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09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77화
91. 묻고 트리플로 가(1)
“조선이 진짜 트리플을 올렸어요!?”
트리플.
트리플 회관을 줄여 말하는 것이다.
시빌엠뿐만 아니라 다른 RTS에서도 더블, 트리플이라 하면 일꾼이 나오는 건물의 개수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이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자주 언급되고 쓰이는 전략이다.
일꾼이 많이, 빠르게 나오면서 자원을 크게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꾼이 많아질수록, 캐는 돈이 많아지고, 캐는 돈이 많아질수록 일꾼을 더 많이 뽑고…… 하는 식으로 자원이 바이러스처럼 증식해 버린다.
“트리플을 올리는 건 리스크가 당연히 크지 않습니까!? 이거 괜찮나요!?”
“리스크도 그냥 트리플! 3배! 리턴도 3배!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단, 이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일꾼을 많이 뽑는다’이다.
마을회관은 랜드마크를 제외하면 시빌엠에서 성 다음으로 비싼 건물이다.
그런 일꾼 뽑는 건물을 3개나 지었으니, 그에 맞는 자원을 충당하려면 초중반에 일꾼을 상당히 많이 찍어야 한다.
즉, 무기를 생산하는 대신 일꾼을 늘려야 하는 거다.
“이거 지금 산꼭대기에 방어탑 말고는 방어 건물도 없는데! 중국이 아무리 초반에 호구여도! 이거 알게 되면 올 거거든요!?”
“중국은 현재 최대한 빌드를 올려야 하니까! 트리플은커녕 더블도 아니고! 그냥 쭉쭉 진도 빼고 있어요! 정찰이 안쪽으로 못 들어가게 막는 게 정말 중요할 겁니다!”
결국 이 전략의 핵심은 적이 정찰을 못 하게 틀어막는 것이다.
그래서 200의 병사들이 전부 산꼭대기 근방을 돌아다니며 중국 병사들을 색출하고 있었다.
“근데 이 면적을 다 막는 게 정말 가능한가요?!”
킹귤은 고개를 끄덕인다.
“예! 막으려면 막죠!? 지금 방어탑도 있고! 아예 병력을 산꼭대기에서 계속 충원할 수 있거든요!? 물론 뻥카예요! 돌아가지도 않고 있지만! 적이 보기엔 안 그래 보입니다!”
그의 말대로였다.
잠시 옵저버가 보여준 중국의 시야에선, 병사들이 산꼭대기 근처를 서성이다가 결국 돌아가곤 했다.
“아. 그럼 이거 지어놓은 이유가 페이크인가요!?”
“일단 지금은 그렇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공격용으로 쓰일 수 있겠죠!? 준비되자마자 빠르게 나가기에도 좋습니다!”
“아아! 일석이조!?”
-ㄷㄷ
-ㄹㅇ 기똥차네
-아 그렇게도 쓰려고 하는거구나 ㅁㅊ
-헐ㅋㅋㅋ
-몇 수를 내다보는거여
그렇다.
쿠키가 단순히 산꼭대기에 으름장을 놓기 위해 지은 건물들이 아니었다.
조선이 준비가 되는 순간, 이 건물들은 그 즉시 실제 효력을 갖고 무기와 병사를 생산해 낼 것이다.
조선은 산꼭대기에서부터 병사들을 내려보내며 반 박자 빠르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것이다.
“쿠키 간만에 나와서 그런지, 아주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처음부터 아주 과감한 노림수! 게다가 지금까진 잘 먹히고 있어요!”
“예! 지금 중국도! 자기들 문명 발전 속도 내야 해서! 어지간하면 피해 안 보려 할 겁니다! 딱히 외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거예요!”
“중국은 늘 그런 마인드가 있잖습니까!? 후반 가면 우리가 이겨!”
“예! 근데 그게 허세가 아니거든요!?”
“맞습니다!”
“그래서 조선도 아무리 지금 이 트리플 빌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해도! 방심하면 안 됩니다! 진짜 3시대에 모든 걸 걸어서 딱 한 방에 털어야 돼요!”
“기회가 거의 한 번이군요!?”
“그렇다고 봐야 됩니다! 중국한테 저렇게 쉽게 그냥 3시대, 편의상 3시대라 부르겠습니다! 어쨌든 저 문명 업그레이드 프리패스 시켜주면! 진짜 답도 없어요!”
중국은 3시대부터 서서히 강해지면서 4시대에 정점을 찍는 문명이다.
