에 몰아 적 코끼리를 향해 부딪치게 한 아몬드.
뿌우우우우!
타격을 입은 코끼리가 뒤로 물러나며 괴성을 내지른다.
그 위엔 또 다른 3궁 중 하나, 그리고 아나우샤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은 코끼리의 몸이 휘청이는 순간, 재빠르게 아몬드가 타고 있는 코끼리 위로 올라탄다.
“죽여!”
아몬드의 코끼리를 다시 뺏어가려는 것이다.
아나우샤 셋과 대치. 거기에 3궁 중 하나가 다른 코끼리 위에서 이쪽을 엄호한다.
‘이건…….’
이건 쉽지 않았다.
아몬드는 여기서 코끼리를 빼앗기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할 수 없었다.
절대 뺏기면 안 된다고 여겼다.
그는 화살에 맞지 않기 위해 최대한 아나우샤 쪽으로 붙으며 날이 기다란 태도를 휘둘렀다.
후웅!
아몬드에게 일종의 기습을 당했던 아나우샤들과는 다르게, 이들은 완전히 계획적으로 움직였다.
스르릉!
한 놈이 내질러진 태도를 받치며 흘려 버리고, 나머지 둘이 앞으로 내달려 아몬드를 3방향에서 포위했다.
그리고, 마치 갈아버릴 듯 검을 휘둘러댔다.
각각이 검 2개를 들고 있으니 총 6개의 검이 그를 향해 난도질해 오는 것이다.
“!”
아몬드는 순간적인 반응으로 수리검을 하나 꺼내, 두 검을 만들어냈다.
카가강!
수리검을 든 손으로 검 하나를 세게 쳐내 다른 검과 꼬이게 하며.
카앙!
기다란 태도로는 최대한 면적이 적게 비틀어놓은 몸을 가리며 공격을 막아냈다.
“미친…….”
이걸 막아?
아나우샤들의 당황한 얼굴이 철가면 너머로도 보이는 듯했다.
이후 그들은 더 빠르게 아몬드를 향해 검을 내지르며 난도질했다.
카가가강!
카가강!
점점 아몬드는 밀리기 시작했다.
공격을 넣을 틈은 이미 예전에 사라졌고, 막는 게 벅찼다.
‘시간이라도 끌자.’
그는 이제 시간을 끄는 게 최선이었다.
밑에선 조선 기마대가 이리저리 오가며 빈틈을 계속 만들고 있고, 궁수들의 화살이 전장의 하늘을 뒤덮고 있다.
수많은 사람이 쓰러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달려왔다.
이 전쟁은 곧 결판이 난다.
그리고─
[승리]마침내 떠오른 이 두 글자.
“!”
“!?”
그와 한참 싸우던 아나우샤들이 허탈하게 검을 떨군다.
‘이겼어……?’
그들도 마찬가지지만, 아몬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발 늦은 메아리처럼 몰려오는 거센 함성. 이걸 듣고서야 그는 깨달았다.
‘8강에 진출했구나!’
조선이 8강에 진출해 냈다는 걸.
* * *
치이이익.
캡슐이 열리자마자 상현은 꽂아놓은 USB를 뽑으며 곧바로 달려 나갔다.
“8강! 8강이다아아아!”
펑. 퍼엉.
관중석과 경기장에서 축포가 쏘아지며 조선의 승리를 축하했다.
팡어는 캡슐에서 나와 정말이지 괴수처럼 울부짖었다.
“아몬드으으으으으!”
“으아아아아아아!”
모든 선수들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방방 뛰어다녔다.
그럴 만도 했다.
조선의 8강 진출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었다.
심지어 선수들 중에서도 8강 이상을 목표로 말한 사람은 딱 2명뿐.
그러니 선수들은 잔뜩 흥분해서 자신들의 영웅담을 읊어댈 수밖에.
“내가 그 성벽 아래에서 어떻게 버텼는지 알아? 어?!”
마라탕은 성벽 밑에서 버틴 일화를 자랑했고, 팡어는 이제 자신을 이렇게 부르라며 귀에 대고 떽떽 고함쳤다.
