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7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38화
78. 전략 병기(3)
“뜨아아아아아악!”
촤악!
괴성과 함께, 킹귤이 양팔을 좌우로 펼치며 팔꿈치를 들어 올렸다.
“나왔습니다아아! 학익진!!!”
-ㄷㄷ
-와
-킹귤ㅋㅋㅋㅋ
-심지어 걍 퍼포먼스용이 아니라 ㄹㅇ 전투용이네
-ㅁㅊ다
-크 이거제~
“이게! 이게 진짜 나오네요?!”
“저도 아까 뒤로 빠지면서 유인할 때! 진짜 두 눈을 의심했습니다!”
중계진도 중계진이지만 학익진이 완성됐을 때, 관중들의 함성이 엄청났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국 관중들 중 이 진형을 모르는 이들은 없으니까.
“포 쏩니다아아! 다 쓸어버려어어어어!!”
전투가 시작된 후, 킹귤은 벌떡 일어나 아예 관중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ㅁㅊㅋㅋㅋㅋ
-중계 상태갘ㅋㅋ
-ㅅㅂㅋㅋㅋ
-엌ㅋㅋㅋ
놀라운 건, 이보다 그를 더욱 흥분하게 하는 어떤 것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
* * *
학이 날개를 펼친 것 같다 하여 학익진.
거대한 배들이 좌우로 늘어서 초승달의 형태로 적을 감싸는 이 진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를 직접 마주한 자들의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하얀 학이 날개를 펼쳐내 감싼다는 건, 이다음에 초래될 결과를 생각했을 때 지나치게 우아하고 서정적인 표현이었으니.
“성, 바다 위에…… 성이…….”
이들은 차라리 ‘바다 위의 성’이라 전했다.
높고, 두꺼우며, 육중한 돌벽이 돌연 바다 위에 솟아올라 막아서고.
시커먼 포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철컹……!
“더, 더 빨리! 더 빨리 가아아아!!”
단 하나의 배라도 충파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몰살이었다.
그러나, 이미 포는 불을 뿜었고.
학의 날갯짓이 시작됐다.
포구가 불을 뿜을 때마다, 조선의 진영이 일제히 반동으로 한 척만큼 물러난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세키부네의 파편이 공중으로 비산했다.
퍼어어엉──!
더 달라붙으려 해도, 포를 쏠 때마다 세키부네의 숫자는 줄어들고 조선의 진영은 더 뒤로 물러났다.
“그래도! 그래도 닿아야 한다아아!”
이제는 광기에 가까운 돌진이었다.
퍼어엉!
배의 한 면이 다 날아간 채로, 세키부네들은 그래도 달려들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척이라도 닿을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곧 멈출 것이다! 버텨어!”
실제로 포신이 불을 뿜는 것을 멈추었다.
포탄의 장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배가 일제히 반 바퀴를 회전한다.
“!”
이에 일본군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동시에!?’
평저선이 회전이 쉽다 해도,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건 조금 더 손이 가는 일이다.
더군다나 모든 배를 한 번에 선택하여 제자리 회전을 시키는 기능 따위는 없었다.
그랬다간 한 배를 중심으로 다른 배들이 강강수월래를 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일일이 하나씩 배를 돌려야 하는데.
촤아아아악!
지금 조선은 육안으로 보기에 거의 동시에 전부 회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포신이 다시 불을 뿜기 시작한다.
“또, 또 쏜다아아!”
퍼어엉!
솟아오르는 물살과 함께 세키부네 몇 대가 더 침몰한다.
그러나, 전부가 다 가라앉은 건 아니었다.
기어코 도달하기 직전인 이들이 있었다.
“충파한다아아아! 충격에 대비하라!”
쏴아아아아!
세키부네 단 두 척.
이들은 판옥선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너무 근거리라 더 이상 판옥선의 포들도 그들을 노리지 않았다.
여기를 포로 맞혔다간 아군이 당할 수도 있었다.
“가자아아아아!”
일본군들은 충격에 대비하며, 배의 어느 한구석을 붙잡고 버텼고.
이대로 충각이 판옥선의 한 면을 찢고 들어가는 듯했다.
그런데─
“!?”
그들이 충파하게 된 건 판옥선이 아니었다.
도열해 있던 판옥선들이 갑자기 좌로, 우로 비켜서더니.
그 사이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용의 머리.
그것은 입엔 뜨거운 불을 품고, 등엔 차가운 철갑을 두르고 있었다.
“어…….”
세키부네가 들이박게 된 건, 이 배였다.
* * *
3분 전.
“지금 제대로 해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양쪽 다 배를 마구 충원하고 있는데요!”
“조선이 마지막 자원으로 선택한 배는……!!”
마지막 자원까지 쥐어짜 내는 해상 총력전.
계속해서 주력 함선이 충원되는 가운데.
조선의 조선소에서 마지막으로 떠나온 배는 거북선이었다.
