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27.1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96화
96. 마지막의 시작(3)
“돌겨어어어어어어억!!”
다그닥! 다그닥!
커피와 식빵이 나란히 선봉을 서며 마지막이 될 돌진을 감행했다.
중국의 궁궐이 바로 눈앞이다.
심지어 방금의 포탄으로 길이 열렸다.
모든 말을 탄 자들의 편제가 그 둘의 밑으로 바뀌었다.
우우웅……!
말을 달리며 지휘관의 칼을 앞으로 뻗은 식빵, 그녀의 칼끝에서 하얀빛이 솟구친다.
그 빛은 이내 기다란 길이 되어, 궁궐 입구까지 뻗는다.
어디로 달려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조선의 보병들은 그들에게 최대한 길을 열어주기 위해 방패를 들이밀며 적들을 밀어낸다. 장시간 전투로 무기가 부러진 자들은 몸으로라도 막아선다.
“밀어어어!”
“으아아아아!”
“미, 미친! 비켜! 비켜!”
보병들이 마구 뒤엉켜 흙바닥에 뒹굴기도 한다. 그러나 길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투두두두두두……!
그 길 위로 조선의 기마대가 순식간에 지나쳐 간다.
중국 보병들의 표정은 그 순간 아연실색.
“아…… 안 돼!”
끝난 것만 같은 표정이 되어버린다.
“가자아아아아아!”
조선군의 눈엔 희망과 기대가 가득 차 부풀어 오른다.
그러나─
“크아아아아아!”
누군가 괴성을 지르며 거대한 무기를 휘두른다.
──콰아앙!
조선의 기마대 후열이 낙마한다.
그는 조선의 기마대 뒤에서부터 그들을 쫓았다.
[관우]관우와 그의 기마대가 엄청난 속도로 조선의 기마대를 따라잡으며 꼬리부터 쳐내고 있었다.
“……어, 어!?”
“막아! 막아!”
이번엔 중국 보병과 조선 보병의 입장이 반대가 되었다.
길을 열려 했던 조선은 닫으려 했고, 닫으려 했던 중국은 열려 한다.
“당겨!”
“다, 당겨!”
서로 밀던 자들이 이젠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갑자기 힘의 방향이 바뀌니 마구 뒤엉켜 넘어지고, 기다란 창이 바닥을 향해 내질러진다.
푸욱!
흙바닥에 진한 피가 흐른다.
길은 결국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렸다.
“따, 따라온다! 관우 기마대야!”
선봉을 잡은 관우와 그의 정예가 조선의 기마대들 뒤에서 쫓아오며 되는대로 썰어 넘겼다.
그들의 숫자는 한참 적지만, 말은 조선 3시대의 것보다 빠르며 무장 역시 한층 더 단단하고 날카로웠다.
무엇보다 실력자다.
촤아아아악!
“끄, 끄어억!”
“아씨!”
또 두 명이 그의 검에 썰려 나간다.
이러면 또 지원군을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할 수도 있었다.
선두에서 달리고 있던 식빵은 고민한다.
‘아무리 승기가 좋아도, 계속 시간 끌리면 게임 이상해져.’
질질 끌리다가 결국 뒤집히는 게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관우가……하필 뒤에서부터.’
누군가 앞에서 막아설 것 정도는 생각했지만, 뒤에 따라붙어서 치고 나올 줄은 몰랐다.
뒤에서부터 치면 기마대 입장에선 대응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
정면이면 그냥 지나가면서 칼을 휘두르면 되지만, 뒤에서부터 오면 그럴 수 없다.
적의 말이 더 빨라서 계속 등 뒤를 맞으면서 도망가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궁궐 앞에 도달하면 기마대는 한참 줄어 있을 것이다.
유비는 끝에 끝까지 영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어쩌지.’
식빵의 기마대는 한 명씩 죽어 나가고 있다.
거기에 이제 궁궐에 달린 거대한 포 역시 그녀를 노리고 있었다.
퍼어어어엉──
포탄이 그녀의 앞쪽에 터져 나가고, 그녀는 방향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기마대 전체의 속력이 저하된다.
