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7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47화
81. Legends Never Die(3)
“아아아아!”
중계진이 탄식을 흘렸다.
“2시대 러쉬가 막히는 그림입니다…….”
-ㅠㅠ
-또 먹히는게 이상하지
-아
-너무 급한데;
-1선 그대로 쓰는거 맞냐이거
교전에서 조선 쪽이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믿었던 아몬드의 사격 능력도 빛이 바래간다.
“심지어 아몬드! 아몬드 화살이 조금씩 빗나가고 있어요!?”
-ㄷㄷ
-뭐냐
-체력 이슈 ㅠㅠ
-헐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그의 화살이 빗나가는 장면은 수많은 팬들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아몬드가 검을 집어 들었다.
“검객 하나 따운!? 아몬드가! 지금 검으로 베었죠!?”
-오?
-캬
-???
너무 근거리에서 일어난 일이라, 대체로 어떤 상황인지 곧바로 감을 잡기 힘들었으나.
다음 공격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촤아악!
그다음 다가온 검객도 그의 검에 쓰러졌다.
“아니! 아몬드! 검객들이랑 지금……!?”
놀라운 일이었다.
일본의 검객들은 민첩성 특성과 잔혹한 칼날 등의 팩션을 부여받은 채다.
게다가 그들이 주로 훈련한 무기도 검이다.
반면에 아몬드는 궁수인 채로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이다.
“궁수인데! 검객을 검으로 두 명 따운!!”
-미쳣네;
-궁수가 검술을 숨김 ㄷㄷ
-왘ㅋㅋㅋ
-아무리 2선이어도 레전드네
“아…… 그런데!”
물론 의외의 활약도 여기까지였다.
푸욱!
그의 뒤로 다가온 자가 검을 찔러넣었고, 결국 아몬드는 죽었다.
“이미 너무 사거리 안에 검객들! 야만병사들이 많았거든요!”
야만병사를 미끼로 던지면서 접근한 일본의 전술이 워낙에 성공적이었다.
“아, 예…… 오히려 검을 든 자들을 너무 성공적으로 타겟팅했던 게! 실수처럼 돼버렸습니다!?”
“조선의 전투 스타일을 완전히 카운터 친 거죠!”
그랬다.
지휘관의 타겟팅 오더가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다는 점을 되려 역이용한 속임수다.
검을 든 자들부터 빠르게 처리했더니, 되려 검객이 아닌 야만병사들만 죽게 된 꼴이라 최악의 구도로 싸워 버렸다.
* * *
관중석에선 비명이 울려 퍼졌다.
“아아아아아악! 안 돼!”
마지막에 아몬드가 쓰러질 때, 모두가 입만 멍하니 벌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북소리마저도 잠시 멈춰 버렸다.
벌룬스타즈 멤버들은 거의 앞 의자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털썩 주저앉았다.
“아, 어떡해…….”
미호만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유일하게 여전히 서 있었다.
“에헤이! 저기 내가 있었어도!”
풍선껌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건 아니에요! 껌 형!”
“아니, 일본 팀에! 일본 팀!”
그가 일본 팀에 있었다면 결과가 다르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다.
물론 그랬다면 결과는 정말 달랐을 것이다.
타코는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맞지. 그나저나 처음엔 잘 먹히더니. 점점 대처가 좋아지고…… 이제 막혀 버리는군.”
2시대에 한 번 찌르는 방식이 점점 먹히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2시대를 갔는데도…… 대각선으로 길게 빠진 맵이라 무리였나.”
교전에서 이긴 일본은 소규모 병력을 진출해, 근처에 호수를 탐색해 자리를 잡았다.
“일본 이제 어획을 시작하려는데…… 이거 조선이 또 막으려 할 거 같거든요!?”
“아. 근데 이건 지금 들어가면 진짜 그냥 상어 입안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호수에서 어획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꼭 조선군을 유인하는 것만 같은 배치였다.
“결국 궁수들이 갑니다! 근데 1선은 아직 다 죽은 상태거든요!?”
“후에 지원군으로 합류할 거 같습니다!”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아아아……! 링고! 진형의 마술사! 별명이 아깝지 않은 전술을 보여줍니다아!”
일본이 선정한 공간, 그들이 만들어낸 타이밍 안으로 조선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형국.
“이거 3경기랑 비슷해졌어요! 너무 구도가 안 좋습니다아아!”
“예! 뭔가 전투 구도가 계속 이상합니다!?”
-ㅠㅠㅠ
-아
-ㅈ됐다
-망한 거 같은데??
