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1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79화
91. 묻고 트리플로 가(3)
조선의 정찰 방어 라인을 뚫으려다 일단 실패한 중국.
중계진은 이에 극도로 흥분했다.
“마, 막았어요!? 진짜 막았죠!?”
“이거 큰데요!? 이거 트리플이라고는 절대로 확신 못 하거든요!?”
현재 조선의 전략을 알 수 있느냐 없느냐로 승패가 갈릴 테니까.
“트리플 모르면!? 진짜 또 모르거든요!?”
“그렇습니다!? 이거 중국이 현재 세트 패도 없이 전승으로 올라왔어도! 진짜 모릅니다!?”
중계진도 관중도 흥분했다.
“와아아아아아!”
“대~ 한민국!”
쾅! 콰광! 쾅! 쾅!
거대한 북소리와 함께 박수 풍선들이 합을 맞추고.
응원 소리가 거세졌다.
축구 경기에서 처음 상대 페널티 박스에 들어갔을 때와 같은 긴장감, 그리고 기대감이 경기장 전체를 휘감았다.
-아 근데 이거 불안 ㅠ
-ㄹㅇ중국 무패 행진 바로 끊냐?
-걍 초반 전략이 낫지 않나 싶긴한데.
-가자
-ㄹㅇ 모른다 이건
시청자들도 이모저모를 따지긴 했지만, 묘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었다.
-중국한테 이기는게 쉽진않음;
-중국한테 3시대 승부…… 하……
-한일전 5꽉으로 이긴거로 만족합니다
-지더라도 보여줄 거 보여주자 쿠키!
분명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었다.
조선이 중국을 한 차례라도 꺾어줄 수 있다고, 그 작은 확률을 믿고 있었다.
다만, 쉽게 그 기대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희망고문이긴함……
-그래 걍 세트 1승이라도 따보자 ㅅㅂ
-트리플 안들켜도 솔직히 잘 모르겠음…… 해설들이야 재미 위해서 억밸런스 맞추니까 저렇게 말하지 ㅋㅋ
채팅창에 흐르는 지나친 패색.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 부정적이라 해도 게임 초반이라는 걸 고려하면 의아할 정도다.
그런데 이들이 이런 반응인 건 사실 당연했다.
상대가 세계 랭킹 3위의 중국이라서다.
더군다나 현재 중국은 무패의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왔다.
세간에선 폼이 절정에 이른 최강 전력의 국대라는 평가가 있다.
그 강한 중국, 그중에서도 역대 최강.
그런 팀과 승부에서 조선이 대단한 자신감을 갖는 건 어려운 일이다.
관중들조차 뭔가 기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거야말로 사실 믿음, 신뢰의 영역이었다.
여기서부턴 어떤 이성적 판단이나, 혹은 감정에 지나친 호소도 아니었다.
서로를 믿는가.
그들을…… 아니, 우리를 믿는가.
“대애애애애한! 민! 국!”
이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아아! 근데 양동작전인데요!? 이거 사실 다른 쪽에서 파고듭니다!? 여기가 더 큰 병력입니다!?”
“이 정도로 정찰 저지 라인을 뚫어내려는 건! 이건 유비가 뭔가 안다는 걸까요!?”
“그렇다고 봐야겠죠!? 아무래도 더블 정도는 의심을 할 텐데! 트리플이면 정말 큰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두둥─
이때, 중국의 문명이 바뀌었다.
[송 → 금]“어?! 지금 금나라? 금나라 개방됐습니다!”
“이건…….”
“금나라는 송나라랑 다르게 굉장히 저돌적이고! 전투적인 문명이거든요!?”
송나라는 한민족 문명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자원 체계와 초반 경장갑에 강력한 연노병 등으로 수비적인 전략을 펼칠 수 있었고.
금나라는 그와 다른 여진족 문명으로 직접 싸우는 전투에 굉장히 유용한 팩션들이 있었다.
지금 금나라로 개방하고 전환했다는 건, 중국이 전투에 힘을 쓰겠다는 말이었다.
“지금 들어가는 걸 완전히 뚫겠다! 이런 거죠!?”
* * *
[이동]티잉!
아몬드에게 찍힌 이동 명령.
그는 재빠르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해당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양동작전인가?’
방금 전에 전투가 있었는데, 급하게 다시 이동 명령이 내려졌다는 건 다른 쪽에서도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었다.
“와아아아……!”
저 멀리서 병사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오고 있긴 했으나.
숲의 나무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니, 창병들이 아까보다 큰 규모로 달려들어 거의 저지선을 돌파해 냈다.
푸욱!
푹!
중국의 창병들은 귀신 같은 솜씨로 야만병사들을 꼬챙이로 만들어버렸다.
아몬드는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저기가 1선이구나.’
아까 들어왔던 병력이 2선, 이쪽이 1선이다.
