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8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51화
83. 굽이치는 파도(1)
“우…… 우릴 믿어!?”
킹귤이 깜짝 놀라서 외쳤다.
그 순간, 관중석에서 우레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가즈아아아아!”
관중들은 선수들이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중계진도 처음엔 그런 거라 여겼다.
“아아! 이런 이벤트를 또 준비했네요!? 정말 감동적인─”
“그런데! 그냥 얼른 사냥에 착수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무리 섬맵이라도! 그래야 믿든가 말든가 할 텐데요?!”
-앗 내 감동……
-킹귤 T야?
-티발 너 시야?ㅋㅋㅋ
-ㅋㅋㅋㅋㅋ
“자. 일단 양측. 우릴 믿어 말고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죠?”
“그렇습니다. 이게 원래 정상적인 섬맵의 흐름이구요. 전투가 가능한 배를 건조할 때까지는 제대로 된 싸움이 있진 않을 겁니다.”
양 진영은 2시대 진입과 앞으로의 해상전을 준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윽고 조선이 먼저 2시대로 나아간다.
두둥.
[조선 – 2시대]“이야. 어떤 맵이 나와도 거의 항상! 항상 2시대로 먼저 갑니다! 조선!”
“오늘 시리즈 내내! 다섯 판 중에 4판을 2시대로 먼저 향했죠. 2시대 늦은 한 판은 1시대 러쉬 때문이었구요!”
“맞습니다. 그럼 사실상 순수 지휘관 운영 속도! 완전 앞선다는 거거든요?!”
-순수실력 ㅋㅋㅋㅋ
-그놈의 순수실력
-이기면 다 된다 이기면ㅠ
-아 제발 이겨
-볼점유율도르 할라고 벌써 밑밥까누?
-4경기 ㅈㄴ 불안하던데
조선이 2시대로 먼저 나갔음에도 시청자들은 불안해했다.
3, 4경기의 패배할 때 조선의 모습이 그만큼 위태로웠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다가 진 게 아니라,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듯한 모습이 자주 나왔다.
“일본도 2시대로 향합니다.”
두둥.
[일본 – 2시대]일본이 2시대로 금세 따라온다.
“일본의 2시대는 지금 경기 한 것중에 제일 빠른 수준인데요?”
“예. 일단 일꾼의 숫자가 벌써 조선보다 3명 더 많거든요?”
“아…… 이거 아무래도 어획 때문이죠?!”
그랬다. 일본은 식량 수급 속도에서 조선을 항상 앞질러갈 수 있었다. 그러니 일꾼이 더 빨리 나오고, 더 많은 일꾼은 더 많은 자원을 가져다주면서, 계속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자원의 이 선순환을 조선이 빨리 끊어줘야 하거든요. 그래서 사실 2경기에서 조선이 수송선으로라도 기습을 감행했었던 거구요!”
“맞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아펜하이머가 본진에 떨어져서! 자원 선순환을 끊었죠?”
“선순환이 아니라! 그냥 자원을 끊어버렸습니다! 나무가 견제 당시 0이었습니다! 0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나무 “0”
-ㅅㅂㅋㅋ 너무하네
-진정한 아펜하이머;
-이번에도 되냐?
“그런데 이번에도 수송 작전이 있나요!?”
킹귤이 조선의 부두 앞을 보며 의문을 표한다.
“어어! 그렇습니다? 지금 쾌속선이 나와 있어요?”
“화선으로 먼저 바다를 장악해야 할 텐데. 쾌속선이 먼저 나왔다는 건…….”
화선은 기본적인 전투용 배이지만 상당히 효율이 좋은 편이었다.
화선의 공격 방식이 불화살을 쏘는 것이기 때문에 활 문명인 조선의 팩션과 맞물려 생각보다 효용성이 높은 것이다.
“초반 화선 싸움에서 조선이 유리한데. 그 타이밍을 잠깐 쾌속선에 내줍니다. 이건 2시대 먼저 간 이득을 이 쾌속선으로 굴린다는 건데…….”
조선의 약간 빨랐던 2시대로 벌려놓은 시간이 쾌속선에 투자됐다. 그만큼 큰일을 해줘야 하는 배였다.
“어? 그런데 쾌속선에 지금 일꾼밖에 안 타거든요?”
조선은 무슨 생각인지 애써 먼저 뽑은 쾌속선에 일꾼만을 태웠다.
“거기에 병사 하나가 타긴 합니다. 팡어? 딱 한 명?”
