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4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84화
30. 파워 슈트 플레이(1)
다음 날.
아침 10시.
아몬드의 올튜브엔 3개의 영상이 업로드된다.
[배틀 라지 EP.4 머저리 5형제] [배틀 라지 EP.5 잰──슨!] [배틀 라지 EP.6 네. 아몬드가 파워 슈트를 입었습니다.]업로드 소식은 게임 커뮤니티에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그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킹치만, 배라 31은 물론이고, 타게임을 다루는 커뮤니티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됐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금 현재 아몬드는 유일하게 전자파의 기록과 비긴 인물로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관심을 갖는 상태였으니.
이게 모두 ‘해체 분석기’ 라이브 방송 흥행 덕이었다.
-전자파 기록이랑 비빈 걔?
-오. 올튜브도 있었구나?
-최초 공개다. 곧!
-와, 진짜 영상 올린 지 얼마 안 됐네 ㅋㅋㅋㅋ
-한 달도 안 되서 이 정도라니 ㅅㅂ ㅋㅋㅋ
이런저런 사람들이 다 모여들고 나니, 최초 공개로 처음 시청하는 인원이 무려 1.2만이다.
올튜브 조회 수가 1.2만이라고 생각하면 형편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최초 공개를 1.2만이 본다는 건 아예 느낌이 다르다.
가게 오픈 시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셈이다.
특히나 세 번째 영상 ‘네. 아몬드가 파워 슈트를 입었습니다.’가 인기가 많았다.
어쩌면 또 하나의 대박 영상이 될 것 같았다.
“아니…… 어떻게 올린 거지?”
주혁은 두 눈을 비비면서 되물었다.
[10분 후 최초 공개]눈앞에 이런 말이 떠 있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분명 어제 같이 술을 된통 마셨다. 지금도 머리통이 깨질 것 같아서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영상을 만들어서 업로드를 한다고?
“심지어 이거 다 어제 했던 방송이잖아?”
올라온 3개의 영상 모두 어제 했던 승급전 방송을 편집한 것이다.
그러니까 전날 밤에 작업한 영상들이란 뜻이다.
“제대로 한 거 맞나?”
이쯤 되니 술 마신 뒤에 이상하게 만들어버린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지경이었다.
‘확인해 봐야겠다.’
최초 공개는 각각 10분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걸려 있었는데.
지금 가장 첫 번째 영상의 최초 공개가 시작됐다.
[지금 최초 공개 중!]* * *
첫 번째 영상은 아몬드가 머저리 5형제를 만났을 당시의 이야기다.
영상은 아몬드가 무기고에서 그들을 맞닥뜨리면서 시작된다.
휘익.
예고도 없이 곧바로 날아오는 칼날.
시작부터 긴박한 칼 전투 신이다.
칼이 날아갈 때마다 적절하게 줌인, 줌 아웃이 반복되면서 엄청난 속도감을 줬다.
이후, 아몬드는 2층에서 활을 갖고 튀는 저격러를 확인한다.
아몬드가 벽에 칼을 찍으며 올라간다. 무슨 스릴러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이윽고 다 올라온 아몬드.
파앙!
창을 깨부수며 적에게 칼을 날렸다.
놀란 적의 표정이 클로즈업되면서 동시에 칼이 박힌다.
푹!
그 표정이 꼭 우스꽝스러운 공포 영화처럼 연출되었다. 서지아의 영상에서는 처음 보는 연출이었지만 효과는 좋았다.
-5:08 황금 고블린 새끼 레전드네.
-5:09 놀란 표정 개웃겨요 ㅋㅋㅋ
-5:08 3류 공포 영화 같음ㅋㅋㅋㅋㅋ
-5:09 머저리 5형제 중 막내 ㅅㅂㅋㅋㅋㅋ
베스트 댓글 중에서 이 부분을 언급하는 댓글들이 다수 보인다.
