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30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00화
97. 반가운 얼굴(4)
조선의 결승 진출 당시.
“조선이! 조선이이이이이!! 정말, 정말 이기는 겁니까!?”
콰과광!
거북선이 강가를 타고 내륙까지 밀고 들어와 궁궐을 향해 포를 쏴대고.
중국의 모든 비옥한 땅과 농작물이 불에 타기 시작했다.
“조선!! 1, 2경기도 놀라웠지만! 3경기! 진짜 압도적입니다아아!?”
중국의 3경기는 중국의 입장에선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였다.
-와
-걍 개처발랐넼ㅋㅋㅋ
-그냥 ‘쾅!’하고 끝난듯ㅋㅋㅋ
-해상전은 게임이 안되누
-쿠키 폼 미쳤다
-ㄷㄷㄷ
이기는 입장이었던 조선의 팬들도 놀랄 정도다.
-쟤네 돌아가면 괜찮냐?
-공안에 잡혀가겠는데;ㅋㅋㅋ
-“인체신비전 200작품 추가”
-이게 뭐야ㄷ
-중국이 걱정된다
심지어 중국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2경기까지는 몰라도 3경기에선 멘탈적으로든 뭐든 완전히 무너진 듯한 경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거북선이! 궁궐을 쏩니다아아! 그냥 직접 들어가 목을 칠 필요도 없어요!!”
조선의 배들은 평저선이라 얕은 물가로도 들어가기가 상당히 용이했다.
현재 맵은 강줄기가 내륙까지 쭉쭉 뻗어 있는 ‘기적의 강’이라는 맵이었다.
그 강가를 따라서 거의 본진 앞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 게 이 맵의 특징이었다.
특히나 평저선들은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거북선과 판옥선 도합 무려 3척이 중국 본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앞선 해전에서 참패를 당한 결과였다.
“여기서 그냥 쏘면! 다 무너지거든요!!”
“사실상 탱크 3대가 들어와 쏘는 격이라! 이걸 막을 수 있습니까!? 중국!! 탱크를 막을 사람이 있냐고요!!! 이젠 없죠!?”
-헉
-헉 탱크…… ㄷㄷ
-ㄹㅇ 이제 탱크를 막을 중국인은 없지ㅋㅋㅋㅋㅋㅋㅋ
-ㅁㅊㅋㅋㅋㅋ
-도와줘요 탱크맨!
궁궐 코앞까지 도달해 버린 조선의 전함 세 척.
이를 막아설 중국군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퍼어어엉──!
그 함포가 궁궐을 차례차례 쏘아서 무너뜨릴 때까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이미 유의미한 저항은 다 제압된 후였으니까.
[승리]이윽고, 승리라는 글자가 모든 조선군의 시야에 떠오르고.
펄──럭!
태극기가 무너져내린 중국 궁궐 위로 올라서며 펄럭거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떠내려갈 듯한 함성이 온 경기장을 뒤덮었다.
“많은!!”
캐스터가 자리에서 일어나, 목청껏 외쳤다.
“많은 싸움이 있었습니다아!”
그의 감정에 복받친 목소리에 킹귤이 끄덕이며 마구 따라 외쳤다.
“예! 지금 본선만 해도! 부활하는 바이킹들과의 평지 대전, 맵을 외워야만 쏠 수 있던 커브샷! 코끼리랑 싸워야 했던 페르시아전!! 5꽉 끝에 끝까지 가야 했던 한일전!!! 그리고!! 지금!! 중국전!!”
“중국전! 이겼고! 이제! 조선이!!!”
캐스터가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며 목놓아 외친다.
“결승에!! 진출합니다아아아아아아!!!”
“중국! 따운!! 로마! 나와!!!”
그의 목소리가 닿았는지, 관중들의 함성이 다시 한번 경기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
-미쳤다 ㅠ
-헐
-중국 3대 빵 낸거 실화야?
-와 ㅋㅋㅋ
-ㅠㅠㅠㅠ
-하……
.
.
.
* * *
한중전 승리 후.