“앞으로 커어브 마스터! 팡어! 라고! 불러라아아!”
당근은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지만- 스팸 위로 올라탄 채로 관중들에게 손을 마구 흔들었다.
모두가 활약을 했던 경기였고, 그랬기에 이긴 경기였기에.
선수들은 한층 더 신나 있었다.
모두가 얼굴이 벌게져 취한 것처럼 극도의 흥분 상태였다.
“여어. 커브 마스터!”
“여어! 캡틴 조선!”
팡어는 곤이를 캡틴 조선이라고까지 불러주며 서로 어깨동무를 했다.
“으하하하하!”
“하하하하!”
팡어는 아몬드도 끌어안으며 외쳤다.
“아아니! 이거 아라쉬 슬레이어!”
아몬드였다.
아라쉬는 페르시아에서 신궁을 일컫는 말로, 케닌에게 주어진 칭호였다.
이에 롸떼가 한 술 더 떴다.
“아니, 형님! 누가 호랑이한테 쥐보다 강하다고 합니까!? 아몬드 형님은! 그냥 ‘아몬드’인 겁니다!”
“으어!? 으하하하하! 네 말도 맞네! 그 자식 만날 때마다 우리 아몬드한테 따였는데! 대단한 것도 없었지!”
선수들이 아몬드 쪽으로 잔뜩 몰려와 그의 구호를 연호했다.
“치키챠! 치키챠! 치키챠!”
그러자, 관중들까지 치키챠를 외쳤다.
“치키챠! 치키챠! 치키챠!”
소란스러운 소리에 중계 카메라도 이쪽으로 돌아 전광판에 띄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치키챸ㅋㅋㅋ
-온 세상이 치키챠다……
-ㅁㅊㅋㅋㅋㅋ
한편, 조용히 퇴장하던 페르시아 쪽도 전광판에 떴는데.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던 케닌이 움찔하는 장면이 잡혔다.
전광판엔 그 장면이 슬로우로 한 번 더 중계됐다.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
-케닌 PTSD
-조건반사 무쳤넼ㅋㅋㅋ
-골 하이라이트도 아니고 슬로우롴ㅋㅋㅋ
-최고 명장면
당근도 스팸 위에서 놀리듯이 외쳤다.
케닌더러 들으라는 듯이.
“케닌 이제 치키챠로 개명했답니다아! 그만해 주세요!”
그 말에 한바탕 웃음 소리가 지나갔다.
그도 그럴 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리플레이 보면 케닌이 치키챠라는 이름인 줄 착각할 수도 있었다.
매번 치키챠라는 말과 함께 아몬드가 쏴버렸으니까.
-그래서 반응하는거구나~
-당근 ㅋㅋㅋㅋ 개커엽ㅋㅋㅋ
-당근 저렇게 흥분한 거 첨봄
-텐션 무엇ㅋㅋㅋ
-조선 팀 캡슐엔 알콜이 구비되어있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뒷끝
그때였다.
“자, 장군님 나오셨다아!”
도움을 받느라 한참 늦게 캡슐에서 나온 사랑이 등장했다.
-장군님ㅋㅋㅋㅋㅋㅇㅈㄹㅋㅋ
-캬
-큰 거 온다
약간의 기쁨을 표현한 걸까?
표정에선 드러나지 않지만, 그녀의 휠체어는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지이이잉……!
그 차이를 자주 보던 사람이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었다.
‘뭐야. 저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거였어?
상현은 자주 봤기에 바로 알았다.
그녀가 상당히 기쁜 상태라는 걸.
“최순신! 최순신! 최순신!”
선수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떼창을 시작했다.
수십도 아닌, 거의 수백의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구호를 뱉고 있다.
“최순신! 최순신! 최순신!”
관중석에서까지 외침이 번져 나갔다.
그녀는 빨갛게 얼굴이 상기되어 손사래를 쳤지만, 상당히 기뻐하는 듯했다.
