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0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71화
89. Whatever doesn’t kill you(1)
물론 상현의 방송이 인기가 많았던 건 맞다.
그의 방송도 점차 소위 말하는 ‘라이브 10만 클럽’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라이브를 켜면 10만 시청자가 평균적으로 찍히는 방송인들을 말한다.
이 정도 사이즈가 되면 사실상 ‘대기업 스트리머’로 가는 출발선에 선다 할 수 있는데.
아몬드는 이미 그 권역에 들어갔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뭐야. 16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간만에 켠 짧은 시간의 라이브 방송 시청자 수가 무려 16만이라니. 심지어 이건 휴대폰으로 대충 켠 라이브다.
‘한일전 때문인가?’
누가 봐도 이건 한일전의 여파였다.
한일전이 끝나고 그가 딱히 소통을 한 적이 없었기에, 엄청난 관심이 쏠린 것이다.
‘반응도 뭔가 달라.’
뭣보다 반응도 달랐다.
견과류 쉑이니 뭐니 하며 친근하게 대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금의환양한 국가 영웅 대우였다.
더군다나 일본어, 영어 채팅도 가끔가다 그의 눈에 들어왔다.
글로벌 시청자들이 들어온 것이다.
‘말도 안 통하는데.’
카메라 켜서 말만 하는 방송에 외국인이 들어온다는 게 신기했다만.
일단 상현은 인사를 건네며 방송의 운을 떼었다.
“아. 반갑습니다. 여러분. 잠시 시간이 나서 간만에 소통할 겸 방송 켰어요.”
-감사합니다 ㅠㅠ
-아몬드가 방송을 키자 트리비가 무너졌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고트여……
-월클의 소통 ㄷㄷ
시청자들이 과장하는 것이겠으나, 지금 아몬드의 대우는 거의 반신에 가까웠다.
이게 릴이었다면 미니언에서 계약자 건너뛰고 곧바로 화신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잠시 해보는 아몬드다.
“크흠. 아몬드 절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견하하하하하!
-3인칭 뭔데?ㅋㅋㅋ
빠바밤!
[루비소드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아몬드님! 너무 간만이에요 ㅠㅠ 저 전부 직관중!!ㅋㅋㅋ]“아. 루비소드 님. 직관까지…… 감사합니다.”
간만에 루비소드의 후원도 터졌다.
항상 아몬드 방송의 포문을 여는 시청자였다.
뭔가 돈 많고 배 나온 아저씨일 줄 알았던 사람인데, 팬미팅 때 만나보니 해맑은 느낌의 아가씨였던 그 시청자다. 돈이 많은 것만은 예측이 맞았다.
-루비소드도 일본와있음?
-저도 일본임ㅋㅋㅋ
-루비 보려고 방송온 1인
-루비소드 아몬드 우결 기원 190일차
-캬 역시 스타트 ㄷㄷ
간만에 켜서 그런지, 후원이 많았다.
[빅son 님이 10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한일전 잘봤다!]-ㄷㄷㄷ
-진정한 손 ㅋㅋㅋ
-캬
-우리한텐 빅손이 아성이야!
한 번 후원 물꼬가 트이자, 연이어 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은 후원까지 하면 수도 없었고, 굵직한 큰 후원만 봐도 한참이었다.
띠링!
띠링!
[칼자루 님이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마지막에 진짜 멋있었어요!] [09대장쪼롱이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행님! 전국 통일 축하드립니다! 인사 박습니다!] [가지볶음 님이 32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한일전 보고 울었다 엉엉 ㅠㅠ] [수줍은 여포 님이 5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다음 상대는 여포 나오나요?ㅋㅋㅋ 미션은 안걸겠습니다 ㅠ]-와 ㅋㅋㅋㅋ
-후원열차 뭔데 ㅋㅋㅋ
-아침에 잠깐 켜서 수금하는 아몬드 ㅋㅋㅋ
-한일전 수금 미쳤네
-쪼롱이 ㅁㅊㅋㅋ
-가지볶음 후원 액수 무슨일? ㄷㄷ 동생 등록금 인터셉트함?
천 원 단위 후원을 꺼버렸음에도, 후원이 밀려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어어…… 감사합니다. 이럴려고 방송 켠 게 아닌데 참…… 소통하려고 켠 건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입꼬리는 올라가는 아몬드였다.
-어허 입꼬리
-그런 표정으로 그렇게 얘기하셔봐야 아무 소용이……
-ㅋㅋㅋㅋㅋㅋ킹받네
그러던 중, 후원이 점차 사그라들고 드디어 아몬드가 뭔가 소통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후원 더 없죠?”
-???
-수금 박사 ㄷㄷㄷ
-견과류쉑 ㅋㅋㅋㅋ
-앜ㅋㅋㅋ
“그럼 전 이만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실화냐?ㅋㅋㅋ
-돈만 싹 수금하고 ㅋㅋㅋ 간다고!?
