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26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94화
96. 마지막의 시작(1)
“아 결국! 유비가 어느 정도 대비를 해놓게 되는 상황이 왔어요! 쿠키! 이건 좀 실수인 거 같습니다!”
중국은 최후의 계략으로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냈다.
100여 명의 병사로 팔문금쇄진까지 준비해 놓을 시간을.
“사실 200을 모으고 들어갈 게 아니라! 그냥 궁궐로 일직선 질주를 했어야 되는데!”
“아…… 맞습니다!”
“그런데! 그건 솔직히 입릴이죠!? 막상 저기 들어가면 그렇게 못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예요!”
“예! RTS 장르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쪽을 상대할 때 자주 나오는 실수거든요!? 뭔가 더 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많아지고! 지금 싸움이 상당히 길어지면서! 집중력도 한계가 오고! 그런 거죠!”
“예! 그렇습니다. 이게 약자 입장에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상대가 보통이 아니니까요! 무려 중국의 유비입니다! 당연히 한 수가 남겨져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을 이용한 게 유비입니다! 결국 팔문금쇄진을 만들 시간을 벌었…….”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중국 관중들 사이에서 함성이 쏘아져 나왔다.
무슨 일이 일어나서가 아니다.
그들은 진법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한 것이다.
아마 중국 쪽 해설에서 뭔가 언급이 나온 모양.
“아. 지금 중국 쪽. 반응 뜨겁습니다.”
“그렇죠. 아직 한 발 남았다……! 이거거든요?!”
“근데 킹귤 님! 팔문금쇄진! 이거 정확히 뭡니까? 왜 이렇게 열광하는 겁니까!? 설명 좀 해주시죠! 킹귤 님!?”
꿀꺽.
킹귤은 마른침을 삼킨다.
“…….”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
-뭐야
-너무 충격먹음??
“킹귤 님?”
“저…….”
“?”
“저도 모릅니다아!!”
-ㅁㅊㅋㅋㅋ
-아닠ㅋㅋㅋ
-ㅋㅋㅋㅋㅋ
-ㅅㅂㅋㅋㅋ
-왜 호들갑 떤건데 그럼 ㅋㅋㅋ
“그냥 뭐가 팔문금쇄진인 줄은 알지만! 이게 대체 어떻게 만드는 건지! 어떻게 빠져나가는 건지! 와해하는 건지도 솔직히 모르거든요!?”
“아니, 삼국지에 나온 유명한 뭐 그런 거라면서요!?”
“그게…… 그거 5번을 넘게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ㄹㅇㅋㅋㅋ
-사실 아무도 모름ㅋㅋㅋ
-유명한 걸로 유명한 진ㅋㅋ
-킴 카다시안 진법 폼 미쳤다!
-ㅅㅂ뭔데ㅋㅋ
그랬다.
팔문금쇄진이라는 이름과 그 모양은 워낙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구현하여 싸우는 걸 본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적이 오면 이렇게 된다, 혹은 올 때 이렇게 해라 정도의 지침 같은 게 남아 있을 뿐.
어지간히 진법을 파헤친 인간이 아니면, 이걸 재현할 생각 같은 것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팔문금쇄진이 어떻게 문을 걸어 잠그는가에 대한 원리입니다!”
“아, 그건 아십니까!?”
“팔문, 여덟 개의 문이 있고, 어떤 방향에서 오더라도 각 문이 협력하고 대응하면서 적을 처리할 수 있다는 개념이죠.”
그렇다.
팔문금쇄진의 특장점은 대응 능력이다.
어떤 방향에서 적이 오든 가장 효율적인 숫자로 병력이 곧바로 투입되어 대응할 수 있다.
마치 크고 말랑거리는 젤리를 누르면, 양 옆이 솟구쳐 손가락을 감싸고 눌린 곳은 쑥 들어가며 충격을 흡수하는 것과 같았다.
모든 충격에 대응하여 적을 물려낸다는 게 팔문금쇄진의 전략이다.
“다만! 이건 팔문금쇄진의 원형은 아니라는 거죠! 아무래도 숫자가 부족해서! 그걸 닮은 어떤 진을 만든 거거든요?”
물론 현재 유비가 만들어낸 건 고대 기록에 적혀 있던 팔문금쇄진은 아니었다.
“그렇습니까!?”
“예. 일단 팔문금쇄진에서 중앙은 본래 병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금 팔문이 감싸고 있는 건 병사들이 아니었다. 자금성을 연상케 하는, 기와 끝이 솟구친 커다란 성이다.
총지휘관이 머물고 있는 이 게임에서 절대로 무너져서는 안 되는 핵심 건물인 ‘궁궐’이었다.