중간에 팡어는 참지 못하고 이렇게 외치기도 했다.
“어이! 나루토! 넌 우리 마을의 영웅이야아!”
“뭐라는 거야. 진짜.”
당근이 그를 발로 툭툭 밀어버리며 막았지만, 그 음성은 똑똑히 중계 화면에 들어가 버렸다.
-ㅁㅊㅋㅋㅋㅋㅋㅋㅋ
-팡어 아재 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
-나뭇잎 마을이긴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개호감이누
선수들끼리의 축하 세례가 끝난 후.
이윽고 전광판에 MVP 선정이 떠올랐다.
1경기는 모두의 예상대로 아아몬드.
3경기는 최고다이순신이었다. 흔치 않은 지휘관 MVP가 나온 것이다.
“자아! MVP 선정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들을 모셔놓고! 인터뷰 한번 해보겠습니다아!”
* * *
인터뷰는 순서대로, 1경기 MVP부터 시작됐다.
리포터는 저도 모르게 마이크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긴장해서?
아니었다.
손에 기합이 너무 들어가서 떨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지.’
그녀는 어차피 조선이 이긴 이상 이 일은 피해갈 수 없다고 여겼다.
그나마 ‘그 사람’만 주구장창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다행이었다.
다른 한 명은 지휘관이라 말이 통할 것 같았다.
리포터는 눈에 힘을 빡 주며 활기찬 얼굴로 뛰어나갔다.
“안녕하세요! 너무 축하드립니다아!”
리포터의 인사에 둘은 끄덕이며 응수해 줬다.
“아아몬드 님! 최고다이순신 님! 조선이 8강에 오는 기적을 선보이셨는데요!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마이크가 상현에게 향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예. 저는 우승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캬
-이거지~
-우승ㅋㅋㅋㅋㅋ
-8강도 대단함
-4강까지 가서 볼점유율 함 보여주자!
-크
리포터는 가짜 국대를 통해 이미 상현이 우승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녀는 선조들의 명언을 떠올리며 활기차게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아아아! 우승까지!? 엄청난 포부─”
그런데,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방해가 들어왔다.
“저는 다음 해 우승까지요.”
“예……?”
휠체어에 앉은 여자. 분명 정상으로 보였는데. 뭔가 발언이 이상했다.
포부가 남다르다는 건 알겠는데, 타이밍이 이상하달까.
마치 내 포부가 더 큰데 왜 쟤를 칭찬하냐는 듯한 느낌.
-???
-에?
-ㅁㅊㅋㅋ
-뭐여 ㅋㅋㅋ
-캬
“와! 다음 해까지 바라보시는! 역시 큰 숲을 보시는 지휘관답게…….”
이 말을 하면서도, 리포터는 뭔가 싸함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게 그는 여태 인터뷰의 악마를 맨몸에 이 마이크 하나만을 들고 상대해 왔다.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놈이 무슨 말을 뱉을 거라는 걸.
“저는 다다음 해까지 우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유치하기 짝이 없는 싸움이 시작됐다.
-뭔데 얘네 ㅋㅋㅋ
-??
-역시 굳이 뇌절을 해야만하는 견과류 쉑ㅋㅋㅋㅋ
-왜 이런걸로 경쟁하누 ㅋㅋㅋ
-앜ㅋㅋㅋ
-뭐임ㅋㅋㅋㅋ
리포터는 또 마이크에 입을 대고 무어라 말하려다가, 마치 경매 망치처럼 그것을 들고 물었다.
“혹시…… 3년 뒤 있나요? 하하…… 그럼 미리 나와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ㄹㅇ
그래도 서로 체면은 있는지, 포부 경매까지 일어나진 않았다.
“…….”
다만 사랑이 뭔가 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뇌절대전 견과류 승
-ㅋㅋㅋㅋㅋㅋ
-더 뻔뻔한 놈이 이기는 싸움
-둘이 사이 안좋음?ㅋㅋㅋ
-서로는 한 번도 안보는게 개웃기네
-뭐임 ㄹㅇ?ㅋㅋㅋ
“그, 그럼 2년 뒤에도 우승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하하!”