-니 팀 버려!? 니 팀 버려!?
-쉣ㅋㅋㅋㅋ
-월클 맞네
“농담입니다.”
-아이고 부장님! 저 웃다 죽어요~
-견하하하하하!
-ㅋㅋㅋㅋ휴
-얜 진짜일 수도 있어서 순간 놀람
[루비소드 님이 10만 원 후원하셨습니다!] [아몬드님~ 아몬드님~ 아성 만난 썰 좀 풀어줘요 ㅋㅋ]“아. 루비소드 님. 또 10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아성 만난 썰…….”
그러고 보니 아성이 리그를 결성하고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간 지 얼마 안 됐다.
더군다나 소통 방송은 이제서야 처음 켠 거라, 아마 시청자들은 많이 궁금할 것이다.
“사실 제가 아성 사원분들 만나는 걸 컨텐츠로 촬영했었습니다.”
아성의 마케팅 부서에서 미팅을 왔던 걸 컨텐츠화시킨 영상이 존재했다.
아직 올라가지 않았을 뿐이다.
-헐 ㄹㅇ?
-엥?
-가짜 국대??
“네. 가짜 국대에 올라갈 수도 있어요. 안 올라갈 수도 있고…… 대충 말씀드리면 저는 그냥 가만히 있고 주혁이가 얘기를 많이 했어요.”
-역시 호두 ㄷㄷ
-외장호두 성능 무엇
-그건 말 안해도…… 다 알듯?ㅋㅋㅋㅋ
-캬
[해병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얼차려는 어디까지 시켰나요? 머리 박기?]“아니. 머리 박기는 좀…… 전 그냥 가벼운 것만…….”
-???
-얼차려를 시켰어?
-아니 ㅋㅋㅋㅋ
-얼차려 ㅅㅂㅋㅋㅋ
-가벼운 얼차려는 시킨 거냐고 ㅋㅋㅋ
-그도 누군가의 아버지입니다…….
“그냥 방송을 위해서 시켰습니다. 방송.”
상현의 말은 농담이었다.
아마도 말이다.
“전 이제 아침 식사 때문에 가 보겠습니다. 먹고 연습 경기도 있고.”
그의 짧은 소통 방송은 여기까지였다.
-야!
-아니 소통 방송이 수금이 8할이네 ㅋㅋㅋㅋ
-연습은 킹쩔 수 없지 ㅠ
-돈을 이렇게 처먹고 또 먹냐!
-중국전도 이기자아아!
-얼마 후원해야 또 켜주나요 ㅠ 그냥 액수를 알려주세요!
* * *
선수들은 점차 스케줄이 빡빡해졌고, 모든 대외활동을 멈춘 채 연습에 매진했다.
그간 볼 수 없었던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나 중국 선수들과 그랬다.
한, 중은 같은 호텔을 쓰기 때문에 자주 마주쳤는데.
본래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중국인 몇이 말을 걸기도 했고, 서로 가벼운 목례 정도는 주고 받았다.
뷔페에서 마주칠 때면 서로 뚜껑을 잡아주거나 음식을 대신 퍼주기도 하는 등. 사이가 꽤나 좋은 편이었다. 어떤 한국인 선수는 중국인 몇과 술을 마시러 나간 적도 있었다.
아마 중국은 조선과 싸우게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니 그들의 태도가 결과가 발표된 후에 완전히 바뀐 것일 터다.
“이야. 살벌하다. 살벌해.”
팡어가 접시에 스크램블드에그와 고등어를 옮겨 담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간 반갑게 인사하던 중국인들이 전혀 아는 채도 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마치 조선 팀이 없는 것마냥 눈길도 주지 않았다.
실수로 중국팀 근처에 자리를 잡아버린 한국 선수 몇은 자신들이 투명인간이 아닌지 확인해야 할 정도였다.
꼭 근처에 앉지 않더라도, 상당히 불편한 분위기였다.
이에 식욕 감퇴를 호소하는 한국 선수들이 꽤 있었다만.
상현은 아무렇지도 않게 입안에 마구마구 음식을 욱여넣었다.
“갸 머거. 아으려며 머거야이.”
(걍 먹어. 싸우려면 먹어야지.)
꼭 선수촌에 갔던 시절의 모습 같았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만큼 미친듯이 먹는 것이다.
이렇게 먹어도 연습 경기 몇 번 뛰고 나면 진이 빠지니까.
“넌 정말…… 멘탈 하나는 최고다. 어?”
팡어가 유부 된장국을 후룹 그릇 채로 마시며 중얼거린다.
그렇게 말하는 팡어도 꽤 잘 먹는 편이었는데.
옆에 당근은 입맛이 없는지 안색이 초췌하다.
그의 뇌 담당이 아프면 게임 내에서 곤란해지기 때문일까?
상현이 팡어에게 속삭였다.
‘왜 저래.’