그러면 뒤쪽의 관우 기마대에 대원들이 더 썰려 나갔다.
“크아아아아아!”
촤아아아악!
말의 투레질과 함께 또 쓰러지는 대원.
식빵은 혼란스러웠다.
[진입]명령은 여전히 진입 두 글자뿐이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궁궐 안에도 뭐가 있을지 몰라…….’
식빵은 자신의 뒤를 봤다.
마라탕, 목이, 등 검수부대의 최정예들이 붙어 있다.
그녀는 잠시 수지타산을 계산해 본다.
그러던 중 명령이 떨어진다.
[뒤에 기마궁수 소수 파견]어떻게 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판단에 참고할 만한 근거다.
그럼에도 그녀는 뭔가 알았다는 듯 끄덕인다.
쿠키가 왜 진입 명령을 지우지 않는지 깨달은 것이다.
“마라탕! 목이! 포터! 서자김!”
그녀는 갑자기 네 명의 이름을 외친다.
넷 전부 그녀의 바로 뒤에 붙은 정예들이다.
“제외! 전부! 뒤로 돌아 반격!!”
“!”
휘이익──!
그녀를 포함해 커피, 그 밑에 편제된 모든 기마대가 일제히 뒤로 돌아섰다.
“맡길게.”
순식간에 스쳐 가는 마라탕이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궁궐 안쪽에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을지는 알 수가 없다.
그건 쿠키도 모르고, 현장에 있는 식빵도 눈치챌 수 없었다.
일단 이 넷이 선발대로 가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 이후 나머지는 관우 기마대를 정리하고 다시 궁궐로 들어간다.
‘그게 가능하다면.’
물론 관우 기마대를 정리하는 게 전제이다.
그게 불가능할 수도 있었다.
지원군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그럼 저 네 명은 궁궐 안에서 죽을 수도 있다만, 그럼에도 이게 최선의 판단이었다.
스릉!
식빵이 환도를 뽑아 들며 대원들에게 외친다.
“꼬리에 붙은 거머리 새끼들! 싹 다 죽여어어어어!”
“와아아아아아아!”
무력하게 쫓기기만 하던 대원들은 함성과 함께 관우 기마대와 정면으로 격돌했다.
콰앙!
당연히 처음 힘은 관우 기마대가 압도적이었다.
계속 한 방향으로 뛰던 말들과 갑자기 방향을 전환한 말들 사이 힘의 차이다.
첫 격돌에선 대체로 조선 쪽이 나가떨어져 뒹굴었다.
중국 관객석에서 함성이 울려 퍼진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짜요!”
그러나, 그다음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촤아아아악──
다시 선봉 포지션으로 올라선 식빵이 중국 기마병 하나의 목을 단번에 갈라 버렸다.
“──일어나서 싸워어어어어!!”
말에서 떨어진 검수들이 얼른 다시 일어나 검을 휘둘렀다.
말은 원거리 공격엔 면역이지만, 근접 공격에는 당하게 되어 있다.
이히이이잉……!
밑에서 달려든 뚜벅이 검수들이 적 기마대의 말을 무력화시킨다.
투레질과 함께 무너져내리는 중국 기마대 1열.
“와아아아아아!”
“대애애애한! 민! 국!”
한국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그런 와중, 휘릭─
관우의 말만이 신묘하게 검수들을 피해가며 그들의 목만 쳐내버렸다.
──촤아아악!
그는 언월도를 길게 빼 끄트머리를 잡아 엄청난 리치로 휘둘러댔는데.
“컥……!”
“윽!”
“미친!?”
이는 정말 게임에서만 가능한, 게임 내 판정을 극한까지 세밀하게 활용하여 가능한 공격이었다.
실제로는 저런 식으로 휘둘러서 제대로 힘을 내기 어려울 테지만, 여기선 아슬아슬하게 베기 판정이 되는 것.
퍼버버버벅!
그 덕에 관우는 누구보다 긴 무기를 지닌 격이 되었다.
