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2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93화
95. 탕팡책(3)
명나라.
중국은 사실 이 명나라가 되기 위해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한 문명이었다.
이때서야 비로소 자신이 얻어왔던 모든 팩션을 다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완성형 중국으로 거듭나니까.
[천하통일]이를 일컬어 ‘천하통일’이라 부른다.
[기존 모든 문명이 통합되어 모든 팩션이 적용된다.]적을 혼비백산시키는 원의 폭약 화살, 요의 저돌적인 철갑 기병, 금의 강인한 보병과 진형별 버프, 송의 방어형 연노병과 경제 능력…… 이 모든 문명 특성이 하나로 모인다. 그것이 말 그대로 의미, 천하통일이다.
‘드디어.’
모든 중국 문명 유저들이 그렇듯, 유비는 이때만을 기다려왔다.
중국이 문명별 팩션 특색이 다르고 이 팩션 저 팩션을 번갈아 쓰니 굉장히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경향이 있긴 했으나.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다른 문명은 시대가 넘어감에 따라 팩션이 하나둘 쌓이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데 반해, 중국은 한 순간에 한 팩션만을 써야 했다.
2시대까지는 더 유연하고 유리하다 할 수 있으나, 3시대만 되어도 슬슬 중국이 밀리는 것이다.
중국은 2시대 팩션 여러 개를 번갈아 써야 할 뿐, 3시대라는 게 없는 셈이니까.
즉, 중국은 이론상 늘 2시대인 셈이다.
결국 그들은 이 체제 변환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다른 나라의 3시대에 뿜어져 나오는 화력을 견딜 수조차 없다.
그래서 실력 차이, 프로 세계와 일반 유저 사이 간극이 가장 큰 문명이 중국이다.
그렇다면 일반 유저들은 중국을 거의 플레이하지 않느냐?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 문명은 유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는데.
그 이유는 역시나 지금 이 순간 때문이다.
[명나라]두둥.
“명나라!? 중국 지금 명나라 나왔습니다?!”
“아…….”
명나라가 되면 앞선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모든 문명의 힘이 고스란히 축적됨과 동시에 명나라의 고유 팩션도 열린다.
대표적인 명의 고유 팩션은 ‘고도화된 기술’이다.
이는 공성 병기들에 대한 팩션이다.
명의 특수 건물인 ‘기술 연구소’에서 뽑는 공성 병기들은 모두 다 체력과 공격력이 상승되어 나온다.
쉽게 말해서, 그냥 같은 금액으로 뽑아도, 공성 병기가 더 세다 이거다.
“자, 잠깐만요!? 이 타이밍에 명나라 나오면! 이건 또 모르는 건데요!?”
조선은 아직 3시대인 상황.
중국은 소위 5시대라 불리는 명나라에 올랐으니, 조선이 중원을 차지해 자원을 미친듯이 불린다 해도 중계진으로선 불안한 상황이다.
-ㄷㄷ
-뭔데
-5시대가 4시대보다 빠르게 나오네
-ㅅㅂ 한방이 있누
“자, 명나라로 빨리 오른 거. 무섭긴 하지만, 조선이 크게 흔들릴 이유는 없습니다.”
“예! 200 대 200도 대승했고! 승기 9 대 1까지 가져왔던 게! 8 대 2 정도로 내려간 거지! 지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조선! 중원을 먹기 시작하면서, 자원이 쭉쭉 오르고 있거든요!?”
확실히 맵 중앙의 자원들을 먹기 시작하니, 중국과 점차 자원 점수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렇죠! 미리 많이 벌려놨거든요!?”
“그런데! 중국! 명나라가 되면서 자원이…… 자원이 안 내려가요!?”
중국이 명나라가 되면서 송나라의 경제 팩션까지 자동으로 적용된다.
그러니 분당 자원 점수 그래프가 슬슬 다시 꿈틀거린다.
“이, 이거 시간 주면 안 됩니다! 그나마 지금이 돈이 젤 없을 때예요!”
“지금이 제일 싸다! 이거 뭐 강남 부동산인가요?! 중국! 출산율도 따라오더니! 이것도!!”
-ㅋㅋㅋㅋㅋㅋㅋ
-킹마아파트……
-ㄷㄷ
-왜 따라오냐고 ㅋㅋㅋㅋ
-넘 무서운데;
“조선! 그냥 바로 움직입니다!?”
“집값 미리 잡겠다! 이거죠!?”
“예! 근데 아시다시피 부동산 함부로 건드리면 막 몇 배로 뻥튀기되거든요!? 단번에! 단번에 숨통을 끊어야 돼요! 조선!!!”
조선은 아직 3시대의 무장이지만, 그대로 중국으로 진격했다.
그만큼 뒤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맞습니다! 지금 중국이 명나라로 올랐다는 건! 사실 제일 취약하다는 거기도 합니다!”
다른 문명들만큼은 아니어도, 중국 역시 명이 된 직후에는 취약점이 크다.
명의 기술이 들어간 무기들이 아직 다 생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명이 자랑하는 화약 병기도 이제 막 두 대 정도를 뽑은 참이니까.
