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cher's streaming RAW novel - Chapter 85
천재 궁수의 스트리밍 시즌1 85화
30. 파워 슈트 플레이(2)
광장.
배틀 라지의 맵 중에서 가장 단순 무식한 곳이다.
광장이라는 말답게 넓은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엄폐물이라고는 광장 외곽 상가의 가판대 뒤, 중앙의 거대한 분수대 정도뿐이다.
덕분에 여기서는 화끈한 난전이 펼쳐지는데, 호불호가 갈린다.
서바이벌 게임의 재미는 생존이라는 측과, 그런 식의 플레이는 게임을 지루하게 만든다는 측의 의견 대립이 늘 일어나는 곳이다.
물론 늘 쳐부수는 여포 메타를 선도하고 있는 아몬드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이겼다.’
아몬드는 광장으로 블루존이 축소되는 것을 보고 승리를 확신했다.
광장전.
마지막 블루존 축소가 광장을 중심으로 일어날 시 벌어지는 난전을 가리키는 용어인데.
아무래도 이번 게임은 광장전이다.
-광장전 각인가?
-헐 ㅋㅋㅋ 그러면 아몬드 광장전 첨 아니야?
-광장전 좀 노잼인데
-난 광장전이 좋음. 화끈해서 ㅋㅋㅋ
-광장전 너무 화끈해서 금방 다 죽어버리잖어 ㅋㅋㅋㅋ
호불호가 갈린다고는 했으나, 아몬드의 팬들이라면 대체적으로 기대감이 더 높을 터다.
아몬드는 난전을 선호하니까.
게다가 파워 슈트까지 입은 상태이니 두려울 게 없다.
-파워 슈트 아몬드라면 광장전이 쌉이득
-ㄹㅇㅋㅋ
-ㄹㅇㅋㅋ 그냥 ㄹㅇㅋㅋ만 쳐
-화살도 존내 많잖슴
-약도 개많음
-총이 너무 유리할 텐데.
-이기든 지든 한번 보고 싶다 ㅋㅋㅋ
수많은 기대를 받게 된 아몬드는 광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타앙──
파워 슈트의 강력한 추진력을 받으면서.
* * *
탁.
광장에 드리워지는 첫 번째 발자국.
그 주인공은 아몬드다.
“제가 먼저 왔네요.”
약 7명 정도의 플레이어를 추가로 사살하며, 아몬드는 드디어 광장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건 아몬드였다.
-그야 너보다 먼저 가는 애들을 다 죽였잖아요 ㅋㅋㅋㅋㅋ
-다 죽여놓고 내가 먼저 왔네요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
아몬드가 가장 빨리 달려서는 아니었다.
그냥 자기보다 앞에 가던 사람들을 다 죽여서 그런 것일 뿐이다.
“자리를 잡아볼까요…….”
먼저 왔으면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
여기서 자리를 잘 잡으면 1등 각이 훨씬 수월할 터다.
[좃문가 님이 ‘1천 원’ 후원했습니다.] [광장전은 딱히 좋은 자리 없는데…….] [간디메타연구소장 님이 ‘5천 원’ 후원했습니다.] [그냥 광장 끝 건물 2층?]아몬드는 피드백을 수용해서 2층을 선점하려 했지만.
“끝 건물 2층은…….”
애매했다.
블루존의 테두리와 너무 가까웠다. 다음 블루존 이동에서 제외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면 그대로 가장 불리한 자리가 되어버린다.
[파파파 님이 ‘5만 원’ 후원했습니다!] [그냥 분수대 안쪽에서 돌면서 쏘는 건 어때요? 피지컬 되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오. 파파파 님. 무려 5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조언입니다. 알겠습니다.”
-아니, 이 자낳괴 쉑ㅋㅋㅋㅋ
-야, 인마 ㅋㅋㅋㅋ
-어이어이. ‘진심’은 무시할 수 없다구~
-근데 분수대 에바 아냐?!
-분수대는 광장 정중앙이라 블루존 영향은 적게 받을 것 같은데. 너무 튀는 거 아님?
여러 가지 반발 세력이 있었지만.