이쪽 공격에 좀 더 무게를 뒀다는 뜻이다.
“돌겨어어어억!”
그들은 돌격진을 단단히 유지한 채 계속 달려들고, 잠시 뒤로 빠졌다가 다시 달려드는 걸 반복하였는데.
우우웅……!
그들의 몸에서 희미한 아우라 같은 게 스멀스멀 올라왔다.
[돌격진] [이동속도 15% 증가, 차지 시 관통력 50% 증가]진형에 따라 특수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는 금나라의 팩션이다.
그들이 내지르는 창이 야만병사들의 천 옷 따위는 우습게 뚫고 살가죽을 파고든 뒤 그 뒤까지도 찔러냈다.
퍼버버벅!
순식간데 다시 한번 무더기로 무너지는 야만병사들.
아몬드는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으나.
[연노병 탐색]아몬드에겐 근처에 있을 위협 요소인 연노병 탐색 명령이 떨어져 있었다.
일단 창병들은 제쳐두고 슬금슬금 숲 안으로 크게 돌면서 적의 위치를 살폈다.
아마 연노병들도 조선의 궁수들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저기다.’
아몬드의 눈에 옷자락이 살짝 보였다.
연노병이 틀림없었다.
그 연노병도 아몬드를 봤는지, 잠시 몸을 숨기더니─
“!”
─팟!
나무의 다른 쪽에서 튀어나오면서 화살을 연사했다.
파바바바바방!
순식간에 10발의 화살이 날아든다.
아몬드가 일견 놀라며 눈이 커다래진다.
‘응?’
10발의 화살이 탄막을 형성하며 그를 조여들었고.
거미줄 같은 그 막 사이로 그가 시위를 당겼다가 가볍게 놓았다.
파아앙!
화살이 난다.
그리고, 아몬드는 슬쩍 몸을 비틀어 숙이면서 어느 한 공간으로 파고든다.
이 모든 게 찰나의 시간이었다.
눈을 한 번 정도 깜박이는 시간.
그 후─
퍼버버버버벅!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꽂히기 시작했다.
아몬드 쪽 나무들이 크게 흔들리며 파였다.
처참한 흉터들이 새겨졌다.
반대편에선 나무엔 문제가 없었다.
아몬드가 쏜 한 발은 나무를 감고 돌아 연노병의 머리에만 정확히 꽂혔다.
──퍼억!
“!?”
연노병은 순간 얼어버렸다.
죽은 줄 알았는데.
‘어?’
집중이 담기지 않아 완전히 한 방이 뜨지 않았다.
[체력 15%]그런데─
착!
아몬드는 자신의 옆에 박혔던 화살을 뽑아 곧바로 시위에 걸어 쏴버렸다.
퍽!
연노병 자신의 화살이 머리에 박힌다.
[체력 0%]그것이 너무나 순식간이라, 도저히 반응할 시간조차 없었다.
연노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뜬 채로, 뒤로 넘어갔다.
* * *
한편 연노병보다도 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부릅뜬 한 사람이 있었다.
‘뭐야.’
중국의 총지휘관인 유비였다.
방금 쓰러진 연노병은 그나마 덜 억울할 것이다.
그냥 내가 들어간 곳에 아몬드가 있었구나. 생각했을 테니까.
그런데 유비는 달랐다.
‘분명히 저쪽에도 있었는데?’
총지휘관이 이 시점엔 생산 파트를 살피느라 거의 전투를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도, 그는 궁수들의 전투를 어떻게든 유심히 관찰했다.
그야 조선 거의 모든 경기의 변수들이 궁수 부대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아몬드. 이번에 주목해야 할 신인 1위에 선정된 새로 들어온 그 에이스가 요주 인물이었다.
유비는 이자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여기고 패턴을 거의 분석해 뒀다.
아몬드는 첫 번째 주요 교전에 반드시 참가해 왔다.
후반이 될수록 명중률이 조금씩 하락했다.
그러나 3경기까지 그가 선보인 명중률과 대미지 딜링은 일반적인 궁수들과 궤를 달리했다.
그리하여 유비는 한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마주치지 말자.’
그냥 이 녀석이 있는 쪽에서 싸우지 않으면 된다.
이는 유비처럼 세상을 건조하게 감정 없이 분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거의 내릴 수 없는 결정이었다.
중국만큼의 강국이 조선 같은 하위 랭킹의 에이스를 인정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려운 일이며 대부분의 강팀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 에이스를 인지는 하되, 인정하진 않았다.
말로는 인정한다만, 게임 내용상 그들은 아몬드를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
유비는 그걸 패착이라 여겼고, 아몬드를 의식하여 작전을 꾸렸다.
아몬드가 어디 배치됐는지 확인하고, 아몬드가 전혀 없을 곳을 확신한 뒤 그곳으로 빠르게 파고들었다.