“심지어 지금 중국은! 병력이 없어요! 다시 다~~ 뽑고 있거든요!?”
살아남은 건 관우와 그가 이끌던 기마대 소수뿐. 중국의 현재 병력 숫자는 50 아래였다.
“인해전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중국!”
-그럼 지금 몰아붙이면 되나?
-불안한데
-시간 끌면 안됨 가야됨
-가자 ㅠㅠ 이기자 ㅠㅠ
중국은 명나라로 올랐지만, 병력은 단 34명.
조선은 아직 3시대이지만, 병력은 150에 육박한다. 거기에 공성 병기 12기까지 포진해 있다.
이들이 그대로 진군한다면, 중국은 막을 수가 없다.
“그런데! 중국! 이건 결단이죠!? 지금 병력들을 뒤에다가 배치했거든요!?”
중국은 34명의 병력으로 항전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최후방으로 빼두었다.
사실 이는 시빌 엠파이어라는 게임의 클리셰적인 최후 전략이다.
이 게임에선 건물이 방어 능력이 꽤 좋기 때문에, 적들이 성벽을 무너뜨리고 본진 앞까지 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특히나 중국 같은 경우, 명나라가 되면 성벽 중간중간에 있는 포탑에서 대포를 쏴댄다.
그러니 병력을 아끼고, 건물로 시간을 끄는 것.
“중국 방어 건물 업그레이드를 쫙 돌리면서! 뒤로 병력은 빼고 있거든요!? 이건 마지막 한 판 뒤집기를 준비하는 건데요!”
“그렇죠. 중국도 저런 포탑 같은 게 지금 조선군을 막을 수 있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일단 시간이라도 끌고! 그사이 병력이라도 최대한 모으겠다 이거거든요!?”
“대장간! 훈련소! 전부 궁궐 뒤쪽으로! 다시 짓고 있거든요!? 이거 완전 작정을 한 거죠!?”
“조선은 그런 만큼 빠르게! 빠르게 진격해야 합니다!”
병력을 뒤로 배치하면서 건물로 버틴다.
이게 시빌엠에서 뻔한 전략은 맞지만.
“중국이 이 최후 전략을 너무 빨리 선택했거든요!? 이거 예측하기가……!”
중국이 곧바로 이 전략으로 전환하는 건 예상외였다.
그야 중국은 지금 자신들의 본진을 제외한 모든 땅을 조선에 내주겠다는 계획이다.
“이거 중국이 버리는 게 상당한데! 줄 건 줘! 란 말이 있지만! 너무 많이 주니까! 조선이 알기 힘들지 않나요!?”
이런 상황에 조선이 중국의 전략을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선! 모르는 거 같은데요!?”
조선이 중국의 최후 전략을 모른다.
이것만으로도 중국에겐 엄청난 시간 벌이가 된다.
“진격 속도가 조금 신중합니다!?”
그들은 어딘가에 매복 병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천천히 진격할 수밖에 없으니까.
중국이 원하는 최후의 한 방을 위한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
* * *
쿠키는 중원 멀티를 굴리면서도, 틈틈이 전투 상황을 지켜봤다.
공성 병기들이 거대한 돌을 날리고,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쿠구구궁……!
중국의 땅은 차근차근 조선의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저항도 있다.
콰아앙!
콰앙!
중국의 포탑에선 화약 연기가 미친 듯이 뿜어져 나오며, 대포가 쏘아진다.
그러나 이런 인공지능 공격 따위는 이 대군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병사들은 대포가 오는 타이밍에 맞춰 산개하고, 타겟팅을 유인하면서 완전히 피해가 없는 채로 중국 땅을 공략해낸다.
이런 포탑이 유효한 타격을 입히려면 지상군과 협공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포탑뿐이니, 효과가 영 좋지 않다.
쿠키는 여기서 의문이 든다.
‘……음?’
지휘관이기에, 위에서 내려다보기에 알 수 있는 위화감이 하나 있었다.
‘없어?’
중국은 지금 자기 땅을 지키려는 병사가 거의 없었다.
이는 병사들 시점에선 그냥 자기가 진격한 곳에 중국군이 없는 걸로 해석될 수 있었지만.
지휘관의 눈엔 모든 상황이 한눈에 보이니 알 수 있었다.
지금 어느 곳에도 중국군은 없다.
‘어떻게 된 거지.’
쿠키는 설마하니 중국이 벌써부터 병력을 최후방 배치해서 마지막 교전만을 준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렇기에 병력이 어딘가 매복되어있다 여겼다.
[매 날리기]첫 번째 매 날리기는 근처 매복하기 좋은 숲 지형에 사용되어 버린다.
‘없잖아.’
당연히 그곳엔 없었다.
쿠키의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제 매 날리기는 한 번 남았다. 다음 사용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어쩌면 게임 끝날 때까지 못 쓸 것이다.
‘뭐지.’
중국이 최후 결전을 준비한다는 생각이 이때부터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러나 확신은 힘들었다. 혹시? 하는 정도다.
지금 중국의 선택은 복싱으로 치면 아직 체력이 꽤 남았음에도 일부러 계속 맞으면서 카운터 한 방만을 노리는 방식과 같다.
