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7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41화
79. 얼마 남지 않은(3)
경기에 임하기 전, 상현은 스스로를 체크해 본다.
‘얼마 안 남은 거 같아.’
의사가 새로 마련해 준 설정 최적화도 한계가 있었다.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고작 그런 설정 최적화 정도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었다.
‘2경기가 조금 길었어.’
상현은 2경기에서 홀로 적진에 떨어져, 쉬지 않고 경계와 사냥을 이어나갔어야 했다.
그전에도 특히 혼다와의 결투에서 많은 체력이 소진됐다.
그는 캡슐에 들어가기 전, 저도 모르게 사랑 쪽을 쳐다봤다.
“…….”
둘의 눈이 마주쳤다.
같은 생각을 하는 듯했다.
* * *
“자. 게임 시작됐습니다. 서쪽, 9시에 조선. 빨간색. 그리고 동쪽, 3시에 일본. 파란색입니다.”
캐스터의 말과 함께 양쪽 관중들의 치어풀이 시작됐다.
북소리와 응원가가 울려 퍼진다.
일본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노래하고 있었으며, 조선은 이번에 쐐기를 박기를 바라며 올라선 기세를 그대로 활활 태우고 있었다.
어느 쪽에게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번에 조선 경기에서 본 적이 없는 맵이 등장했거든요? 킹귤 님. 설명 한번 부탁드립니다!”
“아, 예. 붉은 모래의 오아시스라는 맵이구요.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만든 맵입니다. 사막이니까 당연히 식량 자원이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될 텐데…….”
그의 말처럼 사막엔 동물이 멀리서 보기에도 눈에 띌 정도로 적었다.
“아. 그렇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동물이 별로 없거든요!?”
“맞습니다. 대신 가운데 오아시스로 오면 과일 채집, 어류 포획 같은 게 가능합니다. 아마 일본은 여기를 반드시 차지해야 될 거고. 조선은 또 여길 방해해야 하는 그런 구도가 될 거 같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건조한 사막 한가운데,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
“일본은 동물에서 안 그래도 식량을 얻을 수 없는데, 동물 숫자까지 적어서 시작하자마자 지금 중앙으로 달립니다.”
킹귤의 말대로 일본의 수많은 병력들이 호수로 뛰기 시작했다.
맵의 핵심 컨셉이기에, 특별한 추가 정찰 없이도 가운데에 호수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조선은 이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서 뛰는데…….”
조선은 동물부터 차례로 사냥하는 게 보통 맞지만, 일본이 어획을 시작하면 여러모로 골치 아파지기에 오아시스로 뛰었다.
“아니! 지금 초반부터 양쪽의 200명이 다 한 방향으로 뛰는 광경! 이거 흔치 않은데요!”
1시대의 몽둥이 찜질은 사실 살상력이 거의 없고, 전투를 이긴다고 해도 별 이득이 없다.
오히려 억지로 밀고 들어가다가 마을 회관에게 무더기로 죽게 될 뿐, 게임을 끝내는 능력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니 1시대에 구태여 전투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다만, 게임을 끝낸다는 생각 외의 다른 목표가 있다면 얘기가 달랐다.
“여기 호수 규모가 조금 있어서 보통 처음엔 호수를 공유하는 식으로 흘러가거든요?”
“예!? 오아시스를 같이 써요!?”
“예. 처음부터 싸우기보단 보통 이 맵에선 양면을 하나씩 먹고 같이 채집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물론 결국 언젠가는 깨질 동맹이지만…… 지금은 서로 처음부터 양보하기 싫다죠!?”
“맞습니다.”
“사실 이건 일본이 양보하기 싫다고 하는 게 아니라! 조선이 일본한테 호수 전혀 내주지 않고 시작하겠다! 이런 욕심을 부리는 겁니다!”
“아, 그렇군요? 하긴! 일본은 어떻게든 빌어먹어서라도 호수에서 어획하고 싶을 테니까요!”
“맞습니다. 그러니 1시대 전투가 벌어질 거 같은데…… 어떻게 될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호수, 오아시스의 크기가 꽤 있다 보니 초반 어느 정도 선까지는 둘이 한 호수를 공유하여 어획을 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러나 지금 조선의 상대는 일본이었다. 섬나라 민족 팩션으로 인해 똑같이 호수를 먹으면 어느 한쪽이 더 큰 이득을 본다.
조선 입장에선 이 불편한 동거를 오래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전투를 불사르는 것이다.
“자, 일단 양 진영 다 오아시스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은 지금 조선의 움직임을 모르니까! 다소 순진하게 어획조선소부터 올립니다!?”