“아아…… 그럼 뭔가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예! 아마 다를 겁니다…… 그러니까! 팔문금쇄진 자체가 뭔지보다! 유비가 그 진법을 어떻게 해석했을지가 더 주요 관점이 되겠구요!”
“말씀하시는 순간! 조선! 움직입니다아!”
쿠구구구……!
조선 쪽 진영에서 흙먼지가 일어나며, 움직임이 포착됐다.
한참 진형을 바라만 보던 쿠키가 뭔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기마대 달려듭니다아!”
“쿠키 뭔가 결단이 선 모양인데요!?”
* * *
“와아아아아아……!”
조선의 기마대가 힘차게 앞서 달려 나간다.
‘흠.’
그러나 정작 쿠키가 신경 쓰고 있는 건 공성 병기들이다.
장거리 포격이 가능한 트레뷰셋들을 먼저 진형의 뒤쪽에 재설치했다.
철컹……!
‘팔문으로 직접 들어가는 건 조심해야겠지.’
그는 투석기로 진형을 어느 정도 와해시킨 다음 병력을 투입할 생각이었다.
기리리릭……!
투석기의 탄성이 끝까지 잡아당겨진 채로, 적의 보병들을 향해 조준되었다.
[발사]후우웅──
돌들이 날아가는 순간, 기마대는 곧바로 말 머리를 돌려 버렸다.
창병들은 기마대가 온다 생각하며 슬그머니 진형을 변형할 생각으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방패들이 내려간 건 당연한 일이다.
시빌엠에서 방패는 공성 병기 대미지를 크게 감소시키는 방어구인데, 이젠 그게 없는 셈이다.
──콰아아앙!
그곳에 그대로 거대한 돌이 내리꽂힌다.
너덧의 병사들이 순식간에 피떡이 되어 사라진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들의 함성이 내리꽂힌 돌만큼이나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컥!”
“제, 젠장 페이크다!”
“명령 듣고 움직여라! 미리 움직이지 마!”
쿠키의 입가에 미소가 맺힌다.
‘역시 섣부르게 움직이는군.’
그럴 수밖에 없다.
팔문금쇄진의 강점은 모든 공격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바꿔서 이야기하면 단점 역시 모든 공격에 대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진의 의미가 퇴색되니까.
병사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만 한다.
만약 유비가 최순신만큼의 엄청난 VNS 수치를 기반으로 일일이 명령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면, 이런 페이크는 먹힐 수밖에 없는 거다.
‘자, 다음은─’
──이히히히힝!
쿠키는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병력을 내보낸다.
아무리 위에서 냉철하게 판단한다 해도, 순간순간의 판단은 전부 지상에 선 병사들이 내린다.
그들 입장에서 죽일 기세로 달려드는 기마대가 진짜인지 아닌지 일일이 판단할 수 없다.
“또, 또 온다아!”
“어떡해!?”
“……대, 대기! 대기하라!”
다그닥! 다그닥!
기마대 돌격대가 또 갖다 박을 듯이 마구 달려간다.
이번에 아까보다 더 빠르게, 더 가까이까지 달린다.
투석기의 줄은 팽팽하게 당겨지고.
적 창병들은 아까보다 신중했다.
방패를 내리지 않은 채, 끝까지 대기했다. 그러나─
“우, 움직여어어어!”
팔문금쇄진은 대응해야만 그 의미가 있다.
그들은 기마 돌격대의 속력을 가늠하며 결국 또 진을 움직인다.
방패가 내려가고, 창병들이 노출된다.
그때─
“쏴라아아!”
기마 돌격대가 양옆으로 갈라졌고, 그 사이에서 다른 병과가 드러났다.
[집중]키이이이잉!
기마 궁수들의 화살 끝에서 하얀 불길이 치솟았다.
파바바바방!
이내 그것들은 수많은 포물선을 그리며 시원하게 드러난 적들의 머리를 쏘아 맞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퍼버버버벅!
또 상당한 숫자의 병사들이 마구 쓰러진다.
그리고, 여기에 투석기의 돌이 내리꽂히면 그야말로 화룡점정.
“……?”
그러나 투석기의 돌은 내리꽂히지 않았다.
‘뭐지.’
투석기 쪽을 돌아본 그는 놀라고 말았다.
전부 부서져 있었기 때문이다.
흔적으로 보아 포격을 당했다.
‘성에서 쐈나?’
중국의 명나라 궁궐은 업그레이드를 끝까지 마치면 장거리 대포 포격이 가능한데.
그러면 외관상에서 반드시 티가 나게 되어 있다.
쿠키가 그걸 놓쳤을 리 없다.
공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거리 계산이니까.
다음 순간, 쿠키는 곧바로 상황을 알게 된다.
