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78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46화
81. Legends Never Die(2)
4경기가 시작되자, 관중석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다.
역전의 흐름을 타려는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역시 그랬다.
쿠구궁! 쿵! 쿵!
“대애애애애한! 민! 국!”
3경기를 내리 이기는 흐름보다야 당연히 한 경기 따라잡힌 지금이 훨씬 간절해지는 법이었다.
벌룬스타즈의 멤버들도 거의 무아지경으로 응원을 이어나갔다.
“조선! 조선!”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첫 번째 싸움이 일어날 때.
미호는 다시 앞으로 나가 치어리더를 시작했고, 수많은 관중들이 그녀를 따라 손동작을 하며 구호를 외쳤다.
건너편의 일본 응원단도 기세가 엄청났다.
“일본! 일본!”
“역! 전!”
쾅! 콰앙!
파란 물결과 거대한 북소리가 건너편인 이쪽까지 밀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풍선껌, 타코, 딸기슈터는 서로 손을 부여잡고 눈을 부릅뜨며 악을 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악! 대애애애한! 민! 국!”
-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아오 귀청이야
-이게 응원방송이여 쥬라기 공원이여
-ㅅㅂㅋㅋㅋ
그들의 응원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도 이젠 스피커 볼륨을 줄여야 할 지경이었다.
“응원도 밀리면 안 된다아! 가즈아아아아!”
풍선껌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구 몸을 흔들었다.
-일어난 거임?
-어떻게 앉은 키랑 선 키랑 차이가…….
-인체의 신비 풍선껌
물론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던 중─
[조선 – 2시대]조선이 2시대로 진입하면서, 한국 관중석에서 우레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
-1경기 재현 가냐?
-가자가자
-폼 돌아왔다
-최순신 폼 개같이 부활
“와아아아아아아악! 와아아악!”
풍선껌도 타코와 딸기를 부여잡으며 방방 뛰었다.
첫 번째 활이 아몬드에게 전달되고, 그 이후 조선 1선 궁수 10명의 선수들이 앞으로 내달렸다.
“1선으로 가는 거야!? 오! 좋아!”
“정예로 밀어! 그냥!”
* * *
“또스트 궁병 러쉬! 들어갑니다!?”
1경기와 같은 무난한 맵.
순조롭게 올라간 2시대, 그리고 패스트 궁병 러쉬.
“이거 1경기의 향기가 솔솔 납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적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 대응을 하거든요!?”
“정찰을 통해서 지금 패스트 궁병 러쉬 루트를 알았어요!?”
“슬슬 진형 짜기 시작합니다. 동원되는 야만 병사들이 좀 많고!”
점차 나무와 바위가 많아지기 시작하는 지형.
일본은 여기서 매복해 승부를 보려 했다.
“이거 1경기의 데자뷰거든요!? 근데 일본 그땐 졌단 말이에요!? 이걸 그대로 하고 싶진 않을 거 같은데!”
조금 달랐다.
미세한 차이였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이들에겐 컸을 것이다.
일본은 마치 미끼처럼 몇몇 야만 병사들을 앞으로 내보냈다.
“미끼부터 보냅니다! 일본!”
“이 안에 검객을 섞어서 검객 하나라도 들여보내면 이긴다는 거죠!?”
* * *
타다다닥……!
아몬드는 여느 때처럼 가장 선두로 달리고 있었다.
목표점은 당연히 적의 본진.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주의]티잉!
팅!
근처 곳곳에 핑이 찍히면서, 부대원들이 다 멈춰야 했다.
‘응?’
그런데 아몬드의 눈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지휘관이 위에서 내려 보긴 해도 병사의 시야가 닿아야 지휘관도 보이는데.
“매 날리기야.”
그가 두리번거리자, 뒤에서 당근이 설명해 줬다.
다시 하늘을 보니, 매 한 마리가 크게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아.”
“여기 매복 확률이 높으니까. 매 날리기를 쓴 거 같아.”
확실히 제대로 된 판단이었는지, 슬슬 한두 명이 시야에 보였다.
‘자리 잡아야 하나.’
아몬드는 순간적으로 주변을 휙휙 둘러봤다.
‘또 장애물이 많은데.’
적들이 매복을 하고 있는 게 당연할 법한 곳이었다.
“어떻게?”
당근이 뒤에서 묻는다.
“명령 없어?”
“어…….”
왜 없지.
여기서 전투를 하라는 건지, 아니면 뚫고 나가라든지.
뭔가 명령이 내려와야 하는데, 고민 중인 듯했다.
“안 오면 우리가 판단해야 돼.”
당근이 단호하게 조언했다.
“리더가, 판단해야 돼.”
리더가 판단.
아몬드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전투를 어떻게 풀어갈지 정도를 판단할 수 있었지만 전투를 시작할지 말지를 판단할 순 없었다.
