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33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3 303화
98. 같은 적, 다른 구도(2)
“아아! 고, 고대의 성벽!”
“이 맵! 제 기억이 맞다면 조선과 로마가 처음 만났을 때! 그때 나온 맵이죠?!”
-ㄷㄷ
-ptsd onㅋㅋㅋ
-헠ㅋㅋㅋ
-아……
-쉣 첫 판부터 빡세네
“여기선 사실 초반의 변수가 거의 다 차단되는 그런…… 그런 맵이었거든요!?”
“맞습니다. 그 와중에도 쿠키가 굉장한 변수를 창출했었는데! 그걸 또 안토가 예측해서 막았던! 그런 기상천외한 대결이 나왔던 맵입니다!”
시빌엠을 예선부터 본 관중들이라면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보여줬던 안토의 압도적인 수 예측 능력을.
그렇기에 관중석에서도 술렁이는 분위기가 퍼진다.
결승을 위해 가지각색 코스튬을 단단히 준비해 온 벌룬스타즈 멤버들도 불안해한다.
“아씨…… 하필 여기냐!”
광어 인형을 뒤집어쓴 풍선껌이 항의하듯 성을 낸다.
옆에 엄나커아 슈트를 입은 딸기 슈터도 한마디 한다.
“안토 오빠 이거 안 되겠네~ 나랑 데이트해야겠어.”
“…….”
타코야끼는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자신의 민머리에 페인팅을 해서 독보적인 뭔가를 표현해 내고 있었다.
뒷자리에 앉은 꼬마가 엄마의 손을 당기며 타코야끼에게 물을 정도다.
“아저씨! 이 아몬드 모자 얼마야? 이거 어떻게 해?! 딱 맞아!”
“아. 이거?”
타코야끼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킨다.
“이건 파는 게 아니란다!”
그는 모자인 줄 알았던 머리를 잡아당겼고, 살처럼 쭈욱 늘어진다.
아이는 울어버린다.
“후애애애애애앵!!”
그렇다.
그는 자신의 민머리에 줄을 그어서 아몬드를 만들었다.
“으하하하하!”
옆에 있던 미호가 대신 사과하며 아이를 안아주었다.
그녀는 괴수 마스코트가 그려진 치어리더 복장이었다.
물론 와중에 아몬드 모양의 작은 가방을 허리춤에 두르는 건 잊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미친 사람은 아니고…… 지나치게 유쾌할 뿐이에요.”
아이는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미호에게 안겨 싱글벙글댔다.
“이 자식…… 벌써 남자인 거냐?”
타코야끼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그를 노려보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아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그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타코쉑ㅋㅋㅋㅋㅋ
-와 미호 ㅠㅠ 넘예쁘다
-저 애기 몇 회차야
-도준이냐?
-ㅋㅋㅋㅋㅋ씩 웃는거 개킹받네
벌룬스타즈의 팬 중계방에서도 보는 시청자들이 꽤 있었다.
그들뿐이 아니다.
“여러분. 제가 드디어 결승 티켓을 구했다는 거 아닙니까!?”
“이제 시작이다. 와…… 지린다.”
“여러분, 훈수 두지 마시고, 선수 욕하면 바로 밴해드립니다.”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각자 카메라를 들고 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그들 중엔 나름대로 이름이 있는 스트리머들도 상당수다.
이처럼, 국가 대항전의 결승은 수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공식 채널의 실시간 시청자 수는 무려 130만에 가까울 정도니.
그야말로 전국적인 주목이다.
‘만약 우리가…….’
필드 위, 주먹을 꽉 움켜쥔 아몬드는 생각했다.
로마가 어려운 상대인 것은 맞다.
중국과의 파워 랭킹은 단 한 단계 차이지만, 그 간극은 엄청나다.
실제로 예선 때 겪어보지 않았던가?
중국은 인간계 최강이고 그 외는 천외천이라는 말이 있다.
그중 하나가 로마이고, 나머지는 몽골이다.
그런 몽골을 이기고 올라온 로마.
현시점 가장 강한 팀이 분명했다.
‘어렵겠지.’