그런데 사실 이 장면은 아직 이 영상의 클라이맥스가 아니었다.
-12:51 여기서부터 화살 연사 지린다 ㄷㄷ
└ㄹㅇ 이거 어케 하는 거임?
└아무리 연습해도 저렇게는 안 되던데 미쳤네.
└아니, 저게 말이 됨?ㅋㅋㅋㅋㅋ
영상 댓글란 가장 상위에 노출된 베스트 댓글이 가리키는 곳.
그 파트에 도달하자, 아몬드의 미친 듯한 연사력이 뽐내졌다.
파바바방!
영상은 일단 원래 속도로 재생되고, 한 번 더 아몬드의 디테일한 손기술을 클로즈업해서 느리게 보여줬다.
그러다가, 쿵!
음악 소리에 맞춰 다시 영상이 원래 속도로 재생됐다.
퍼버버벅!
느리게 움직이던 적들, 머저리 5형제가 일제히 쓰러진다.
‘……와.’
다 알고 보는 주혁도 저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
첫 번째 영상은 이걸로 끝이었다.
두 번째 영상, ‘잰──슨’은 사실상 개그물이었다.
파워 슈트를 입은 잰슨은 마치 근육질 변태 같아 보였고. 그가 대사를 외칠 때마다.
[엄마! 나 커서 아몬드가 될래요!!!]이렇게 텍스트가 매우 커다란 크기로 곳곳에서 펑펑 튀어나왔다.
그에 기겁하며 도망가는 아몬드의 모습이 이어졌다.
-엌ㅋㅋㅋㅋ
-아몬드 왤케 커엽냐 ㅋㅋㅋ
-잰──슨!
-미친ㅋㅋㅋㅋㅋㅋ 개또라이네
-진짜 끔찍하다 ㅅㅂㅋㅋㅋㅋ
-잰──슨! 막상 이 대사는 한 번도 안 나오는데 왤케 어울리누 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 막상 잰슨이라고 하는 곳은 없잖앜ㅋㅋㅋ
└와. 나도 이 댓 보고 이제야 알아챔 ㅋㅋㅋ 막상 그런 구간은 없네.
└헐ㅋㅋㅋㅋㅋ
푸핫.
이미 한 번 봤던 영상인데도 주혁은 웃음이 터졌다.
두 번째 영상도 꽤나 재밌었다.
그러나 역시 최고의 재미는 마지막에 있을 터다.
[지금 최초 공개 중!]이제 시간이 지나서 최초 공개 중인 그 영상을, 주혁이 조심스레 틀어봤다.
[배틀 라지 EP.6 네. 아몬드가 파워 슈트를 입었습니다.]* * *
황량한 사막을 걷고 있는 아몬드가 보인다.
아무도 없는 살풍경이다.
이미 유독 가스가 가득 차버린 곳이다.
그럼에도 아몬드는 여유롭게 걷고 있다.
[블루존이 축소됩니다!]심지어 저 멀리 있는 블루존이 한 번 더 축소한다고 하는데도.
“버틸 만하네요. 파밍 좀만 더 할게요.”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런 유독 가스에서 파밍을 더 하고 가겠다니. 본래라면 미친 짓이지만.
-아 ㅋㅋㅋㅋ 파-워 슈트 있는데 파밍 하루 종일 해도 되지!!
-그래도 세 번째부터는 대미지 들어와서 조심해야 행
-ㄹㅇ 우승 확정이네, 이 정도면.
파워 슈트 덕분이었다.
파워 슈트의 방독면 기능이, 아직 멀쩡히 살아 있었다. 오랫동안 사용하면 망가지지만, 세 번째 축소까지는 버틴다고 한다.
아몬드는 그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파밍을 하는 것이다.
[30초 후, 블루존 축소가 시작됩니다!]세 번째 블루존 축소 예고가 나왔을 때가 돼서야.
그는 파밍을 멈췄다.
