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77화
27. 다이아를 향해(3)
드디어 시작된 승급전 게임.
[현재 시청자 : 8.7천]8.1천도 거품인 줄 알았더니.
시청자가 더 많아졌다.
‘거의 9천…….’
이는 아몬드가 그 거품을 제대로 시청자층으로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단 이틀로는 알 수가 없다.
아무래도 승급전이라는 빅 이벤트 때문에 더 많아진 것일 수가 있으니까.
-ㅋㅋㅋ 어제는 너무 쉬웠는데 ㅋㅋ
-오늘도 쉽나?
-와, 씨. 벌써 겜 시작했네? 인생 절반 손해…….
어쨌든, 9천에 가까운 숫자가 아몬드의 아바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바타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열심히 뛰고 있다.
“오늘도 무기고부터 갑니다.”
배치고사에서부터 우려먹던 전략이다.
지하에 온갖 상위 무기들이 마련된 무기고부터 털어서, 아몬드에게 게임이 유리하게 만드는 전략.
-또기고 ㅋㅋㅋㅋ
-이젠 익숙한 맛이지…….
-또기고 안 할 이유가 없지. 계속 먹히잖아 ㅋㅋㅋ
-ㄹㅇㅋㅋ
-또기고! 또기고!
이번에도 잘 먹힐 예정이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그래야 했다.
부우으으응──
뒤쪽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온다.
“!?”
누가 벌써부터 오토바이를 구해서 온 것이다. 그리고 무기고를 향해 정면 돌진 중이다.
아니, 아몬드를 향해서 온다.
“저한테 오는 것 같은데──”
아몬드는 있는 힘껏 오른쪽으로 몸을 굴렸다.
살아남아라 공동 1위에 빛나는 무빙이다.
“──요?”
방송도 진행하면서, 기습도 피해냈다.
-크, 이게 전자파급 피지컬!
-ㅋㅋㅋㅋㅋ우오
-와.
-지린다.
시청자들은 감탄했고, 아몬드는 멀쩡했다.
부우우우웅!!!
오토바이는 그냥 아몬드를 스쳐 지나간다.
모든 게 다 좋게 흘러갔다.
그런데 아몬드는 이상한 기류를 감지했다.
‘뭐야?’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플레이어의 입꼬리를 본 것이다.
피식.
그는 비웃고 있었다. 아몬드를 치지 못해서 아까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언제든 다시 치러 올 거라는 듯이 조소를 띄우고 있었다.
콰앙!
그 오토바이는 무기고로 진입했고, 곧장 피해자가 속출했다.
[잰슨 → 놀토토] [처치하였습니다!] [99/100] [잰슨 → 사임사임] [처치하였습니다!] [98/100]두 개의 킬 로그가 떠오른다.
‘잰슨…….’
아몬드는 상대의 이름을 기억해 뒀다. 뭔가 심상치 않은 놈이었다.
-역시 무기고
-갓기고 살벌하네 ㅋㅋㅋ
-와우
-오우, 쒯. 나 같으면 안 함ㅋㅋㅋ
‘아. 그렇지.’
잠시 멍을 때리던 아몬드도 얼른 무기고 안쪽으로 달렸다. 얼른 지하 창고로 들어가는 입구를 틀어막아야 했다.
그러나──
“으아악!”
“컥!”
부르르르릉!!!
오토바이가 지하 창고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 가파른 계단을 오토바이로 내려가고 있다.
사람들을 깔아뭉개면서 거의 억지로 내려가는 중이다.
“오토바이가 계단으로 가네요…….”
아몬드도 어이가 없어서 중얼거렸다.
-확실히 MMR이 플래 1 근처로 오니까 다르네.
-운전 실력 미쵸따
-바로 위에 위가 다이아라, 다이아에서 삐끗한 고수들도 여기에 있음
-연승해서 MMR이 너무 높음ㄹㅇ
-왘ㅋㅋㅋ
-이게 천상 마계라 불리는 플래 상위권이냐! ㅋㅋㅋㅋㅋ
-다이아로 가고 싶다고? 날! 지! 나! 가! 라!