-헉
“첫 번째 싸움이 러쉬가 막힌 거였다면! 이건 러쉬가 망했거든요!?”
“뭔가 집중력이 상당히 저하된 느낌입니다! 조선! 정신 차려야죠!”
참패였다.
일본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고, 호수 쪽으로 빨려 들어온 조선을 깔끔하게 잡아냈으며, 심지어 보조 지휘관마저 쓰러졌다.
“커, 커피! 이러면……!”
푸욱!
검이 커피의 심장을 꿰뚫어버렸다.
“아아!”
“커브샷은 더 이상 안 되는 걸까요!? 숲 지형에서 너무 무력해져요!”
“그런 거였으면 들어오질 말았어야 하는데!”
“선수들! 힘내야 합니다! 지쳐서 그래요! 지쳐서!”
선수들도 지쳤지만, 관중들도 지쳐갔다.
애초에 4경기 내내 폭발적인 응원을 이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 관중석에선 점차 북소리도 줄어들어 갔고, 미호도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반면─
“워어어어어! 니뽄!”
“니뽄!”
계속 지다가 끝에 가서 기세가 오르기 시작한 일본은 사정이 달랐다.
초반에 느꼈던 절망에 비하면 지금 체력적으로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닐 터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들의 함성이 포격처럼 쏘아져 한국 관중석을 무너뜨리는 듯했다.
“…….”
전광판에 비친 붉은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의 표정.
허탈, 절망, 좌절, 불안…… 부정적인 모든 것들이 담겨 있었다.
-헐 ㅠㅠㅠ
-아……
-ㅠㅠㅠ
-에반데
-ㅅㅂ 이럴줄 알았다
-결국 ㅡㅡ
-아 이게 뭔데
점점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채팅창은 더 이상 선수들을 욕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2 대 1까지는 마음에 여유가 있었지만, 2 대 2가 된다면 얘기가 다른 것이다.
-그저 일본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중wwww
-솔로랭크 여포가 여까지 한 것도 대단하다 그래
-아몬드 상태 안좋은 거 같은데
-에휴…… 일본한테 지냐 때려쳐라
-가짜 국대 맞네 ㅋㅋㅋㅋ
모두 그간 조선을 상대로 패배하던 팀들에게서 보던 것들이었다.
그간 수많은 경기를 이겨온 한국이 그렇게 조롱해왔던 그 모습.
이 모습은 결국 그들에게 그대로 덧씌워졌다.
-오합지졸 ㅅㅂ 걍 상하차나하셈
-전국민이 보는데 뭐하냐 진짜ㅡㅡ
-더이상 못보겠다 하차
-그냥 일본이 봐준거였네 ㅋㅋㅋ
-호들갑 떨더니 어휴
조선을 응원하는 모두에게, 절망이 짙게 드리웠다.
“아……! 여기까지 밀리나요!?”
“이건 정말 위험한데요!”
“병력 차이가 극심합니다!”
미니맵상의 파란 점들이 점차 붉은 점들을 몰아내기 시작한다.
“결국……!”
일본의 모든 관중들은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쿵. 쿵.
북소리가 아니었다.
관중들이 뛰는 진동이 전해지는 것이다.
반면 한국 관중들은 일어서 있던 자들도 허탈하게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차이가 이토록 크다.
전광판의 숫자가 바뀌었다.
[조선: 2] [일본: 2]* * *
‘아, 안 돼…….’
사랑의 손이 허공을 저었다.
명령을 내리려던 것이 잘못되었다.
그다음 오더도 꼬였다.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만큼, 한 번 꼬이면 심하게 구도가 뒤틀렸다.
그녀의 방식은 아주 작은 실수도 크게 불거질 수 있었다.
그 실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거대한 눈사태가 되었다.
조선의 본진이 하얗게 사라질 정도로.
[패배]이 글자와 함께, 그녀의 세상이 까맣게 암전했다.
캡슐 안이다.
이곳은 너무나 고요했다.
저 멀리 상대편 쪽에서 들려오는 함성만이 은은하게 들려올 뿐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띠링.
[나가시겠습니까?]그녀가 장시간 안에 체류하자 울린 알림.
이 말에 아직 대답하지 못한 채.
꽈악.
그녀의 손이 허벅지를 꽉 움켜쥔다.
하얗게 마른 입술이 중얼거린다.
“제발…….”
다시 움직여.
* * *
치이이이익……!
캡슐이 열리고, 선수들이 하나둘 빠져나왔다.
일본 측 선수들은 나오자마자 환호성과 함께 서로 끌어안았지만.
조선 측 선수들의 얼굴엔 전혀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따로 대기실을 향해 걸을 뿐이었다.