그냥 가드도 올리면서 나름대로 잽도 날려주고 하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 텐데.
맞을 거 다 맞아주면서 카운터 한 방만을 노린다니. 무슨 무모한 선택인가?
쿠키는 고민해 봤다.
왜일까?
만약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왜 그런 걸까?
‘……!’
정답을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이 고민을 하는 이 시간!
그 자체가 그 정답이다.
우습게도 그런 무모한 선택을 안 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전진하는 이 시간 자체가 이미 그들이 날리고 있는 카운터다.
그야 최후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선 뭣보다 시간이 가장 중요한 재화였으니까.
‘제길.’
쿠키는 시간을 확인했다.
[매 날리기]매가 비상한다.
이번엔 적의 궁궐 뒤쪽이다. 딱 병력을 모으기에 좋을 만한, 숲이 포근한 소파처럼 감싸고 있는 그곳.
‘아.’
그곳에 있었다.
50명 남짓도 안 되던 병력이 어느새 80명 넘게 불어난 채로.
그것도 전부 명나라 무장을 한 상태다.
* * *
“아아아! 쿠키! 이제 봤어요!”
“이거 좀 큰데요!?”
“조선은 이제서야! 진격에 가속이 붙습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승산은 확실히 조선이 훨씬 높진 않습니까!? 여기 최후 결전에서 조선이 진다고 해도! 조선도 최후 결전 하면 되니까!”
-ㅋㅋㅋㄹㅇ그렇네
-앗 ㅋㅋ
-맞네
-초맞말
“마, 맞습니다!”
중국이 최후 결전을 했다면 조선도 그렇게 하면 된다.
뭐…… 그렇긴 했다만, 킹귤은 확신할 순 없었다.
‘조선은 3시대고, 중국은 명나라잖아.’
조선과 중국은 상황이 달랐다.
중국은 명나라지만 조선은 3시대다.
조선은 지금 4시대로 갈 여유를 남겨놓기 힘들었다. 아마 이 전투에서 진다면 4시대로 가기 힘들 거다.
3시대인 상태로 최후 결전을 준비하는 게 맞았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숫자가 더 많아진 명나라군을 상대해야 한다.
‘꼬여 버린다. 모든 게……!’
게임이야 어떻게 될지 모른다지만, 여기서 뚫지 못하면 조선의 승률은 완전 크게 하락한다.
‘대단하다. 유비.’
그는 유비의 한 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쿠키의 수에 휘말리지 않고 자신의 정도를 걸으면서 계속 최후의 최후까지도 한 방을 먹일 준비가 되어 있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는 상대였다.
그렇기에 그 역시 지금 전투 상황에 더 집중하여 해설을 진행했다.
“조선 진격 속도 높이면서! 순식간에 명나라 궁궐까지! 쳐들어갑니다!”
다행히 조선은 최후 결전 병력 발견 이후엔 속도를 내면서 고속도로를 뚫듯이 궁궐을 막는 마지막 성벽까지 무너뜨렸다.
쿠구구구……!
그러자 중국의 최후 병력들이 앞으로 나서며, 진을 짜기 시작한다.
“결전을 준비합니다! 중국!”
중국은 겨우겨우 100 정도의 군대, 그리고 궁궐 근처에 10기가량의 방어용 화약 병기 등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들은 성벽 한구석을 허물고 들어오는 이제 200으로 다시 불어난 조선군을 바라보며 결의를 굳히고 있었다.
“아! 조선이 이제 말하죠!? 이제 누가 진짜 사대부인지! 겨뤄보자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
-명나라 ㅠㅠ
-ㅋㅋㅋㅋ트루사대부
-앜ㅋㅋㅋ
이제 명나라 군대 100과 조선 군대 200가량의 전투가 남았다.
명나라는 궁궐 자체의 수비 능력과 화약 병기 등 자신들의 땅 안에서의 전투라는 게 강점이었고.
조선은 4시대를 미루고 병력만을 더 충원하여 200의 숫자를 다시 채웠으며, 모든 병력들이 기세에 충만한 것이 강점이었다.
그런데─
“어어어!?”
킹귤이 순간 흥분하며 탁자를 치며 일어선다.
중국군의 모양새 때문이다.
“이, 이, 이거!?”
중국이 구사한 진법이 그가 아는 궁극의 진법이었다.
“팔문금쇄진!!”
-ㄷㄷ
-엥?
-그게 먼데 씹덕아
-나루토 인술같누
-요즘 놈들 삼국지 안읽었냐 ㅉㅉ
-또국지 쳐내
8문.
휴(休), 생(生), 상(傷), 두(杜), 경(景), 사(死), 경(驚), 개(開).
생문, 경문, 개문으로 들어가면 길하고, 상문, 경문, 휴문으로 들어가면 상하며, 두문, 사문으로 들어가면 흉이다.
여덟 개의 문을 만들고, 오로지 두 개의 문만이 생을 보장하는 궁극의 봉쇄진.
그것이 팔문금쇄진(八門金鎖陳)이다.
웅크리기의 장인인 중국이 마지막까지 남겨놓은 최후의 봉쇄 전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