승리는 어려울 거다.
‘하지만…….’
130만이 지켜보고, 거의 모든 언론의 한편에서 국가 대항전을 언급하는 지금.
여기서 승리해 보이면 그야말로 국가의 승리다.
국가를 대표해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이다.
국가대표다.
* * *
로마와의 경기가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중계진은 게임 시작 후, 그 어려움부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본격적인 게임 시작됐습니다. 일직선 방향. 3시 청색의 로마, 9시 적색의 조선입니다.”
“이미 로마는 한 번 만나봤기 때문에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단순 문명의 전투력만 놓고 봤을 땐 1시대는 조선이 약우세, 3시대엔 조선이 약우세. 2시대에는 로마가 약우세…… 4시대에도 역시 로마가 약우세거든요?”
-전부 약우세여 ㅋㅋㅋ
-데이터가 실제로 그럼ㅋㅋ
-뭐여 비등하네??
-문명이 그렇다느 거 같은데
“아. 이렇게 번갈아 가면서 턴이 오네요?”
“맞습니다. 두 문명의 서로 승부처가 번갈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일반적인 경우의 통계예요.”
“아, 그렇죠!”
“지금 결승까지 온 탈인간적인 지휘관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이 통계적 상성이라는 게 거의 의미가 없거든요?”
“맞습니다. 대체적으로 그렇다! 이렇게 평가받는 거지! 그게 프로들 세계에서까지 통용되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여긴 ‘대체로’ 오는 곳이 아닙니다!?”
-ㄹㅇㅋㅋㅋ
-대체로 오는 곳이 아니다 ㅋㅋ
-캬
-맞말러;
“그렇죠. 로마가 2시대에 일반적인 특수병과인 레기온을 안 뽑으면! 또 그냥 다른 흐름인 거예요! 조선이 궁병을 안 쓰면!? 또 이상해지는 거예요. 그런데!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거!?”
찌이이이익!
킹귤은 갑자기 데이터 종이를 북북 찢어버렸다.
-퍼포먼스 뭔뎈ㅋㅋㅋ
-아닠ㅋㅋ
-대흥분ㄷㄷ
-뇌절 미쳤네 ㅋㅋㅋㅋ
“다 의미 없습니다아! 그냥 종이! 데이터 쪼가리예요! 이미 결승에 올라왔다면!! 이 둘은 동등합니다!!! 문명이 어쩌구저쩌구! 의미 없단 말입니다!”
-캬
-로마 4시대는 그래도 중국보단 할만함ㅋㅋ
-솔직히 맨날 져놓고 문명 성능 탓하는 것도 지겨움; ㅋㅋㅋ
-크
-이게 프로……?
-정보) 킹귤은 전자파에게 쥬스 착즙을 당한 뒤, 게임 내 밸런스를 강력하게 비판하곤 했다;
“아. 그렇습니다! 동의합니다! 지금 여기! 오사카의 스타디움에서! 결승 무대에서! 고대의 성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중계진이 호언장담한 것치고, 막상 맵에서의 상황은 대체로 평화로웠다.
-뭐여 아무일도 안일어나는데?
-까악…… 까악……?
-조용……
-ㅋㅋㅋㅋㅋㅋ
-고요
이 맵에서 벌어졌던 예선전이 1시대 러쉬로 갈렸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평화롭다.
그러나, 이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자, 지금 이게 고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렇습니까?”
“치열하게 오고 가는 심리전이 있거든요!”
-또리전 ㅋㅋㅋ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나요?
-ㅋㅋㅋㅋㅋㅋ 역시 감귤 포장학과
아무것도 일어나는 일이 없는데. 뭔가 치열하게 오고 가고 있다 주장하는 킹귤.
“지금 조선이 상당히 유리해요.”
심지어 조선이 유리하단다.
그것도 상당히.
-??
-뭐가 대체 ㅋㅋ
-국뽕 티비 킹귤 ㅋㅋ
-예? 벌써?
“아니, 조선이 유리하다고요!? 아무 일도 없는데요!?”
