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78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54화
84. 인천 상륙 작전(1)
3척 vs 17척.
이는 외로운 싸움이었다.
포탄을 옮기고, 불을 붙이는 수많은 병사들이 뒤에 존재했으나.
지금 이 순간, 팡어는 오롯이 홀로 서 있다고 느꼈다.
비좁은 연안에 배를 정박시켜 놓은 후.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홀로 키를 잡고, 목청이 터져라 외치는 것이다.
“발포오오오오오오!!!”
지휘관의 지원도, 보조 지휘관도, 그를 믿고 따르던 궁수 부대의 지원도 없다.
뜨거운 불꽃과 매캐한 연기, 쩌렁쩌렁한 포성.
콰아아아아앙!!!
그 속에, 그는 혼자 싸워야 했다. 이 배의 운명은 오롯이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부서졌다……!’
발포는 성공적이었다.
아타케부네 한 척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앞으로 상대해야 할 배들이 뒤에 십수 척이었다.
지금 조선이 앞설 수 있는 요소는 딱 한 가지뿐이었다.
아타케부네의 포 사거리가 더 짧다.
촤아아아……!
아타케부네가 포를 쏘기 위해 다가온다.
‘좁아서 두 척 이상은 무리지.’
예상대로 이곳으로 저 수많은 배들이 들이닥칠 순 없었다.
“배 돌린다아아! 꽉 잡아!”
기리리리릭!
팡어는 있는 힘껏 키를 돌리며, 배를 선회했다.
갑판 위의 모두가 출렁이며 중심을 잃었다.
그만큼 급격한 선회였다.
본래 키를 잡은 자는 배의 방향만을 결정할 수 있다만.
게임적 편의상 키를 잡은 병사는 전진 후진 등 배의 전반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전진]팡어는 배를 움직이는 명령을 넣으며, 아타케부네로부터 멀어졌다.
굽이치는 물길을 거대한 판옥선이 거슬러 올라갔다.
‘5분만.’
일본 배들의 시선을 5분만 잡아둘 수 있다면, 이 미션은 성공이었다.
‘쟤넨 우리 배가 얼만큼인지 모른다.’
일본은 조선이 단 두 대의 판옥선만 보유했다는 건 아직 알지 못했다.
본진 연안에 더 대기할 거라 여기고, 이쪽부터 처리하고 가려 할 것이다.
그 처리하고 가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판옥선은 최대한 살살 꼬리를 치며 도망가야 했다.
‘이제 거의 육지다…… 더 들어가는 건 무리야.’
다만, 이제 두 섬이 이어지는 구간이 나와, 물길이 막히는 곳까지 도달한다.
‘다 왔다.’
콰과광……!
거친 소음과 함께 아타케부네가 거리를 좁혀온다.
아무래도 일본 배의 속력이 더 빠르다.
그러나─
‘됐다!’
까가가각……!
첨저선은 물이 얕아질수록 제대로 항해를 할 수 없었다.
일본 배는 어느새, 물 밑 모랫바닥에 그 뾰족한 바닥이 긁혀 파묻히기 시작했다.
이곳까지 들어와선 안 됐던 거다.
그때, 팡어는 뱃머리를 돌린다.
“선회한다아아아! 우측 포대 준비!!”
“준비!”
콰아아아아……!
거센 물살과 함께 판옥선이 회전했다.
철컹!
아까 쓰지 않았던 우측의 검은 포신이 일제히 등장했다.
“발포오오오오오!!!”
팡어의 목소리에 맞춰, 시뻘건 불을 뿜기 시작하는 판옥선.
콰아아아앙!
바닥이 닿아버린 아타케부네는 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
부서지는 수밖에.
퍼엉──!
전면이 산산조각 나버린 아타케부네.
“와아아아아아아!”
배 안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좋아아! 다음!”
팡어가 신나서 다음을 외쳤으나.
그다음은 보이지 않았다.
따라온 아타케부네는 단 한 대뿐이었던 것이다.
‘어, 겨우 한 대?’
그리고, 방금 산산조각 난 아타케부네에는 이상할 정도로 선원이 적었다.
몇몇 병사들이 다급하게 뛰어내리긴 하는데, 숫자가 정말 최소한이다.
‘뭐지.’
착, 착, 착……!