조선군이 모여 있는 곳 한가운데로 또 포격이 쏘아졌으니까.
콰아아앙!
순식간에 십수 명이 사라진다.
이동형 대포인 사석포의 포격이다.
명나라 사석포의 위력은 3시대 병사들의 방어력으로 감당할 수준 아니었다.
“……매복!?”
매복이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내뱉고 말았다.
‘병력의 거의 전부가 여기 있는 걸로 보이는데.’
그의 병력 카운트는 틀리지 않았다.
중국 병력의 최소 95%는 여기에 모여 있다.
‘그럼 공성 병기는 따로 움직인 건가?’
공성 병기는 비싼 대신 방어가 취약하고 느려서 꼭 병사와 함께 움직이는데.
그걸 따로 매복을 시켜둔 거다.
아마 동쪽에 있는 숲에 매복되어 있다.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이었다.
명나라는 나름대로 운명을 건 도박을 계속 하고 있는 셈이다.
콰광!
사석포에서 불이 뿜어졌다.
너희들이 찾아올 때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쿠키의 눈이 흔들린다.
‘지금 보병들이 숲에 들어가서 찾기 시작하면 늦는다. 그런데 기마대는 전부 전방에 있고…… 설마?!’
놀라웠다.
유비는 쿠키가 기마대로 팔문금쇄진을 우롱할 것을 예측한 것이다.
그러니 사석포를 자신감 있게 따로 배치한 것이다.
보병으로 찾으러 가려면 한세월이니까.
‘이러면…….’
결국 팔문금쇄진 견제를 그만두고, 기마대를 다시 불러들여 사석포를 찾아야 한다.
그때─
“──돌겨어어어어어억!!”
갑자기 팔문금쇄진의 팔문중 가장 전방에 있는 것이 열리며, 중국의 기마대가 돌격해 온다.
다그닥! 다그닥!
거대한 언월도를 등에 진 자가 선봉으로 전장을 나선다.
[관우]이전 전투에서 놓쳤던 관우였다.
방향을 급히 틀려하는 조선 기마대와 처음부터 일직선으로 가속을 받아온 관우의 기마대는 속력 차이가 역력했다.
뭣보다, 저들은 4시대, 아니, 5시대나 다름없는 명나라의 장비를 착용한 채다.
머릿수만 적을 뿐, 속도, 파워, 방어력 뭐 하나 조선에 뒤지는 게 없다.
카아앙……!
관우와 마라탕의 월도가 서로 교차한다.
기마대가 따라잡힌 것이다.
이에 쿠키는 기마 궁수 부대라도 뒤로 빼려 했으나.
“!”
퍼버버벙!
관우의 기마대 후방부에서 갑자기 폭약 화살을 쏘아대었다.
기마 궁수 부대의 후방이 잘려 나간다.
‘원의 기마 궁수…….’
저들 중 절반 정도는 기마 궁수였던 것이다.
이 절벽 끄트머리에 몰린 와중에도 편제를 이렇게 골고루 해놓다니.
결국 기마 궁수도 전투에 합류해야 했다.
도망치다간 말의 속도 차이로 결국 도망치면서 등에 화살이 계속 꽂혀 다 죽을 것이다.
[산개]무엇보다, 일렬종대로 달리면 원나라의 폭약 화살에 몰살당한다.
[각개전투]결국 쿠키가 할 수 있는 건, 기마대를 각개전투시키는 것.
그리고─
“하아…….”
지친 듯 거친 숨을 몰아 쉬며, 결국 큰 결정을 내린다.
[전군 돌격]전군이 팔문금쇄진으로 달려든다.
중국군과 최대한 섞여야 한다.
그래야 사석포의 공격이 자유롭지 않게 된다.
공성 병기 포격은 아군도 당하니까.
결국 팔문금쇄진을 천천히 말려 죽이는 방식은 쓸 수 없게 됐고, 정면으로 붙게 됐다.
‘이제부턴…….’
쿠키는 생각했다.
이제부턴 자신의 손을 떠나버렸다고.
‘이제부터……!’
유비는 기대했다.
마지막 전투는 이제부터라고.
* * *
“저, 전면전이! 전면전이 벌어집니다아!”
“조선과 중국! 중국과 조선! 최후의 전투가 드디어 펼쳐집니다아아!”
“사석포를 지금 숲 안에 숨겨 놨는데! 진짜 대담하게! 딱 사석포 3개만 따로 빼놓았거든요!? 이거 쿠키가 전혀 예상 못 한 거 같죠!? 그리고 지금!!”
콰아앙!
사석포의 타격과 함께, 양 군이 정면으로 격돌했다.
보병과 보병, 기마대와 기마대.
모든 병과가 뒤엉킨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대애애애애한! 민! 국!”
