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0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73화
89. Whatever doesn’t kill you(3)
한일전 이후.
국가 대항전에 관련된 모든 사업들이 초호황을 걸었다.
직접 관련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굿즈 사업은 물론, 선수단들의 개인 방송 채널, 심지어는 국가 대항전을 주제로 소위 국뽕 영상을 올리는 채널들까지 전부 급격한 상승을 걸었다.
국가 대항전 하나의 성공으로, 수도 없이 많은 관련자들의 수입이 오르고, 심지어는 새로운 직업 일자리까지 생긴 셈이다.
이 현상에 가장 큰 공을 세우고 단연코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곳은 바로 장 피디의 팀이었다.
그 팀의 눈이 모두 모니터로 못 박힌 듯 고정되어 있다.
그곳엔 극단적 호황을 겪는 가상화폐 같은 그래프가 하나 이어지고 있었는데, 순간 버벅거리며 끊어졌다.
“……뭐, 뭐야! 이거 왜 끊겼어!?”
예술가는 이런 거 안 본다던 장피디는 누구보다 열불을 내며 벌떡 일어났다. 얼굴이 시뻘게져 누가 보면 술이라도 들이켠 줄 알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지금의 그래프 기울기로 최고점을 달성하냐 마냐가 정해질 것이기에.
“이…… 이거 약간 렉이에요. 렉! 기다려요! 피디님!”
그가 컴퓨터를 한 대 치려고 하자, 직원들이 말리고 나선다.
아주 잠깐의 렉이 복구된 후.
그들은 결과를 보게 됐다.
“나, 나왔다!”
“!”
인트로에서 스폰서 목록이 공개되는 순간.
그래프가 복구됐다.
‘…….’
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이제 겨우 인트로가 끝났을 뿐이다.
심지어 지금 나오는 장면은 스폰서가 줄줄이 나오는 가장 재미없는 순간.
그런데─
[48.3만 명 함께 보는 중]국가 대항전 초기만큼의 시청자들이 몰려와 있었다.
이미 역대 가짜 국대 최초 공개 시청자 수의 기록은 깨져 버렸다.
인트로에서 이게 깨진 것이다.
심지어 이건 최초 공개에 불과하고, 영상이 공식적으로 업로드되면 누적 조회수로 기록될 것이다.
아마 누적 조회수도 아몬드 채널에 나온 어떤 영상보다 많이 나오게 될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장 피디가 갑자기 고함을 내지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직원들은 깜짝 놀라 옆으로 튕겨 나간다.
“까, 깜짝이야! 왜 그래요!?”
“지, 진짜 미쳤나 봐. 오늘이야말로 병원에 가자.”
“어…… 어, 그…….”
지아는 눈이 휘둥그레져 어쩔 줄 몰라 좌우를 살핀다.
‘어, 이게 아닌데?’
장 피디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적인다.
“아몬드 따라 한 건데.”
“…….”
잠시의 공백이 생겼다.
정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아몬드가 태어나자 장 피디가 우렁차게 울었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모두가 배가 터져라 웃음을 터뜨린다.
지아는 아직 안 친해서 고개를 돌리고 억지로 틀어막아야 했다.
* * *
장 피디가 목 놓아 소리치는 동안.
가짜 국대 최초 공개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스폰서가 모두 공개된 후.
화면은 잠시 암흑 속에 머물렀다.
암전된 화면 속에서, 소리만이 들려온다.
기리릭─
활을 당기는 소리다.
“후우.”
그리고, 낮은 숨소리다.
숨소리는 이내 바람 소리에 흩어지고.
그 바람 사이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암전된 화면이 조금씩 밝아지며, 입술이 움직인다.
“약한 모습 보이지 마. 승부를 피해선 안 된다…….”
어두운 화면, 낮은 음성, 짙게 듬성듬성 깔려오는 북소리.
장난을 치던 채팅창조차 순간적으로 정적이 흘렀다.
“항상 당당하게. 이 마크를 달고 있으면…….”