그리고 희한하게 병사가 하나 올라타는데. 그게 팡어였다.
“아니. 팡어가 아무리 요즘 리더가 아니어도…… 중요한 궁병 전력이거든요? 그러면 이게 뭔가 있다는 건데.”
“일본은 지금 반면에 어획선 뽑으면서 동시에 세키부네 찍어주고 있구요.”
일본은 2시대 전투선인 세키부네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어획 조선소와 그냥 조선소가 따로 있기 때문에 어획선을 뽑으면서도 세키부네를 마련할 수가 있었다.
“어획선도 늘어나고, 이래서 일본이 바다맵에서 무서운 거거든요? 일단 물량에서 무조건 앞서서요.”
“예. 물론 배의 성능이 뭐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일단 빠르고! 안에 누굴 태우냐에 따라 또 전투력이 좀 달라지는 게 일본 배라! 솔직히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반면 조선. 이제 조선소 2개째 완성. 어획선이랑 전함이 따로 나오게 됐고…… 화선 제작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쾌속선 지금 어디 멀티를 하러 가나요?”
아까 일꾼을 태웠던 쾌속선이 잠시 다른 곳을 본 사이 출발했다.
그런데 희한한 점이 있었다.
“……?”
킹귤은 이 장면을 보고 순간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는데.
“어?”
지금 배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존재 때문이었다.
본래 이 자리는 공짜 NPC가 대체하는 자리인데. 지금은 아니었다.
“아니, 팡어…… 선수? 지금 제가 제대로 본 게 맞나요?”
팡어였다.
그가 배의 키를 잡고 있었다.
단순히 폼을 잡으려 잡은 게 아니라, 진짜 그가 돌리는 대로 배가 움직이고 있었다.
-??
-낭만 직이네
-팡어 아재 낚시가누 ㅋㅋ
-아니 뭔데
-진짜 본인이 하는거??
-뭐임 ㅈ버그인가
“팡어 선수가 배를 운전하고 있거든요?!”
“예!? 지휘관이 하는 게 아니에요?”
“예! 원래 지휘관이 당연히 하는데…… 가끔 유사시에 이렇게 하는 모드도 있습니다.”
“지금이 유사시인가요?!”
“아니죠! 그래서 이상한 거예요!”
킹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사정을 모르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장면이다.
특히나 게임을 잘 알면 잘 알수록, 이보다 비효율적인 방식은 존재하지 않으니.
“아니, 이러면 사람 하나가 배에 낭비되는 건데…… 지금 마지막 경기에 그냥 장난치는 거일 리도 없고…….”
킹귤은 혼란스러운 듯 계속 중얼거렸다.
이 문제는 채팅창에 번졌고, 그 다음은 커뮤니티에도 퍼져 나갔다.
* * *
[아니 배 수동모드 뭐야???] [조선 얘네 맛 갔냐?] [저거 장점이 있음????]유구한 전통의 시빌 엠파이어 커뮤니티, 엠불에 순식간에 글이 리젠됐다.
내용은 전부 비슷했다.
배를 수동으로 운전하는 전략이 대체 무슨 장점이 있냐고 묻는 글들이었다.
대답은 쉽게 올라오지 못했다.
-일단 지휘관이 편하긴 할 텐데.
그나마 장점이라면 지휘관이 편해진다는 것이다.
바다맵에서 지휘관들이 배를 컨트롤하느라 과도하게 할 일이 많아지는데. 수동 모드를 쓴다면, 상대편 지휘관에 비해 매우 자유로워진다.
그러나 그건 장점이 될 수가 없었다.
└최순신은 손 ㅈㄴ 빠른데…… 굳이 저걸 함??
└그건 그래.
최고다이순신은 전투와 전술 컨트롤이 장점인 지휘관이었다.
굳이 그 싸움을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애초에 바다맵은 전투가 ㅈㄴ 중요한데 그걸 떠넘기면 뭔 소용임?
바다맵에선 육지맵보다 훨씬 전투가 중요했다.
전투 한 번에 쏟아붓는 돈의 양이 달랐기 때문이다.
└ㄹㅇㅋㅋ 배 몇 개 날아갈 때마다 멀티 하나 사라지는데 전투 포기하고 운영을 아무리 잘해도 뭘 할건데
└이래서 2경기에 조선이 이긴거군요;
배의 가격이 상당히 비쌌고, 한 번 전투가 벌어지면 다른 쪽이 도망치기도 어려운 게 해상전투이니.
전투당 피해가 서로 막심했다.