일단 일본은 어획조선소를 짓기 시작했다.
반면 조선은 갑자기 우르르 동쪽, 일본 진영을 향해 밀고 가기 시작했다.
“진짜 들어갑니다! 일본 몰라요!”
“이제 막 눈치챈 거 같죠!?”
항상 2시대에 승부를 걸던 조선이 템포를 한 발 당겼다.
이번엔 1시대였다.
* * *
조선군이 몰려오는 것을 본 링고.
그의 눈이 번쩍 뜨였다.
‘급하군?’
조선이 이번 경기를 급하게 휘몰아칠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지금껏 상대해 본 최고다이순신은 확실히 감정적인 플레이를 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뛰어난 지휘력에 가려져서 그렇지, 늘 옳은 선택만 하는 지휘관은 절대 아니었다.
이런 스타일은 마음이 급해질 때, 틈이 생긴다.
특히 상대가 오래토록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더욱더.
링고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동] [대기] [매복] [이동] [방어탑 – 건설].
.
.
어떤 병사들은 앞으로 나아갔고, 어떤 병사들은 어느 한 곳에 대기했다. 오아시스의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자들도 있었다.
뭣보다 조선소와 그들이 지격할 길목에 곧바로 방어탑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기다렸다.
“와아아아아아아!”
야만병사들이 맞붙기 시작한다.
퍼억!
퍽!
양쪽의 몽둥이들이 서로를 마구 때렸다.
숫자가 더 많이 투자된 조선이 조금씩 밀기 시작한다.
[198/200]200명이 꽉 차 있던 인구수도 198로 내려갔다.
야만병사끼리의 싸움에선 한쪽이 죽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이 밀린다.
그럼에도 링고는 매복한 병사들을 쓰지 않고, 오로지 뭔가를 찾는 데 집중한다.
‘어디냐…….’
그는 조선이 1시대 찌르기를 할 때, 반드시 하는 행동을 이미 파악해 둔 바였다.
[감각 상승]일본의 보조 지휘관들이 시야 스킬을 가동시키며 탐색을 도왔다.
잠시 동안 감각을 상승시켜 보조 지휘관 전방의 시야를 훨씬 멀리까지 볼 수 있게 해주는 스킬이었다.
매 날리기보다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한 번 쓰면 꽤 지속 시간이 긴 편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싸움 구도에서 진형을 짜거나, 상대편 너머를 봐야 할 때 유용했다.
링고의 눈이 어딘가에서 멈춘다.
수많은 조선 병사들 중, 몇몇이 빠져나와 뭔가 수상쩍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군.’
링고는 곧장 명령을 내린다.
[공격]뒤쪽에 대기하던 병력이 그쪽을 향해 달린다.
* * *
일본은 야만병사 때부터 ‘민첩성’ 특성을 갖고 있다.
이 특성은 근접 전투에서 빛을 발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근접 전투는 그들의 특기이기도 했다.
그러니 1시대에 붙으면 원거리 활 문명인 조선이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아니, 링고! 기습당한 게 아닌 것처럼 대처가 너무 척척 잘되는데요!?”
“여기 본대는 일본이 사실 훨씬 적은 병력인데! 비등하게 막고 있거든요!? 이거…… 별로 안 밀려요!?”
“일본이 근접 전투에 굉장히 능숙하거든요!? 그냥 꽝 붙으면 당연히 조선이 집니다!?”
“아니 그럼 왜 이렇게 싸우는 걸까요!?”
“아마 조선이 한 수가 있죠!?”
“한 수요!?”
“방어탑 지을 겁니다!”
“일본이 일꾼부터 견제할 텐데…… 아!”
일꾼을 데려오진 않았지만, 조선은 상관없었다.
“상관없습니다! 조선은 병사들이 지으니까!”
“맞습니다! 아무 병사들이나 갑자기 방어탑 짓기 돌입할 거거든요!?”
일꾼들이 지나다니면, 곧바로 타겟이 되겠으나 병사는 달랐다.
이런 난전에서 병사들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그 어디에나 있는 이들 중 누군가는 갑자기 일꾼이 되기도 한다.
그게 조선의 장점이었다.
“자, 이러는 사이! 일본 어획조선소 쪽 방어탑은 완공됐어요!”
초장부터 짓기 시작한 일본 방어탑은 이미 완성.
피융!
방어탑에서 화살이 한 발씩 쏘아진다.
“이러면 조선도 전진 방어탑을 지어야 하는 거 맞습니다!”
“지금 올라가요!”