가방 안엔 수많은 의료품이 가득 차 있었다.
“이제 쓸어버리러 가야죠?”
씩.
그의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맺혔다.
-가즈아아아!
-ㄱㄱㄱㄱㄱ
-싹 다 죽여어어!
-우오오오오오!
-요호오오옹오!
-오오오오멘!
“출발!”
타앙──
그가 발을 박차자, 깃털처럼 가벼운 몸이 쏘아졌다.
후우우우웅!
오토바이를 탈 때나 들려오는 바람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와 씹ㅋㅋㅋㅋ
-1인칭으로 돌려 봐보셈 개쩔어
-왘ㅋㅋㅋㅋ
-파워 슈트 나도 입고 싶다 ㅠㅠ
-갑자기 다른 게임이 됐네?
-닌자 달리기 할 때, 닌자 1인칭 같음ㅋㅋㅋㅋ
-닌자 달리기 씹ㅋㅋㅋㅋ
타앙! 타앙!
뛰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고.
이것만 계속 반복했다.
이제 어느 정도 속도에 익숙해졌을 무렵.
시야를 흩트리는 거친 모래 먼지 사이.
‘블루존!’
블루존의 형태가 보인다.
푸른빛의 투명한 돔이 한 지역을 감싸고 있었다.
저 안에는 아직…….
[47/100]47명의 생존자가 있을 터다.
슥.
아몬드는 미리 오른손 깍지에 화살을 전부 끼워 넣었다.
파지지직!
순식간에 정전기가 스쳐 가며, 블루존에 입성했다.
투두두두두둥!!!
타다당! 타앙!
들어가자마자 총성이 이곳저곳에서 마구 울려 퍼진다.
확실히 여긴 생존자들이 있는 구역이라는 게 느껴진다.
‘싸우고 있나?’
아몬드는 총성을 따라서 달렸다.
“저기다.”
그렇게 나지막이 중얼거린 후, 그는 활을 당겼다.
-엥? 너무 먼데?
-8배율은 있어야 쏠 거리 아니냐?
-저걸 쏜다고?
-ㄷㄷ
-리커브라서 가능한가?!
리커브 보우는 가진 힘에 따라서, 컴파운드 보우보다 훨씬 더 멀리 날아갈 수도 있었다.
기이이이익……!
아몬드는 파워 슈트의 초인적이 힘을 이용해 활시위를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복부와 허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슈트를 맴도는 푸른빛이 발광했다.
파아아앙!!
활 치고는 꽤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휘이익!
예사롭지 않은 파공음이 이어진다.
날아간 화살은 미약한 포물선을 그리며──
-헐!
-시발!
-와우!
-헉!
-돌았냐!!!!
퍼억!
희미하게 보이는 머리를 명중시켰다.
상대는 아직 방탄모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몬드 → 새가슴몬] [처치하였습니다!] [46/100]킬 로그가 되어버린다.
* * *
“엥!?”?
총질하던 다른 플레이어가 아몬드의 존재를 눈치챈다.
“파워 슈트……!?”
멀리서도 잘 보였다. 아몬드가 파워 슈트를 입었다는 것쯤은.
그는 바로 튀려 했다. 본래라면 도망가야 했다.
그런데 무기가 활이다.
‘잠깐…… 할 만하지 않나?’
죽인다면 파워 슈트를 얻을 수 있다. 무기까지 영웅 등급 이상이었다면 도망갔을 테지만, 무기가 만만하다.
먹기만 한다면 1등이다.
그는 아몬드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이 거리에서라면 총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철컥.
가늠쇠가 천천히 아몬드의 푸른 신형을 조준하는 순간.
휘익!
사라졌다.
“?”
그런데 방아쇠는 이미 당겨 버렸다.
타앙!
‘이런.’
쉬이익!
뱀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온다.
‘어디야!?’
전혀 다른 각도였다. 고개를 돌린 순간.