아몬드는 일단 지하 창고에서는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그는 영웅, 전설 무기에 관심이 없다.
무기고 1층에서 활을 찾는 게 그의 첫 번째 승리 조건이다.
보통 무기고 1층은 아무도 파밍을 안 한다. 활, 칼 같은 냉병기만 나오니까 맛이 없다.
다만 아몬드는 예외다. 무기고 1층에서 활을 줍는다면, 여기를 전멸시킬 수도 있는 게 아몬드다.
그런데…….
‘활이 다 어디 갔지?’
활이 없다.
어떻게 된 게 하나도 안 보인다.
후웅!
그때 그를 향해 정글 칼이 날아온다.
사아악──
아몬드의 앞머리가 잘려 나갔다. 겨우겨우 몸을 젖혀서 피해낸 것이다.
“여기 하나 더 간다아!”
상대는 기합과 함께 칼을 하나 더 던졌다.
아몬드의 몸이 젖혀져 있어 피할 각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아몬드는 이번엔 팔을 뻗었다.
“무기 고맙고.”
탁!
그의 손엔 적이 던진 칼이 들려 있었다.
살아남아라 테스트는 단순히 테스트로 끝난 게 아니었다.
그 극한의 테스트를 통해 아몬드의 게임 기량을 한 단계 올려줬다.
이젠 날아오는 칼 따위를 잡는 건 그냥 예사로운 일이다.
-엌ㅋㅋㅋㅋㅋ
-무기 고맙곸ㅋㅋㅋ
-와우, 섹시해!
-무쳤다!
-그만 잘해 아몬드! 그만 잘해 아몬드!
“어…… 어?”?
적은 당황하여 잠시 주춤하더니, 품에서 검을 하나 더 꺼내 든다.
던지는 자세까지 취한다.
‘왜 안 던지지?’
상대는 빙글빙글 돌며 각을 보고 있다.
‘내가 또 피할까 봐?’
아몬드가 또 피하면 곤란해지니까 이번엔 신중하게 던지려는 듯하다.
‘언제 던질까?’
그러면 상대는 칼을 언제 던질까? 아니, 언제 던지고 싶을까?
언제가 가장 상대를 맞히기 쉬울까?
‘내가 던질 때.’
아몬드가 던질 때 상대도 그 틈을 노릴 것이다.
AOS 게임에서 상대를 견제하기 가장 좋은 순간이 미니언 막타를 치려는 순간인 듯이.
상대가 집중할 때, 그 틈을 노리는 건 모든 게임의 기본이다.
후웅!
아몬드는 허리를 젖히며, 특유의 투구 폼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휘익!
상대는 그에 맞춰 검을 던졌다.
‘역시.’
역시나.
아몬드의 예상이 맞았다.
“엥……?”
아몬드는 던지는 척하던 검을 거둬들여 상대의 검을 쳐냈다.
카앙!
멍청하게 공중에서 헛도는 상대의 검. 그것마저 아몬드가 잡아 들었다.
“무슨…….”
“칼 또 없지?”
상대는 이제 칼이 없다.
저게 마지막 칼이다. 그러니까 신중하게 던진 거다.
“이, 이런…… 미친!”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상대는 뒤로 돌아 뛰었으나.
푹!
뒤통수 정중앙에 정글 칼이 정확히 꽂힌다.
[아몬드 → 무기고 정글러] [처치하였습니다!] [96/100]-와우 ㅋㅋㅋㅋㅋ
-키야 이게 아몬드지!
-시원하다아아!
-이 아몬드는 왜…… 탄산이 있죠? 이 아몬드는 왜…… 탄산이 있죠? 이 아몬드는 왜…… 탄산이 있죠?
적을 처리한 기쁨도 잠시.
후웅──
또 귓가에 공격적인 파공음이 들려온다.