실로 2경기만 해도 조선 역시 판옥선의 7할 이상이 침몰해 버렸다.
-그럼 장점이 없는데???
결국 커뮤니티에선 장점이 없는 게 아니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던 중 반론이 등장했다.
[수동 모드 유일한 장점 떴다!]==== ====
낭── 만
(사진)
==== ====
사진엔 배 위에서 바다로 낚싯대를 드리운 남자의 사진이 박혀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저거 팡어 트리비 채널 프사 ㅋㅋㅋㅋ
└ㄹㅇ?ㅋㅋㅋ
└ㅇㅇ맞음ㅋ
└팡어 아재 낭만 직이네!
-그럼 한국 올 때도 돗단배 타고 오라해라 낭만있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정말이지 장점이 없는 것 같다는 게 결론이었다.
그러니, 여론은 지휘관에게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다.
[수동모드 장난이지? 전함은 제대로하지?] [ㅅㅂ 솔랭전사를 데려오니 국대전에 장난을 치지 ㅡㅡ] [쿠키 나와아아아아아].
.
.
“지금 정말 팡어가 운전을 하면서 가고 있어요. 그리고…… 상당히 잘합니다!?”
한편 게임 내에선 팡어가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짜 국대에서 그렇게 낚시 낚시 노래를 불렀잖아요? 실제로 배 좀 타나 봅니다! 어찌 됐든 팡어, 아니, 쾌속선이 섬에 도착했어요.”
-ㅋㅋㅋㅋㅋ
-좀치네
-잘어울리긴함
“이건 역시 멀티 짓는 움직임이죠!?”
“그런 것 같습니다. 조선이 빠르게 멀티를 먹겠다. 이건 그거죠. 섬나라 팩션에 뒤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자원을 만들어나가겠다.”
“아. 그렇군요. 확실히 멀티가 하나 있어야 나중에 점점 스노우볼이 굴러갔을 때도 비등하게 될 거 같습니다.”
“근데 멀티 위치가 굉장히 도발적이거든요?”
“어? 왜죠?”
킹귤은 조선이 멀티를 선택한 곳의 위치를 주목했다.
“아니, 이게 조선에 가까운 거 같아도, 이 섬이 이렇게 위아래로 쭈욱 길기 때문에…….”
그의 눈에는 보였다.
6시, 12시에 포진한 조선과 일본 본진.
그리고 조선의 동쪽, 위 아래로 기다란 섬.
그곳의 가장 아래에 자리 잡은 조선의 멀티.
언뜻 보면 조선에 훨씬 가깝지만, 바다가 떨어뜨려 놓은 면적을 비교해 본다면, 이건 사실 일본에 붙어 있는 섬이었다.
“거의 강만 몇 번 건너면, 일본 본진에 육로로 이동이 되죠?”
“어? 근데 저기 못 건너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적다는 거죠. 그리고 놀라운 점은 조선이 이걸 어떻게 알았느냐인데요…….”
신기한 건 조선이 이런 맵의 구조를 어떻게 빨리 파악했느냐이다.
중계진은 모든 시야가 밝게 되어 있다 보니 그들이 언제 뭘 밝혔는지까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옵저버가 리플레이를 보여준다.
“아……!”
조선의 어획선들이다.
이들은 조선 연안에서 고기를 잡지 않고, 조금 더 앞으로 나가서 활동했다.
그러면서 연안의 시야가 대충 밝혀졌다.
그리고, 보조 지휘관의 매 날리기가 사용됐다.
“아. 여기 매 날리기까지 썼었네요? 미처 몰랐습니다. 팡어의 운전만 보고 있어서!”
“위치가 진짜 절묘하게 얼추 파악해 냈습니다? 매 날리기가 허탕을 칠 수도 있었는데요.”
“이건 사실 이 맵에 대해 좀 알아서 가능한 일입니다. 굽이치는 파도가 섬들 사이 간격이 좁은 구역이 존재하거든요.”
“아……! 그걸 알고 지금 저기가 대충 그런 구역일 거라 상정한 거군요?”
“그렇습니다. 매 날리기를 아주 적절한 위치에 사용했고, 이렇게 되면 조선이 멀티를 통해서, 일본 연안에 있는 작은 섬들에 영향력을 퍼뜨릴 수도 있어 보입니다만…….”
“만!?”
“일본 먼저 진출하는데요!?”
쏴아아아아……!
세키부네가 병력을 싣고 출발한다.
이번엔 일본이 먼저 조선을 치러 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