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6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36화
78. 전략 병기(1)
‘왜 저런……?’
아몬드가 혼다와 1 대 1 대결을 자처하던 시점. 지휘관, 최고다이순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굳이 싸워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숲 시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잠시 한눈팔았더니 이런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어쩌지.’
잠시 고민해 보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른 명령을 내릴 수도 없었다.
이미 둘의 싸움은 벌어졌다.
경험상 이럴 땐 명령이 안 먹힌다.
이미 시야가 매우 좁아지고, 오로지 상대방밖에 안 보이니까.
병사로서 플레이해 보진 못했지만, 그녀도 프로 시절이 있었기에 대강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잠시 다시 생산 파트로 시선을 돌렸다.
해상전만큼 지휘관의 집중력이 중요한 대전이 없다.
아쉽지만 궁수들의 상륙 작전은 반만 성공한 것으로 치부하고 다음을 준비해야 했다.
애초에 링고에게 모든 걸 들켰는데 그 정도 커버한 것만으로 기적이란 걸, 사랑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
퍼엉!
혼다가 쓰러졌다.
분명 거리가 다 좁혀졌었는데.
‘발로……?’
그녀조차 예상 못 한 반전.
저 각도에서 발로 활대를 밀어 쏜다는 건, 더 이상 전투력이 아니라 상상력의 문제 아닌가?
어쨌거나 아몬드는 살아남았고.
‘이렇게 되면.’
그녀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단 한 명의 병사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
정찰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지휘관의 입장에선 전혀 다른 차원이다.
있어선 안 되는 옵션이 하나 더 붙어버린 것처럼.
그녀는 일본 지휘관, 링고의 입장에선 염두에 두지 못한 선택지를 하나 쥐고 있는 셈이었다.
이게 이레귤러의 힘이었다.
전술이 아닌, 전략 병기.
시빌 엠파이어가 200명이 하는 게임이라 한 명 한 명의 움직임이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지만.
언제나 그렇듯 큰 변화는 아주 작은 물결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그에게 명령을 내렸다.
[정찰]본진을 찾아내라.
그리고,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명령을 하나 더 내린다.
‘살아남아.’
* * *
티잉!
[정찰]아몬드의 시야에 명령이 하나 떨어진다.
‘정찰. 근데 어디를?’
어디를 정찰하라는 것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다만 이런 명령이 추가로 내려왔을 뿐이다.
[생존]살아남으라는 것이다.
“……?”
아몬드는 의아한 명령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살아남는 건 당연한 건데. 일부러 죽기라도 할까 봐 그러나?
그는 차츰차츰 산 비탈길을 내려갔다.
얼마나 내려갔는지 시간 감각이 무뎌졌을 때쯤이었다.
“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시야에, 건물이 올라선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일본의 성채로 보였다.
‘찾았다.’
지휘관도 보고 있었는지, 그에게 재차 명령이 떨어졌다.
[이동 후 대기]스스스슷……!
목재를 캐는 일꾼들이 있을 법한 경로로 길이 그려졌다.
그런데, 명령의 내용이 견제가 아니라 이동 후 대기였다.
아몬드는 의아했으나, 일단 명령을 듣는 주의였기에 길을 따라 조심히 접근한 뒤.
자리를 잡고 가만히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한 50보 정도 떨어진 거리일까?
텅……! 텅!
도끼로 나무를 베어가는 일꾼들이 보였다.
여긴 조금 숲 깊은 곳이라 일꾼 숫자가 적고, 아몬드가 착용한 무기도 단궁이다.
그럼에도 자리가 좋아서 제대로 쏘기 시작하면 너덧 명은 죽일 듯싶었다.
그야 적은 아몬드의 잠입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병사의 시야가 일꾼보다 조금 더 넓은 것을 이용해 아슬아슬하게 아몬드만 일꾼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중이다.
그럼에도 명령은 바뀌지 않았다.
[대기]여전히 대기.
아몬드는 숨을 고르며 때를 기다렸다.