리포터는 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무마한 뒤, 다음 질문을 시도했다.
“아몬드 님! 오늘 페르시아의 그 유명한 3궁을 멋지게 해치운 장면이 있었는데요! 어떠셨나요? 3궁은 정말 달랐나요?”
다시 흘러나오는 하이라이트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흘렸다.
숲속에서 혼자 8명의 궁수들을 쓸어 담는 장면이다.
-숲에서 이거 지렸지
-크
-캬ㅋㅋ 여기서 겜 터졌음ㅋㅋ
-견과류쉑 또 뭐라하려낰ㅋㅋ
리포터는 잔뜩 긴장했다.
‘케닌과 마찰이 있었다고 했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리포터는 오늘 아몬드에게 일어난 일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커뮤니티까지 뒤져서 그가 오늘 케닌에게 뭘 당했는지도 알았다.
‘욕만 하지 마라.’
그녀는 아몬드가 욕설을 뱉는 것만 아니라면 다행인 거라 생각했다.
그야, 케닌이 힘을 줘 누르려 했던 그 팔은 그의 다친 팔이니까.
“8궁인데요.”
“……예?”
순간적으로 짠하게 생각하던 마음은 싹 사라졌다. 마치 파도 위의 거품처럼.
“3궁이 아니라, 8궁인데…….”
긁적.
머리를 긁으면서 천진하게 말하는데.
리포터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는 입 모양으로 뒤쪽 작가들과 소통해야 했다.
‘3궁 맞아?’
‘맞아요. 3궁.’
맞다는데.
왜 이러는 거야.
“혹시 숫자를 착각하신 거 아닐까요? 하하…….”
“8명 다 실력이 똑같아서. 그냥 8궁으로 바꿨어요. 제가.”
“!?”
푸훕.
휠체어에 앉아 있던 사랑도 순간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고.
리포터는 그야말로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가 되었다. 얼굴이 새하얘져 있었다.
와중에 채팅창만 무진장 신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캬
-지가 바꿨댘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뭔소린가했넼ㅋㅋㅋ
-방금 바꾼거잖앜ㅋㅋㅋㅋ ㅅㅂㅋㅋ
-엌ㅋㅋㅋㅋㅋ
-왘ㅋㅋㅋㅋㅋ
-진짜 치키챠는 지금부터였누 ㅋㅋㅋㅋㅋ
-엌ㅋㅋㅋ
-지리네 ㄹㅇ
독기에 찬 아몬드의 인터뷰는 평소보다 감당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이열치열이라 했던가?
리포터는 그의 말에 호응하기 위해 오히려 한술 더 떠버린다.
“아아……! 정말 실력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 멋집니다! 아몬드 선수! 저희가 꼭! 8궁으로 정정하고! 시빌엠 본사에도! 페르시아엔 8궁이 있다! 아니, 18궁! 아니, 200궁이 있다! 정정하겠습니다!”
-ㅁㅊㅋㅋㅋㅋ
-18궁ㅋㅋㅋㅋㅋㅋ
-200궁ㅋㅋㅋㅋ
-앜ㅋㅋㅋ
-궁부자네 ㅋㅋㅋ
이에 상현은 갑자기 왜 그러냐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정정해 줬다.
“200궁까진 아니고…… 8궁인데요. 그 사람들도 노력하는데…….”
“…….”
리포터는 순간 저도 모르게 마이크를 밑으로 내려 버렸다.
‘왜 내가 하면 안 받아줘. 이…….’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라이냐?ㅋㅋㅋ
-8궁 이상은 예약이 필요하니 DM으로 문의해주세요 ^^(합장)
-그 사람들도 노력하는데는 ㄹㅇ 소시오패스임?ㅋㅋㅋㅋㅋ
-지가 시작해놓곸ㅋㅋㅋㅋㅋ 나쁜사람 만드넼ㅋㅋㅋ
-리포터 순간 못참고 마이크 내림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