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27.2 (Season 3 297)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297화
97. 반가운 얼굴(1)
커피와 식빵이 관우를 붙잡고 있는 사이, 기마 궁수부대가 관우의 기마대를 뚫고 들어간다.
중국 기마대의 수많은 언월도와 기마궁수들의 화살이 교차한다.
다그닥! 다그닥!
그 선두엔 아몬드가 맹렬히 관우의 목만을 노려보며 달려가고 있었다.
거리가 나오자, 그는 활을 들어 올린다.
편자가 팽팽히 늘어나며 발이 고정되고, 그의 몸이 반쯤 일어서며 안정적으로 멈춰 선다.
말 위이지만 평지에 선 듯한 균형 감각.
그 상태로 그는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시위를 당긴다.
그르르륵……!
관우만 꺾이면 관우 기마대의 사기도 완전히 저하될 것이다.
그러면 궁궐에 이 모든 인원이 들어갈 수 있었다.
[집중]하얀빛이 그의 화살 끝이 모여든다.
숨 쉬는 것마저 참아내며, 달리는 말 외의 모든 변수가 그의 세상에서 멈춰 선다.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마저 먼 산에서 들려오는 메아리처럼 울릴 때.
그가 화살을 놓는다.
딸깍.
마우스가 드래그되면서, 화살이 멈췄다.
그 외 모든 공간이 멈춘 채, 화살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이내 그 화살은 3인칭이 아닌 1인칭의 시점이 된다.
화살이 나아가며 점점 관우의 눈이 가까워진다.
딸깍.
다시 마우스가 드래그된다.
쓸데없는 화면 끝이 잘려 나가고, 영상이 다시 재생됐다.
그 영상은 이내 앞선 다른 영상 앞으로 붙여 넣어졌으며, 자막과 함께 다시 재생됐다.
다그닥. 다그닥.
맹렬히 뛰어가는 기마궁수들. 그들의 얼굴을 하나씩 클로즈업해 준다.
아몬드의 얼굴이 특히나 강조된 모습.
그 이후, 다른 여러 궁수들의 면면이 스쳐 가고, 오고 가는 화살이 좀 더 역동적으로 잡힌다.
그리고, 화살의 시점에서 가까워지는 관우가 나온다.
지아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이 정도면, 잘 나왔다.”
이것으로 내일 올라갈 가짜 국대 영상은 마무리되었다.
“왁!”
툭.
장 피디가 그녀의 의자 등받이를 장난스레 당기며 놀래킨다.
“아, 아악!”
“하하하! 뭐 그리 놀라?”
“왜, 왜 또 그러시는데요.”
“끝났으면 가자. 내일 업로드고 이제 마감인데. 맥주 한잔해야지.”
“어디 가는데요?”
“어. 제일…… 쿨럭! ㅂ싸고 맛있는 데로. 이제 마지막이니까.”
“?”
뭔가 방금 ‘싸고 맛있는 데로’라고 들린 거 같은데.
맥락상 비싸고겠지?
아마 그럴 거다.
“오~”
피식.
지아는 비싼 곳을 간다는 말에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챙겼다.
“웬일이에요. 피디님.”
따스한 봄날에 어울리는 파스텔 톤의 가디건이다.
바깥은 화창한 햇살이 아직 한창 내리쬐고 있는 오후 3시.
참 애매한 시간이지만, 이들에겐 일이 마감되고 이제 퇴근하는 시간이었다.
지아가 장 피디를 따라나서자, 통통한 남 직원, 박오훈이 그녀 뒤로 따라가며 기지개를 켠다.
“끄아아암. 진짜 지겨었다~ 지겨웠어.”
모든 일이 끝났다는 홀가분함이 느껴진다.
“왜 지겨워요. 그래도 멋진 장면 많이 나왔는데.”
“크~ 그렇긴 햅죠! 그래도 일은 일이니까. 멋진 장면들 많이 나오면 우리 피곤하죠.”
지아가 시원섭섭한 얼굴로 대답하고는 중얼거린다.
“전 그래도…… 멋진 장면들 더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 * *
“이건 분명 횡령이야. 맞잖습니까?”
통통한 남 직원, 박오훈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중얼거린다.
“……글쎄요.”
그의 앞에 앉은 지아는 머리를 긁적였다.
동조해 주고 싶지만, 횡령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긴 했다.
“아니 제일 비싸고 좋은 데로 간다고 말해놓고, 법인 카드 들고 왔다면서, 무한 리필 삼겹살집에 오면 횡령이 아니고 뭡니까!?”
“비싸고 좋은 데…… 간다고 하신 게 아니라 ‘쿨럭! ㅂ싸고 좋은데’긴 했어요.”
“…….”
어이가 없는 표정이 된 박오훈.
하지만 회식을 싼 데로 왔다고 횡령이라고 할 순 없다. 반대라면 모를까.