조선의 결승이 확정됐을 때.
“으, 으아아아아아아악!”
주혁은 대기실에서 싱크 탱크 팀과 함께 시청하다가 너무 놀라서 펄쩍펄쩍 뛰고 말았다.
3 대 0으로 중국을 꺾어버릴 줄은 전혀 몰랐던 것이다.
“지, 진출!? 결승 진출이야!?”
그는 치승을 잡고 흔들며 몇 번이나 되물었다.
“예! 케, 켁! 결승 진출이죠! 어디로 가겠어요. 그럼!”
“으아아아아아아악!”
주혁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지금 당장 주문해야 하는 목록으로 가득 차버려서도 있지만…….
‘미쳤다. 대체 얼마를 벌게 되는 거야.’
조선 팀이 국가 대항전 끝에 끝까지 진출해 버린 것이다.
국가 대항전 굿즈 판매는 경기가 하나 연장될 때마다 수익이 배로 뛴다.
8강에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은 거였다.
한일전 승리 이후 엄청난 인지도를 얻으면서, 이미 온라인 샵도 매번 품절.
그런데 이제 결승까지 가게 됐다.
손익 분기 따위를 넘어, 이젠 대체 얼마까지 들어올지 겁이 날 정도였다.
비록 법인의 자금으로 들어오는 것이겠으나.
‘여기서 들어오는 자금이라면……!’
주혁으로선 자신이 생각하던 영역 확장을 하기에 충분한 돈이 들어오는 셈이다.
* * *
사실 게임을 생판 모르는 주혁의 반응이 이 정도이니.
시빌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게임 커뮤니티, 엠불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수는 없었다.
게시판 트래픽이 폭발하여 서버는 다운됐다 복구됐다를 무한히 반복했으며, 그 이상의 서버를 가진 릴프로도 결국 버티지 못할 지경이었다.
[조선이 ㅠㅠ 결승이라니 ㅠㅠ] [오늘부로 국호를 다시 조선으로 변경한다.] [쿠키 미쳤다 ㅅㅂ] [와ㅋㅋㅋㅋ 로마랑 다시 붙는 거임?] [3대빵 실화야?] [믿기지가 않는다 ㅠㅠ] [인간 세상의 끝이 도래했다. 넛틸리언의 세상이 온다.] [BTS, 봉준호, 손흥민, 그리고 아몬드 lets go]한일전 때의 인지도 상승도 엄청났지만, 결승에 진출하게 되면서 메이저 채널의 9시 뉴스에도 등장하게 됐다.
인터넷 뉴스나 기사가 아닌 정말 영상으로 아나운서가 보도하는 뉴스 말이다.
“현재 e스포츠 마이너 종목에서 돌풍을 일으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국가 대항전 팀에 대한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깔끔한 양복을 차려입은 앵커가 국가 대항전 팀을 소개하고, 인터뷰로 나온 사람은 희철이었다.
일본 현지에 파견된 리포터가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국가 대항전 총지휘관 쿠키, 국희철]희철의 얼굴이 등장하고, 이름이 밑에 깔렸다.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쿠키 님.”
“예. 반갑습니다.”
“이제는 전 국민이 아시지만, 그래도 시빌 엠파이어가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게임인데. 이 게임 간략하게나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 예…….”
그는 시빌 엠파이어를 역사와 문명을 모티브로, 팀을 이뤄 겨루는 게임이라 설명했다.
“이번에 한일전에 이어서 한중전까지 격파했습니다. 시빌 엠파이어에서 중국은 최강의 3인방에 들어가는 나라인데. 무려 3 대 0으로 격파하셨습니다. 소감이 있으신가요?”
“경기 진행하면서, 저희 팀 실력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실력대로 된 거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와. 굉장한 자신감입니다! 그럼 이후 대결하게 될 로마에 대해선 어떤 생각이십니까?”
“굉장히 강한 팀입니다. 저희와 예선에서 만나기도 했었고. 최강 랭킹인 몽골을 꺾고 왔습니다.”