어떤 때를 기다려야 하는지는 그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기다려야 하는 게 병사의 미덕이다.
* * *
“아몬드! 안으로 들어가긴 했는데! 아. 혼자서 함부로 움직이느니! 정찰을 좀 더 하자는 생각일까요?! 가만히 숨었죠?!”
“링고가 누구 한 명이 들어왔다는 걸 아는 것 같은데! 그게 아몬드인 줄은 모를 확률이 높거든요!? 병사들이 직접 말해줄 수가 없어서! 딱히 엄청 열심히 찾진 않습니다!?”
링고는 병사 몇을 시켜 근처를 돌아보게는 했으나, 궁수 하나가 들어와도 별달리 큰일은 없을 거라 여겼는지 크게 투자하진 않았다.
어차피 지가 일꾼 견제하려면 알아서 모습을 드러내겠지라는 생각.
그로선 지금 궁수 하나 찾는 것보다 배 생산과 앞으로의 해전을 대비하는 게 맞았다.
그건 조선도 생각이 같았는지, 잠시 서로 준비만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굉장히 뜨거웠던 경기였는데! 지금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한참 흥분했던 관중들도 치어풀을 잠시 멈추고 긴장되는 북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두둥~ 두둥~
“섬맵의 특징이죠? 조금 호흡이 길어요. 아무래도 서로 침입이 어렵거든요! 영국이 이걸로 그렇게 꿀을 빨아서! 전 세계 다 먹을 뻔했잖아요!?”
-섬나라가 벼슬이여
-팩트) 실제로 거의 다 먹었다ㅋ
-미국이 씹사기인 이유 = ㅈㄴ 큰데 사실상 섬임ㅋ
-우리나라도 섬입니다만?ㅋㅋ
“아 그렇죠! 섬맵이 원래 이런 경향이 있습니다~! 단지 조선이 초반에 좀 사나웠던 거예요!”
“그렇죠!”
“킹귤 님! 어떤 쪽에서 싸움이 일어날 거라 보십니까?”
“아무래도 가운데 섬들입니다. 여기에 자원 매장량이 많거든요?”
항해의 서막, 이 맵의 바다 한가운데에는 작은 섬들이 몇 개 존재한다.
각 섬은 금광, 목재, 석재 등의 자원에 특화되어 있었다.
“아. 자원!”
“예. 슬슬 본진 자원이 말라가거든요!? 식량은 바다니까 풍부하지만! 배 만드는 데 고기로 만들 수 있나요!? 목재도 필요하고! 금도 들거든요!?”
-미트보트 ㄷㄷ
-헉……
-ㅋㅋㅋㅋ고기로 ㅋㅋㅋ
-와 배들 슬슬 많아지네.
잠시 서로 배를 모으는 소강상태가 진행되던 중.
어느 순간 킹귤이 이런 말을 던졌다.
“이제 슬슬 진출할 것 같은데요! 양쪽 다 금광부터 고갈돼 가거든요!?”
캉!
일꾼이 많은 일본 쪽 금광이 먼저 고갈됐다.
“일본 금광 끝났구요. 일꾼들 다 목재 캐러 넘어갑니다……!”
-자원 먹는 속도보소
-일꾼 뭐저리 많아 ㄷㄷ
-아니 이거 이길 수 있냐??
-섬나라 민족 팩션 미쳤네 ㄹㅇ
-와……
“아, 일본 입장에선 아쉽죠? 조선 숟가락 같은 거라도 뺏어서 녹여 써야 되는데! 시빌엠은 그럴 수가 없으니 답답할 겁니다!?”
-ㅁㅊㅋㅋㅋㅋ
-ㅋㅋㅋㅋ
-아 ㅋㅋ 여긴 식민지 같은건 없다고~
-애초에 임진왜란 시대 아녀? ㅋㅋㅋㅋ
“결국 일본은 스스로 섬을 찾아 나설 것 같고……!”
킹귤의 말대로 일본이 먼저 배를 출항시켰다.
쏴아아아……!
일본 측 거대 함선인 아타케부네 10척이 물살을 가르고 나아간다.