아몬드는 분수대를 선택했다. 그의 직감적으로도 분수대가 현재 상황에선 괜찮아 보였다.
이 분수대는 생각보다 규모가 상당해서, 적이 어디서 오느냐에 따라 빙글빙글 돌면서 대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현재 블루존의 영역의 정중앙 지점이다.
다음에 블루존이 옮겨가더라도, 여긴 포함될 것이다.
“여러 의견들이 있긴 한데. 해보죠, 뭐.”
아몬드는 광장 분수대로 걸어갔다.
거대한 석상 9개가 정사각형으로 나뉘어 서 있는 대형 분수대다.
그 규모 덕분에 안에 숨을 공간이 충분했다.
다만 조금 많이 젖을 뿐이다.
-엥?
-물 안으로?
-헐 ㅋㅋㅋ
-푹 젖은 아몬드……
-젖은 아몬드 섹시해 ㅠ
-젖으면 뭐 디버프 같은 거 있던데 아니냐?
-오, 글고 보니 총이 아니라 젖어도 돼! ㅋㅋㅋ
쏴아아아아……!
사방에서 물이 튀어 몸이 젖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활을 쏜다.
화약이 물에 젖는 걸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온다.’
저 멀리에서 블루존 안으로 입성하는 적이 보인다.
광장으로 들어온 첫 번째 손님이다.
기리릭……!
아몬드는 조용히 활시위를 당겼다.
쏴아아아아.
물줄기들이 그의 앞을 가려주어 적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여기서부터였다.
쉬이이익.
시점이 위로 휙 전환됐다.
* * *
아몬드의 머리를 내려다보는 드론 시점으로 전환되었다.
“오.”
홀린 듯이 영상을 감상하던 주혁은 새삼 다시 깨닫는다.
아, 내가 영상을 보고 있는 거였구나.
순간 자신이 영상을 보고 있단 사실을 잊어버렸었다.
마치 자신이 아몬드가 된 것처럼 집중하고 있었다.
“근데 왜 여기서 뷰가 바뀌지?”
그간 1인칭으로 엄청난 몰입감을 줬는데. 영상이 절반 정도 남은 시점에 아예 뷰가 바뀌어 버렸다.
약간 아쉬운 느낌이다.
그러나 그 이유는 다음 사격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파아앙!!!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화살이, 물길을 갈랐다.
쏴아아아아……!
마치 고퀄리티의 홍콩 무협 영화처럼 멋진 장면이다.
“오!”
멋지기만 한 건 아니다. 물길이 갈라지는 모양 덕에 화살이 어느 경로로 나아가는지 정확히 보였다.
중간에 화살의 1인칭 시점으로 변경되기까지 하면서, 긴박감이 더 늘어났다.
쏴아아아아아아!
물길이 갈라지고, 사방에서 하얀 물거품이 튀었다.
그리고 점점 당황한 적의 눈이 가까워졌다.
퍼억!
타격음과 함께 화살 시점은 끝이 났다.
[아몬드 → 존텔리아] [처치하였습니다!] [16/100]다시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드론 뷰.
한 명을 죽이긴 했지만, 적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광장 안으로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각자 다른 방향에서.
“어?”
주혁은 놀랐다.
이렇게 많은 플레이어가 왔었다고? 생방에서는 몰랐던 정보다.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기에 알 수 있는 정보였다. 이래서 드론 뷰였구나.
주혁은 점점 몰려드는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봤다.
“와…… 1 대 12였어?!”
생방에서는 한두 명씩 상대했기에 전혀 몰랐다.
이게 사실 1 대 12의 싸움이었다는 걸.
-키야. 진짜 깔끔한 샷.
-오진다.
-형, 왼쪽에도 한 명 더 온다!
-쟤도 뚝배기가 없네 ㅋㅋㅋ 킬 로그에 아몬드 나오면 걍 뚝배기부터 찾으라고~~
방송 당시 채팅을 보니 시청자들도 모르고 있다.
물론 12명의 플레이어들도 자신이 단 한 명의 플레이어를 상대하게 될 예정이라는 걸 모른다.