“예. 그렇죠. 몽골을 꺾을 거라 예상했습니까?”
“저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예선에서 붙어봤으니까요.”
“그러시구나. 그럼 어떤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희철은 이에 카메라 쪽을 보며 말했다.
“예선에서 만났던 팀과는 전혀 다를 겁니다. 안토.”
이는 로마의 총지휘관, 안토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아하하하! 좋습니다! 결승에는 또 이런저런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일본에서 무려 라이묭 님의 축하 공연이 있다는 게 또 화제입니다. 혹시 라이묭. 좋아하시나요?”
“게임이랑 일만 해서요…… 들어는 봤습니다.”
“또 화제가 된 게요. 일본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 축하로, 따로 준비한 팀이 있다던데요?”
“아. 예. 맞습니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케이팝 그룹이 하나 온다고 하더라구요. 일본에서도 인기가 상당해서 잘 성사된 거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주최 측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둘은 결승의 축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마지막 질문으로 옮겨갔다.
“그럼 마지막으로…… 전할 말씀이 있을까요?”
“음…….”
희철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떼었다.
“우승하고 말하고 싶지만. 로마와의 승부는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말하겠습니다.”
“?”
뭔가 중요한 말을 하려는 것 같아 리포터는 눈을 크게 떠 보인다.
“지금까지 저를 옆에서 잘 보살펴주고 응원해 주고 이끌어준…… 제 약혼자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마워. 예지야. 사랑한다.”
“와. 너무 스윗하시다! 하하.”
희철이 미리 감사를 전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리가 없는 리포터는 그저 웃으며 박수를 짝짝 칠 뿐이었다.
“그리고…… 제가 평소 감사 인사를 못 한 사람에게 하나만 더 하고 싶습니다.”
“네, 네. 얼마든지 하셔도 됩니다.”
“아몬드 님입니다.”
“……아몬드요?”
“이렇게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전하는 것 같습니다.”
“…….”
희철은 그동안 리더로서 항상 조심스러워야 했던 주제를 꺼내 들었다.
한중전 전에도 말했듯이, 그는 때가 왔다고 느낀 것이다.
“아몬드 님이 합류하고, 저희 팀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아몬드 님과 만나게 된 건…… 저희 팀에 어쩌면 가장 큰 행운입니다. 정말 뛰어난 플레이어고, 존경받을 만한 선수입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음 일을 하실 때도 늘 저희의 응원과 지지가 함께할 겁니다.”
여기까지가 그의 인터뷰였다.
* * *
이 인터뷰는 9시 뉴스에 나온 만큼 그 파급력이 상당했는데.
일단 쿠키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인지도 상승이 컸다.
빅) 이제 쿠키 얘 넘었냐?
==== ====
그건 바로 뉴진스의 쿠키
제이버 쿠키 검색하면 십몇 년째 카테고리 1위로 뜨는 불후의 명곡.
데뷔 때부터 모든 걸 휩쓴 미친 스타성.
드디어 넘었냐! 쿠키!?
(사진)
==== ====
작성자가 올린 사진 자료엔 쿠키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화면이 첨부되어 있었다.
-ㄷㄷㄷ
-와 ㅋㅋㅋ
-미친 ㄹㅇ임?
-캬
-쿠키 폼 미쳤다
-???: 뉴진스 나와!!!
쿠키라는 검색어에 국희철이 최상단에 노출되고 있었다.
[화제의 인물]이런 딱지가 붙은 채로 말이다.
이 인터뷰로 희철의 인지도가 오른 게 첫째라면 둘째는 역시나 마지막에 언급한 아몬드에 대한 것이다.
-쿠키가 공식석상에서 아몬드 인정한 거 처음아님??
└ㄹㅇ??