그는 자신의 기억 속 누군가의 말을 읊고 있었다.
눈앞에 닥친 거대한 시련에 굴하지 않기 위해.
스릉─
검이 어두운 화면을 베어내듯 빛을 뿜어낸다.
찰나의 빛 사이로 보이는 얼굴.
그는 적의 에이스 검객 혼다였다.
그의 검은 쾌검이다.
눈을 깜짝하는 사이, 목이 날아갈 것이다.
그런 검객을 눈앞에 둔 궁수는 그러나 굴하지 않고 되뇌인다.
“그러면 네가 곧 우리나라다.”
시위는 더 팽팽하게 당겨지고.
타악─
혼다의 발은 땅을 박찼다.
타다다다다다닥!
잔디와 흙이 흩어지며 신형이 쇄도한다.
화면이 확 밝아지고, 검격이 날아든다.
“그게 말 그대로의 의미…….”
궁수는 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국가대표다.”
그의 오른손이 한 치의 떨림 없이, 마치 손가락에 시위 같은 건 걸렸던 적이 없는 것처럼 그것을 놓는다.
시위가 튕기며 화살이 떠난다.
파앙!
바람이 찢겨 나간다.
날카로운 촉이 날아든다.
완벽하게 이마 정중앙으로.
퍼억!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와 동시에 화면이 바뀐다.
-ㄷㄷㄷ
-이, 이게 아까 그 책상에 발 올렸던 놈입니까?
-활만 잡으면 멋있어지는 새끼……
-ㅈ된다
-이런 말을 했었어??
-와
-이거 진짜여? 편집된 거 아니고?
-ㅠㅠㅠㅠㅠ
콰앙!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쏘아지는 포탄.
“학입니다!? 학이!! 날갯짓을 합니다아아!”
“하아아아아아악!
삼각 편대에서 하나하나 자리를 잡으며 학익진으로 변화하는 판옥선들.
추격해 오던 아타케부네들이 순식간에 포탄 세례에 몰살된다.
-하아아아악! ㅇㅈㄹㅋㅋㅋㅋ
-앜ㅋㅋㅋ
-학이 하악하악 웁니다 ㅠㅠ
-다시 봐도 레전드 ㅋㅋㅋ
한편 적의 섬에 침투해 일꾼들을 몰래몰래 계속 잡아낸 아몬드.
“아펜하이머어! 일꾼 몰살!!!”
그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의 쉬지 않는 손은 그다음 판에도 이어졌다.
“아……! 조, 조선……!”
“아쉽습니다. 패배입니다.”
“다음 경기에 쇄신해서…….”
그러나 그 경기는 지고 말았다.
패배가 선언된 후, 아몬드는 멍하니 말 위에서 아래를 내려본다.
“자, 다시! 한 판만 이기면! 조선이 진출합니다!?”
“맞습니다!”
아몬드는 다시 한번 시위를 당겼다.
그러나 그의 화살은 적의 지휘관에 닿지 못한다.
-ㅠㅠ
-아몬드 개고생
-점점 컨디션 나빠지는게 보이네
-손 떨리는데?
점차 화살이 빗나가는 일이 많아졌다.
“아아……!”
“결국! 이렇게 5꽉으로 갑니다!”
그렇게 5경기.
쏴아아아아……!
여기저기 솟은 산 사이로 들이치는 파도.
다시 한번 선정된 바다맵.
해안가에 선수들이 늘어선다.
[우릴 믿어]지휘관, 최사랑의 눈이 미세하게 떨린다.
-ㅠㅠ
-캬
-최사랑 T야? 이걸 안 우네?
-전설의 시작
치지지지직.
화면이 넘어간다.
하얀 스튜디오, 인터뷰 장면이 나온다.
의자는 없었다.
이번에 초대된 사람은 휠체어에 타고 있었으니까.
-최존예 ㄷㄷ
-누나아아아아아
-최순신 인터뷰 역시 나오네
그녀의 머리 위로 글자가 떠오른다.