파앙!
그때, 아몬드의 화살이 한 발 더 물살을 가르며 날아간다.
퍽!
한 플레이어의 머리가 꿰뚫렸다.
죽진 않았다. 그는 방탄모가 있어 곧장 옆으로 굴렀다.
피융! 피융!
그러나 마치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곧바로 두 개의 화살이 연이어 날아온다.
쏴아아!
물살이 두 번 갈라지고.
투두두둥! 아무 데나 대충 총을 쏘며 상대는 죽어버렸다.
킬 수가 하나 더 올라간 건 좋지만.
너무 요란하게 죽어버렸다.
이제 남은 11명의 플레이어들이 아몬드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광장은 분수대 말고는 딱히 엄폐 공간이 없다.
아몬드가 어디 있는지는 뻔했다.
[다 알아버렸네.]척. 척. 척.
11명의 고개가 일제히 분수대 쪽으로 틀어졌다.
흡사 공포영화와 다를 게 없는 장면.
천천히, 그 11명이 거리를 조여온다. 철컥. 시커먼 총구가 전부 분수대를 향한다.
거리가 조여질 때마다, 심장마저 조여오는 듯 했다.
“……이, 이거 되는 거냐?”
이미 결과를 아는 주혁마저도 이런 말이 절로 나왔다.
화면 속의 아몬드는 침착하게 다음 격발을 준비한다.
기리릭.
시위가 당겨지고, 깍지에 낀 화살 두 발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연사였지만, 거의 동시에 쐈다고 봐도 무방했다.
쏴아아아아!
분수를 가르며 날아가는 두 줄기의 화살.
다가오던 두 명의 이마에 적중한다.
퍼억! 퍽!
순식간에 둘이 죽어버렸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투두두두두두두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총을 쏜다.
수십 갈래로 갈라진 물살이 아몬드를 향한다.
콰과광!
물을 뿜던 석상이 흔들린다.
펑!
결국 터져 버린다. 매캐한 대리석 가루가 휘날린다.
그 와중에 아몬드는 멀쩡했다.
그는 이미 다른 석상 뒤에서 활을 당기고 있다.
파앙!
물살이 갈라진다.
쏴아아아아아!
상대도 화살을 봤다.
[이…….]“이런.”
주혁은 상대가 미처 끝맺지 못한 마지막 말을 대신 뱉었다.
푹!
화살은 머리에 적중.
상대는 고개가 획 젖혀졌다.
젖혀진 걸 넘어, 무슨 철퇴에 후려 맞은 듯 날아간다.
파워 슈트로 당긴 활의 장력이란…….
또다시 적들의 대응 사격이 이어진다.
투두두두두!!!
타다다당!
아몬드는 거대한 석상을 끼고 빙글빙글 돌면서, 적들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빗발치는 총탄이 석상을 마구 헤집었다.
애꿎은 석상 하나가 또 쓰러진다.
콰아아앙……!
그 무게만큼 거대한 파도가 솟아올랐다.
쉬익!
그 파도 사이에 3개의 점이 뚫렸다.
아몬드의 화살이었다.
쏴아아아아……!
물살을 가르며 날아오는 화살 3개.
이때부터 화면이 느려졌다.
“!?”
주혁의 눈이 큼지막하게 떠졌다.
그제야 보였다.
물살의 모양.
화살이 만들어내는 물살의 모양이 일직선이 아니었다.
‘꺾여……!?’
커브다.
3개의 화살이 전부 커브샷이었다.
물살의 모양을 보지 않았다면 몰랐다. 그 정도로 순식간에 쏘아졌다.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분명 아몬드는 적을 때릴 수 없는 각도였다.
석상을 싸고돌면서 피하고 있었으니, 적과 아몬드 사이엔 석상이 있다.
그러니까 적들이 쏠 땐 아몬드 대신 석상이 무너졌다.
근데 아몬드의 화살은 예외.
쉬이이이이이익!
다시 화면이 빨라졌다.
순식간에 갈라진 물살, 그 끝에는 3명의 적의 머리가 있었다.
푹! 푹! 푹!