물길을 밟는 듯한 발소리가 어딘가에서 울려 퍼진다.
“팡어 님! 미, 밑에! 밑에!”
팡어는 순간 키를 놓고, 배 밑을 향해 고개를 내민다.
“!?”
일본군이다.
그들이 배로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너무 얕은 연안까지 들어와 버린 바람에, 육지에서도 여기까지 오는 게 가능한 것이다.
‘일본군을 미리 이 섬에 상륙시켜 놓은 건가?’
애초에 일본은 연안에서 아타케부네로 판옥선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판옥선을 섬의 해변 근처까지 몰아, 차라리 백병전을 하겠다 생각한 것이다.
즉, 이 작은 섬 위에 이미 일본군을 내려둔 채로 아타케부네로 판옥선을 몰아넣기만 한 것이다.
가격으로 보나, 전투력으로 보나, 아타케부네 두 대 희생으로 판옥선 두 대를 몰아붙인 건 엄청난 이득이었다.
무엇보다…….
‘잠깐. 여기 있는 병력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17척의 배의 실려 있던 병력들 중 절대다수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로 갔겠는가?
‘본섬!’
일본은 조선의 본섬으로 직행한 것이다.
중간에 방해되는 판옥선의 매복은 보란 듯이 이렇게 궁지에 몰아넣고, 본대의 남은 14척은 그대로 본섬으로 향했다.
그 병력이 지금 조선 본섬에 상륙하면 그야말로 끝이다.
“젠장! 다시 배 빼야겠다!”
그는 다급히 키를 잡고 배를 다시 조선 본섬으로 가려 했으나.
끼이이이──!
배에서 비명 소리 같은게 울려 퍼졌다.
“파, 팡어 님! 작살병한테 걸렸어요! 지금 못 빼요!”
“싸워야 됩니다!”
작살병.
일본의 배들이 대체로 백병전으로 해상전을 해결해야 하기에 존재하는 팩션 및 특수 병과이다.
작살 총으로 배를 쏴서 해안이든 자신의 배든 멀리 못 나가게 잡아 물고 늘어지는 일을 한다.
막상 꽝 붙는 전투에선 큰 역할을 못 하니, 그리 자주 생산하지 않지만.
‘작정을 했구나.’
제대로 백병전으로 가려할 땐 꼭 추가시키는 병과이다.
2경기 이후, 일본은 조선을 함포 싸움으로 이기지 않는 걸로 아예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실로 옳은 판단이었다.
팡어는 입술을 짓씹으며 자신의 등에 걸린 각궁을 빼 들었다.
척.
“올라오는 새끼들! 다 쏴 죽여!”
“예!”
그르르륵……!
팡어가 활시위를 당기고, 병사들이 월도와 환도를 빼 들었다.
그렇다. 이곳에 있는 자들 대부분이 검수부대였다.
서울에 자가 있는 김 부장이 꿈이라던 김 대리, 물류 센터에서 물건 옮기는 이 프로, 헬스장 운영하는 박 관장…….
실로 서로 상관도 없는 자들이 모여 검을 빼 들고 갑판 위에 선다.
배 위로 타고 올라온 일본군들의 머리가 하나둘 드러나고.
파아앙!
팡어가 시위를 놓았다.
퍼엉!
머리 하나가 시원하게 날아갔으나.
하나로는 턱도 없었다.
“오, 온다아아아!”
휘릭.
날렵하게 몸을 날리며 들어온 일본군.
[사무라이]그들은 3시대 팩션으로 무장한 사무라이들이었다.
카아앙!
그들의 기다란 일본도와 조선의 월도가 부딪히며 불꽃을 내었다.
“흐아아아아아!”
“버텨! 밀어! 씨발!”
피유웅!
피융!
팡어는 활시위를 마구 당기며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의 화살이 나름대로 적중률 있게 타격되고 있었고, 검수부대의 월도의 무게감 있는 타격은 사무라이 상대로 수월했다.
그러나─
“!?”
전황은 순식간에 엎어진다.
또르르르……
무언가 하나가 갑판 위로 굴러들어 오면서부터다.
“여, 연막──”
닌자의 연막탄이었다.
척.
그 순간, 일본군 모두가 입과 코로 천을 올렸고.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
연막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매캐한 회색 연기가 갑판 위를 장악했다.