[그 메시지는 서로 얘기가 된 거였나요?]“……‘우릴 믿어’요?”
[네.]“아뇨.”
[그럼 왜 갑자기 나온 건가요?]그녀는 잠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3, 4경기 때 제가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잖아요. 그래서 배를 선수들에게 맡기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물어봤죠. 그거에 대한 대답이었어요.”
-??
-관중들한테 보낸게 아니었어?ㅋㅋㅋ
-엥?
-아니 근데도 안울어?
-ㄷㄷ 그런 사연이……
시청자들은 사실 전혀 모르던 일이었다.
그야 지휘관의 메시지 같은 게 중계로 나오진 않으니 말이다.
[솔직히 집에 가서 우셨죠?]“아뇨.”
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침
-표정 ㅋㅋㅋㅋㅋ
-경멸스런 표정…… 삐빅. 업계 포상입니다.
-앜ㅋㅋㅋ 되게 싫어하네
[그래도…… 팀원들 믿으시죠?]사랑은 말없이 다시 한번 똑같은 표정이 되었다.
-ㅋㅋㅋㅋㅋ
-아 물어보지 말라고 ㅋㅋㅋ
-???: 그래도…… 최사랑하시죠?
-한대 맞을 거 같은데 ㅋ
치지지직.
화면이 암전했다.
다시 마지막 5경기다.
어두운 화면 속, 무언가가 일렁인다.
화르륵.
주홍빛의 촛불이었다.
그 빛이 비추는 건 하얀 창호지, 화려하지만 낡은 나무 가구, 반짝이는 자개함.
이곳은 조선 총지휘관의 공간이다.
절대 침범당해선 안 될 이 공간에, 초대받지 않은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쿵. 쿵. 쿵.
발소리는 이내 그녀의 공간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
스릉.
검이 뽑혀 나왔다.
그와 동시에 순식간에 적들이 쓰러져 나간다.
그 후, 그녀는 망설임 없이 관의 뒷문을 향해 달린다.
그곳엔 식빵이 말을 탄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에 올라타, 다시 한번 명령을 내린다.
[구조]이 명령은 마라탕, 그리고 팡어에게 전달됐다.
그들은 급하게 남는 말을 타고 그녀가 신호를 보낸 곳까지 내달린다.
-이거
-아 이 명령이 있었구나 ㄷㄷ
-안믿는다면서 구조는 요청했누 ㅋㅋ
쿵……! 쿵……!
뒤에 깔리던 음악이 점점 거세진다.
시점이 바뀐다.
아몬드가 적의 관으로 뛰어 들어간다.
“아몬드! 아몬드 들어갔어요!”
“아아아아악! 링고 도망갔어요!? 선조런!?”
“선진 문물을 받아갔네요! 일본이! 아……”
그때, 아몬드가 자리를 잡으며 시위를 당긴다.
“이거 거리가…… 거리가 너무 멀지 않습니까!?”
“게다가 전 경기부터 명중률이 굉장히 하락했거든요!?”
그의 오른팔이 심하게 떨린다.
-헐 팔 뭔데
-???
-이 상태였어???
시청자들은 처음 알게 된 그의 팔 상태.
5경기 마지막에 이르렀을 땐, 사실 활같이 예민한 무기를 다룰 수준이 전혀 못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시위를 당긴 채로 절대 집중을 놓치지 않았다.
그의 화살촉으로 더 클로즈업되는 화면.
성호를 그리듯, 사방으로 오간다.
“후우.”
얕은 호흡이 머금어지고, 아몬드의 눈이 감긴다.
시위는 놓아졌다.
파앙.
화살은 날아갔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링고가 낙마하고.
[승리]조선이 승리한다.
순간, 엄청난 함성이 쏟아지고 아몬드는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이 땅을 찍는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
-다시 봐도 진짜 레전드다
-와……
-올타임 레전드
-이 한 발로 고트 등극임
-ㅠㅠㅠㅠㅠ오른팔이 이렇게 된 상태로 맞힌거였다니
-헐…… 진짜로 저 상태로 맞힌거야???