그런 큰 결정을 내리기엔 아직 전체를 보는 눈이 부족했다.
애초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하려고 아몬드를 리더로 꼽은 게 아닐 것이다.
‘대체 뭐지.’
아몬드는 혼란스러웠으나, 일단 그 문제는 집어치우고 다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의 눈이 사방을 훑었다.
다가오는 적군이 몇 보인다.
나무나 바위 등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지만, 분명 오고 있다.
많은 숫자는 아닌 걸로 보였다.
‘돌파하나?’
이전에 돌파로 재미를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때는 어떻게든 한 명이 들어가서 위치를 발견만 해도 좋았던 상황이었다.
이번 2시대 러쉬의 목적은 달랐다.
지휘관이 원하는 건 약간의 견제 수준이 아니었다.
게임을 끝내려는 것이다.
‘게임을 오래 끌려고 하진 않을 테니까.’
아몬드는 지휘관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기에, 그 의도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만약 게임을 끝내려 하면, 그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의 경우의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척.
그가 주먹을 위로 올리며 말한다.
“자리 잡아! 여기서 정리하고 간다!”
“예!”
타다다닥.
궁수들이 각자 여러 방향을 경계할 수 있는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후우─
아몬드도 얕게 숨을 내뱉으며 모든 궁수들이 자세를 숙였다.
적들이 뛰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바닥의 진동이 느껴졌다.
뒤에 숫자가 더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숫자 차이는 당연히 날 테지만. 궁수들이 자리 잡고 쏘기 시작하면 금세 극복될 거야.’
이쪽이 쳐들어가는 입장이니, 단순 머릿수는 당연히 적을 거다.
그러나, 이쪽은 원거리 타격이 가능한 궁수들이며 적은 몽둥이를 든 인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워어어어어어어어어!!”
괴성을 내지르며 일본군 몇이 엄폐물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튀어 나가듯, 그들이 바닥을 박차며 쇄도했다.
스릉……!
일본도 몇이 빛을 받으며 번뜩였다.
실로 공포스러운 광경이었다만, 아몬드의 침착한 목소리는 다시 한번 궁수들의 뛰는 심장을 잠재웠다.
“시위 당겨.”
그는 그렇게 말하며, 시선이 절로 오른팔을 향한다.
‘남 걱정할 때가 아닌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지휘관의 상황도 상황이지만, 아몬드 본인도 게임을 오래도록 진행할 처지가 못 되었다.
‘아직은 괜찮아.’
그래도 이 정도는 아직 정확도에 큰 문제가 있을 수준은 아니었다.
그는 다시 정면을 주시했다.
우우웅……!
[집중]모여들고 있는 하얀빛 너머, 일본군들이 달려들고 있다.
이미 사거리 안이었다만, 엄폐물이 많았다.
다른 궁수들이 헤드를 맞히기 수월한지도 고려해야 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다.
아몬드는 머릿속에 가상의 선을 그어놓았다.
‘저기.’
저 지역만큼은 엄폐물도 별로 없다.
누구 하나라도 저 선에 있는 풀을 밟으면, 그때 쏠 것이다.
“조, 좀 가까운데!”
그는 아직 더 기다렸다.
집중 3초를 모은 첫발이 게임의 척도를 가를 것이다.
‘곧…….’
티잉!
그때, 명령이 떨어진다.
[검] [검] [검].
.
.
“!”
검객을 찍어주고 있는 것이다.
타악─
그때였다. 누군가의 발이 아몬드가 그어놓은 선을 밟았고, 아몬드는 놓치지 않았다.
“쏴아아아아아!”
파아아아앙!
10발의 화살이 동시에 사방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펑!
퍼엉!
하얀빛이 병사들의 머리를 타격했다. 검을 든 일본군들이 속절없이 쓰러졌다.
“검객 거의 다 쓰러졌다아!”
“오오!?”
어떤 화살은 나무를 타격해 버리기도 했으나, 대체로 잘 맞아 들어갔다.
최소 6명의 검객이 쓰러졌다.
이 타이밍에 검객의 숫자는 그렇게 많을 수가 없는데. 이 정도면 거의 다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석에서도 함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매복했던 일본군 전체가 튀어나오며 달려왔다.
[전투 개시]지휘관으로부터 떨어진 명령.
아몬드는 상체를 일으키며 시위를 마구 당겼다.
퍼엉!
펑!
그의 화살이 달려드는 병사들 머리를 차례로 꿰뚫었다.
다른 궁수들도 전부 몸을 일으켜 연사에 집중했다.
그런데─
“어……?!”
──촤아아악!
거의 다 죽은 줄 알았던 검객이었는데.
어느새 무려 두 방향에서 궁수들의 진형을 뚫어버린다.
‘뭐야.’
검객이 10명은 됐나?
2시대도 조선이 먼저 갔는데.