“짜요! 짜요!”
양국의 응원 역시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다.
카메라는 순간적으로 관중석을 비춘다.
수많은 사람들이 두 손을 모으고 있거나, 두 팔을 벌린 채 열성적으로 소리치고 있다.
그들의 열의가 닿고 있는 건지, 전투 현장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카메라가 어디부터 어디를 비춰야 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전방위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그 거대한 전장을 훑던 카메라는 다시 기마대들끼리의 싸움을 비추었다.
이 큰 싸움의 시작이었던 곳.
그곳에선 조선의 기마 궁수들과 중국의 기마 궁수들이 서로 마주치기 직전이다.
다그닥! 다그닥!
양쪽 다 최대 속도로 달리면서 활을 쏴야 하는 상황.
“지금! 기마 궁수 대전이 엄청나거든요!?”
“거의 양측의 자존심을 건 대결 수준이죠!?”
“몽골만큼은 아니겠지만! 중국도 원이라는 문명이 있는 만큼! 여기서 밀려선 안 되는 건데!!”
“서로 미친 듯이 달리면서 미친 듯이 쏩니다아아아아!”
* * *
‘온다.’
기리릭─
아몬드는 어느 때보다 집중하며 이를 악물고 시위를 당겼다.
확장된 동공으로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적들이 비춘다.
서로가 최고 속력으로 다가가고 있으니, 가까워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지금.’
──파아앙!
맹렬히 말을 달리는 군사들 사이로, 그의 화살이 쏘아진다.
퍼엉!
적의 기마 궁수 중 하나의 머리가 뒤로 훽 젖혀지며 낙마한다.
파바방!
그 외 모든 기마 궁수들이 화살을 쏘아댄다.
수많은 기마 궁수들이 낙마한다.
이히이이잉……!
대체로 조선 쪽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중국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콰득.
아몬드는 이를 악문다.
“다시!”
아몬드가 아직 살아남은 기마궁수들에게 신호한다.
“다시 붙어!”
“……!”
분명 여러 성능 면에서 조선 쪽 기마 궁수가 더 불리했던 것 같았으나, 아몬드는 다시 붙는다며 말 머리를 돌렸다.
‘적이 더 강해. 하지만…….’
분명 적은 더 빠르고, 더 강하며, 더 단단했다.
그러나, 그는 믿고 있었다.
‘잠시 집중력을 회복할 시간이 있었어.’
그는 쿠키의 배려로 잠시 전투에서 빠질 수 있었다. 덕분에 지금 다시 집중력이 최상인 상태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도 쿠키는 아몬드의 체력을 배려했다. 쿠키는 믿었던 거다. 아몬드의 이 화살 끝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고.
그렇기에 아몬드도 믿었다. 아니, 믿어야 했다. 자신이 반드시 뭔가 해낼 수 있다고.
그렇기에 그는 더 크게 외쳤다.
“다시! 붙어어어어!!”
처음에 화력에 너무 밀려 당황한 것 같았던 그의 병사들도 눈에 힘을 주며 외쳤다.
“돌려어어어!”
“오케이!”
“그래, 씨바 다시 해보자아!”
모든 조선 기마궁수들이 다시 말 머리를 돌려 적들을 향해 내달렸다.
다그닥! 다그닥!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다시 한번 큰 관중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그 소리를 뚫고, 당근이 뒤에서 외친다.
“말은 저쪽이 더 빨라도! 사거리가 우리가 더 길어! 집중해!”
아몬드가 고개를 끄덕인다.
기리릭─
아까보다 한 템포 먼저 활을 당긴다.
그를 따라 모든 기마 궁수들이 시위를 메긴다.
‘쏘고 도망치는 건 불가능해.’
사거리가 더 길다고 해서 쏘고 도망치는 방식이 먹히진 않는다.
저쪽의 말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 한 타이밍.’
수많은 호흡 중, 딱 한 번.
저들과 처음 사거리에 닿는 그 순간.
그 순간만큼은 반드시 조선이 유리했다.
하.
아몬드가 차오르는 숨을 내뱉으며 외친다.
“지금!!!”
──파아아아앙!!!
그 순간 시위를 놓았다.
아까와는 달랐다.
아직 중국의 기마 궁수 부대는 시위를 놓지 못했다.
범인의 눈으로는 그런 찰나가 보이지 않겠으나.
그와 함께 훈련한 기마 궁수들은 달랐다.
“!”
퍼버버버버벅!
그들은 보였다.
조선의 선제타격으로 쓰러져 버리는 중국 기마 궁수들이.
이히이이잉……!
요란한 투레질과 함께, 중국 기마 궁수 부대 1열이 전멸한다.
이젠 기합 담당인 팡어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함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 가즈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