그냥…… 장 피디는 뼛속까지 짠돌이인 사람이다.
“장 피디님을 구워 먹으면 소금 간도 안 해도 될 거야. 장담하지.”
“소금 간은 무슨 해산물보다 짤걸? 물에 삶아 먹어야 돼.”
“피디님이랑 악수하지 마라. 삼투압 때문에 수분 다 빨려간다.”
박오훈과 그의 동료들 사이로 살벌한 멘트가 지나가는 중에, 장 피디가 다가와 커다란 맥주병을 들이밀었다.
방금 전 자신이 구워지고 삶아질 뻔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자아! 다들 수고했다! 어!? 오늘 조오오은데 왔으니까! 마음껏 마시고! 먹자아!”
“…….”
‘조오오오은데’라는 말에서 주변 테이블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주변 테이블엔 친구들끼리 온 고등학생들이나, 한참 성장기인 아이들과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일 뿐이다.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는 분위기.
“으하하하! 뭘 부담스러워해? 어? 여기 무한이야.”
“…….”
장 피디는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시면서 고기를 구워댔다.
그에게 가장 먼저 동조해 준 건, 지아였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맥주를 마시고, 고기를 올렸다.
“먹죠. 맛있을 수도…… 아니, 맛있어 보이는데.”
장 피디의 사원들이야 그에게 오랜 기간 시달려서 설움이 쌓였다지만 지아는 그렇지 않았다.
가짜 국대를 만들어나가는 짧은 기간 동안, 그녀는 이 회사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간을 보냈다.
장 피디의 회사는 그녀를 처음으로 인정해 준 회사였다.
주혁이 희철에게 처음으로 인정받았던 것처럼, 그녀도 장 피디에게 처음 인정받았던 것이다.
이런 경험은 쉽게 지워지지 않으리라.
무한 리필 삼겹살 회식 같은 건 그런 경험에 비하면 별일도 아니었다.
“에이! 그래! 먹고 죽자아!”
박오훈이 맥주를 들어 올리며, 고기를 한 점 주워 먹었다.
“죽자아아아!”
“으아아아!”
짠.
결국 모든 일원들의 맥주잔이 부딪히며 회식이 시작됐다.
우걱우걱.
야근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이 세상 모든 돼지들에게 풀듯이 박오훈은 삼겹살을 주워 먹기 시작했다.
‘새, 생각보다 괜찮잖아?’
첫 접시라 그런가?
무한 리필치고는 고기가 괜찮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무한 리필 고기의 맛이 나쁘지 않았다.
고기 맛이 좋은데도 다들 어딘가 불편한 표정이다.
‘이럴 수가, 내가 이렇게까지 추락했다니.’
‘이걸 먹고 만족할 거야? 그럴 수 없어. 법카를 다 쓰고야 말 거야.’
‘젠장…… 맛있잖아.’
다들 복잡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고기를 먹고 있는데.
장 피디만 음흉하게 훌훌 웃고 있었다.
본인이 직접 고른 가게인 만큼, 이는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오로지 가성비만을 따져 살아온 40년 인생…… 내 가성비 맛집 레이더에 걸린 곳 중 최상위권으로 데려왔으니. 당연하지.’
그는 짠돌이인 만큼, 싸면서도 맛있는 집을 찾는 데 일가견이 있었던 것이다.
“여, 여기 추가 좀요!”
“저희 테이블도!”
두 번째 접시.
박오훈은 사납게 이미 다 해체되어 버린 돼지들을 노려봤다.
‘무한 리필은 보통 두 번째부터 본색을 드러내지.’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지아는 이미 두 번째 접시에 온 고기를 다 익혀서 입에 넣고 있었다.
“으음. 음. 오. 음.”
그녀는 체구와는 다르게 굉장히 잘 먹는 편이었다.
무려 90킬로 후반대인 박오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
“우오. 항정살 굿.”
심지어 리액션도 좋은 편.
장 피디가 그녀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이에 박오훈은 묘한 질투를 느꼈다.
‘저번에 버거쉑 갔을 때도, 보통이 아닌 건 알았지만.’
점심시간에 지아는 가끔 버거쉑을 가곤 한다.
박오훈도 좋아하는 브랜드라 자주 같이 갔었는데. 그녀는 버거쉑 햄버거를 항상 2개씩 먹어치웠었다.
박오훈은 3개.
그러나 그는 느끼고 있었다.
먹는 자들은 다 느낀다.
‘real recognize real이란 말이 있지.’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햄버거 2개는 그녀의 진짜 실력이 아니라는 걸, 박오훈은 금세 알 수 있었다.
그저 금전과 비교적 짧은 점심시간 등의 변수로 그녀는 배의 반만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무한 리필로 왔을 때 드디어 그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여기 추가요~”
지아가 세 번째 접시를 주문했을 때, 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치이이이익.