[상태 이상: 시야 혼란] [상태 이상: 기침]콜록! 콜록!
사방에서 기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분명 아군들이다.
그러나, 팡어의 눈엔 그 아군들이 어디 있는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았다.
“제, 젠장…… 콜록!”
“으악!”
촤아아악!
사무라이와 닌자들의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됐다.
팡어는 그나마 진형의 후방에 있었기에, 그 화를 면했으나.
“콜록! 코올록!”
연막의 영향권 아래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어디지. 어디더라.’
팡어는 뒤로 돌아 필사적으로 뛰며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 사태를 타개할 단 하나의 무기.
그는 한 치 앞도 잘 안 보이는 이 와중에도 그 무기를 찾을 수 있다 확신했다.
이 배의 구조상 어딘가에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그는 바닥을 더듬으며 마구 그 쪽을 향해 기어갔다.
“허억…… 헉……!”
터억!
그이 손이 차가운 포신을 드디어 찾아냈다.
“뒤, 뒤졌어. 새끼들.”
그르르르르륵!
그가 있는 힘껏 포신을 뒤로 빼낸 뒤, 머리를 돌렸다.
포탄을 넣고, 곧바로 불을 붙였다.
포구가 향한 곳은 회색 연기가 차츰 옅어지며, 사무라이들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조선의 검수들은 대체로 이미 쓰러지거나, [절단] 팩션으로 인해 부상당한 상태.
‘어딜 쏴야 되지.’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 막상 어딜 쏴야 가장 효과적일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야 회색 연기가 아직 다 걷히지도 않았으니, 어디에 일본군이 가장 많은지 알 수 없었다.
그때였다.
티잉!
핑이 찍혔다.
“!”
팡어는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포구를 조정했고, 심지는 전부 타들어갔다.
“죽어어어어어!”
콰아아아앙──!
포구가 불을 뿜으며, 탄이 날았다.
탄이 조준한 곳은, 바닥이었다.
그들이 딛고 선 갑판을 부숴 버린 것이다.
일본군 조선군 할 거 없이 모두 밑으로 푹 꺼져 버렸다.
팡어가 서 있던 후방의 갑판만 멀쩡했고, 나머진 전부 너덜해져 사람이 설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어어어어!?”
“이, 이런 미친!”
“아아아아악!”
낙사 및 폭사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슬쩍 그 밑쪽을 확인해 본 팡어는 어림짐작으로 알 수 있었다.
대체로 그 피해자는 일본군이었다는 걸.
‘정확했네.’
지휘관의 오더는 역시 좋았다.
‘근데 여길 보고 있었다는 건…….’
아무래도 본섬에 무슨 일이 난 게 분명했다.
[탈출]탈출 명령이 떨어졌다.
팡어는 핑이 찍힌 대로, 갑판에서 배 측면을 타고 내려갔다.
내려가 보니 마라탕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 탈출했네! 선장!”
“팡크스라 불러라.”
“팡머 아냐? 버기탄 쏘던데?”
그가 작은 화선을 이끌고 팡어를 데리러 온 것이다.
그가 처음 타고 있던 판옥선도 일본군에 당해 다 불타버린 모양.
“여튼, 살아남은 건 이 정도다.”
그가 뒤를 가리키며 보여준 병력은 고작 8명이었다.
“……그래도 남은 게 어디냐. 가자.”
“오케이~”
마라탕이 키를 잡고, 화선은 다시 조선 본섬을 향해 나아갔다.
* * *
그 시각.
일본 본섬 끄트머리의 한 해안가.
쏴아아아…….
그곳에 작은 배 몇 척이 조용히 닻을 내리고 있었다.
하얀 돛이 접히고, 하선을 위한 발판이 깔렸다.
쿵.
아무도 온 적이 없는 그 해안에, 말발굽 자국 하나가 찍힌다.
“후. 다행히 거의 다 왔네.”
말 위에 탄 자는 붉은 도포를 입고, 등에는 활을 찬 젊은 남성이었다.
[아아몬드]그 뒤로 그와 같은 복장의 수많은 자들이 이 땅을 밟았다.
천천히 상륙하는 자들의 규모는 적게 잡아도 100여 명이다.
게임 시간 25분 17초.
조선군이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