조선이 방어탑을 짓기 시작한다.
“아 너무 늦은 거 아닌가요!?”
다소 늦은 듯 보이는 시작이었다.
그런데─
[방어탑 – 17%]타당!
순식간에 차오르는 완성률.
병사들 십수 명이 붙어버리니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
“눈 깜작하니까 20%죠!? 우린 철근 빼고 지어어어! 무너지면 그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살 방어탑;
-앗……
-ㅋㅋㅋㅋㅋㅋㅋ
-상남자식 방어탑
-목재탑인데 당연;
-목근ㅋㅋㅋㅋ
“어!? 그, 근데!”
킹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역시나, 불안한 예감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링고가 뒤로 대기시켜 둔 병력이 계속 거슬렸는데.
“이거…… 못 지을 수도 있어요!?”
와아아아아!
보조 지휘관 하나가 대기시켰던 야만병사들을 이끌고 내달려 온다.
보조 지휘관은 말을 타고 있으니, 순식간에 접근해 병사들을 밀어냈고.
쿠우웅──
[방어탑 – 58%]방어탑이 절반을 조금 넘은 시점에, 병사들 몇이 건설 현장에서 이탈됐다.
“아, 아니! 제가 무너지면 그만이라고 하긴 했는데! 지어지고 무너지는 거랑! 짓지도 못하는 거랑 너무 다른데요!?”
-무너지면 (게임)그만이었던 거임~
-앗
-매복 ㄷㄷ
-저걸 저렇게
-조선은 안보였나봄
뒤이어 따라붙은 나머지 야만 병사들이 건설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퍼억!
퍽!
“아! 두, 두들겨 맞으면서! 두들겨 맞으면서도 건설을 하는 조선! 노동자 취급이 왜 이런가요! 조선!”
-ㅁㅊㅋㅋㅋ
-일어서라 핫산 ㅠㅠ
-블랙기업 조선 ㄷㄷ
“아아! 그래도 느려집니다!”
[방어탑 – 66%]불사의 의지로 건설을 이어갔으나, 방어탑이 지어지는 속도는 별수 없이 현저히 느려진다. 건설에 임하는 병사 수가 적어서다.
“아몬드! 팡어! 지금 저기 바로 아래 있거든요! 이 둘이 들어가기만 하면! 여기 영역 싸움은 승리인데!!”
방어탑에 들어가려고 왔던 팡어와 아몬드도 결국 야만병사들의 싸움에 합류했다.
“아 궁수 1선들도 합류합니다!?”
“이 사람들은 사실 야만병사 전투에선 좀 빠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주요 병력은 야만 병사 싸움에 끼지 않았다. 혹여나 죽기라도 하면 흐름이 꼬이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거 따질 때가 아니다 이거죠!?”
조선은 상황이 급박한지, 1선 궁수들이 너 나 할 거 없이 싸움에 가담했다.
그중 일부는 망치를 들고 건설에 가담하기도 했다.
다시 속도가 붙는다.
[방어탑 – 84%]“다시 건설 올라갑니다!? 근데 너무 죽었어요!”
건설 병력이 이제 둘뿐이었다.
그 지역을 지키는 병사들은 계속해서 죽어 나간다.
“아아! 이거 접근전에선 좀 힘들어 보입니다! 팡어 사망! 그리고…… 더! 더! 죽어요!? 아니……!”
야만병사 전투에 궁수 1선들 몇이 희생됐다.
“너무 급하게 들어간 감이 있습니다! 조선! 이건 사실 일본이 바라는 전개였을 텐데요!”
마치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기다리는 아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죽는 병사들.
[방어탑 – 92%]조선 방어탑 건설이 거의 끝나가는 듯 보였으나.
실은 그렇지 않았다.
화르르륵!
“아아아! 이거 불 지펴져요?!”
“결국 라인이 뚫렸어요!”
일본군 하나가 기어코 비집고 들어와,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더 이상 건설할 수 있는 조선 병력들은 없었다.
그 근처로 다가갈 수가 없었다.
화르륵!
[방어탑 – 81%]불길이 더 거세지며, 가파르게 체력이 깎이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일본 관중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흔든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것이다.
-ㅠㅠㅠ
-일본에 불타는 조선탑? 앗 PTSD가…….
-속보) 유네스코 강력 후보 민속놀이 “날빌” 문화유산 “전진 방어탑” 일제에 전소
-아니 ㅋㅋㅋㅋ 너무 막무가내 아님?
-아 ㅠ
-ㅈ댔다 얘네 역전 개많이 했다는데
-스타트가 좀 그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