보이는 건, 이미 코앞까지 날아온 화살촉.
퍼억!
방탄모가 뚫려 버렸다.
“컥!”
충격에 목이 뒤로 획 꺾였다.
‘무, 무슨 활이 이렇게 세냐.’
그는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나, 총구를 움직인다. 아니, 움직이려 했다.
‘하나 더?’
겨우 목을 다시 일으키자마자 보인 건 또 다른 화살촉이다.
둘이서 같이 쏜 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날아올 수가 있다니.
푸욱!
다시 한번 방탄모가 뚫려 버렸다.
또다시 목이 획 뒤로 꺾였다.
“으……!”
영웅 등급 방탄모다.
여기까진 버틴다.
퍽!
그러나 화살은 하나 더 있었다.
“미친!”
이런 유언과 함께 그는 킬 로그에 이름을 남긴다.
[아몬드 → 벼농사가필요해] [처치하였습니다!] [45/100]3연사였다.
화살이 연속으로 3개가 날아왔고. 전부 머리로 정확히 들어왔다.
한 번 맞고, 정신을 차릴 시간도 없이 연이어 날아온 것이다.
그것도 상대가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먼 거리에서.
-미쳤냐고 아몬드!! 미쳤냐고 아몬드!! 미쳤냐고 아몬드!! 미쳤냐고 아몬드!!
-홀리 몰리!
-3발이 다 어케 맞아!?
-날 속였어! 아몬드! 이거 버그잖아! 날 속였어! 아몬드! 이거 버그잖아! 날 속였어! 아몬드! 이거 버그잖아! 날 속였어! 아몬드! 이거 버그잖아!
-지, 지린다
-또 지렸어. 책임져!
[저격 소총 님이 ‘1만 원’ 후원했습니다!] [나…… 난 이제 뭐 해?] [속옷 공장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오늘도 팬티를 더 만들어야겠군요!] [이럴 줄 알고 님이 ‘2만 원’ 후원했습니다!] [화장실에서 봤지 개이득]“후원 감사합니다. 파워 슈트가 생각보다 많이 좋네요.”
아까와 같은 연사는 평소엔 힘들다. 손가락 끝까지 힘이 바짝 들어가는 파워 슈트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거 여러모로 좋은데?’
신체적인 스펙과는 별 상관이 없는 총기류보다, 활을 쓸 때 파워 슈트는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았다.
[블루존이 축소됩니다!]또다시 알림이 왔다.
아몬드는 블루존의 이동 위치를 확인했다.
‘광장인가?’
광장 쪽이다. 역시나 늘 그렇듯이, 그에겐 너무 먼 곳으로 가버리는 블루존. 그러나 파워 슈트가 있는 이상, 멀리 떨어진 블루존은 전혀 핸디캡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광장’이라는 공간이 이번 판의 마지막 무대로 설정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몬드는 직감했다.
‘이겼다.’
이번 판은 1등이라고.
[해볼 텐가? 님이 ‘2만 원’ 후원했습니다!] [미션) 지금부터 20킬]이때, 마침 미션이 등장했다.
[지금부터 20킬] [20만 원]현재 45명이 남은 시점에서, 지금부터 20킬.
절반을 죽이라는 말이었다.
무리한 부탁임에 틀림없었지만.
-그냥 지금 줘 ㅋㅋㅋ
-어우, 무슨 20만 원을 또 후원하시나 그래!
-ㅋㅋㅋㅋㅋㅋ 돈을 바닥에 버리는구나!
-어차피 할 건데 뭔 미션이냐 ㅎㅎㅎ ㅋㅋㅋ
-??? : 와! 20만 원 감사합니다!
-무서워서 킬당 미션은 안 거는 것 보소 ㅋㅋㅋㅋ
“와! 20만 원 감사합니다!”
아몬드는 채팅창의 예언과 똑같은 말을 하며 앞으로 달렸다.
20킬을 올리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