“이거 감귤 포장이 아니라, 진짜입니다. 지금 이 탐색전, 심리전 설명드릴게요. 여기서 저번 경기 얘기를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저번 경기요? 아 로마 조선 예선! 고대의 성벽에서 똑같이 싸웠던 거! 그거 졌잖아요?”
“맞습니다. 졌습니다. 근데 이번엔 유리해요.”
“예!?”
“간략히 맵 설명드리면, 고대의 성벽은 본진 터에 성벽이 처음부터 둘러져 있어서, 조선의 장기인 초반 1, 2시대 변수 창출이 막힙니다.”
“아니, 근데 유리하다고요?!”
성벽을 기반으로 초반 견제 방어가 수월한 지형이다.
보통 이 정도 성벽을 만들어내려면 최소 3시대에는 진입해야 하는데.
이곳은 처음부터 그런 방어 능력이 주어진 셈.
때문에 후반 지향형 문명인 중국, 페르시아 등이 좋아하는 맵이다.
“아. 조선이 하던! 궁수들 보내서 일꾼 견제! 이런 게 쉽지 않다는 거죠?!”
“맞습니다. 솔직히 예선에서의 조선? 아몬드 해줘! 이거 좀 많았거든요!”
“아, 그렇죠! 일단 보내놓으면! 그냥 해주니까! 뭔가 보여주니까요!”
-ㅁㅊㅋㅋㅋ
-아몬드 해줘 ㅋㅋㅋ
-팩폭ㅋㅋㅋ
-꿀 좀 많이 빨았지
-일단 보내면 전투는 이기고 오니까
-2시대 패스트 아몬드 러쉬
“그 아몬드 해줘가! 안 되는 거예요! 지금 여기는! 아몬드가 화살로 벽을 뚫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때 조선이 어떻게 했었냐!”
킹귤은 당시 상황을 설명해 줬다.
“아예 로마를 고립시켜 버리거든요? 방어탑을 로마 입구에 지어버리고! 성벽이 아니라 감옥 벽이 되버리게 만들어요! 아주 기똥차고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근데!
조선은 역으로 이 벽을 저들의 감옥으로 만들려 했었다.
그걸 로마가 예측하고, 일꾼을 하나 빼놔서 소용이 없었다.
“그걸 안토가 예측하고! 일꾼을 밖에 하나 빼놔서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오히려 호되게 뒤통수 맞고 당했었죠!”
“아아아! 일꾼을 빼놨었죠! 그때 감옥 만들어버리는 것도 진짜 깜짝 놀란 전략이었는데! 그걸 또 안토가 예상을 했다는 거에 소름이 돋았었습니다!”
-ㄹㅇ
-미친놈임 걍
-진짜 일꾼 미리 빼놓은 건 지금 생각해도 레전드;
-로마가 일꾼을 빼놓다니 부족한데
“그겁니다! 그게 안토라는 사람이에요! 이 사람은 변칙 파괴술의 대가입니다! 그냥 이 사람 앞에선 허튼 짓거리를 하면 안 돼요! 그리고!”
“그리고!?”
“제가 설명한 예전 일들이 지금 이어지는 건데요!? 지금 상황 보시죠!”
“예!”
“조선이 정찰을 하고 있긴 한데! 모양을 보세요!”
미니맵 상 조선의 붉은 점들은 생각보다 멀리 퍼져 있지 않았다.
“지금 사냥을 하려면 최대한 넓게 퍼져야 하는데! 약간 덜 퍼졌죠!?”
“어?! 그렇네요?”
“쿠키는 언제든지 기회를 봐서 다시 입구를 막으려 하는 거예요!”
“또, 또요!?”
쿠키는 이번에도 예선 때와 같은 전략이다.
그러나, 조금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그 전략 자체는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안토가 예측해 냈었다는 건! 그 전략이 좋았다는 뜻도 있거든요!? 제가 봐도 그랬구요.”
입구를 막는다는 선택지는 매우 좋다.
이 맵은 성벽 안쪽은 막상 큰 자원이 없다. 무조건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 안에 갇히면 3시대도 바라보기 힘들다.
“아니, 그럼 안토는 또 일꾼 빼놓습니까?”