그렇게 많을 리가.
아몬드는 휙 돌아 시위를 당기면서도, 자신이 쏴 죽였던 검객의 시체를 흘끔했는데.
“!”
그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누군가 날렵하게 뛰어오며 그 검객의 시체에서 검을 들어 올린 것이다.
거의 뛰는 것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들어 올린지라, 순간 야만 병사가 검을 집어 든 것으로 생각했다.
‘아니야.’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아까 죽은 게 검객이 아니었어.’
처음 죽인 게 야만 병사였고, 지금 검을 집어 든 게 검객이다.
바로 앞에 검객을 놓고 보니 미세한 복장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다.
쓰러진 게 야만 병사다.
그들이 검객의 검을 대신 들고 왔던 것이고, 뒤에 몽둥이를 들고 야만 병사인 척하던 자들이 검객이다.
‘속았다.’
깜박 속은 거다.
그 증거로 그들은 검객만이 갖고 있는 팩션들을 잘만 활용해 댔다.
[잔혹한 칼날]“!”
카아앙!
잠시 한눈판 사이, 아몬드 코앞까지 검이 쇄도했다.
아몬드는 활대로 그것을 막은 뒤, 코앞에서 시위를 당겼다 놔버렸다.
푸욱!
그의 이마에 화살이 박히고, 뒤로 주춤한 사이 순식간에 심장에 두 발이 더 박혔다.
퍼벅……!
‘상관없어. 순서만 바뀐 거다.’
아몬드는 먼저 죽인 게 검객이든, 야만 병사든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3초 집중 화살을 야만병사에 낭비한 꼴이긴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캉!
그는 뒤로 돌며 또 다른 검객의 공격을 활대로 막았다.
여지 없이 코앞에서 쏴버린 화살은 그 검객의 안면을 뚫고 나갔다.
근처 적을 넘긴 그는 휙 뒤돌며 다른 적을 쏘는데.
“!”
덜덜…….
그의 오른팔이 순간 크게 흔들린다.
핑~
그리고, 날아간 화살은 어이없을 정도로 큰 각으로 빗나갔다.
금세 다시 화살을 뽑아 쓰려 했으나.
‘느려졌어.’
팔이 답답하리만치 굼뜨게 움직인다.
화살통에서 활까지의 거리가 이렇게 길었나 싶을 정도다.
“아, 아몬드 햄! 미, 밀립니다!”
이제 두 방향뿐 아니라, 세 방향에서 무너지는 진형.
스팸이 쓰러지고, 뒤이어 당근 팡어가 무참히 도륙당했다.
“…….”
빠득.
그는 이를 세게 악물고, 다시 활을 쐈다.
뒤로 넘어진 스팸을 향해 검을 치켜든 검객, 그의 머리에 화살이 박혔다.
푸욱!
‘휴.’
그에 이어 스팸이 화살을 손으로 쥐고 무릎을 찍어버렸다.
“크아아아아아!”
퍽!
검객은 그 공격에 체력을 다 잃었는지, 축 처지며 쓰러졌다.
그러나─
야만병사 하나가 내달려 오며, 스팸의 머리를 풀스윙으로 후려쳤다.
──뻐억!
“컥!”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던 스팸은 그대로 쓰러졌다.
아몬드의 화살이 그 야만 병사를 향해 쏘아졌으나, 빗나갔다.
핑~
“저기! 저놈 죽여!”
아몬드를 알아본 듯한 병사들이 돌진해 왔다.
아몬드는 시위를 다시 당기려다, 이만 쏘지 않고 놓는다.
‘안 맞을 거 같다.’
스릉……!
휘둘러지는 검격이 그의 시야를 잠식한다.
그는 있는 힘껏 상체를 빠르게 숙였다.
훙!
검격이 목 뒤로 살벌한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문제는 다음.
‘어쩌지…….’
이제 반격할 수단을 정해야 했다.
바로 앞에서 활을 쏘거나……!
‘어?’
피잉!
[검]핑이 찍혔다.
아몬드가 이전에 쓰러뜨렸던 자의 검이었다.
‘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곧장 검을 잡아 들고 휘둘렀다.
촤아아아악──
두 다리에 혈선이 흩날렸다.
검객은 휘청였고, 아몬드는 몸을 일으키며 위로 올려 베었다.
──사악! 삭!
검객의 팔이 날아가고, 다음 검격엔 목이 날아갔다.
“하아…… 하아…….”
아몬드는 떨리는 검을 왼손으로 함께 부여잡았다.
다음 상대가 오고 있다.
척.
검세를 잡았다.
떨리는 손이지만, 활만큼 치명적이지 않았다.
‘검은…… 쓸 수 있구나.’
그제야 깨달았다.
활의 보조 정도로 배워둔 검술이 지금 이 게임의 운명을 쥐게 됐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