후웅─
그와 언월도가 만들어낸 이 커다란 원형의 공간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이공간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그곳에 발을 들인 이가 있었다.
──카아앙!
“!”
식빵의 환도였다. 그녀가 그 틈을 파고들어 칼로 막아선 것이다.
카가가각……!
언월도와 칼의 힘의 균형이 치열하게 흔들리며, 불꽃이 튄다.
점차 거리가 좁혀졌다.
그녀는 허리춤에 있는 다른 무기를 꺼내 든다. 지휘관의 검이었다.
푹!
“!”
관우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이도류 공격에 어깨 부위가 찔리며 뒤로 물러난다.
거기에 식빵은 빠르게 따라붙는다.
거리를 좁혔다면 기다란 무기를 지닌 관우가 불리하다.
한국 관중들의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온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나 그도 잠시, 관우의 상체가 뒤로 휙 젖혀지더니, 다시 크게 회전하여 돌아오며 언월도를 휘두른다.
카아앙!
“!”
묵직한 힘이 실린다.
이번엔 아까처럼 길게 잡은 것이 아니다.
‘다르잖아?’
어느새 파지가 짧게 바뀐것이다.
공세를 유지하던 식빵은 이제 관우의 공격을 막아야만 했다.
카앙!
캉!
그녀의 말이 점점 뒤로 물러나졌다.
결국 또 거리는 벌어졌다.
그 이후로 관우는 곧장 도의 날을 틀어 찌르기로 변환했다.
“!”
기습적인 찌르기였다.
식빵은 대처할 수 없었다.
그런데─
“흐아아아!”
그녀의 눈앞을 누군가 가로막아서며 불꽃을 튀어내 버렸다.
──카아앙!
“임시 동맹이다. 시바견.”
“…….”
그는 커피였다.
‘이 자식이?’
둘은 당연히 협력 관계지만, 실제로 같이 싸워본 적은 별로 없다.
남매가 피는 이어져 있어도, 함께 뭘 하는 경우는 드문 것처럼.
둘도 매일 근처에 있긴 한데, 막상 뭘 함께 한 적은 별로 없는 것이다.
이에 식빵은 툭 내뱉듯이 중얼거린다.
“우린 원래 동맹이야. 멍청한 새끼야.”
“아…… 그랬나.”
둘은 좌우로 나뉘어 관우를 협공했다.
두 자루의 환도와 두 자루의 지휘관의 검이 그를 몰아세우기 시작한다.
카아아앙!
카강!
보조 지휘관 둘이 합류하자, 관우는 눈에 띄게 방어적으로 바뀌었다.
그의 말은 계속해서 뒤로 움직이며 그들의 공격을 받아내는 데 열중했다.
뒤로 밀리는 건 확연했다.
그럼에도 무너지진 않았다.
“와 이 자식 뭐냐!?”
“그러게.”
이쯤 되니 되려 조선의 두 보조 지휘관의 안색이 어두워진다.
생각보다 시간이 끌리고 있었다.
특히 커피가 생각이 많아졌다.
‘식빵 정도면 2 대 1에서 진작 끝났어야 하는데.’
커피 자신은 몰라도 식빵은 검수부대 리더 격의 검술 능력자다.
아몬드의 검술을 그녀가 가르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마라탕과 식빵 중 누가 진짜 조선 제일인지는 뻔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관우는 밀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으억!”
──후우웅!
치명적일 수도 있는 공격까지 섞어낸다.
관우가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강했던 건 아니었다.
‘저 자식. 뭐야 계속 달아오르고 있어.’
그는 싸움이 지속될수록, 점점 열이 오르고 있었다.
얼굴이 점점 벌게지고 숨이 가팔라지더니, 칼을 휘두르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집중력이 우상향하는 놈이다.
그런데 여태 용호상박이었으니, 앞으로는 더 힘들어진다.
‘괜히 랭킹 3위가 아니지.’
커피는 인정했다.
적들은 우리보다 강했다.
우리가 지금 앞서는 요소로 이겨야했다.
바로 자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량이다.
그는 주변을 살폈다.
지원군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언제지.’