치지지지직.
다시 최사랑의 인터뷰 화면이 되었다.
질문은 아까와 같았다.
[그래도…… 팀원들 믿으시죠?]경멸하는 표정도 그대로.
그러나, 그 뒤에 그녀는 끝내 대답을 들려주었다.
“믿어요.”
그 말을 내뱉고는 다른 곳을 휙 돌아보며 손짓한다.
인터뷰 끝났으니, 얼른 데려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위로 치켜드는 것이 꼭 뭔가를 참아내는 듯했다.
-감동……
-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진심이 느껴짐 ㅠ
-도망친다 ㅋㅋㅋㅋ
-선심쓰듯 던져버리네 ㅋㅋㅋㅋ
-???: 우리…… 라고 해주셨다.
인터뷰 장면이 끝난 후.
쿠궁.
커다란 드럼 소리와 함께, 일본전 이후의 장면들이 흘러나왔다.
쿵!
아몬드와 다 같이 활을 연습하는 훈련 장면.
쿵!
식빵이 모두에게 칼을 전수하는 장면.
로마와의 스크림.
장면은 점점 빠르게 흘러갔다.
쿠구구구궁!
프로팀 창단, 아성의 리그 개설, 그 외 수많은 스폰서들과의 만남.
중국의 무패 행진, 여러 칼럼의 중국 승 예측, 그리고…….
빠아아아암!
화면이 느릿해지며, 마침내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조선 vs 중국]그 최전방엔 희철이 서 있었다.
-ㄷㄷㄷ
-쿠키 오는구나
-쿠키가 오늘 선발인가??
-캬
-돌아왔구나 쿠태식이
-최순신이 전부 기용되다가 이제 쿠키 ㅋㅋㅋ 중국 어질어질하겠넼ㅋㅋ
-쿠버지ㅠㅠㅠ
쿠키를 주축으로 수많은 선수들이 걸어가는 중.
그의 인터뷰 음성이 흘러나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중국의 승리를 점칠 겁니다. 분명히 강하죠. 무패로 4강에 왔으니까요.]걸어가는 쿠키의 표정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잊은 게 있습니다.]마침내 쿠키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그 외 아몬드, 팡어, 마라탕, 식빵, 커피 등…… 수많은 선수들의 얼굴이 비춰진다.
[역사 속 모든 문명이 강해지는 건, 승리가 아닌 패배를 통해서입니다.]줌아웃되며 200명의 선수들이 한 화면에 담긴다.
[중국은 강하지만, 더 강해지지 못했습니다. 우린 약하지만, 더 강해졌습니다. 그러니까─]쿵.
화면이 암전했다.
[ep.9 우릴 믿어]타이틀이 올라왔다.
[가짜 국대] [Fake Athlete]-크
-ㅠㅠㅠ
-조선은 강해졌다!!
-그러니까 우릴 믿어!
-대회 중에도 발전함 ㄹㅇ
-가즈아아 ㅅㅂ
이후 다시 한번 모든 스폰서가 짧게 비춰진 후.
[*아몬드의 아성 미팅은 후에 별개의 영상으로 업로드됩니다.]이런 안내 문구를 끝으로 영상이 끝났다.
-아니 저거 언제 나오는데 그래서
-ㅁㅊ 저거 진짜 나옴??ㅋㅋㅋ
-그 후, 가짜국대 10편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엔딩 아니길
-난 저거 기다리면서 본건데 안나와서 짜증났는데 따로 나오는구나
-이제 중국전 가즈아아아아
-???: 일본전에 모든 힘을 쏟은 조선은……
이제 중국과의 4강전이 시작됐다.
“안녕하십니까아! 전국의 떠돌이 용병 여러분! 캐스터! 김상훈!”
“해설의 킹귤입니다아!”
“반갑습니다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