아몬드가 황급히 발을 옮겼고, 그가 있던 자리에 불꽃이 튀었다.
캉!
바닥을 아무렇게나 튕겨 구르는 칼.
“……또?”
누군가 또 칼을 던졌다.
“이건 이상한데.”
이상했다.
무기고에선 보통 지하 창고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지금 날 죽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닌데.
왜 날?
-아 ㅅㅂ 저격이다
-ㄹㅇ 그런 듯
-하긴 몰려올 때가 됐지. 전자파 이기고 첫 승급전이니까 ㅋㅋㅋㅋ
-저격과의 싸움이 시작됐군요. 명복을 빕니다, 아몬드 님.
-이게 스트리머의 승급전이다, 아몬드!
저격?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야아! 잘 좀 맞혀봐! 이 병신들아!”
2층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저놈은 또 뭐야.’
소리친 놈은 화살과 활을 잔뜩 들고 도망치고 있었다.
가방에 들어가지도 않을 만큼 무기를 파밍하는 병신은 이 티어에 없다.
저건 활을 없애기 위한 방해 공작이다.
‘아, 이제 알겠다.’
저격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보인다.
왜 활이 없는지, 왜 나부터 죽이려 드는지.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
이런 일을 예상 못 한 건 아니다. 일전에 풍스나만 해도 일종의 저격러였으니까.
다만, 생각보다는 빨리 왔다.
‘빌어먹을 놈들.’
티밍 저격까지 당해보니, 심기가 불편하긴 했다. 하지만 여기서 스트리머가 화를 내면 시청자도 같이 화가 난다.
아몬드는 마음을 가다듬었다.
척.
일단 컨테이너 박스 뒤로 몸을 숨기며 말했다.
“솔쿼드 한다고 생각할게요.”
어차피 이 게임 첫판이 솔쿼드였다.
그에겐 일 대 다수가 더 익숙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가지볶음 님이 ‘3천 원’ 후원했습니다.] [다굴은…… 익숙하니까.]“네. 가지볶음 님 감사합니다. 일종의 초심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초심
-아, 맞네. 처음에 솔쿼드 우승하셨지 ㅋㅋㅋ
-엌ㅋㅋㅋ
-그거 아니더라도 4 대 1 드리블도 했었지.
-키야. 이게 아몬드지
스트리머가 태연하게 넘기니까, 시청자들은 그나마 덜 불편하다.
스트리머가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저격 또한 콘텐츠가 된다.
‘이기면, 오히려 좋다.’
이기면 개그 콘텐츠뿐 아니라, 실력 방송 콘텐츠로도 이만한 게 없다.
이기기만 하면 티어도, 재미도, 방송도 모두 챙긴다.
슥.
그는 아까 챙긴 검 하나를 꺼내 들고 박스 밖으로 나갔다.
* * *
배라 31 게시판엔 이런 글들이 올라왔었다.
[뭐? 아몬드가 전자파보다 잘해? 시발 내가 아몬드 따러 간다 ㅋㅋㅋㅋ] [여긴 못 지나간다!] [ㄹㅇㅋㅋ 나도 출격] [직접 붙으러 간다. 마침 레이팅도 같네]아몬드가 유명해지고 나서, 그와 겨루려는 사람들은 한도 끝도 없이 많아졌다.
특히나 아몬드는 실력으로 유명해진 신예이기에, 이 게임의 고인물들이라면 누구나 겨루고 싶은 상대다.
문제는 정면 대결을 하면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찾은 대책이 바로 단체 저격이다.
그렇게 현재 무기고 5인의 티밍 팟이 완성된 거다.
“아. 이거면 충분히 잡겠죠?”
“지가 5인을 어떻게 이겨요. 제가 활만 싹 다 치우면서 도망칠게요.”
“전자파의 명예를 되살립시다!”
한 명은 아몬드의 주 무기인 활을 싹 다 들고 튀고, 나머지 넷은 빠르게 칼 파밍을 해서 아몬드를 죽여보자는 계획이다.