방탄모를 쓴 한 놈만이 겨우 살았고.
적 둘은 죽었다.
“우어…….”
입이 떡 벌어진다.
생방으로 이미 봤던 장면인데.
시점이랑 속도를 조절한다고, 이렇게 다르게 보이나?
투두두두두두!
방탄모 때문에 겨우 살아남은 적이, 몸을 굴리며 총을 난사했다.
그의 시점에선 아몬드의 위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
최악의 수였다.
소리로 자기가 어디 있는지 광고하는 꼴이었으니까.
파앙!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휘어져 날아온 화살이 그의 머리를 꿰뚫어버렸다.
퍽!
결국 그 적도 쓰러졌다.
‘커브샷으로 머리를…… 계속…….’
처음 커브샷을 쏠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익숙해 보이진 않았는데.
이 한 판 안에 숙련도가 올라가 버렸다.
저 먼 거리를 커브샷으로 정확히 머리를 맞혀대고 있다.
퍽! 퍽! 퍽!
이게 재능이란 걸까?
주혁의 눈에 거대한 벽이 아른거리는 듯했다.
‘이걸 어떻게 이겨?’
활이란 무기가 너무 강한 게 아닌가? 하는 멍청한 생각이 머리를 휘저었다.
그야 생존 게임에서 엄폐물을 피해서 상대를 쏘는 기술은 사기다. 밴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이 기술을 쓸 수 있는 한, 아몬드의 전략은 단순했다. 석상을 계속 빙글빙글 돌면서, 자기만 쏠 수 있는 각으로 화살을 쏜다.
그러면 질 수가 없다.
쏴아아아아아!
쏴아아아!
그때마다 퍼져 나가는 물길들.
한 길, 한 길, 수놓아질 때 마다, 마치 거대한 학이 날개를 펼치는 듯하다.
학이 날개를 다 펼치자──
파앗!
광장에 있던 마지막 적이 쓰러졌다.
아몬드의 파워 슈트 플레이 영상은 여기서 끝났다.
* * *
그제야 영상 속 세계에서 의식이 빠져나온 주혁.
그는 얼른 댓글 창을 확인했다.
댓글 창은 이미 난리가 난 상태다.
-형님. 제가 플래 1인데, 이길 자신이 없습니다. 제발 다이아로 꺼져주십시오.
-주몽 : 고백합니다. 고조선은 빈집이었습니다.
└빈집 ㅅㅂㅋㅋㅋㅋㅋㅋ
└고조선 빈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생방으로 봤던 시청자입니다. 저때는 1인칭이라 정말 정신이 없어서 화살이 휘는지, 뭔지도 몰랐습니다. 물방울 튀고, 분수 솟고, 총알 날아오는데 석상은 계속 돌고 있고, 파워 슈트까지 장착해서 너무 빨라서 멀미 나고…….
└글만 봐도 정신없음이 느껴지는……ㅋㅋㅋㅋ
└헐ㅋㅋㅋ 난 생방 다시보기 봐야 겠다
-재미는 생방. 감탄은 올튜브. 다 해 처먹는 남자! 아몬드!
그리고 이어지는 베스트 댓글 하나가, 주혁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와, 벌써 실시간 41위 실화냐!?
실시간 화제 영상 41위에 올랐다니.
‘진짜야?’
아몬드의 영상 중에서는 역대급 성적이었다. 그는 얼른 게임 카테고리 화제 순위로 들어갔다.
41위) 미호의 링피트 도전기!
“엥?”
이거 아몬드 아닌데?
전혀 다른 영상이 그 순위에 있었다. 그 위아래에도 아몬드의 영상은 없다.
“아……!”
탁!
주혁은 자신의 멍청한 이마를 쳐버렸다.
그 댓글이 달린 시간을 보라.
무려 30분 전이다.
‘그렇다면…….’
40위 근처를 스크롤해 본다.
없다.
30위권은?
역시나 없다.
이쯤 되니 설마설마하는 생각이 든다.
차트 광탈?
아니면…….
“!”
21위) 배틀 라지 EP.6 – 네. 아몬드가 파워 슈트를 입었습니다.