거기에 아타케부네 주위로 작은 배인 세키부네 17척이 따라붙었다.
총 27척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니뽄! 니뽄!”
일본의 출항에 일본 응원단이 소란스러워진다.
“아. 배 많아요! 전군이 다 움직입니다! 근데 이거 일본이 자리를 먼저 잡으면 조선이 불리하거든요?”
자원 팩션 때문에 일본이 배 숫자가 훨씬 많았다.
먼저 자리를 잡는다면 조선이 뚫기 힘들 것이다.
애초에 조선의 배들은 돌파를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으니.
자리를 잘 잡냐 못 잡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다행히, 조선도 발맞춰 움직였다.
“아. 조선! 출발합니다! 어선 하나로 정찰을 하고 있었거든요!?”
일본 조선소 근처에 조선의 어획선이 하나 돌아다니고 있었다.
비록 금세 터져 버렸으나, 그 값은 했다고 봐야 했다.
그들의 진출 타이밍을 알고 대응할 수 있게 됐으니까.
“와아아아아아아아!”
“대──한 민국!”
응원단의 함성과 함께, 판옥선 10척이 해안에서 출항했다.
촤아아아아……!
그 뒤로 불화살을 쏘는 화선 5척이 따라붙는다.
“확실히 규모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구요!”
조선은 15척, 일본은 27척이다.
생산 속도 역시 일본이 더 빨랐다.
조선소를 더 많이 지었기 때문이다.
“아, 예…… 일본은 지금 아타케부네! 큰 함선이죠? 이거 3척이 더 나오면서 따라붙습니다! 총 30척이에요!”
이제 일본은 총 30척.
조선은 화선이 하나 더 늘어 16척.
그 뒤에 건설되고 있는 판옥선이 더 있으나,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아니, 이렇게 숫자 차이가 자연스레 나버리면! 어떻게 상대해야 합니까?! 우리가 진짜 이순신 장군도 아니잖아요!?”
“굳이 이순신 장군님 안 오셔도! 방법이 있어요! 함포 사거리가 더 길거든요!?”
-원딜의 민족 ㅋㅋㅋ
-히트앤런의 민족 ㄷㄷ
-사거리도 길고 함포 공속도 빠름
조선이 믿을 수 있는 건 함포였다.
일본은 배가 빠르고, 백병전에 능하지만 함포의 사거리가 짧고 연사 기술도 부족했다.
뭣보다 일본의 플레이어들은 원거리 사격 능력을 키울 일이 없기에 숙련도 문제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 조선이 해전을 이길 틈이 존재하는 것이다.
“거기에 조선 화선 역시 ‘집중’ 팩션의 영향을 받거든요? 각궁으로 쏘는 불화살 사거리도 상당할 겁니다! 그러니까 사거리 싸움으로 가야 돼요!”
함포뿐 아니라, 불화살의 사거리도 상당한 터라 이 또한 조선의 승부처다.
다만 화선은 크기가 작고, 높이 또한 낮아 세키부네 같이 작고 빠른 배가 순식간에 달려들면 대처하기 힘들 수 있었다.
“물론 여기서 숫자 차이가 더 벌어지면! 그마저도 의미 없거든요!? 두 배 이상은 진~~짜 힘들어요!?”
“그 말씀은 지금이 조선이 어떻게든 싸워서 이득을 봐놔야 하는 타이밍이라는 거죠!?”
“맞습니다! 뭔가 피해를 더 주지 못하면! 당연히 일본이 유리한 게 섬맵입니다!”
쏴아아아아……!
양측의 함대가 서서히 바다의 가운데로 모여든다.
“일단 지금 서로 목적지가 같습니까!?”
“양쪽 다 급한 게…… 금이긴 한데…… 일본이 먼저 오는 거 같죠?! 출발도 먼저하고! 이렇게 해안에서 멀어지면 첨저선이 훨씬 빨라서요!”
일본의 배들이 빠른 속력을 앞세워 먼저 금이 매장된 섬에 닿았다.