금나라로 체제 변경 역시나 타이밍 좋게 딱 맞았다.
그런데─
‘대체 왜……?’
분명 여기 없어야 할 놈이 버젓이 돌아다니면서 연노병들을 하나씩 요격해 내고 있었다.
퍼엉!
펑!
궁수의 카운터랍시고 만든 게 연노병인데.
그들이 가장 유리한 숲 지형에서 궁수에게 하나씩 머리를 내주고 있는 모습.
이걸 보고 있는 총지휘관이 아무리 얼음장 같은 심장을 지녔어도, 조금이라도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아아몬드]확실히 다시 확인했다.
아몬드가 맞다.
그럼 아까는 뭔가?
그가 동시에 두 곳에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다른 궁수였다?’
유비로서는 실로 공포스러운 결론이다.
저런 지형에서 커브샷을 자유자재로 날릴 수 있는 궁수들이 몇 더 있다는 얘기니까.
‘뭐지. 분명 없었는데.’
조선의 그간 영상을 다 지켜본 입장에서, 유비는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데이터 안에서는 분명 저들은 커브샷을 구사할 줄 몰라야 한다.
그런데 구사하고 있다.
그럼 이런 결론밖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성장했다?’
저 궁수들이 기어코 터득해 낸 것이다.
활 문명인 조선의 궁수들이 성장했다면, 이건 아주 큰 전투력 상승을 의미한다.
꽈악…….
유비는 잠시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금세 냉정을 되찾았다.
다른 이가 본다면, 그의 감정이 흔들렸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수준이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다시 전황을 내려다보며, 연노병들을 재배치했다.
상대가 아몬드라면, 아몬드에 맞는 배치를 짜면 그만이다.
연노병들은 서로의 거리를 점점 더 크게 벌리기 시작했다.
이러면 각개격파 당하기 되려 쉽지만 시간은 오래 걸린다.
연노병들은 죽어가면서도 아몬드 쪽으로 계속 화살을 날려 차례차례 존재를 드러냈고.
아몬드는 계속해서 그들의 배치된 길을 따라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는 연노병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거다.
유비는 이미 그 정도의 파악이 되어 있었다.
그의 손이 창병들을 지휘한다.
[뚫어]창병들에게 뚫으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들은 지금까지 사실 야만 병사를 최대한 많이 잡아놓으라는 명령을 받고 있었다.
어차피 뚫는 게 확실시되는 마당에, 상대에 피해라도 막심하게 주자는 계산이었다.
그래서 창병들은 계속 뚫고 들어갈 것처럼 들이대면서, 야만병사들만 쏙쏙 죽이고 다시 뒤로 빠져나왔다.
분명 아주 효율적이고 무서운 전술이었으나. 이젠 그럴 시간이 없었다.
“뚫어어어어어!”
퍼어억──
전면으로 부딪치는 돌격진.
그들은 아까처럼 다시 돌격진을 살려 뒤로 물러나지 않고.
[산개진]순간적으로 서로 흩어지면서, 빈틈을 파고들었다.
[지속 시간: 5초] [피해량의 10% 체력 회복] [공격 속도 20% 증가]진형을 구성했다가 흩어지면 순간적인 버프를 받는데.
이는 산개하여 홀로 싸우며 버티고 헤쳐나가기에 딱 좋은 버프였다.
푸욱!
창끝이 병사들을 찔러내며 빨간 기운이 창병에게 흘러 들어갔다.
산개하여 싸우는 창병 모두가 엄청난 속도로 주변의 야만병사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야만병사의 저지선이 완전히 뚫린다.
듬성듬성 비어버리게 된다.
파앗!
그 순간, 창병들이 비집고 나오며 맵의 절반 라인을 넘어가게 된다.
이때 유비는 연노병의 숫자를 확인했다.
‘벌써……?’
넷이나 있던 연노병은 이제 아무도 없었다.
생각 이상의 속도였다.
아무리 활을 빨리 쏴도, 사람 간의 거리라는 게 있는데. 산악 지형을 받는다 해도 궁병이 창병보다 빠를 순 없는데.
‘이동하는 시간이 있을 텐데?’
다음 순간, 유비의 눈이 흔들린다.
‘?’
타다다다닥!
언뜻 시야에 보이는 느낌으론 이게 도대체 궁수가 달리는 속도가 아니었다.
그는 한 손에 화살 더미를 쥐고 엄청난 속도로 창병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거군.’
이건 이전 영상에서 본 적이 있던 전술이었다.
저 녀석…….
궁병이 아닌거다.
피식.
유비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중요한 시험에서 연습한 기출문제를 맞닥뜨린 기분이었다.
‘같은 전략을 쓰면 되나.’
모르고 당할 때나 당하는 전략이지.
병과가 다르다는 걸 알면 대처할 방법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