아몬드는 매번 무기고로 향하니까, 저격하기도 쉽다.
“허억허억. 야! 나 튀었다. 튀었어!”
무기고에 있는 활이랑 활은 죄다 들고 뛰면서 한 명이 외쳤다.
“이제 저놈 활 못 잡아! 이제 다굴 쳐라!”
“오케!”
“라져!”
그는 1층 무기고에서 활을 쓸어버린 뒤 2층으로 뛰어 올라가 버렸다.
그리고 아몬드가 동료들에게 당하는 걸 관전한다. 휘파람으로 야유라도 넣을 생각으로.
그런데──
“어?”
처음 달려든 놈이 죽었다.
던진 칼을 다 뺏기고, 도망치다가 죽어버렸다.
처참하다.
그러게 왜 혼자 달려드나.
갑자기 호승심이라도 발동했나? 어이가 없다.
“병신이냐!? 다굴을 치라고!”
남은 셋은 다행히 제대로 티밍을 하고 있었다. 동시에 이곳저곳에서 칼이 날아가는 모습.
피할 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다 피했다.
“야아! 잘 좀 맞혀봐! 이 병신들아!”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저딴 놈들을 저격 팟이라고 데려와서 전자파의 명예를 드높이려 했다니…….
분노가 끓는다.
“제, 제길. 시야에서 사라졌잖아!?”
정신 차려 보니 아몬드가 없다.
화를 내느라, 막상 아몬드를 놓친 거다.
“아오. 방플 마렵네. 씹…….”
가상현실 게임에선 다른 화면을 볼 수가 없다.
허락되지 않은 앱은 바로 충돌해 버린다.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면서 그에 맞춰 움직이는, 소위 ‘방플’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했다.
가상현실 스트리머들이 압도적으로 더 흥행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다.
“야! 어딨어! 걔 그냥 튀었냐?”
“몰라! 갑자기 없어졌어!”
“2층에 있는 네가 봐야──”
──파앙!!!
그때 뒤통수 쪽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
2층 유리가 박살 나는 소리였다.
‘갑자기?’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본 유저의 머리엔 깔끔하게 칼이 박혀 들었다.
퍼억!
[아몬드 → 돚거는 살고싶다] [처치하였습니다!] [89/100]이런 킬 로그와 함께 그는 사망했다.
“후우. 칼로 찍으면서 올라가라고 하신 분 누구예요? 감사합니다.”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 플레이어는 아몬드였다.
무기고 벽을 칼 두 개로 찍으면서 올라간 뒤 2층 창문을 뚫고 들어온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와, 이게 되네 ㅅㅂ ㅋㅋㅋㅋ
-어우 시원해. 이게 아몬드지.
-ㅋㅋㅋㅋㅋ아 저 새끼 개 꼬시다 ㅋㅋㅋ
-저격해 놓고 뒤져 부리기~!
-파파파라는 닉이었음!!
“아. 파파파 님. 감사합니다. 꿀팁이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아몬드는 바닥을 내려 본다.
“와. 이게 황금 고블린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엌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저격러 쉑 ㅋㅋㅋㅋ 황금 고블린행
-황고 ㅋㅋㅋㅋ
바닥에 쓰러진 상대는 아몬드를 위한 선물 보따리마냥 활과 화살을 잔뜩 들고 있었다.
아몬드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거로 집으면 됐다.
[리커브 보우]이번엔 컴파운드가 아니라 리커브 보우였다.
양궁에서 쓰는 그런 현대식 활이 아니라, ‘곡궁’이라 불리는 좀 더 과거의 활에 가까운 형태다.
컴파운드보다 파괴력은 낮을 수도 있지만, 연사가 자유롭다.
다수를 상대할 땐 이게 더 유리할 터다.
“이제 나머지도 죽이겠습니다.”
드디어 활도 얻었고, 무지막지한 화살도 챙겼다.
무기고를 휩쓰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