“아뇨. 그게 이제 저번 경기와 이어지는 건데. 지금 아직 빼놓지 않았습니다. 쿠키가 기억할 테니까!”
그랬다.
이번에도 일꾼을 빼놓는 방식으로 대처할 순 없었다.
쿠키가 대처할 테니까.
-헉 ㅋㅋㅋ
-맞네……
-쿠키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 이왜진?ㅋㅋㅋ
-그럼 이번엔 어케 막누?
-가불기여?
“안 그래도 로마는 버프 주는 성직자 하나 있는 대신 초반에 일꾼 하나 없거든요!? 여기서 하나 더 뺐다가 잡힌다? 진짜 최악이에요! 상대 입장에선 노 리스크 하이 리턴!”
괜히 일꾼을 빼놨다가는 최악의 경우 일꾼만 잡히고, 입구는 입구대로 막히는 수가 있었다.
“아니, 그럼!? 쿠키 왜 지금 입구 안 막죠!?”
“제가 조선이 유리하다고 했잖습니까!?”
“아, 예. 그랬죠.”
“지금 쿠키는 압박을 주는 겁니다.”
“압박?”
“예. 우리 언제든지 입구 막을 거다. 그러니까 너 일꾼 빼놔. 아니면 입구에 뭐라도 지어! 이런 심리전이 되는 거예요! 지금!”
“예!?”
“로마 병사들 보세요! 멀리 나가질 않습니다!? 못 나가거든요? 입구에 항상 일정 머릿수 이상 지켜야 되거든요! 쿠키는 지금 방어탑 하나 안 짓고 상대를 막고 있는 겁니다!”
“!”
그렇다.
저번 경기의 전략의 그림자가 이 게임에 드리워 있다.
안토의 대처는 알면 막을 수 있는 것이었고, 쿠키의 전략은 알아도 당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다시 한번 이 맵이 나왔을 때, 유리한 건 쿠키였다.
-와 머리 아파
-머리 비사아아앙
-ㄷㄷ
-지휘관 아무나 하는거 아니누
-유비전 때도 알았는데 난 최순신 스타일임ㅋ
-그냥 아몬드 해줘 하던 낭만의 시대가 좋았네요……
-쉣
“이게 그때처럼 직접 우르르 달려가서 막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훨씬 효율적입니다! 극단적인 성과는 없지만! 리스크가 아예 없는데 리턴은 오고 있거든요!?”
실제로 달려가서 입구를 막았다 실패하면 그대로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적당히 상대가 못 나오게 압박을 가하면서, 도박수를 줄일 수 있다.
“조선의 전략이 발전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안토도 정말 지독한 게! 일꾼을 만에 하나를 위해서라도! 이제 슬슬 꺼내놓고 싶을 텐데! 절대 안 꺼내요?!”
안토도 그 심리전에 최소로 당해주고 있었다.
사냥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입구에 병사를 다수 배치하는 것 정도는 받아들였지만 일꾼은 꺼내지 않았다.
초반 로마에게 있어서 일꾼은 너무나 귀한 재원이기 때문.
그러나, 로마의 이런 대처의 가치도 이미 심리적 압박으로 맵을 크게 크게 쓰지 못하면서 서서히 갉아 먹히게 된다.
“시빌 엠파이어는 사실 땅따먹기라고 말씀드렸었죠!? 저번 중국과의 2차전 때! 중국이 아무리 거세게 아무리 저항을 열심히 했어도! 계속 조선 승률이 높았던 게 차지한 땅 크기 때문이거든요!? 좋든 싫든 지금 로마는 멀리 못 나가고 있고! 조선은 맵을 크게 쓰고 있어요! 게다가!!”
두둥─
[조선 – 2시대]조선이 빠르게 2시대로 올라간다.
“2시대! 굉장히 빠릅니다아!? 이러면 진짜 로마 입구 막고 말려 죽일 수도 있어요!?”
-캬
-최순신 빙의했냐? 뭐야
-쿠키 각성 ㄷㄷ
-와
-미쳤다
-이거 뭔데 ㅋㅋㅋ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