그는 본래 방법이 없으면 돌아가는 식이다.
그런데, 식빵은 달랐다.
“흐아아아아!”
카아앙!
그녀는 간만에 불이 붙었는지, 관우를 캡슐 밖으로 꺼내와서라도 쳐죽일 기세로 계속 달려들고 있었다.
카앙!
‘이, 이걸 계속한다고!?’
카강!
커피는 와중에 관우의 검로를 조금씩 방해하는 식으로, 식빵을 보조하는 식으로 방식을 바꾸었다.
그러자 조금 더 나아졌다.
‘밀려……? 밀리고 있어!’
관우가 다시 밀린다.
식빵의 검이 그의 가슴팍을 정확히 타격한다.
퍼억!
[체력 36%]체력이 내려갔다.
‘앞으로 한 번만.’
이제 한 번 정도 제대로 타격하면 죽는다.
그런데 관우가 또 파지를 바꾼다.
‘더 짧게?’
그는 아예 언월도 봉의 한가운데를 잡더니, 마치 봉과 도, 두 무기를 쓰는 듯 양쪽을 다 사용했다.
후웅! 훙!
봉으로는 커피를 날로는 식빵을 위협했다.
‘이건 뭐야.’
리치는 짧아졌으나, 능숙한 말 타기 솜씨와 현란한 이중 공격으로 공격 패턴은 훨씬 다채로워졌다.
크게 휘둘러 좌, 우만 공격하던 것이, 상하좌우 어디서든 튀어나오고, 봉인지 날인지도 구분이 어려웠다.
“윽!”
식빵이 뒤로 밀리기 시작한다.
커피는 다가가지도 못한다.
‘모, 모르겠어…… 어?’
그때였다.
커피의 시야 한편에 누군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후…….”
그는 큰 결심을 한 듯 숨을 한번 내쉬고는 편자에 올린 발에 힘을 준다.
“들어간다아!”
“넌 뭐 하려고 하지 마. 이─”
식빵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뭔가 싶어 그의 쪽으로 곁눈질하는데.
“!?”
놀라고 말았다.
부웅─
그는 뛰어올랐다.
말 위에서 뛰어올라 관우의 말 쪽으로 몸을 내던진 것이다.
식빵이 탄식을 내지른다.
“이, 이 바보가!”
관우가 그딴 걸 당할 리가 없었다.
그의 언월도는 이게 웬 떡이냐 싶어 그를 반으로 갈라버릴 기세로 휘둘러졌다.
커피가 나름대로 칼을 들이대며 막아서지만.
땅를 딛지 않고, 공중에 뜬 자는 힘이 없다.
콰아앙!
칼로 막긴 했어도, 방금의 일격으로 완전히 전장에서 이탈당해 버린다.
저 멀리 날아간 것이다.
그러나 그걸로 끝낼 관우가 아니었다.
그는 냅다 따라붙으며 다시 한번 언월도를 내리그었다.
식빵이 막아서려 했으나, 이 모든 동작이 너무 순식간에 일어났다.
푸우욱……!
커피가 죽는다.
‘뭐……?’
조선도 보조 지휘관을 하나 잃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에?’
식빵의 입장에서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 느리게만 흘러갔다.
머릿 속이 새하얘졌다.
거의 다 왔는데.
여기서?
그러던 중 보였다.
무참히 날아가는 커피와 그를 도륙하려는 관우 사이에, 저 멀리 말을 타고 오는 자들의 모습이.
그르르륵……!
그 기마대의 선두가 정확히 이곳을 노린 채 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그의 빛나는 화살 뒤로, 그보다도 빛나는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아몬드!’
아몬드와 기마 궁수대가 뒤에서부터 쫓아와 관우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위가 놓아진다.
파아아앙──!
화살이 그의 손을 떠난다.
화살은 정확히 관우, 그것도 그의 눈을 향해 날아든다.
* * *
그로부터 일주일 후.
이날 아몬드의 채널엔, 가짜 국대 10번째 영상이 올라왔다.
[가짜 국대 ep.10 마지막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