└ㅇㅇ 그래서 불화설도 존나 많았음ㅋㅋㅋ
└헐ㅋㅋ
└최순신 나왔을 때 아몬드가 리더 첨돼서 ㄹㅇ 불화설 제대로였음
-쿠키 아몬드에게 감사하고 있었구나 ㅠㅠ 제일 중요한 자리에서 끝에 말한거 보면 ㅠㅠ
└ㄹㅇ…… 약혼자 다음이라니……
└ㅠㅠㅠㅠ
그가 아몬드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발언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는 국가 대항전만 보는 시청자들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 팀의 팬이거나 아몬드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이다.
엄청난 활약으로 MVP를 다 쓸어가도, 쿠키나 싱크 탱크 팀은 아몬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여기에 대해 아몬드가 비밀병기라서 최대한 숨기는 거라느니, 둘이 의견 충돌로 싸웠다느니 하는 무성한 소문이 있었을 뿐.
실제 이유를 제대로 예측하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희철은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모든 팀의 일원들이 정말로 완전하게 아몬드를 신뢰하고 믿을 때까지.
심지어 그를 인정해주지 않는 자신을 욕할 때까지.
그래야만 그들이 한 팀이 될 테니까.
‘방금…….’
한편, 숙소에서 티비로 뉴스를 시청하고 있던 상현.
‘뭐야?’
그는 희철의 인터뷰를 듣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저도 모르게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팡어에게 시선이 갔다.
그가 알기로 팡어와 마라탕 쿠키는 셋이 처음부터 함께했다.
그런데 어쩌면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터뷰에서 그 둘을 제치고 아몬드를 언급했다.
가장 마지막에 언급했지만, 가장 중요할 때 언급한 셈이다.
가장 마지막에 인정받았지만, 가장 큰 인정을 받은 셈이다.
상현은 그것이 감격스러웠으나, 한편으로는 걱정됐다.
그러나─
“그래. 이제야 바른말을 하네. 저 자식.”
──퉁.
팡어가 상현의 등을 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고집불통 놈이 겁나게 인정 안 해주더라. 응? 거의 올타임 MVP인데! 으하하하!”
팡어의 웃음이 워낙에 호쾌해, 상현도 피식 따라 웃고 말았다.
이후 팡어는 잠시 물을 따라온다며 나간 후.
흡연장으로 향했다.
치익.
담배에 불을 붙인 그는 밤하늘에 뜬 별들을 올려다봤다.
“하아.”
이 삭막한 도시에서 하늘에 보이는 별은 몇 개 없다. 손가락으로 샐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눈가에 맺힌 무언가 때문일까?
팡어에겐 저 어두운 공간 안에 반짝이는 것들이 보였다.
분명 저 사이에도 수도 없이 많은 별들이 있을 터다. 그 빛이 여기까지 닿지 못할 뿐이다.
그걸 오늘에서야 체감한다.
오늘에서야 그 빛은 그에게 와닿았다.
칙.
그가 재떨이에 담배를 털어 넣고, 결심하듯 중얼거렸다.
“이기자.”
보여주자.
내게도 아직 꺼지지 않은 빛이 있다는 거.
그러면 누군가에겐 닿을 것이다.
* * *
며칠 후, 결승 당일.
“워어어어어!”
“최고다! 라이묭!”
“너무 예뻐요!”
성대한 결승 축하 공연이 있었다.
결승이니만큼 이것저것 준비된 게 많았다.
심지어는 케이팝 그룹도 왔다.
“후우.”
행사가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선수들 사이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곧이다.’
상현 역시 말수가 줄었다.
그는 누굴 노려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행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응원 온 팬들이야 신나겠으나, 선수들로서는 온전히 즐기는 건 무리다.
어차피 그들과는 상관없는 먼 곳의 이야기.
그렇게 생각하며 상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는데.
치지지직.
갑자기 경기장의 스크린에 어떤 영상이 틀어진다.
‘응?’
누군가의 얼굴이 나왔다.
“누구지?”
“뭐야?”
“응?”
얼굴만 나왔을 때,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가 누구인지 몰랐으나.
‘어?’
대기실에 있던 상현만큼은 알아봤다.
너무나 익숙한, 하지만 이제는 낯선 얼굴.
그는 세월과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입을 떼었다.
[그놈이 활쏘기 하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남달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