‘아니. 무슨 중국 여자애랑 친해졌었는데. 갑자기 아는 체를 안 한다고…….’
별로 흔들리지 않는 편인 당근이 이렇게 된 이유가 있었다.
당근도 그렇고 모든 한국 선수들이 이제 이 호텔에서 묵은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렇기에 이런저런 일들이 꽤 많았다.
그 와중에 당근은 여기 있는 중국인 한 명과 친해졌었던 모양이다.
“당근. 쟤네 원래 저래.”
상현이 후식으로 견과류 볶음을 털어넣으며 말했다.
“원래?”
“응. 이 기간부터 승부라고 생각한다나. 뭐라나. 네가 싫어서 그러는 거 아냐.”
“오빠가 어떻게 알아.”
“그야…… 선배들이 그랬어.”
“아…… 선배…….”
당근은 불신하는 눈치다.
“아니, 내 선배들 , 그러니까 올림픽 간 사람들이 그런 거라니까?”
“……알았어.”
믿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 걸까.
당근은 좀처럼 음식을 입에 담지 못했다.
보다못한 상현은 일어나 어디론가 향하더니.
“이거라도 먹어.”
탄수화물 위주로 담긴 접시를 내밀었다.
“탄수화물이라도 조금 먹으면 그래도 연습 뛰는 데는 문제 없을 거야.”
“……?”
당근은 상현이 이렇게까지 해준 것에 놀란 눈으로 그를 빤히 바라봤다.
‘탄수화물을 먹어야 머리를 굴리지.’
상현의 머릿속에서 무슨 생각이 흘러가는지, 때로는 모르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는 법.
“고…… 고마워.”
당근은 슬며시 웃으며 그의 접시를 받아 들고 입에 넣기 시작했다.
“참내.”
팡어는 허탈하게 웃어버렸다.
“친구고 뭐고~ 자알생긴 놈이 최고지~”
순간 당근의 눈매가 매섭게 치켜올라 가더니, 그녀의 포크가 팡어의 허벅지에 꽂혔다.
“억…… 다, 단백질도 먹으려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마침내 경기 전 날.
잠시 호텔 헬스장에서 운동 중이던 상현에게 조선 팀 선수들이 다가와 말한다.
“승부 예측 나왔대요. 보셨어요?”
“응?”
승부 예측은 경기 전날이면 늘 시빌엠 사이트에 업로드되곤 했다.
다만 조선은 딱히 그 데이터에 신경 쓴 적이 없었다.
이유는 상현 옆에서 스쿼트 중인 팡어의 말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끄으으으…… 걸 뭐 하러 보냐! 100 대 빵 안 나오면 다행이지이이이!”
그들은 늘 저평가를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낮은 파워 랭킹, 올 아마추어 팀, 좁디좁은 선수풀…….
어떤 팀과 객관적으로 비교하더라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팀원들이 기대하는 이유가 있다.
“그래도 저희가 이제 일본 꺾고 4강까지 왔는데. 좀 다르지 않을까요?”
일본까지 무찌르고 4강에 올랐으니, 평가가 좀 달라지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93%] [조선 7%]결과는 잔인하리만치 예상대로였다.
칼럼이 실린 전문가들의 평은 이러했다.
[현재 조선이 분명하게 일본을 넘었다고는하나, 중국의 연습 환경이 너무 좋습니다. 일단 가장 첫 번째로 스크림 상대가 있습니다. 몽골은 조선 팀이 할 수 있는 모든 게 가능한 팀입니다. 그런 이들과 스크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죠.] [조선의 이번 올해 퍼포먼스도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그건 중국이 오히려 더 압도적입니다. 중국은 이번 국가 대항전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었습니다.] [중국이 무패 행진 중이고, 팀 상태나, 환경, 모든 게 우월한데, 조선을 고르는 것이야말로 감정적인 선택이죠. 언더독의 함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조선의 언더독 신화는 여기까지인 게 맞습니다.] [중국의 프로 선수 풀은 내부 자체 스크림을 돌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몽골이 스크림 상대인 호재는 제가 중국 승리를 점치는 가장 작은 이유에 불과하죠.]한편, 호텔방에서 커피를 마시던 희철은 칼럼을 읽어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전승이라…….”
이 칼럼을 읽어보니 확실히 더 실감났다.
조선은 지금 이 국가 대항전에서 단 한 판도 지지 않고, 전승으로 올라온 팀과 4강에서 붙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날이 다가왔다.
[국가 대항전 4강) 조선 vs 중국]중계방송 대기방이 만들어졌고.
늘 그렇듯, 경기에 앞서 아몬드 채널에 한 영상이 업로드된다.
바로, 가짜 국대다.
-크 드디어
-진짜 가짜국대 왔누
-열정! 열즈엉! 열즈어어엉!
-와
-ㄷㄱㄷㄱㄷㄱ
-아몬드가 아성 직원들 오리걸음 시켰다던데 그거 나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