얼른 두 번째 접시를 올려 굽는다.
* * *
잠시 후.
“으어어…….”
모든 이들이 퉁퉁 부풀어 오른 배를 어루만지며 식당에서 나선다.
“후우…… 파하아…….”
다스베이더 같은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에 박오훈이 나온다.
“제, 젠장. 피디님. 다음엔 한우 먹는 거죠? 예?”
“신나게 먹어놓고 또 딴소리냐, 넌.”
장 피디가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아이. 진짜! 진짜! 약속해 줘요!”
아무래도 박오훈이 취한 모양이다.
“아니, 소 맡겨놨어 인마!?”
“아 씨, 해줘요! 해줘!”
푸하하하하.
둘의 실랑이에 사원들이 웃는다.
지아도 그들 틈에서 누군가의 팔을 팡팡 쳐대며 꺄르르 웃었다.
“오훈 씨. 그렇게 잘 먹는데 한우를 어떻게 사줘요~”
“치…….”
그러던 중, 장 피디가 앞장서 걸어가며 2차 술집으로 그들을 데려갔다.
“자, 자. 여기서 이러지 말고. 2차 갈 사람들 모여!”
그래도 빼는 사람은 없었다.
워낙 소수로 돌아가는 회사다 보니, 사원들끼리 사이는 좋은 모양.
“이야. 이 자식들 법카 털어가는 데에는 귀신이구나. 좋다. 좋아. 그리고 오훈아.”
“……?”
“한우는 네가 사 먹어라.”
푸훕.
처음엔 다들 장 피디가 평소처럼 박오훈을 놀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보너스 나간다. 거의 너네 연봉만큼.”
“!”
그런데 다음 말에 다들 그 의미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여, 연봉이요?”
“히익?”
“내년 우리 연봉 없는 거 아니죠?!”
푸하하.
장 피디는 실없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추운 날씨에 실밥 터진 목도리를 두르고 낡은 코트에 손을 찔러 넣고 있지만.
추레하게 부스스한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그의 눈은 어느 때보다 반짝이고 있었다.
“가짜 국대가 이번에 굉장히 잘됐고, 스폰서도 많이 들어왔고, 투자도 많이 들어왔다. 이럴 때 직원들 보너스 크게 안 챙기면 언제 챙기겠냐. 내년 연봉에 영향 없고. 보너스 나간다. 그러니까 나랑 한우 먹지 말고. 다들 가족들이랑 먹어. 못 해본 거 하고, 못 사던 거 사고…….”
그는 말을 차마 다 잇지 못했다.
박오훈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흐으으으…… 끄으으…….”
박오훈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장 피디가 회식에서 최대한 돈을 아끼려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회사에 있는 돈을 최대한 온전하게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이 불확실한 길을 걸어준 동료들에게.
‘헐.’
보너스도 없고, 연봉이랑도 상관없는 지아마저도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좋은…… 회사다.’
짠돌이 장 피디 성격에 보너스가 이 정도로 나가면 배가 심히 아프겠지만.
아마 이 직원들은 거의 평생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서 절반만 평생 나가지 않더라도, 그는 성공한 사장이 될 것이다.
편집 일이라는 게 결국 사람 장사인지라, 인재가 가장 중요하니까.
“그, 그럼 피디님은 어떡해요!”
한 여직원이 울며 장 피디에게 매달린다.
“뭘 어떡해. 나도 챙길 거 챙겨.”
“거짓말! 코, 코트도 맨날 똑같은 거 입고! 이거 소니&클로잖아!”
장 피디 얼굴이 벌게졌다.
사람들이 모를 거라 생각했나 보다.
“……거 참. 걱정 마라. 난 너네 버리고 엑싯 하고 나갈 거니까. 어? 그때 가서 욕이나 하지 마.”
“욕할 거야! 나가지 마요!”
짠돌이라고 투덜대던 직원들은 어느새 장 피디 근처로 몰려와 응원 구호마냥 외쳐댔다.
“나가지 마! 나가지 마!”
“와아아아아!”
“미, 미친놈들. 돈이 좋긴 좋구나? 어?”
지아는 사실 상관도 없음에도, 같이 가서 함께 외쳤다.
“나가지 마! 나가지 마!”
* * *
그렇게 하루가 흘렀다.
모든 국가대항전 선수들, 그리고 편집팀, 수많은 스폰서 회사들의 노력이 담긴 하나의 영상이 아몬드의 채널에 업로드 된다.
[가짜 국대 ep.10 마지막의 시작] [지금 최초 공개 중!]-왔다…… 내 마약.
-캬
-공항 가기 전에 이거 보면 검찰 수사 들어온다는데 맞나요?
-아 중국전 못 보고 이거 보러 왔으면 개추 ㅋㅋㅋ
-드디어!
-ㅠㅠㅠㅠ
-제목부터 심상치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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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한 회사의 풍경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