섬의 해안 근처에 들어가자, 다시 속력이 줄어드는 모습.
“조선의 해전 스타일은 해안에 자리를 잡고! 방어형으로 싸워야 하는데!?”
지금은 역으로 조선이 자리를 잡은 일본 배들을 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이건 조선뿐 아니라, 일본도 어색한 구도였다.
“조선! 금광 섬으로 다가가죠?! 이거 싸움 벌어지겠습니다!? 치열한 진형 눈치싸움 시작하고요!”
쏴아아아아…….
일본의 배들이 하나둘 진형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우선 옆에서 기습하기 위해 세키부네가 금광섬의 우측, 높은 돌섬의 뒤로 모습을 감췄다.
“망치와 모루 전술 같은데요!? 이대로 들어가면 그대로 찍혀 죽습니다 조선?!”
조선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대로 쭈욱 들어가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세키부네들이 슬그머니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어어!?”
조선이 갑자기 모든 배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방향을 틀어요!? 금광 섬 먹으려는게 아닌가요!?”
“아니, 근데! 이거 틀어도 지금 세키부네한테 싸 먹히는 구도인데요!? 방향 전환은 빠른데! 방향 전환하고 도망치는 게 될까요!?”
촤아아아아아!
세키부네가 제대로 가속을 받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본래 조선의 뒤를 노린 것이나, 그들이 방향을 틀며 옆을 노리게 됐다.
그러나 상관 없었다.
본대는 아타케부네였다. 커다란 배들이 쏜살같이 파도를 가르며 압박했고.
조선은 일본 배들에 둘러싸이기 직전이었다.
“역시 진형의 마술사! 체스 마스터 링고!?”
확실히 진형 싸움은 일본이 먹고 들어가는 형국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일본 관중들의 함성이 파도처럼 거세졌다.
그때였다.
[발포]조선의 모든 판옥선이 일제히 함포를 쐈다.
퍼어엉──!
달려드는 세키부네를 향한 함포였다.
“에엥?!”
중계진은 깜짝 놀랐다.
“아, 아무리 사거리가 길어도 이게 닿아요!?”
분명 닿지 않을 거리였다.
너무 이르게 쏜 감이 강했다.
쏘아진 포탄은 점차 느릿해지더니, 세키부네에 닿기 전에 떨어졌다.
바다가 급격히 출렁였다.
철──썩!
포탄이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다시 파도가 일어났다.
“!”
킹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판옥선이 어느새 엄청난 속도로 도망치고 있었다.
“이거 그거죠!? 작용 반작용!”
함포를 쏜 반동으로 다시 배를 돌리면서 속력을 얻은 것이다.
“이완용은 너네 편이어도! 작용 반작용은 우리 편이야아아!!”
-ㄷㄷ
-와
-ㅁㅊㅋㅋㅋㅋㅋㅋㅋ
-이안용은 우리 편인데?
-크 뒤진다.
-애국노 반작용 ㄷㄷ
-앜ㅋㅋㅋㅋㅋ
“거기에 더해서! 포탄이 파도까지 일으켜서! 세키부네는 느려지고! 판옥선은 그거 타고 더 빨라집니다!! 파도 받으면서 완전! 빠르게 와아아! 미세 컨트롤이!!”
쏴아아아아아──
출렁이는 물결에, 몸을 실은 판옥선은 배를 돌리며 포위망을 탈출해 낸다.
“이걸로 탈출했어요! 싸 먹히는 최악은 면했습니다?! 그런데 금광섬은 어떡합니까!?”
“그, 그러게요!?”
사랑은 애초에 금광섬을 먹을 생각이 없었다.
‘30척.’
단지 적의 물량을 체크하기 위해 왔던 것에 불과했다.
‘목재섬으로.’
그녀는 나무가 빼곡한 섬으로 배를 몰았다.
그리고, 아까부터 대기시켜 둔 아몬드에게 드디어 명령을 내렸다.
[일꾼 몰살]그는 곧바로 시위를 당겼다.
기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