“중국 명나라 찍으면! 못 이겨요! 조선 4시대로는 많이 힘듭니다!”
킹귤이 흔치 않게 단언해 버린다.
“그 정도입니까!?”
“명나라에 ‘천하통일 팩션’이 있거든요?”
“아아!”
“그 팩션 업그레이드하면 여태 체제 전환하면서 선택적으로 써왔던 송나라, 원나라, 등등 모든 문명 팩션을! 그냥 한 번에 다 쓸 수 있어요! 거기까지 가면 그냥 못 이깁니다!”
-ㄷㄷ
-개사기네
-ㄹㅇ??ㅋㅋ
-걍 핵 쏘는거 같은거라 저거 안나옴ㅋㅋㅋ
-나옴 gg 쳐야지
“베스킨라빈스 가서! 아이스크림 고르는 게 아니라! 그냥 여기 있는 거 다 주세요!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조선! 3시대에 완벽하게 숨통을 끊어주는 게 좋습니다!”
“아아, 어찌 됐든! 지금까진 중국! 눈치 못 채거든요!? 조선도 트리플에서 일꾼들이 나오기 시작했고요!”
쿠키의 손이 점점 빨라지는지, 생산 속도가 점차 치솟기 시작한다.
“조선 자원 점수가 이제 막 오르기 시작합니다!?”
본래 세관을 통해 자원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만, 트리플이 완성되자 조금씩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좋습니다. 간만에 풍족한 조선을 볼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때, 위기가 발생했다.
티이잉!
티잉!
맵 한가운데, 중국의 창병 무리가 갑자기 돌진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어어!? 이거 중국이 뭔가…… 눈치챘나요!?”
갑자기 산 중앙선으로 창병들이 달려든다는 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안쪽을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였다.
“아! 역시 유비! 촉 출신이라 그런지! 촉이 좋아요!?”
-촉 ㅋㅋㅋㅋ
-글고보니 이름이 유비네 ㅋㅋㅋㅁㅊㅋㅋ
-귀 큰놈 촉 원툴 아니누
-제갈량 숙주놈
-아니 진짜 뭐임
* * *
산 중턱.
정찰하던 조선군에겐 비상이 선포됐다.
“오, 온다아아아!”
피이이이잉!
[방어]곳곳에 방어 핑이 찍히면서, 일제히 병사들이 방향을 돌렸다.
방어탑 위에 있던 아몬드의 시야에도 보였다.
저 멀리에 빨간 옷을 입은 자들이 돌격대형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다만 여기서부터 활을 쏴서 맞힐 거리는 아니었다.
그는 역시나 방어탑에서 활을 들고 내려가야 하나 생각했으나.
‘어.’
[대기]나머지 병사들에겐 대기 명령이 떨어졌다.
아무래도 저쪽에서 시선을 끌고 빈틈을 노려 누군가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거 야만병사만으로 막으면…….’
그렇지만 아몬드의 눈은 계속 창병들이 있는 쪽을 향했다.
야만 병사의 숫자가 많긴 해도, 창병들을 상대하다 보면 한참 줄어버릴 것이다.
지금 생산해 놓은 단궁도 몇 개 없는데. 이 상태에 병력에 구멍이 생기면 정찰을 막기 힘들어진다.
아몬드에게도 이제 그 정도 흐름은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대기]마치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다른 병사들에게 대기 명령이 다시 한번 떨어진다.
“돌겨어어어억!”
중국 병사들이 방어진을 파고들며 달려든다.
야만병사들이 앞서나가며 그들의 공격을 몸으로 막아선다.
푸욱!
푹!
역시나 몽둥이만 든 병사들은 금세 죽어 나간다.
다만 그들의 시체가 창병들의 진격을 방해한다.
‘이래도 되는 건가.’
아몬드는 조금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초반에 이런 교전이 벌어졌는데, 그가 참여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서 지켜만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런 와중에 아군이 밀리기까지 하니, 초조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움직여선 안 된다.
아몬드는 스페인과의 경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말을 타고 적 성문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수많은 기마 궁수들이 적의 닫힌 성문을 향해 무작정 달리고 있었다.
그대로 더 달리면 성벽에 부딪혀 넘어져 죽게 되는 상황이었으나, 병사들은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그야, 명령은 명확했다.
적 성문을 향해 달려라.
그들이 부딪힐 수도 있다고 생각한 그 순간.
마라탕이 성문을 열며 등장했고, 기마궁수 부대는 0.1초 수준의 간격으로 성문을 지나쳤다.