“거북선입니다! 거북선이 전선에 합류하러 가고 있어요!”
세키부네들이 달려들고 있을 때, 거북선도 그들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판옥선은 민첩하게 뱃머리를 돌리며 자리를 내어주었고.
“거북선! 전장에 합류합니다!”
“타이밍! 타이밍이 예술이에요!”
긴 항해의 가속을 멈추지 않은 채, 거북선은 그대로 그 사이로 치고 나갔다.
촤아아아아……!
거대한, 기괴한, 맞설 수 없는 그것이 마침내 일본의 배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충돌한다.
──콰아아아앙!!!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야, 거북선의 충각이 세키부네의 것을 뚫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충파아아아! 성공했습니다!?”
세키부네의 충파도 강력하지만, 배의 체급에서 오는 무게 때문에 거북선의 것을 당해내진 못했다.
애초에 가격 차이가 나는 배다. 세키부네가 거북선의 측면을 받는 게 아니라면, 정면 대결에선 거북선이 승리한다.
“북선이 세키부네를 뚫었습니다! 이러면……!”
배 안을 비집고 들어간 용의 입안에서 시뻘건 빛이 이글거린다.
“바다 생선들이 말하겠죠!? 주방장? 오늘은 웰던으로!!”
화르르르륵!
거센 불길이 배 안쪽부터 치솟으며, 배 전체를 뒤덮었다.
-ㅁㅊㅋㅋㅋ웰던ㅋㅋㅋㅋ
-생선들 포식하는 날 ㅋㅋ
-왜구이 ㄷㄷ
그 뒤로 다가오던 세키부네도 마찬가지의 길을 걸었다.
콰아앙!
퍼엉!
거북선의 충각에 파괴되거나, 판옥선의 포에 너덜해져 버렸다.
세키부네 십수 척은 조선의 배 단 한 척을 부수지 못하고 바다 밑으로 수몰됐다.
그러나, 그들의 돌진이 완전히 무의미한 건 아니었다.
“아, 그런데 이러는 사이 아타케부네가 거리를 다 좁혔습니다!”
세키부네가 시선을 끌며 조선을 위협했기에, 상대적으로 포 거리가 짧은 아타케부네가 접근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아타케부네는 전면에도 포가 달려 있어, 달려드는 즉시 사격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포 쏩니다!”
콰아아아앙!
일제히 쏘아진 포탄이 날개 양 끝단의 판옥선에 적중했다.
콰직!
판옥선의 한 부분이 뻥 뚫린 채, 서서히 바닷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판옥선에 적중!? 이거 조심해야 돼요!”
옆면에 있던 대포가 바다로 떨어지기도 했다. 안에 있던 병사들이 반대편의 포를 옮겨오기까지 했다.
그렇게 해가며, 판옥선들도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판옥선도 맞서 쏩니다아!”
콰아앙!
콰앙!
아타케부네 두 척에 포탄이 맞으며, 상단이 날아갔다.
“아아! 이거 완전 제대로 붙는데요!? 양쪽 다 못 물러난다 이거죠!?”
배들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졌다.
배 위의 일본 궁수들이 불화살을 시위에 걸었다.
“활 거리까지 닿을 정도라! 이게 지금……!”
이때였다.
판옥선 뒤쪽에서 빠르게 치고 나오는 작은 배들이 있었다.
“아아! 조선의 화선들! 지금 나옵니다아!?”
이 거리가 올 때까지 기다린 조선의 화선들이다.
화선은 크기가 작아 포에 한 대만 맞아도 위태로운 배였다만, 가벼워서 속력이 빠르고, 거리만 가까워진다면 배끼리의 결투에선 상당한 공격력을 가졌다. 그 위에 올라탄 수많은 궁병들 때문이다.
화르르르륵!
수십, 수백의 화살이 불타는 꼬리를 달고 날아들었다.
“일본도! 함포 타겟팅을 변경하고!”
아타케부네는 접근하는 화선들부터 쏘아버렸다.
“아! 타겟팅 변경! 굉장히 빨라요! 대응이 만만찮습니다!?”
콰아아앙!
화선 몇 척이 순식간에 부서지고, 많은 조선군이 바다에 빠져 버린다.
그러나 아타케부네도 무사치는 못했다.
화르르륵!
“부, 불 붙었죠!?”
화선이 남기고간 불화살이 빛을 발한 것이다.
아타케부네 너덧 척이 동시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북선이!!”
──쿠우웅!
화선 뒤쪽에서 돌격하던 거북선이 이타케부네를 들이받았다.
철로 주물된 용머리의 충각이 판자를 뚫고 들어갔다.
“한 번 더 뚫어버립니다아!”
화르르르륵!
용이 아가리에서 불을 뿜어냈다.
안쪽부터 시뻘겋게 달아오르던 아타케부네 한 척은 결국 터져 나가며 사방으로 파편을 흩뿌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일본 포의 반격.