유일하게 같이 걷는 사람은 치승과 사랑이었다. 그가 휠체어를 끌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담되는 일이었나…….’
치승은 한 걸음씩 뗄 때마다, 칼날 위를 걷는 듯 고통스러웠다.
사랑의 상태가 척 보기에 훨씬 더 안 좋아진 건 물론이고, 눈에 띄게 응원이 줄었다.
1, 2경기는 말할 것도 없고 똑같이 패배했던 3경기와 비교해도 거의 침묵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왠지 모르게 관중들이 눈으로 욕을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느껴졌다.
공기가 온몸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저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미안해요. 그냥 다음 경기라도 일본에 양해 구하고…… 치승 씨가 들어가 보세요.”
그런 와중에 사랑이 건넨 말이었다.
“예!?”
“보셨잖아요…… 의사 말이 맞았어…… 안 될 거 같아요. 저는.”
그제야 확인한 그녀의 몰골은 3경기보다 더 처참했다.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울었나……?’
눈이 부어 있다.
“링고는 해줄 거라면서요.”
“아, 아니…… 그렇지만…….”
치승은 사실 자신이 없었다.
뭣보다, 그는 가능성을 봤다.
싱크 탱크와 함께 5경기에 대한 비책을 찾았다.
그런데 그 가능성을 최사랑은 보지 못한 채, 자신만 보고 있는 거라면 소용이 없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대체 어떻게 해야 그녀가 다시 희망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이럴 때 쿠키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때, 대기실 위쪽 관중 하나가 난간에 기대어 무어라 외친다.
“……?”
치승은 그가 뭘 들고 있다는 건 인지했으나, 뭔지는 몰랐다.
그가 인지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초, 총?’
그가 총을 들고 있었다.
치승의 머리에 예전에 발생한 플라스틱 총기 사건이 스쳐 갔다.
타앙!
뭔가 쏴졌다.
‘미친……!’
가끔 그런 경우 있지 않은가, 과도하게 열정적인 팬들이 못한 선수를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치승이 반응하기엔 한참 늦었다.
그런데─
턱!
누군가의 팔뚝이 그 투사체를 공중에서 낚아채 버린다.
“아, 아몬드 형! 괜찮아요!? 그거 총알 아냐!?”
“총알일 리가.”
상현이었다.
그가 뒤에서 뛰어와 잡은 것이다.
그가 잡아챈 걸 보면 다행히 총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근데 뭐야. 저 사람.”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잡은 것을 봤는데. 장난감 화살 같은 것이었다.
“장난감?”
“……?”
쏜 대상에 쩍 달라붙는 애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다.
“뭐가 있어.”
게다가 웬 쪽지가 묶여 있었다.
상현은 그 쪽지를 펼쳐 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
그러고는 사랑에게 내밀었다.
“이쪽에 온 거네.”
상현이 쪽지를 내밀었으나, 사랑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못이라도 박힌 듯, 한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다.
방금 그녀에게 총을 쏜 그 남자를.
‘한우주……?’
한우주.
원딜러, 코스믹.
그녀와 함께 CK란 팀의 레전드로 남은 선수 중 하나다. 그 끝은 좋지 않았다만, 팬들은 그를 좋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랑도 그를 나쁘게만 기억하고 있진 않았다.
우주를 볼 때면 항상 생각나는 순간이 있었기에.
「올해 월즈 슬로건 들었어?」
2년 연속 월즈 진출조차 실패했던 시기.
그가 다가와서 했던 말이다.
릴에서는 월즈를 개최할 때마다 그 해의 슬로건을 내거는데.
이전엔 Take It(쟁취해라)였고, 언제는 Rising Star(떠오르는 신성)였다.
그 두 번의 대회를 참가하지 못했던 그녀가 올해의 슬로건이라고 관심이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그런 그녀에게 우주는 자신이 직접 적은 종이를 내밀었다.
「올해 이거래.」
우주가 보여준 슬로건.
그게 지금 상현의 손에 들린 쪽지에 그대로 적혀 있었다.
Legends Never Die
전설은 죽지 않는다.
사랑은 이 문구를 보고 마비된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너한테 하는 말 같지 않냐?」
그때 우주가 했던 말이, 환청처럼 다시 그녀의 귓가로 꽂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이거 그쪽에 하는 말 같은데. 아니에요?”
종이를 흔들어 보이는 상현.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리는 사랑의 눈에 그때의 모습이 그대로 겹쳐 보였다.
* * *
[국가 대항전 8강] [현재 시청자 108.3만] [조선: 2] [일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