만약 망설여서 속력을 늦추거나 방향을 틀었다면 작전은 완전 엇나가 버렸을 것이다.
꽈악…….
아몬드의 발이 방어탑의 목재 바닥을 꾹 누른다.
‘가지 말자.’
가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밀어! 밀어어!”
빨간 옷을 입은 자들이 더, 더 밀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러다 전열이 뚫린다.
야만 병사들이 몇몇 더 보충되었다.
퍼억!
“죽어어!”
어떤 자가 창병들의 찌르기 세례를 파고들어 몽둥이를 가격시킨다.
퍼억!
퍽!
꽤나 좋은 몸놀림이다.
창병 하나가 기절한다.
창병들은 자신들이 하나라도 기절할 거라 생각지 않았던 걸까?
갑자기 우왕좌왕 뒤로 물러난다.
야만병사들이 승기를 잡으며 그들에게 따라붙는다.
‘어?’
아몬드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야, 이곳에서 보면 보였다.
저 멀리 나무 뒤…… 다른 병사가 있다.
저건 창병이 아니었다.
[연노병]송나라의 특수 병과.
연노(連弩)를 든 병사들.
연노란, 말 그대로 연속으로 발사하는 노(弩, 쇠뇌)다.
화살로 쏘는 기관총이라 보면 된다.
한 번에 10발 이상의 화살을 연달아 쏘는 쇠뇌이다.
이는 송나라의 특수 병기로, 세간에선 제갈공명이 개발한 연노가 유명하여 연노 자체를 ‘제갈노’라고도 부른다.
연노는 말을 타고 쏘기엔 장전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중장갑을 뚫기에도 방어력이 한 발당 계산되어 측정되기에 연달아 쏘는 방식은 불리했다.
이 연노병이 가장 효과가 좋을 때는 언제냐?
‘지금…….’
아몬드는 기억하고 있었다.
활에 대한 정보는 거의 듣자마자 외워버리는 탓에,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바로 지금이다.
연노병이 가장 잘 잡으며, 거의 쓸어 담을 수 있는 자들이 ‘경장갑’ 혹은 갑옷이 없는 가벼운 무장을 한 자들이다.
지금처럼 야만병사만 도처에 널려 있을 땐, 연노병만 한 게 없단 이야기다.
정말 기관총처럼 적을 전부 쓸어버릴지도 몰랐다.
아무리 여기가 나무가 많은 산악지형이라도, 저렇게 무식하게 기관총처럼 쏘는 연노에겐 다른 이야기다.
딸깍.
연노병이 재어놓은 화살을 뒤로 넘긴다.
연노병을 보지 못한 야만 병사들은 뒤로 물러나는 창병들을 따라 들어가며 더 압박해 낸다.
‘아, 안돼!’
아몬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파아앙!
화살이 공기를 찢으며 날았다.
그런데─
“!?”
──펑!
연노병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아몬드의 눈이 그제야, 화살이 온 쪽으로 돌았다.
‘어디야?’
그런데,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다음 화살을 보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쉬이이이익!
화살이 꺾이는 각이 보였기 때문이다.
‘커브샷.’
퍼엉!
그 화살은 또 다른 연노병의 머리를 터뜨렸다.
연노병들은 야만병사에게 제대로 화살을 쏴보지도 못한 채, 무력하게 쓰러진 것이다.
그야 어디서 날아오는지, 이 위에서도 잘 안 보이는데.
저들이 어찌 알고 대비하겠는가?
‘어디지? 팡어 형 같은데.’
팡어가 커브샷을 쏠 줄 안다.
아마 그일 것이다.
아몬드도 한참을 둘러보고서야, 그의 위치를 발견했는데.
[당근]화살을 쏜 건 당근이었다.
“!”
그녀뿐이 아니었다.
[롸떼]당근과 롸떼다.
이 둘이 쏜 화살이 연이어 연노병들의 머리를 터뜨리고 있었다.
퍼어엉!
펑!
연노병들이 쓰러지자, 창병들을 사방에서 날아드는 화살로 압박해 냈다.
‘맞다.’
그랬다. 아몬드는 본인이 훈련을 시켜놓고도 잠시 잊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실전과 연습은 다르니까.
곧바로 이게 가능할 거라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이들은 해내고 있었다.
마치 연습 경기 때, AI를 상대하듯이 저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퍼엉!
펑!
미친 듯이 헤드샷을 맞혀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