쾅!
거북선의 측면이 포에 부서져 날아간다.
안에 있던 노잡이들이 바다로 휘청거리며 빠져 버린다.
“거북선도 조금 위험한데요!?”
쿠르르릉……!
거북선이 천천히 가라앉는다.
“아! 조선! 그런데!? 어느새 진형이 바뀌었어요!”
일본이 거북선과 화선에 잠시 정신이 팔린 사이.
조선의 판옥선은 또 다른 판도를 짜고 있었다.
아타케부네를 중심으로 크게 원으로 돌기 시작하는 판옥선들.
“이게 뭐죠?! 강강수월래?”
-ㅋㅋㅋㅋㅋ
-그럴리가;
-조리돌림?
“이건 그거죠!? 측면 대결로 가자!”
“아아!?”
일본 배는 정면 사격이 가능하여, 대놓고 달려드는 화선과 거북선은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됐다.
그러나, 서로 측면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엔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측면에 배치한 포의 숫자가 적은 데다가, 평저선처럼 손쉽게 방향을 돌릴 수가 없었다.
“일본 배는 두발자전거예요! 방향 전환하려면 좀 돌아야 되거든요!?”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서로 측면을 보게 된 상황이었다.
“반면에 조선은 세발자전거라! 이렇게 서로 측면 보고 싸우면 무조건 유리합니다!”
“강강수월래가 아니라! 측면을 보려고 이렇게 도는 거군요!?”
“예! 판옥선! 다시 포문을 엽니다아!”
줄을 지어 이동하는 판옥선들이 차례로 불을 뿜었다.
출렁─!
반동으로 파도가 칠 때마다, 아타케부네의 상판이 흙먼지로 날아갔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함포 소리만큼이나 크게 쏘아졌다.
판옥선은 어느 때보다 시원하게 연사를 거듭했다.
“강강수월래 포격!! 저는 그냥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아아아! 미쳤습니다아! 정신을 못 차려요!”
아타케부네는 뱃머리를 돌려 따라가야 했으나, 속도는 빨라도 뱃머리는 잘 안 돌아가는 탓에 움직임을 따라가기 벅차했다.
있는 대로 측면의 포를 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아! 일본! 당황했습니다!? 이렇게 움직이면……!”
일본은 사실 포에 좀 맞더라도, 정면으로 계속 달려서 일단 아예 사거리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다음 멀리 돌아서 다시 추격하면 승산이 있었다.
그러나, 링고의 집중력이 떨어진 듯 했다.
“링고 집중력이 떨어졌죠!?”
“해상전이 지속된 시간이 꽤 길거든요! 그럴 만합니다! 시빌엠 지휘관들은 이런 일에 그렇게 익숙한 편이 아니고!”
양쪽 지휘관의 캠 화면 모두 초기와 상당히 다르다.
-링고 표정ㅋㅋㅋ
-ㄷㄷ
-최순신님 ㄱㅊ은거임???
-링고보다 우리 쪽이 더 힘들어보이냐 왜
-땀 왤케 많이남?
-최순신님 ㅋㅋ 바다에 빠졌다 오셨음?
링고뿐 아니라, 사랑 역시 그리 좋은 안색은 아니었다.
파리해진 피부와 떨리는 눈 밑, 거기에 축축해져 말려들어 간 앞머리.
입술은 마치 입이 벌어지려는 것을 겨우 막으려는 듯 깨문 채, 동공은 지나치게 확장되어 있었다.
그녀의 안색과는 정반대로, 조선의 해전은 대승을 거두기 직전이었다.
퍼어엉!
퍼엉!
판옥선의 포들은 정확하게 적을 노렸고.
아타케부네 서너 척이 파편이 되어 침몰했다.
그리고, 조선의 배들이 충원됐다.
“거북선! 그리고 판옥선도 한 대 더 출항합니다아!”
거북선 하나와 판옥선 하나의 충원.
그리고 그 뒤로 더 배들이 만들어졌다.
물론 이제 조선의 금광은 다 거덜 나버렸고, 아마 저기서 건조하는 것들이 마지막 배일 것이다.
그런데─
“아니 일본은 배 충원 없는데요!?”
물량이 급속도로 뿜어지던 일본의 충원이 뚝 끊겼다.
“어……?!”
그제야 킹귤은 왜 링고가 해전에 완전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는지 깨달았다.
“아니! 일본 본진에 핵 떨어졌어요!? 일꾼 다 어디갔습니까!!”
아몬드가 아직까지 살아서 일꾼들을 죽여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제 금이 아니라, 목재가 모잘라서 배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 본진, 핵? 앗…….
-“nuclear lauch detected”
-방금 그게 명량이 아니라 진주만이었던거임~ ㅋㅋㅋㅋㅋ
-마이클 베이 엔딩 드가자~
-아니 일꾼 대체 몇을 죽인거야
-뉴클리어 런치 나가서 먹을 것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